Lahat ng Kabanata ng 출산의 밤, 하 대표님이 첫사랑을 따라 죽었다: Kabanata 101 - Kabanata 110

294 Kabanata

제101화

하지만 강준은 그러지 못했다.“자네는 먼저 돌아가게. 오늘은 집에서 대청소도 해야 하고 이것저것 정리할 게 많아서, 솔직히 시간 내기 어렵네.”송지국의 말은 반쯤에서 끊겼지만, 뒤에 남은 말이 무엇인지는 굳이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사실상 돌려보내겠다는 말이었다.강준도 그걸 모를 리 없었다.강준은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 입술을 다물고 억지로 웃으며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혹시 제가 도울 일이 있을까 해서 왔는데, 그렇다면 먼저 돌아가 보겠습니다.”강준은 그대로 밖으로 나와 차에 올라탔다.속이 뒤집힐 만큼 기분이 엉망이었다.“지금 장인어른은... 나를 사위로도 안 보는 거 아니야?”강준이 재환에게 물었다.재환은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분명 무슨 불편한 일이 있었던 것 같긴 한데...’“대표님, 방금 송 회장님께서 대표님을 좀 무시하신 것 아닙니까?”“내가 뭐라고. 장인어른 눈에는 애초에 내가 없는 사람이지.”강준은 넥타이를 당겨 느슨하게 풀었다.속에 맺힌 분노는 전혀 가라앉지 않았다.“이제는 유이겸 집안이 별아 집안의 은인이 됐잖아. 유이겸 누나는 장모님을 살렸고, 유이겸은 별아를 구했고. 그럼 나는 뭐지?”재환은 뭐라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다.강준은 고개를 돌려 재환을 똑바로 바라봤다.“진짜 나를 여기까지 몰아붙이면, 나는 별아를 해외로 보내버릴 거야. 그렇게 되면 별아가 나랑 이혼이든 뭐든, 과연 할 수 있을까?”“그러시면 안 됩니다, 대표님.”재환이 놀라 외쳤다.‘그렇게 하면 부부로서의 정은 정말 끝인데...’“대표님께서 정말 이혼을 원하지 않으신다면, 사모님이랑 제대로 앉아서 한 번은 허심탄회하게 얘기하셔야 합니다. 오해를 풀어야죠.”“별아 마음에는 지금 유이겸밖에 없는데, 나랑 얘기할 생각이나 하겠어? 내가 별아한테 몇 번이나 말했어. 제대로 이야기하자고, 차분히 얘기하자고. 들으려고나 하던가?”‘안 돼!’강준은 정말로 화가 치밀어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집으로 가. 그냥 집으로.”“알겠습니다,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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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화

강준은 차를 몰아 다시 처갓집으로 향했다.송지국 부부가 살고 있는 전원주택이 자리한 동네는 하씨 가문의 본가가 있는 곳과는 분위기부터가 달랐다.그곳에는 본가 특유의 폐쇄적인 고요함도... 쉽게 다가서기 어려운 위압감도 없었다.대신 생활의 온기와 사람 사는 냄새가 곳곳에 스며들어 있었다.설 연휴였다.동네 전체에 명절 특유의 기운이 가득 퍼져 있었다.집집마다 대문 앞에는 새해를 맞는 장식이 걸려 있었고,현관 등에는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복조리와 새해 인사 문구가 적힌 장식들이 바람에 흔들리며,거리를 은근히 밝히고 있었다.차가 천천히 도로를 지나가자, 아침 일찍 다녀간 귀성 차들 때문인지노면에는 아직 마르지 않은 눈 자국과 타이어 자국이 뒤섞여 있었다.이 모든 풍경은 마치 강준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세계처럼 느껴졌다.강준의 시선이 멈춘 곳은 처갓집 대문 앞이었다.문 옆에 정갈하게 걸린 새해 장식과 환하게 켜진 외등이 유난히 눈에 들어왔다.유난히 밝았고, 유난히 따뜻해 보였다.그 환한 빛은 강준의 쓸쓸하고 냉랭한 마음과 너무도 선명한 대비를 이루고 있었다....“누나, 이거 봐. 예쁘지? 완전 웃기고, 반딧불이 같아.”별현은 밝게 웃으며 손에 들고 있던 야광봉으로 별아의 야광봉을 살짝 건드렸다.서로의 형광빛이 서로 부딪히며 흔들렸고, 두 사람은 아무 말 없이도 깔깔 웃었다.그 웃음은 단순했고, 그래서 더 따뜻했다.강준은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이 감정이 질투인지, 아니면 부러움인지도 분간하지 못한 채 미간을 천천히 찌푸렸다.그사이에 묘하게 얽힌 감정이 고여 있었다.‘언제부터였지... 별아가 이렇게 웃는 얼굴을 본 게...’‘별아가 웃을 때면... 마치 동화 속에서 걸어 나온 요정 같아.’그 순간의 강준은 그저 멀찍이서 들여다보는 구경꾼에 가까웠다.별아의 모든 것이 이미 자신과는 무관한 것처럼 느껴졌다.지금도, 그리고 아마 앞으로도.어둠이 내려앉은 밤.강준의 눈빛은 눈처럼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차 안에 얼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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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화

어린 별아는 그 말에 깜짝 놀랐다.순간적으로 겁이 나서 어린 강준을 힘껏 밀쳐냈다.“나 너랑 결혼 안 해! 나중에 크면 백마 탄 멋진 왕자랑 결혼할 거야.”“안 돼. 너는 커서 나랑 결혼해야 해.”어린 강준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는 눈빛으로 말했다.당당했고, 어른 흉내를 내듯 가슴을 쿵쿵 두드렸다.“내가 백마 탄 왕자가 될 거야. 왕자랑 공주는 결국 행복하게 살게 되거든.”어린 별아는 그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강준이 너무 진지해서 바보 같아서 웃었다.지금의 별아는 속눈썹을 천천히 내리깔았다.그 시절의 따뜻했던 기억들은 이제 별아에게 정신을 조금씩 베어내는 형벌과도 같았다.“그게 뭐가 중요해. 어릴 때 한 말인데, 그런 걸 어떻게 다 진지하게 받아들여.”“난 변한 적 없어.”강준은 고개를 돌려 별아를 바라봤다.“여보, 우리 사이엔 오해가 너무 많아. 나와 소시정의 관계는 네가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야. 난 너만 사랑했고, 지금도 너 하나뿐이야.”별아는 씁쓸하게 웃었다.‘이런 거짓말은 하강준이 감히 입 밖에 낼 수는 있어도, 나는 차마 들을 용기가 없어.’“그만해, 하강준. 난 우리가 서로 최소한의 체면은 지키면서 끝나길 바라. 이런 달콤한 거짓말 속에서 서로를 속이며 살고 싶지 않아.”‘만약 하강준이 정말 나를 사랑했다면.’‘그때... 어떻게 나를 구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하강준은 나를 사랑하지 않아.’‘지금 이건... 내가 유 변호사님이랑 가까워지니까 잃어버린 소유권을 되찾고 싶은 것뿐이야.’“하강준, 사랑하는 남편인 척 그만해. 이 세상에 이혼하는 사람 얼마나 많은데. 사랑에서 사랑이 아니게 되는 거... 서로 존중하면서 헤어질 수 있으면 그게 부끄러운 건 아니잖아.”강준은 길게 숨을 내쉬었다.‘별아는 이미 마음이 떠났으니까 이혼이라는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는 거야.’‘하지만 나는 달라. 난 아직 사랑하고 있어.’“언제부터 유이겸을 좋아하게 된 거야?”강준은 눈을 감은 채 물었다.마치 무언가를 회피하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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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화

강준이 별아를 찾아갔을 때, 그 자리에 소시정이 나타난 것을 본 순간, 강준 역시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그동안 내가 너무 봐줬나?’‘그동안 내 행동이 소시정을 이렇게까지 선을 넘게 만든 건가?’별아는 알지 못했다.강준이 일부러 놀란 척하고 있다는 사실을.‘하강준, 연기 하나는 정말 잘해.’‘해외 영화제라도 나가서 상이라도 받은 사람 같네.’“네가 시켜서 그런 거 아니야? 소시정한테 나 납치하라고 한 것도, 나 불태워 죽이라고 한 것도 전부 너잖아. 하강준, 그만 좀 해. 안 피곤해?”강준은 충혈되어 붉어진 별아의 눈을 똑바로 바라봤다.눈빛은 깊고 무거웠다.‘별아 말이 사실이라면...’‘소시정은 정말 용서받을 수 없는 짓을 저지른 거야.’‘지금 내가 해야 할 건, 변명이 아니라 설명이야.’“난 소시정한테 그런 일 시킨 적 없어.”별아는 차갑게 웃었다.‘봐. 끝까지 인정 안 하지.’설날 당일이었다.별아는 더 이상 이 문제로 강준과 실랑이를 벌일 마음이 없었다.“이제 그런 건 중요하지도 않아.”별아는 차문을 열며 말했다.“30분 지났어. 나 들어갈게. 너도 본가로 돌아가.”“여보.”강준은 별아를 그냥 보내고 싶지 않았지만, 붙잡을 명분도 없었다.“만약에... 정말 만약에 말이야. 설 지나고 우리가 진짜로 이혼하게 되면, 넌 후회할 것 같아?”별아는 강준을 향해 부드럽게 웃었다.“난 해방됐다고 느낄 거야. 너 알아? 넌 내 인생에서 내 목숨을 포기한 유일한 사람이야. 난 절대 너를 용서하지 않아.”별아는 그렇게 돌아섰다.강준은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내가... 별아의 목숨을 포기했다고?’‘그럴 리가 없어.’‘별아의 목숨은... 내 목숨보다도 중요한데.’...강준은 차를 몰아 자리를 떠났다.검은색 롤스로이스가 병원 주차장으로 들어섰다.차가 막 멈춰 섰을 때, 재환이 급히 다가왔다.“대표님, 소시정 씨가 사라졌습니다. 제가 판단하기가 어려워서, 그래서 대표님께 연락드린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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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화

별아와 별현은 나란히 무릎을 꿇고 큰절을 올렸다.“감사합니다, 아빠 엄마.”남선애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지만, 그 눈빛 깊은 곳에는 쉽게 드러나지 않는 그늘이 스쳐 지나갔다.남선애는 송지국을 한 번 바라봤고, 두 사람은 말없이 침실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여보, 별아한테... 말해 줘야 하지 않을까? 별아의 출생에 대해서.”남선애는 치료받고 있었지만, 자기 몸 상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호전은 있었지만, 완전히 건강한 사람으로 돌아가기는 어렵다는 것도.남선애는 작게 숨을 내쉬었다.그건 그녀가 마음속에 오래 품고 있던 바람이었다.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소망.“여보, 당신도, 별아도 내가 좋아지길 바라는 거 알아. 그래도... 내 위는 원래부터 약했잖아. 난 이미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어.”잠시 말을 고른 뒤, 조심스럽게 이었다.“요 며칠 계속 생각했어. 별아한테 말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별아는... 우리 친딸이 아니잖아.”송지국의 손이 미세하게 굳었다.“그때, 우리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하늘로 갔고, 그 대신 별아가 우리에게 왔지. 얼굴도 우리랑 닮았고, 혈액형도 같았고... 마치 하늘이 우리한테 다시 아이를 보내준 것 같았어.”남선애의 눈이 젖어 들었다.“별아가 있어서 우리는 딸을 키우는 꿈을 이룰 수 있었고, 이만큼 키워 올 수 있었어.”“그래서 항상 내 아이처럼, 아니, 내 아이 이상으로 행복하길 바랐고, 건강하고, 웃으면서 자기 인생을 살아주길 바랐어. 그것만으로도 난 충분했어.”그러나 남선애는 고개를 저었다.“그래도 여보, 별아에겐 알 권리가 있어. 우리가 너무 이기적이면 안 되잖아. 설령 친부모가 별아를 원하지 않았다고 해도... 그 이유를 알 권리는 있지 않겠어?”남선애는 송지국의 손을 꼭 붙잡았다.간절한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송지국은 남선애보다도 별아를 더 사랑했고, 그래서 더 두려웠다.이 사실이 딸에게 상처가 될까 봐...“여보... 이건 말이야... 조금만 더 기다리자.”송지국은 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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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화

별아는 침실 문 앞에 서서 가볍게 노크했다.문은 완전히 닫혀 있지 않았다.별아가 문을 밀고 들어가자 어젯밤에 마신 술 냄새가 한꺼번에 밀려와 숨이 막힐 듯 코를 찔렀다.“하강준.”별아가 이름을 불렀다.강준은 이마 위에 올려 둔 팔을 미세하게 움직였다.“오늘은 어른들한테 인사 안 가. 지금 나한테는 더 중요한 일이 있어.”“그럼 네가 직접 할아버지께 말씀드려.”별아 역시 강준과 사람들 앞에서 부부인 척 연기할 생각은 없었다.말을 마치자마자 별아는 몸을 돌려 나가려 했다.그때, 별아 뒤에서 남자의 낮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다음 주 월요일에 앉아서 얘기하자. 이혼 얘기.”별아의 등이 순간 굳었다.“유이겸한테 말해. 너희한테 유리한 자료들, 다 준비해 두라고.”‘하강준이 먼저 이혼 이야기를 꺼냈어.’‘이건... 동의한다는 뜻일까?’가슴 깊은 곳에서 참기 힘든 감정이 솟구쳤지만, 별아는 애써 눌러 담았다.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월요일 몇 시? 어디서?”“아침 여덟 시. 유이겸 변호사 사무실.”“알겠어.”이렇게 빨리 이날이 올 줄은 몰랐다.아무리 계산해도 결혼 생활은 채 석 달도 되지 않았다.별아는 강준이 이번만큼은 자기가 한 말을 지키길 바랐다.별아가 나간 뒤, 강준은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은 뒤 집을 나섰다.차를 몰며 강준은 이겸에게 전화를 걸었다.잠깐 얼굴을 보자는 말이었다.약속 장소는 두 사람이 중학생 시절 자주 함께 농구하던 그 운동장이었다.강준은 추억을 되새길 생각은 없었다.다만... 어떤 관계에는 마침표가 필요하다고 느꼈다.운동장에 서서 강준은 농구공을 튀기며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바라봤다.마치 그 시절의 자신과 이겸을 보는 것 같았다.“유이겸, 중3 때 우리가 했던 약속 기억나?”이겸의 눈빛이 가라앉았다.“기억하지. 각자 다른 나라로 유학 가기 전에 다시 만나면 서로 여자친구 소개해 주자고 했잖아. 같이 결혼하고, 같이 애 낳고, 아이끼리도 결혼시켜서 사돈 맺자고. 평생 형제처럼 지내자고.”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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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화

“이나 언니.”[별아 씨, 잠깐 시간 괜찮으면... 한번 만나서 얘기하고 싶은 게 있어요.]“네, 알겠습니다.”남선애가 이나에게 치료를 맡긴 이후로, 별아와 이나가 만날 기회는 자연스럽게 잦아졌다.그만큼 두 사람의 거리도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었다.별아는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카페에 도착했다.하지만 이나는 먼저 약속 장소에 와 있었다.“이나 언니.”별아가 빠르게 다가가며 말했다.“언니가 더 일찍 오셨네요.”이나의 눈빛은 깊게 가라앉아 있었다.마치 여러 생각이 한꺼번에 쌓여 있는 듯했다.“별아 씨도 들으셨겠지만, 최근 하산그룹이 유사그룹을 상대로 전면적인 압박에 들어갔어요.”“오늘... 아버지한테 들었어요.”이나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이번 하산그룹의 움직임은 속도나 강도가 이전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예요. 내 연구 프로젝트도 직접적인 영향이 있어요.”이나의 표정에는 곤란함과 안타까움이 동시에 묻어났다.“지금 이 상태로 가면... 진행 중이던 몇몇 신약 연구는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어요.”별아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불과 며칠 사이에 상황이 이렇게까지 악화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언니... 어떻게 이런 일이...”‘그럼... 엄마 치료도 중단되는 건 아닐까?’이나의 불안은 단순히 연구 때문만은 아니었다.유씨 가문의 여러 계열사가 동시에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해 있었다.이겸 역시 어쩔 수 없이 변호사 일을 내려놓고 유사그룹으로 복귀해 가족들과 함께 이 폭풍이 뿌리는 거센 비바람을 막고 있었다.“사실... 이 얘기를 꺼낸 것도 별아 씨에게 여쭤보고 싶은 게 있어서예요.”별아는 당황한 얼굴로 되물었다.“저요? 이게... 저랑 관련이 있나요?”이나는 숨을 고른 뒤, 담담하지만 직설적으로 말했다.“솔직히 말할게요. 이겸이가 별아 씨를 좋아한다는 거... 강준이도 알고 있어요. 이번 일은... 별아 씨로부터 시작된 거라고 봐요.”‘유 변호사님이... 나를 좋아한다고?’‘난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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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화

강준은 넓고 두꺼운 유리로 된 커다란 통유리창 앞에 서 있었다. 표정은 평온했다.“아직 약속한 시각도 안 됐어. 굳이 서둘러 와서 나랑 이혼 얘기할 필요 없어.”[이혼 얘기가 아니야.]별아는 며칠 만에 강준과 연락하는 터라 확신이 없었다. 조심스럽게 물었다.[너... 회사야?]“응.”[그럼 내가 갈게.]별아는 핸드폰을 끊었고, 유씨 가문에 관한 일을 어떻게 꺼내야 할지 아직 정하지 못한 상태였다.‘내가 하강준을 자극하게 될까, 아니면....’...별아의 차는 곧 하산그룹 건물 앞에 도착했다.설날 연휴라 그런지, 로비에는 당직 경비원 외에는 사람 그림자조차 없었고, 프런트도 비어 있었다.별아는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안으로 들어섰다.강준이 있는 대표이사실이 자리한 층은 유난히 격조가 느껴졌다.벽에 걸린 서예 작품들, 곳곳에 놓인 골동 화병들까지.하나같이 진품이었다.별아는 기억하고 있었다. 전생에서 결혼한 지 첫해, 둘이 함께 이 하산그룹 빌딩 최고층에 올라 설날을 보냈던 그날을.도시는 불빛으로 가득했고, 네온은 눈부시게 반짝였다.별아는 K시 전경을 가리키며 말했다.“자기야, 마음에 드는 데 있으면 말해. 다 사줄게.”강준의 품에 기대어, 하늘의 별을 가리키며 또 말했다.“자기야, 난 저 별이 갖고 싶어.”“그래. 우리 자기 거로 해줄게.”“...”그때의 기억은 분명 달콤했다.하지만 입안에 머금고 되새길수록 뒷맛은 쓰디썼다.별아는 이후 강준이 시정에게 별 하나를 선물했다는 것만 기억하고 있었다.그 별의 이름은 ‘시정별’.그리고 별아에게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별아는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대표이사실 문을 두드렸다.“들어와.”두꺼운 문을 밀고 들어가자, 강준이 다시 통유리창 앞에 서 있었다.흰 셔츠에 검은 슬랙스, 흐트러진 듯한 머리.무심한 차림인데도 묘하게 시선을 끄는 분위기였다.솔직히 말해, 하강준이라는 남자는 외모도, 존재감도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히 매력적이었다.“내가 오늘 온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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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화

별아는 강준을 노려봤다.증오에 가까운 시선이었다.눈가는 벌겋게 달아올랐고 눈물은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 고여 있었다.“지금 우는 게 장모님 때문이야, 아니면 유이겸 때문이야?”강준의 목소리가 조금 낮아졌다.별아는 고개를 돌렸다.여자의 눈물이 흘러내려 강준의 손등 위로 떨어졌다.별아의 눈물은 차갑게 식어버렸다.“네 눈물이 유이겸 때문에 흘리는 건 아니었으면 좋겠어.”강준이 말했다.“유이겸은 그럴 자격 없어.”강준은 별아의 턱을 잡고 억지로 얼굴을 돌려세웠다.그리고 그대로 별아의 입술을 덮쳤다.하지만 강준이 아무리 강하게 밀어붙여도, 별아는 끝내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강준은 실망했다.열패감이 밀려들었다.‘내 아내가... 마음속에 다른 남자를 품고 있다.’“유사그룹을 놔달라는 거야?”별아의 속눈썹이 가볍게 두 번 떨렸다.“나 때문이라서 유사그룹을 끝장내겠다는 거라면, 난 그럴 필요 없다고 생각해.”“너 때문이야.”강준은 숨기지 않았다.“그럼 이 모든 책임을 다 내가 져야 해?”별아의 목소리가 점점 차가워졌다.“하강준, 넌 도대체 무슨 생각이야. 진짜로 날 사랑해서, 다른 사람이 날 넘보는 걸 못 견디는 거야?”“아니잖아. 넌 그냥 질투야. 그냥 독점욕이고, 이유 없는 소유욕일 뿐이야. 넌 날 사랑하지 않아. 네가 날 사랑했다면, 소시정이 네 아이를 임신하게 두지도 않았겠지.”‘하강준, 깊은 사랑인 척할 필요 없어.’‘사랑을 핑계로 유사그룹을 누르고, 하산그룹의 이익을 키우는 건...’‘그게 진짜 목적이잖아.’별아는 분노에 차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강준을 밀쳐냈다.그리고 탁자 위에 놓여 있던, 반쯤 남은 커피잔을 집어 들었다.망설임 없이 강준의 흰 셔츠 위로 쏟아부었다.“하강준, 그렇게 질투 나면 네가 죽도록 사랑한다는 여자가, 마음속에 다른 남자를 품고 있는 건 아닌지나 신경 써.”별아의 목소리는 날카로웠다.“여기서 아무 근거도 없이, 아무 상관없는 사람들 인생 망가뜨리지 말고.”별아는 그대로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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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화

별아가 더 말을 꺼내기도 전에 이겸은 전화를 끊었다.집으로 돌아가는 길 내내, 별아의 눈꺼풀이 이유 없이 계속 떨렸다.괜히 마음이 불안해졌다.‘설마...’별아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남선애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었다.다행히도 남선애에게는 아무 일도 없었다.별아는 그제야 조금 숨을 돌리며 차를 몰았다.신호등이 있는 교차로에 도착해 빨간불에 멈춰 섰을 때였다.핸드폰이 다시 울렸다.별현의 전화였다.[누나, 내가 누나가 제일 좋아하는 생크림 케이크 샀어. 이따 집에 오면 꼭 먹어.]별아는 무심코 고개를 들었다.신호등 너머, 길 건너편에 있는 익숙한 디저트 가게가 눈에 들어왔다.그리고 그 앞에 서 있는 별현이 보였다.양손에 케이크 상자를 들고 어깨를 한껏 으쓱한 채 세상 다 가진 얼굴로 웃고 있었다.그 얼굴에는 숨길 수 없는 자랑과 행복이 가득했다.“이렇게 착하면, 누나가 용돈 큰 걸로 한 장 줘야겠네.”[용돈은 필요 없고, 산악자전거 사주면 안 돼? 세상에서 제일 예쁘고, 제일 귀엽고, 제일 착한 우리 누나는 꼭 사줄 거잖아.]별아가 웃으며 막 대답하려던 순간.끼이이익-귀를 찢는 듯한 급브레이크 소리가 도로 위를 갈랐다.중형 화물트럭의 타이어가 아스팔트와 마찰하며 비명을 질렀고, 차량은 통제 불능 상태로 인도를 향해 돌진했다.“별현아, 조심해!!!!”별아의 비명이 끝나기도 전에 트럭은 그대로 별현을 덮쳤다.별현의 손에 들려 있던 레드벨벳 케이크가 공중으로 날아올랐다.그리고 곧이어 별현의 몸이 바닥으로 처참하게 내던져졌다.시간이 멈춘 듯했다.별현의 머리에서, 입가에서, 콧속에서 많은 피가 흘러나와 차가운 아스팔트 위로 번져갔다.별아의 눈이 커졌다.숨조차 쉬지 못했다.엔진도 끄지 않은 채 별아는 비틀거리며 차에서 내려 길 건너편으로 뛰어갔다.별현의 몸은 경련하듯 떨리고 있었고 입에서는 피가 계속해서 쏟아져 나왔다.“별현아, 괜찮아. 누나 여기 있어.”별아는 울먹이며 말했다.“괜찮아, 우리 바로 병원 가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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