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출산의 밤, 하 대표님이 첫사랑을 따라 죽었다: Bab 401 - Bab 410

481 Bab

제401화

“강 비서.”강준은 상자를 재환에게 건넸다.“이건 먼저 가져가. 나는 할아버지 뒷일을 정리해야 해.”“알겠습니다, 대표님. 바로 다녀오겠습니다.”고남훈은 내실에서 강준이 나오는 걸 보자마자 다가왔다.“어떻게 됐어? 앞으로 일정은? 주식이랑 지분은 어떻게 나뉘는 거야?”강준의 손이 먼저 움직였다. 날 선 따귀 소리와 함께 남훈의 고개가 돌아갔다.강준은 그 자리에 모여 있는 모두를 천천히 훑어봤다.눈빛에 온기가 없었다.“너희를 하나씩... 정산할 건 많아. 이틀 동안 얌전히 있어. 아니면 내가 가만 안 둘 테니까.”하씨 가문에 큰 상이 났다.은준은 상복을 입고 강준의 곁에 섰다.어른들이 하는 대로 따라 했다.사람들의 조문을 받고 울고, 장례를 치른 뒤 묘지로 향했다.심장이 뛰는 소리까지 들릴 것처럼 넓은 묘지는 텅 비어 있었다.사흘 밤낮이 지나서야 모든 절차가 끝났다.사람들이 떠나고 소란이 가라앉자, 세상에서 소리가 빠져나간 듯 고요해졌다.강준은 하태산이 생전에 가장 오래 머물던 서재 창가에 서 있었다.한참 동안 움직이지도 않았다.몸에 딱 맞는 검은 정장 위에 달린 커다란 ‘효’ 자 리본이 말없이 눌러 앉은 슬픔처럼 보였다.지금의 강준에게는 쏟아지는 비통함 같은 건 없었다.비어 있었고 지쳐 있었다.먹빛 같은 눈동자는 깊었지만 피로가 가시지 않았다.손끝의 담배가 다 타 들어 가는 것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별아가 다가와 담배를 빼앗아 끈 뒤, 따뜻한 우유 한 컵을 내밀었다.“오늘 하루 종일 아무것도 안 먹었잖아. 우유라도 좀 먹어.”우유의 향이 서재에 남아 있던 종이 냄새와 섞였다.밤은 마지막 남은 빛까지 삼켜 버렸다.슬픔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묵직하게 가라앉아 있었다.별아를 끌어안은 강준은 고개를 깊이 숙인 채 별아의 목에 얼굴을 묻었다....하씨 가문은 완전히 달라졌다.강준은 가장 먼저 하명식을 본가에서 내쫓았다.넓은 본가에는 진차균만 남아 살림을 정리하게 했다.이어서 남훈을 하산그룹 이사회에서 배제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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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2화

[네... 조금은요.]이겸의 목소리에는 술기운이 묻어 있었다.약간의 머뭇거림이 섞여 있어서, 말끝이 어딘가 불안정했다.‘설마... 이상한 소리 하는 건 아니겠지.’강준은 핸드폰을 움켜쥐고 바로 받아쳤다.“유이겸, 할 말 있으면 똑바로 해. 이상한 소리 할 거면 전화 끊어. 그런 건 다른 데 가서 해.”[네가 왜 받아?]이겸의 말투가 더 흐려졌다.[너 또 별아 씨한테 싫은 거 시키고 있는 거 아니야?]강준은 비웃듯 말했다.“그래, 우리가 같이 있는 것도 네 허락을 받아야 하는 거야? 유이겸, 너 결혼했잖아. 최소한 네 아내한테 책임은 져. 남의 여자한테 집착하지 말고.”강준이 전화를 끊으려 하자 별아가 손을 내밀었다.“핸드폰 줘.”강준은 잠시 망설이다가 넘겼다.“유 변호사님, 무슨 일이 있으면 말씀하세요.”이겸은 방금까지 강준에게 쏟아내려던 말을 삼키고 가능한 또렷하게 말했다.[수지 씨... 혹시 보셨어요?]“수지요?”별아의 머릿속에 지난번 만남이 스쳤다.그때 수지는 잠시 사라질 거라고 했었다.이겸은 그 말을 몰랐던 걸까?‘상처를 꽤 줬나 보네.’“유 변호사님, 수지는 결혼하고 나서 계속 힘들어했어요. 잠깐 혼자 있고 싶어서 연락을 끊은 걸 수도 있어요. 조금만 기다려 보세요. 마음이 정리되면 자연스럽게 연락할 거예요.”전화기 너머에서 조용히 숨을 고르는 소리가 들렸다.[알겠습니다... 늦은 시간에 전화해서 죄송합니다.]“괜찮아요.”통화는 그렇게 끝났다.별아는 바로 수지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안 받아?”강준이 물었다.별아는 고개를 끄덕였다.“이 시간에 아마 자고 있을 거야.”사람의 마음속 문제는 밖에서 함부로 들여다볼 수 없는 법이다.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무게를 견디고 있었다.식사를 마친 뒤, 강준은 설거지를 하고 별아는 샤워를 한 뒤 바로 잠이 들었다....길가에 앉아 있는 취한 남자.발치에는 빈 캔이 수십 개 흩어져 있었다.이겸은 계속해서 수지에게 전화를 걸었다.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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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3화

공기가 후끈 달아올랐다.강준은 더는 참지 못했다.별아의 턱을 부드럽게 잡고 입을 맞췄다.별아의 작은 손이 강준의 단단한 가슴에 닿았다.힘없이 두어 번 밀어내며 별아가 말했다.“그만해... 끝도 없네, 정말...”입술이 엉키자 숨이 흐트러졌다.강준은 별아를 보내고 싶지 않았다.그때 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사장님, 혹시 도와드릴 거 있을까요?”별아는 강준의 입가에 묻은 붉은 립스틱을 손등으로 가볍게 닦아주면서 간신히 웃음을 참았다.“괜찮아요. 금방 나갈 거예요.”강준은 다시 고개를 숙이려고 하자 별아가 손으로 막았다.“할 일이 남았잖아.”별아는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걸을 때마다 자연스럽게 흔들리는 허리선이 강준의 시선을 잡아 끌었다.‘이건 반칙이지...’한 걸음 빠르게 다가간 강준이 별아의 허리를 붙잡고 함께 걸어 나왔다.런웨이 위에서는 쇼가 계속되고 있었다.강준의 시선은 오로지 별아에게만 머물렀다.현장을 지휘하는 모습이 유독 눈에 들어왔다.‘너무 멋있다... 내가 조금 부족한 건 아닐까?’그때 누군가 커다란 장미 꽃다발을 안고 별아 앞으로 다가왔다.잠시 말을 나누는 모습이 보였다.꽃다발에 꽂힌 카드를 별아가 확인했다.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곧바로 꽃을 도설에게 건네고 회장을 빠져나갔다.강준은 미간을 찌푸렸다.‘누구지?’불안함이 올라와 자리에서 일어나 뒤따라 나갔다.회장 밖에는 임주안이 서 있었다.별아를 보자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왜 나왔어요? 밖에 있다고 말하지 말라고 했잖아요.”“왜 안 들어왔어요?”별아는 급히 나오느라 외투를 챙기지 못했다.차가운 바람이 불자 목을 움츠렸다.주안은 망설임 없이 자신의 체온이 남은 외투를 벗어 별아의 어깨에 걸쳐 주었다.“밖에 많이 추워요. 감기 걸리시면 안 돼요.”“오늘 쇼가 좀 바빴어요.”“괜찮아요. 일에 집중하셔야죠.”주안의 표정은 담담하고 부드러웠다.“신경 쓰일까 봐 기다렸어요. 끝나고 축하해주려고요.”“주안 씨, 고맙지만 이렇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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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4화

별아는 그 일을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지금 별아에게 더 중요한 게 있었다.바로 피날레였다.YY 주얼리의 첫 쇼는 완벽하게 마무리됐다.성과도 기대 이상이었다.행사가 끝난 뒤 여러 명의 재력 있는 사모님들이 다가와 맞춤 제작 이야기를 꺼냈다.지금의 YY 주얼리는 예전과는 가격대가 달랐지만, 그들은 기꺼이 브랜드에 값을 지불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별아는 강준의 어깨에 기댄 자세였다.온기 어린 별아의 체온이 자연스럽게 전해졌다.강준의 마음이 따뜻해졌다.이런 의존을... 강준은 싫어하지 않았다.별아가 잠깐 눈을 붙이려는 순간, 차가 갑자기 급정거했다.강준이 재빨리 별아를 끌어안지 않았다면, 앞좌석에 부딪혔을지도 몰랐다.“운전을 이따위로 해? 그만두고 싶어?”강준이 날카롭게 말했다.기사가 당황한 표정으로 해명했다.“대표님, 앞에서 갑자기 누가 차를 막아서서요. 그래서...”헤드라이트 불빛 앞에 스무 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가 서 있었다.마른 체형에 간단한 외투와 청바지 차림.두 팔을 벌린 채 마치 각오라도 한 사람처럼 서 있었다.운전사가 급히 내려 다가갔다.“무슨 짓이에요? 죽을 뻔했잖아요. 이렇게 튀어나오면 큰일 납니다. 어디서 왔어요? 얼른 비켜요.”여자는 고개를 저었다.시선은 집요하게 차 안을 향해 있었다.이내 손가락으로 차를 가리켰다.“저... 송별아 씨를 찾고 있어요. 그분이 제 언니예요.”운전사는 얼떨떨한 얼굴로 다시 차로 돌아왔다.“대표님, 저분이 사모님 동생이라고 합니다.”‘동생?’강준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별아 역시 마찬가지였다.결국 여자를 집으로 데려와야 했다.소파에 앉은 여자는 잔뜩 긴장한 채 두 사람을 마주 보고 있었다.입술은 바짝 말라 있었고, 몰래 몇 번이나 혀로 적셨다.눈빛도 어딘가 불안정했다.“내 동생이라고?”별아가 묻자 여자는 고개를 끄덕였다.“네.”“그럼 네 부모님 이름이 뭐야?”별아의 질문에 여자는 눈가를 붉히며 고개를 저었다.“그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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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5화

“내가 처리해 줄까?”“아니야. 괜히 와서 민망해졌으니까 알아서 떠나겠지.”별아는 강준의 손을 잡아 자기 턱 아래에 받쳤다.“나 너무 피곤해. 오늘은 푹 잘 거야. 너 절대 깨우지 마.”“알았어.”강준은 웃으며 별아의 머리칼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그날 밤 별아는 깊게 잠들었다.이른 아침, 개운한 얼굴로 출근하려고 문을 열었을 때, 어제 찾아왔던 여자가 아직도 그 자리에 있었다.밤새 문 앞에 있었던 듯했다.몸은 잔뜩 움츠린 상태였고 얼굴은 창백했다.추위와 피로가 그대로 묻어 있었다.“아직도 안 갔어? 경찰 부를까?”별아의 목소리에는 짜증이 묻어났다.“내가 다시 돌아올 때까지 여기 있으면, 그땐 진짜 가만 안 둘 거야.”별아는 하이힐을 신고 그대로 자리를 떠났다.잠시 뒤 강준도 집을 나섰다.여자가 조심스럽게 그를 불렀다.“형부...”“이상한 소리 하지 마. 난 아가씨 형부가 아니야. 빨리 가.”별아가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는 게 분명한 이상 강준도 더 엮이고 싶지 않았다.강준이 엘리베이터로 들어가는 걸 확인하자 여자는 발을 세게 굴렀다.곧바로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나 이런 사람들 처음 봐. 어제 밤에 거의 얼어 죽을 뻔했는데, 날 개 보듯 보더라. 고남훈, 이 일 난 못 해.”전화기 너머에서 담배 연기를 내뿜는 소리가 섞여 들렸다.[그 정도도 못 버텨?]남훈의 목소리는 태연했다.[하강준이 가지고 있는 그 나무 상자만 손에 넣으면 5억 원이야. 네가 좀 더 똑똑하게 굴어서 하강준이랑 엮이고, 사진이든 영상이든 쓸 만한 거 하나만 만들어 와. 그러면 5억 원 더 얹어 줄게.]“그 집은 경계가 너무 심해서, 내가...”‘하기 싫어... 하지만 돈은 필요해.’이다영은 선뜻 결정을 못 했다.“이다영, 그럼 다시 그 바닥으로 돌아가. 거기 있는 남자들이 이 집 사람들보다 더 이상한 건 알잖아. 평생 그렇게 살고 싶으면 말리고 싶지도 않아.”다영은 입술을 세게 깨물었다.“그럼 방법 좀 생각해 줘. 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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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6화

별아는 어쩔 수 없이 다시 단지로 돌아왔다.이다영은 30층 옥상 끝에 서 있었다.몸이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아래로 떨어질 것처럼 위태로웠다.‘저기서 떨어지면... 형체도 남지 않겠지.’도설은 고개를 들어 그 여자를 바라보면서 혀를 찼다.“사장님, 저 여자 진짜 독하네요. 바람도 이렇게 센데, 겁도 없나 봐요. 저러다 떨어지면 꼴이 말이 아닐 텐데요.”도설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저런 선택으로 위협할 수 있는 건 부모 정도지, 남에게까지 통할 거라고 믿는 게 우습게 느껴졌다.별아의 미간은 깊게 찌푸려져 있었다.관리사무소 소장은 별아 자신이 골칫거리를 불러온 것처럼 여겼다.대놓고 화를 낼 수는 없어서 투덜거리듯 말했다.“송별아 씨, 집안일을 왜 이렇게 크게 만드십니까? 얼른 가서 동생분 좀 말리세요. 여기서 사고가 나면 단지 이미지도 떨어지고 집값도 문제가 됩니다.”별아는 관리소장을 똑바로 바라봤다.‘그게 왜 내 책임이야?’“소장님, 제가 몇 번이나 말씀드렸죠. 저 사람은 제 동생이 아닙니다. 신고할 건 신고하시고, 119 부르세요. 저하고는 상관없어요.”별아의 표정이 굳어졌다.솔직히 말해, 별아와 다영 사이에는 아무런 관계도 없었다.다영이 동생이라고 말하자 이 사람들은 곧이곧대로 믿었지만, 별아가 아니라고 해도 믿지 않았다.‘생각이란 걸 하긴 하는 거야.’“송별아 씨, 그렇게 말씀하시면 곤란하죠. 아무리 사이가 안 좋아도 목숨을 걸고 저러는 건데요.”관리소장의 시선이 묘하게 변했다.“사고 나면 송별아 씨도 골치 아파질 겁니다. 그냥 한 번 올라가서 설득해 보시죠.”별아는 속이 답답해졌다.도설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사장님, 일단 올라가서 상황만 보고 오실래요?”“가자.”옥상은 바람이 거칠었다.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차가운 공기가 몰아쳤다.다영은 온몸을 떨고 있었다. 입술이 하얗게 질렸고, 별아를 바라보는 눈에는 아직 마르지 않은 눈물이 고여 있었다.“언니...”“이봐, 너 뭐야? 돈 좀 있어 보이면 다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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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7화

다영은 노숙현의 뒤를 따라가며 이 거대한 저택을 힐끗힐끗 살폈다.정말 크고 화려했다.건물은 4, 5 층은 되어 보였고, 정원도 있고 분수도 있었다. 게다가 정원을 손질하는 정원사까지 따로 있었다.마치 텔레비전 드라마에서나 보던 장면 같았다.다영은 어릴 때부터 늘 바닥에서 살았다.바닥의 삶이 어떤 건지 너무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상류층 사람들의 삶은 한 번도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이런 집안에 시집만 갈 수 있다면...’머릿속에서 상상이 걷잡을 수 없이 부풀어 올랐다.다영은 이 집의 안주인이 되어 있었다.주변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붙어서 시중을 들었다.누군가는 과일을 내밀고, 누군가는 커피를 건넸다.햇볕을 받으며 여유롭게 앉아 있고,손에 쥘 수 없을 만큼의 돈과 재산이 자연스럽게 굴러들어왔다.‘이게 인생이지.’“뭐 해요? 빨리 오세요.”노숙현의 목소리에 다영은 화들짝 정신을 차렸다.헛된 상상을 거두고 급히 발걸음을 옮겼다.“네, 갑니다.”...퇴근 시간, 별아는 건물 앞에 동시에 서 있는 두 남자를 보고 걸음을 멈췄다.주안과 강준이었다.이미 내친 걸음을 그대로 둘 수도, 다시 돌아갈 수도 없었다.‘왜 둘이 같이 있어?’머리가 살짝 아팠다.강준의 재혼 제안을 받아들이지는 않았지만, 둘 사이는 애매하게 가까워졌고 어느새 자연스럽게 함께 지내고 있었다.그런 상태에서 마주한 주안의 온화한 시선이 이상하게 마음에 걸렸다.별아는 결국 주안 쪽으로 먼저 다가갔다.“주안 씨.”입가에 미소를 올리며 말했다.“오늘은 어떻게 여기까지 왔어요?”“저녁 한번 같이 먹을 수 있을까 해서요. 괜찮을까요?”주안의 목소리는 늘 그렇듯 부드러웠다.별아는 잠시 생각하다 고개를 끄덕였다.“네, 좋아요. 마침 저도 배가 고프네요.”“그럼 차에 타시죠.”“네.”그 모습을 지켜보던 강준의 표정이 서서히 굳어졌다.‘나를 없는 사람 취급하는 거야?’주안은 자연스럽게 조수석 문을 열어 주었다.별아가 몸을 숙여 타려는 순간, 강준이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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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8화

별아는 누가 돈이 많고, 누가 힘이 있다고 해서 그쪽으로 기울어지는 사람이 아니다.어릴 적부터 부족함 없이 자라왔고, 돈 때문에 선택을 바꿔야 했던 적도 없었다.별아의 세계에서 좋고 나쁨은 결코 재산이나 조건으로 나뉘지 않았다.“주안 씨, 나와 하 대표는요... 원래 감정이 있었어요. 그건 그 사람이 돈이 있느냐 없느냐와 상관없는 일이에요. 주안 씨가 부족해서도 아니고요. 내가 한 사람만 선택할 수 있을 뿐이에요. 죄송해요.”주안의 입가가 서늘하게 굳었다. 눈동자 깊은 곳에 가라앉은 감정이 보였다.“그럼... 그분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그냥 거기 서 있기만 해도 나는 이미 진 거군요?”“그런 뜻이 아니에요. 주안 씨가 나한테 해준 도움은 계속 기억하고 있어요. 다만 감정으로는 돌려드릴 수가 없어요.”별아는 잠시 망설이다 말을 이었다.“주안 씨가 원하신다면, 좋은 분 소개해 드릴 수도 있어요. 예를 들면 도설 씨 같은 사람요. 능력도 있고...”별아는 누군가에게 이렇게 단편적으로 평가받는 게 싫었고, 늘 받은 만큼 돌려주려는 사람이었다.주안이 웃음을 흘렸지만 차가운 기운이 섞여 있었다.“자기가 빠져나가려고 내 옆에 사람을 밀어 넣는군요.”주안은 포크와 나이프를 내려놓았다. 접시와 부딪히며 맑은 소리가 났다.“별아 씨, 나를 뭘로 봅니까?”주안은 분명 화가 나 있었다. 꽤 오래 쌓여 있던 감정이 터진 듯했다.별아는 그 화살이 자신을 향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주안을 더 자극할 생각은 없었다.별아가 목소리를 더 낮췄다.“억지로 떠넘기려는 게 아니에요. 도설 씨는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그저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했을 뿐이에요. 기분 상했다면, 내가 잘못 말한 거예요.”“이미 말했죠.”주안의 말이 날카로워졌다.“눈에 띄지도 않는 부하 직원을 나한테 소개하면서 내가 그런 사람하고 어울릴 거라고 생각해요?”주안은 모욕을 당한 사람처럼 보였다.별아는 미간을 찌푸렸다.‘도설 씨가 왜 부족하다는 거지?’별아에게 도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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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9화

주변 사람들은 그저 연인 사이의 다툼 정도로 여겼을 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주안은 별아의 어깨를 붙잡은 손을 놓지 않았다.늘 부드럽고 점잖아 보이던 남자는, 마치 이성을 잃은 사람처럼 변해 있었다.별아는 그 모습이 낯설었다.‘정말 왜 이러는 거야...’“주안 씨, 이제 그만 돌아가서 쉬세요. 나도 많이 피곤해요. 무슨 얘기가 있으면, 다른 날 차분하게 다시 하면 안 될까요?”주안은 고개를 떨군 채 잠시 멈추면서 스스로를 다잡으려는 것처럼 보였다.하지만 그건 오래가지 않았다.주안은 갑자기 별아를 끌어안으려 들었다. 아무 생각도 없이 무작정 품으로 끌어당겼다.“별아 씨, 내가 별아 씨를 마음에 들어 한 게 얼마나 큰 행운인지 알아야 해요. 별아 씨는 아들도 있잖아요.”“이혼했고 아이까지 있는 여자는, 솔직히 결혼 시장에서는 환영받기 힘들어요. 그런데 왜 나한테까지 이렇게 까다롭게 굴어요? 그러지 말고, 그냥 나랑 만나고 결혼하면 되잖아요.”별아의 몸이 거칠게 잡아당겨졌다.어깨와 팔이 아팠다.지금은 이혼이니, 아이가 있느니 하는 말을 따질 여유도 없었다.“난 주안 씨가 좋아서 만난 적 없어요. 이 정도면 충분히 분명하죠? 주안 씨, 놔요. 놔요...”별아의 거부와 몸부림에도 주안은 전혀 멈추지 않았다.주안의 눈에는 이성이 없었다. 붉게 충혈된 눈으로 별아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고개를 억지로 들어 올렸다.거칠게 입술을 덮치려 했다.별아는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하지 마요, 주안 씨. 이러지 마요, 제발...”그때, 주안의 몸이 강한 힘에 의해 멀리 날아갔다.쿵!3미터는 족히 밀려났다.별아의 머리카락도 함께 잡아당겨서 두피가 찢어질 듯 아팠다.“괜찮아?”강준이 별아를 품 안으로 끌어안았다. 한 손으로 별아를 감싸고, 다른 손으로는 조심스럽게 별아의 머리를 쓸어내렸다.“무서워하지 마. 내가 있잖아.”주안은 배를 움켜쥔 채 비틀거리며 일어났다.그리고 말없이 주먹을 휘두르며 강준에게 달려들었다.그러나 강준에게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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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0화

아까까지만 해도 북적이던 거리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가 이내 끓는 물처럼 소란스러워졌다.사람들이 사방에서 빠르게 몰려들었다.주안은 피가 묻은 자신의 손을 멍하니 내려다봤다.꽉 쥐고 있던 돌이 손아귀에서 힘없이 굴러 떨어졌다.자신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그제서야 깨달은 듯했다.얼굴은 종이처럼 새하얗게 질렸고, 몸이 휘청거리며 뒤로 물러났다.그리고는 정신없이 사람들을 밀치며 그 자리를 벗어났다.“여보! 하강준! 괜찮아? 제발 정신 차려!”별아는 강준 곁에 무릎을 꿇고 앉아 그의 머리를 조심스럽게 자신의 허벅지 위에 올려놓았다.상처를 막아 보려 손으로 눌렀지만, 피는 멈추지 않았다.눈물이 쏟아져 내렸다.목소리는 갈라졌다.“제발... 죽지 마... 제발 살려주세요... 누가 좀 도와주세요! 119 불러주세요! 제발!”강준은 곧바로 응급실로 이송됐다.별아는 온몸이 떨려 제대로 서 있지도 못했다.호민이 가장 먼저 병원에 도착했다. 눈물로 범벅이 된 별아를 보자 말없이 끌어안았다.“괜찮아, 괜찮아. 큰일 안 날 거야.”“호민 오빠... 혹시 이번에 강준이... 죽는 거 아니에요?”피가 천천히 식어 가는 느낌이 들었다.“아니야. 많아야 뇌진탕일 거야.”호민은 상황을 확인해야 했다.“울지 마. 사고야. 누구 잘못도 아니야. 여기서 가만히 있어. 내가 의사 만나고 올게.”강준의 뒤통수는 마흔 바늘 넘게 꿰맨 상태였다.뒤통수에 바늘 자국이 촘촘했다.환자는 아직 의식이 없는 상태로 관찰실로 옮겨졌다.의사는 호민에게 말했다.치명적인 상처는 아니고, 돌이 뾰족해서 상처가 크게 났을 뿐이라고.깨어나면 경과를 보자고 했다.호민은 마음이 조금 놓였다.하지만 별아는 아무것도 알지 못한 채 긴장 속에서 버티고 있었다.호민은 별아를 다시 안아 주며 등을 천천히 쓸어내렸다.“괜찮아. 의사한테 들었어. 상처가 크긴 한데, 심각하지는 않대. 봉합도 끝났고, 관찰실로 옮겼어. 깨면 괜찮아질 거야.”별아는 자책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내가 아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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