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아의 스키 실력은 꽤 괜찮은 편이었다.다만 겁이 많아서, 너무 높은 곳에서 바로 내려오는 건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았다.“같이 천천히 내려가 볼까요?”“위쪽에서도 한 번 타보세요, 제가 옆에서 봐드릴게요.”“...”중간중간 친절하게 다가와서 말해주는 사람들이 몇 명 있었지만, 별아는 모두 정중히 거절했다.자기 속도대로 타는 게 편했다.충분히 즐긴 별아의 몸에서 땀이 흘렀다.옷을 갈아입으면서, 별아는 다시 한번 핸드폰을 확인했다.그 프로필 사진은 여전히 조용했다.알림도, 메시지도 없었다.‘역시 없네.’...어느 나이트클럽의 룸.며칠째 이곳에서 술에 절어 지내던 남자.그런데 오늘은 이상하리만큼 정신이 또렷했다.강준의 시선은 한 여자에게 붙들려 있었다.젊고 예쁜 데다가, 어딘가 별아를 닮은 구석이 있는 여자였다.그 여자는 오늘 처음 나온 신입이었다.과하지 않은 분위기에 묘하게 남아 있는 풋기.이런 타입은 재벌가 자제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았다.며칠 전에는, 어떤 재벌 3세가 웃는 얼굴 한 번 보겠다고 4천만 원짜리 와인을 한 병 열었다는 말도 있었다.강준의 시선을 눈치챈 매니저가 능숙하게 여자를 앞으로 밀어 넣으며 말했다.“하 대표님, 이 친구는 시야예요. 이제 스무 살 넘었고요, 말도 많지 않고 성격도 좋고, 손님들 반응도 아주...”“처음이야?”강준이 고개를 들었다.목소리에는 어떤 기대도 담겨 있지 않았다.매니저는 잠시 말을 멈췄다.요즘 그런 경우는 드물었다.대부분 들어오자마자, 값이 센 손님에게 넘어갔다.“아, 아니요.”“아닌데 이렇게 자신 있게 들이밀다니, 내가 여자를 처음 보는 줄 알아?”강준은 짜증 섞인 한숨을 내쉬면서 술을 들이켰다.“데리고 나가. 술 마시는데 방해하지 말고.”매니저는 몸을 굳히며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 하 대표님. 편히 드세요.”문 앞까지 가면서도 매니저는 한 번 더 강준을 돌아봤다.그 눈빛은 마치...재환이 더는 보고 있을 수 없어 다가왔다.“대표님, 이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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