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문희가 찾아온 뒤로 또 하녀 두 명을 새로 들였다. 이제야 모든 것이 질서 정연하게 굴러갔다. 따뜻한 밥과 뜨끈한 물, 아이를 볼 사람, 산모를 돌볼 사람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짐이 없었다. 방이 조금 좁다는 것만 제외하면 왕부와 다를 바가 없었다. “곧 새해다. 관례상 관아는 열여덟 날 동안 닫을 수 있으니 그때 와서 너와 함께 새해를 보내마.”강세오가 말하자 아람은 두 손을 휘휘 저었다. “됐어요! 어서 가세요. 현령이 관청에 앉아있지도 않고... 급한 일이 생기면 어디서 찾으라고요!”부엌에서 분주히 움직이던 아설은 문이 닫히는 소리를 듣고서야 살금살금 방으로 들어왔다. 며칠 내내 미안함에 가슴이 무거웠다. 정현에 그토록 오래 있으면서도 어찌 강 대인의 이름 하나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단 말인가? 자신만 제대로 알고 있었어도 아람과 강 대인이 이렇게 늦게, 그것도 이런 상황에서 재회하지는 않았을 터였다. “언니, 강 대인께서 돌아가셨어요.”아람은 그녀의 속을 꿰뚫어보듯 말했다.“발음이 비슷한 성이 많으니 더 헷갈리기 쉽지. 게다가 강 씨가 얼마나 많으냐? 그걸 다 불러다 확인할 수도 없는 노릇이잖니.”아설은 여전히 주눅 들어 말했다.“그래도 제 부주의였어요. 초주에 강 대인이라면, 게다가 새로 급제한 장원 급제라면… 안 맞아 떨어질 이유가 없는데…”아람은 부드럽게 웃었다.“지나간 일은 생각하지 말거라. 올해는 여기서 새해를 맞이할 거니까 연아랑 우리 음식을 장만하려면 우리 아설이 고생 좀 하겠네.”아설은 잠시 머뭇거리다 입을 열었다.“언니… 정현 창고는 사람을 비울 수 없습니다. 심 혼자 정현에 남아 새해를 보낼 텐데…”아람은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를 만나러 가고 싶다는 말이니?”입술을 꼭 깨문 끝에 아설은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은 아무 기억도 없잖아요. 그런데도 혼자 추운 정현에서 새해를 맞는다고 생각하니…”아람은 고개를 끄덕였다.“네가 결정했으면 되는 거야. 단, 꼭 무사히 돌아와야 한다.”밖에서 떠돌며 아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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