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에 잔뜩 화를 눌러 담은 채 돌아온 주 국공은 문을 들어서자마자 하마터면 송하윤과 부딪칠 뻔했다.그때, 그녀의 품에 안겨 있던 백옥 관음상이 바닥에 떨어지며 두 동강이 났다.주 국공은 대뜸 손가락질하며 호통쳤다.“큰 마님께서 널 거둔 게 이런 꼴을 보자고 한 게 아니다!”그는 다시 바닥을 내려다보았다.“이건 또 무엇이냐?”송하윤은 고개를 숙인 채 낮게 말했다.“큰 마님께서 세자 저하를 위해 들이신 송자관음입니다.”주 국공은 그대로 숨이 막힐 뻔했다.앞서 나간 일도 하나같이 뜻대로 되지 않았고 방금 전에는 맹 가에서 맹 장군에게 단칼에 당했는데 어렵게 모셔온 송자관음마저 이렇게 부서져 버리다니.그의 아들은 이 생에 혼인도, 자식도 없는 운명이라는 말인가?주 국공은 떨리는 손으로 송하윤을 가리켰다.“나가라. 짐 싸서 당장 주 가에서 나가!”“예.”송하윤은 단 한 번도 망설이지 않았다. 깨진 관음상을 주워 들고는 그대로 영국공부를 떠났다.대문 앞에 서 있던 관사는 말을 꺼내려다 그만두었다.송 가가 그렇게 몰락했을 때도 큰 마님은 끝까지 송 씨 아가씨를 지켜냈다. 그런데 관음상 하나로 쫓아내다니. 이 뒤가 또 얼마나 시끄러울지 짐작이 갔다.경성은 여전히 소란스러웠지만 수천 리 떨어진 정현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설을 하루 앞둔 날, 하연과 하주가 짐을 잔뜩 메고 찾아왔다. 등짐 안에는 모두 정현 식구들을 위한 세뱃선물이 가득 들어 있었다.“쓸데없이 고생은.”하주가 누이를 놀렸다.“이런 것들, 어디서든 살 수 있잖아.”대부분은 비녀와 장신구들이었다.그러자 하연이 눈을 흘겼다.“내가 직접 메고 왔어! 도와주지도 않았으면서 말은 많아.”“예쁘네요. 정현에서는 못 보던 모양인데 마음에 듭니다.”아람이 급히 나섰다.“아설, 이건 네 거고. 단낭, 이건 너한테 잘 어울려.”하연은 이번에 처음 단낭을 제대로 마주했다. 이전엔 늘 선아만 보았던 터라 두어 마디 나누는 사이 금세 친해졌다.“아니에요, 너무 귀합니다.”말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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