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os capítulos de 세자의 혼례날, 첩은 아이와 함께 사라졌다: Capítulo 941 - Capítulo 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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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1화

상산왕 주종현은 언행이 바르지 못하고, 어전에서 예를 잃었다는 이유로 왕작이 박탈되었다.일인지하 만인지상이던 상산왕이 하룻밤 사이에 평민으로 전락했다.사흘 뒤.우륵의 한왕이 사신을 보내 국서를 올렸다.말투는 정중하고 간절했으며, 대성조의 군주를 맞아 혼인을 청해 두 나라의 화친을 맺고자 한다는 내용이었다.조정 위에는 보이지 않는 물결이 은밀히 출렁였다.경성에 없는 종친들을 제외하면, 군주로 책봉된 이는 단 한 사람뿐이었다.주종현은 작위를 빼앗겼으나, 연아의 군주 신분을 기록한 옥첩은 회수되지 않았다. 심지어 황후 책봉의 성지도 아직 거두어지지 않은 상태였다.우륵이 구하려는 이는 미래의 황후였다…그러나 소림의 반응은 모두의 예상을 벗어났다.용좌 위에 앉은 황제의 표정은 담담하기만 했기에 희로애락을 읽을 수 없었다.그는 붉은 붓을 들어 단번에 내려 그었다.“허한다.”순식간에, 대성조의 군주들은 봄비 뒤 죽순처럼 쏟아져 나왔다.공후귀족들의 집안에서 적령기의 규수들이 줄줄이 천거되었다.소림은 단숨에 여덟 명의 군주를 봉했다. 모두 꽃처럼 아름답고, 신분 또한 귀한 이들이었다.그렇게 그들은 일렬로 열무의 앞에 내어졌다.금빛으로 빛나는 조정 한가운데 열무는 전각에 서서, 늘 그렇듯 삐딱하고 느긋한 미소를 입가에 걸고 있었다.그의 시선은 여덟 명의 미인들에게는 단 한 번도 머물지 않았다.곧장 사람들 너머로 향해, 용좌 위의 젊은 황제를 향했다.그는 천천히 입꼬리를 올렸다.“외삼촌이라 부르겠습니다.”그 외삼촌이라는 말은, 느릿하고도 가볍게 씹히며 흘러나왔다. 희롱과 도발이 뒤섞인 어조였다.“외삼촌께서도 아시겠지요. 제가 원하는 사람이 누구인지.”그 말이 떨어지자 문무백관 모두가 숨을 들이켰다.정적.전각 안은 숨이 막힐 듯 고요해졌다.소림은 용좌 위에 앉은 채,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다만 용포 넓은 소매 아래로 드리워진 손이 주먹을 꽉 쥐고 있을 뿐이었다.마디마다 하얗게 질려 있었다.잠시 후.그는 문득 웃었다. 입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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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2화

문무백관은 숨을 죽인 채, 감히 크게 숨 쉬는 것조차 두려워했다.칼끝이 맞닿을 듯 팽팽하게 긴장된 그 순간, 죽음 같은 적막을 깨뜨린 것은 한 노신의 늙고 떨리는 목소리였다.“폐하, 부디 삼가 숙고하소서!”백발이 성성한 노신이 비틀거리며 대열에서 나와,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폐하! 우륵의 병력은 강합니다. 삼십만 대군이 압박해 온다는 말이 결코 허언이 아닙니다. 지금은 다시 전쟁을 일으킬 때가 아니옵니다!”그의 말은 고요한 호수 위에 던져진 돌처럼 파문을 일으켰다.곧바로 몇몇 화친을 주장하던 신하들이 줄줄이 무릎을 꿇었다.“폐하, 삼가 생각하소서!”“그러하옵니다, 폐하! 주… 주 대인께서 이미 평민이 된 지금, 군을 맡아 이끌 자가 없사옵니다. 전쟁을 택하는 것은 마땅치 않습니다!”하씨 가문과 주씨 가문은 변방을 떠받치는 두 기둥이었다.한쪽은 적융을 막고, 한쪽은 우륵을 막았다.주종현이라는 버팀목이 사라지자 그동안 눈치를 보던 자들마저 하나둘 화친 쪽으로 기울었다.순식간에 조정에는 화친을 청하는 목소리가 물결처럼 번졌다.그 노신은 머리를 땅에 박다시피 하며 눈물과 함께 호소했다.“폐하, 우륵의 한왕이 이토록 성심으로 혼인을 청하며 경연군주를 지목하였으니… 그 뜻을 받아들이시옵소서!”“고작 군주 한 사람으로, 우리 대성조의 수십 년 평안과 수많은 장병들의 목숨을 바꿀 수 있다면, 그보다 값진 일이 어디 있겠사옵니까, 폐하!”“그 입 다물라.”소림의 목소리는 한 점의 온기도 없이 차가웠다.서릿발 같은 시선이 바닥에 엎드려 흐느끼는 노신을 곧장 꿰뚫었다.“우리 대성조가 언제부터 이토록 나약해졌느냐.”크지 않은 목소리였으나, 한 글자 한 글자가 천근처럼 무겁게 내려앉았다.“고작 우륵 따위가 짐의 미래 황후를 탐낸다고 해서, 짐이 스스로 내어주어야 한단 말이냐?”‘황후’라는 두 글자를 그는 유난히 깊게 눌러 말했다.끝없는 소유욕과 모욕당한 분노가 담겨 있었다.노신은 온몸을 떨며 얼굴이 창백해졌고 무언가 더 말하려 했다.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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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3화

십여 년 넘게 집안에서 일해 온 몇몇 노복들을 제외하고는, 낯선 얼굴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어머니와 아버지는 그녀를 빈틈없이 지키고 있었다.하지만 그 보호는 화려하게 장식된 감옥처럼 그녀를 숨 막히게 했다.주연아는 창가에 앉아, 눈의 무게에 눌려 가지가 휘어진 매화나무를 바라보았다.생각하면 할수록, 어딘가 어긋나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설명할 수 없는 불안이 심장을 움켜쥐듯 조여왔다.번뜩이는 순간, 하나의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그녀는 벌떡 일어나, 여우털 외투를 걸치고 눈보라 속으로 뛰쳐나갔다.밤은 깊고 고요했다. 눈 위에는 그녀의 발자국만이 깊었다 얕았다 이어지고 있었다.서재에 다가가기도 전에 멀리서부터 외삼촌의 차분한 목소리가 창틈 사이로 새어 나왔다.“우륵은 오만하고 거칠다. 헌데 이번에는 아예 빌미를 우리 손에 쥐여주었어. 명분이 서는 전쟁이다. 하늘이 내린 기회지. 계획만 치밀하게 세운다면, 단숨에 제압해 우리 대성조 북방의 백 년 묵은 근심을 뿌리째 뽑아낼 수 있을 거다.”주연아의 발걸음이 멎었다.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숨을 죽였다.서재 안은 한동안 침묵에 잠겼다.아버지가 더는 말을 잇지 않을 것만 같은, 긴 정적이었다.그제야, 주종현의 익숙하면서도 약간 쉰 듯한 목소리가 천천히 흘러나왔다.“폐하는 아직 젊고 기세가 지나칩니다. 여러 차례 사적으로 제게 말했지요. 태조를 본받아, 친히 군을 이끌고 나가 영토를 넓히고 불세출의 공을 세우고 싶다고요. 이번에는…”그의 말이 잠시 끊겼다. 형언하기 어려운 복잡함과 무게가 실려 있었다.“이번에는 연아를 ‘투명장(投名状: 어떤 집단이나 편에 들어가기 위해 충성과 결의를 증명하려고 바치는 증표나 행동을)’으로 삼게 되었으니, 아마 조정의 노신들 입을 막을 더 확실한 이유가 생긴 셈입니다.”투명장…주연아의 머릿속이 ‘웅’ 하고 울리며 새하얗게 비어버렸다.그 뒤의 말은,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그래서… 이런 거였나. 그녀는 그저 내세우기 좋은 명분이었을 뿐이었다.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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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4화

주종현은 무슨 뜻인지 알지 못했다.그가 두터운 망토를 걸치고 문을 열고 나섰을 때, 뜰에는 이미 눈보라의 울부짖음만이 남아 있었다.맹서강의 모습은 벌써 문 밖으로 사라지고 없었다.어스름한 등롱 불빛 아래, 눈 위의 발자국이 또렷이 드러났다.한 줄은 크고 반듯하여, 흔들림 없이 서재 문에서 시작해 멀리 이어져 있었다.또 다른 한 줄은 작고 흐트러져, 먼 곳에서부터 이어져 오다 서재 창 아래에서 한참을 어지럽게 맴돌고 있었다.그리고 그 작은 발자국은, 결국 옆의 큰 계수나무 그림자 속으로 꺾여 들어가 있었다.주종현의 시선이 그 짙은 어둠 속에 머물렀다.목울대가 가볍게 움직였다.눈보라에 실린 그의 목소리가 바깥으로 흘러나왔다.그 안에는 미묘하게 감도는 다정함과 어쩔 수 없는 체념이 섞여 있었다.“나오너라. 밤바람이 거세다. 괜히 얼어붙는다. 네가 감기라도 걸리면, 네 어머니가 또 아비를 나무랄 게다.”나무 그늘 아래는 여전히 고요했고 눈이 사락사락 내려앉는 소리만이 들릴 뿐이었다.주종현은 더 재촉하지 않고 그저 그 자리에 서서, 차가운 눈이 어깨 위로 쌓이도록 내버려 두었다.한참 뒤에야 가느다란 그림자 하나가 온몸에 냉기를 두른 채, 천천히 계수나무 뒤에서 걸어 나왔다.주연아였다.얼어붙은 코끝은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고, 맑고 고운 눈동자도 눈보라에 씻긴 듯 생기를 잃어 있었다.손난로도 들고 있지 않아 원래 희던 두 손은 붉게 부어 마치 잘 익은 당근처럼 변해 있었다.주종현은 그 모습을 한 번 보는 순간, 가슴이 저려왔다.그는 성큼 다가가 딸의 얼음처럼 차가운 손을 덥석 잡았다.미간이 깊게 구겨졌다.“철이 없구나!”타이르는 말투였지만, 그 안에는 녹일 수 없는 애틋함이 더 짙게 담겨 있었다.“이렇게 추운 날에 손난로도 안 들고 나오다니, 아비를 걱정시켜 죽일 셈이냐?”그는 더 말릴 틈도 주지 않고, 그녀를 이끌어 서재 안으로 데려갔다.이 딸은 그와 시은이 손바닥 위에 올려두고 애지중지 키운 아이였다.평생 겪은 고생이라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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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5화

주종현은 한동안 말을 꺼내지 못하다가, 어렵게 입을 열었다.“네가 정현을 떠난 뒤로, 아비는 이미 위 숙부를 보내 너를 맞이하게 했었다. 헌데 중간에 네가 방향을 바꿔 다시 정현으로 돌아갈 줄은 미처 몰랐다.”그는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오랜 세월 고단함이 새겨진 눈가의 주름이 한층 더 깊어진 듯 보였다.창가로 걸어간 그는 새하얗게 덮인 세상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그 목소리에는 지워지지 않는 피로가 배어 있었다.“대성조는 오랫동안 가난하고 쇠약했다. 조정에는 문치만 성하고, 무장은 시들어, 태조 시절의 강철 같은 기개는 이미 사라졌지. 우륵은,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칼날처럼 늘 우리 머리 위에 드리워져 있다. 아비는 어쩔 수 없이 큰 흐름을 먼저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말을 마친 그는 몸을 돌려 다시 딸을 바라보았다. 늘 매서운 매의 눈빛 같던 그의 시선에는 지금 이 순간만큼은 미안함과 안타까움이 가득 담겨 있었다.“연아야, 아비가 사과하마. 너는 아비의 딸이다. 네가 태어나던 날, 처음 너를 안아 올린 사람도 아비였다. 어찌 제 손바닥 위에서 키운 아이를 스스로 다치게 할 수 있겠느냐.”그의 목소리는 무겁고도 진실했다.만약 예전, 규방에서 책과 그림만 보며 자라던 주연아였다면 이 말의 뜻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하지만 그녀는 이미 바깥세상을 한 번 겪고 돌아온 사람이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받아들일 수도 있었다.얼어붙었던 마음 한구석이 그 말에 금이 가듯 열렸다. 그 틈으로 서서히 온기가 스며들었다. 그녀의 입가에 아주 옅고 맑은 미소가 번졌다.“아버지. 저는 다 알고 있습니다.”서재를 나서자, 눈보라는 한결 잦아든 듯했다.주연아는 눈을 밟으며 자신의 뜰로 돌아갔다.오던 길에 남겼던 어지러운 발자국은 이미 새로 쌓인 눈에 덮여 사라지고 있었다.문을 열자 따뜻한 향기가 그녀를 감싸며 밀려왔다.익숙한 향이 아니었다.용연향. 차갑고도 강압적인, 거부할 수 없는 기운이 담긴 향기.방 안에는 누군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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