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여준은 즉시 시선을 옮겼다.하율은 첼로와 유시훈한테서 받은 꽃다발을 안고 힘겹게 서 있었다.하얀 손등의 새까만 점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송여준은 흠칫하더니 그 점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유하늘의 손에는 점이 없었다.몸 구석구석까지 훤할 정도이니, 어느 부위에 점이 있고 없는지도 정확히 기억했다.멀리서 볼 때 눈앞의 여자가 유하늘과 정말 닮았다고 생각했지만 가까이서 그녀의 손에 있는 점을 보고, 생전에 가장 싫어하던 향수 냄새를 맡게 되자 문득 다른 사람임을 확신하게 되었다.유하늘은 이미 이 세상에 없었다.아무리 그녀를 닮은 사람이 있다고 한들 그저 기억 속의 그림자일 뿐.송여준은 주먹을 불끈 쥐고 어쩔 줄 몰라 하는 여자의 모습을 지켜보았다.유시훈과 헬렌이 서로 눈을 마주쳤다. 이제 더는 침묵을 지킬 때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유시훈이 한결 누그러진 목소리로 말했다.“됐어, 우리도 네가 잘못해서 힘든 시간 보낸 거 알아. 신경이 예민한 건 어쩔 수 없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막무가내로 몰아붙이면 안 돼.”“하율은 유하늘이 아니야. 내 동생이 첼로를 전공할 때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긴 했지만 하율만큼 실력이 뛰어나지 않았어. 네가 착각한 거야.”말을 마치고는 은행 카드 한 장을 하율에게 건네주었다.하율이 거절했고, 가늘고 부드러운 목소리는 마치 샘물처럼 맑았다.“괜찮아요, 전 받을 수 없어요.”“시골에서 혼자 살면 위엄하니까 도심이랑 가까운 데로 방 하나 구해.”옆에서 듣고 있던 송여준이 불쑥 끼어들었다.“시골에서 살다니?”“아, 근교에 작은 시골 마을이 있는데 거기서 살아요. 우연한 기회에 여행하러 온 헬렌 선생님이 첼로를 연주하는 저를 보고 일부러 도시로 데려왔죠.”하율의 말투는 무덤덤했고, 청량한 기운이 섞여 있었다.유시훈이 고개를 끄덕였다.“하율아, 너도 첼로를 진심으로 사랑하는구나. 듣자니 첼로 배우려고 남의 발까지 씻어줬다면서?”왠지 모르게 송여준은 갑자기 유하늘이 예전에 자기 발을 씻겨주던 모습을 떠올렸다.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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