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연은 걸음을 멈추고 문틈을 아주 살짝 열어 바깥에서 들려오는 그의 통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하나야, 나도 의사한테 물어봤어. 그분이 진경시에서 유명한 교수님 제자래. 진짜 한 번만 더 시도해 보면 안 될까? 병원에 같이 가보자, 응?”“딩크족? 네 선택이 그렇다면 나도 동의하지. 하지만 그건 네 진심이 아니잖아. 너는 실패할까 봐 시도조차 두려운 거잖아.”“너무 낙담하지 마. 남의 아이는 결국 남의 아이야. 너도 네 아이를 가져보고 싶지 않아?”“하나야, 내가 금방 데리러 갈게. 제발 고집부리지 마.”온하준의 통화를 듣고 있던 강지연은 속이 얼음처럼 굳어가는 것 같았다.‘이거였구나. 갑자기 아이를 갖자고 했던 이유가 이하나가 아이를 가질 수 없어서였네. 그래서 나와 아이를 낳아서 이하나한테 주려 했던 건가? 역시 네 말은 듣지 않길 잘했어. 네가 나한테 진심일 리가 없지.’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았던 강지연은 조용히 문을 닫았다.온하준이 집 안으로 들어왔을 때 강지연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천천히 면을 먹고 있었다.그는 면만 차려져 있는 소박한 그녀의 아침상을 바라보며 물었다.“계란 먹을래? 계란 후라이 하나 해 줄까? 우유는?”강지연은 젓가락을 멈추고 그를 바라보았다.“온하준, 나는 단 한 번도 우유를 마신 적이 없어. 그리고 계란 후라이는 할머니가 이미 해줬어. 고마워.”그는 말문이 막힌 듯 잠시 머뭇거렸다.“그럼...”“나 조용히 밥 먹고 싶은데 방해하지 말아 줄래?”할머니가 듣지 못하게 음성을 낮췄을 뿐 목소리는 차갑고 태도는 단호했다.언제나 그를 중심으로 맴돌았던 사람은 강지연이었기에 온하준은 지금 이런 상황이 불편하고 어색했다.“온하준, 계란 더 줄까?”“온하준, 우유 데워줄까?”“온하준, 새우야. 껍질 다 깠어.”“온하준, 목마르지 않아? 국이라도 만들어 줄까?”그때마다 온하준은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이마를 찌푸리며 말했다.“일 때문에 생각할 거 있으니까 그 입 좀 다물어. 조용히 먹게.”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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