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연은 뺨 위에 마르지 않은 눈물을 그대로 둔 채 눈앞의 사람들을 전부 공기처럼 지워버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그러나 또렷하게 말했다.“저 사람들이 거짓말하고 있다는 증거를 제가 갖고 있어요.”등 뒤에서 떠들어대던 소란스러운 소리가 그 한마디에 싹 가라앉았다.강지연은 휴대전화를 꺼내 녹음 파일 하나를 재생했다.“하준아, 경찰에 신고하지 않으면 안 돼?”“이하나, 설마 정말 너야?”“미안해, 하준아. 난 그냥 강지연한테 장난 좀 치고 싶었을 뿐이야. 하준아, 내 말 좀 들어봐. 나 진짜 강지연을 죽이려던 건 아니야. 나는 그냥 도윤이와 도진이 대신 화풀이하고 싶었어. 회사에서 조금 망신만 주려고 그랬던 거야. 그래서 노유진한테 망고 주스 가져가라고 한 것뿐이야...”그 대화는 회의실에서 불이 난 뒤 강지연이 구조되어 병원에 입원해 있던 날 병실에 찾아온 이하나와 온하준이 나눴던 대화였다.“이하나가 직접 말했어요. 노유진을 시켜서 망고 주스를 가져오게 한 사람은 자기라고.”강지연이 또렷하게 덧붙였다.“설마, 그걸 녹음한 거야?”이하나의 얼굴이 순식간에 새하얗게 질렸다.김도윤과 온하준은 분노가 뒤섞인 목소리로 외쳤다.“이 녹음, 왜 경찰한테 제출하지 않은 건데?”말 그대로 강지연은 그때 이 녹음을 제출하지 않았다.분노와 혼란이 뒤엉킨 와중에 이걸 완전히 잊고 있었다.그래서 온하준이 데려온 변호인단도 이 패는 전혀 모른 채 아무 대처도 못 했던 거였다.이하나는 다급해진 마음에 허겁지겁 변명을 쏟아냈다.“그래서, 그게 뭐 어쨌다는 건데? 내가 너한테 망고 주스를 줬다는 건 알겠어. 근데, 그게 어때서? 불 난 거랑은 상관없잖아?”“맞아!”김도윤과 김도진이 곧장 맞장구를 쳤다.“이하나는 그냥 네가 알레르기 때문에 망신이나 당하게 하려던 거지 불은 또 딴 문제잖아. 불이 어떻게 났는지는 너 말고 누가 알아?”이 상황에서도 그 들은 온갖 더러운 물을 강지연 쪽으로만 끼얹고 있었다.강지연은 아무 말 없이 휴대전화 사진첩을 열었다. 거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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