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s les chapitres de : Chapitre 241 - Chapitre 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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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1화

“내가 최고 변호사 붙여줄까?”“소송으로 가면 그래도 가능성은 있잖아”토니가 말했다.“소용없어.”소담은 핸드폰에서 여러 장의 사진을 꺼내며 말했다. “두 사람 이혼 얘기 나온 이후로, 사설탐정을 붙여서 계속 따라다녔거든.”“근데, 지금까지 아무것도 안 나왔어.”“하중현과 소아연, 애정 어린 동작 한번 한 적도 없었어.”“완전 백지장이야. 깨끗해”“진짜로?”토니가 놀랐다.“응. 그 사람은 원래 그래. 일 처리가 깔끔해.”강솔이 한마디 했다.하중현은 늘 모든 것을 자기 손안에 두고 컨트롤했다.이혼 문제도 마찬가지였다.그가 허락해야 할 수 있다.그 외의 방법은 모두 불가능하다.“방법이 하나 있을지도 몰라.”소담은 한참을 고민한 끝에 입을 열었다. “지금까지 내가 생각한 유일한 방법인데, 리스크가 좀 커.”“괜찮아, 이혼할 수 있다면 어떤 문제도 상관없어. 그냥 이혼하고 싶어.”강솔은 망설이지 않고 답했다.그녀는 지금 오직 하나의 생각뿐이었다.무조건 이혼.그래서 중현이 갑자기 이혼 철회하겠다는 행동에 대비해, 대책을 마련해 두어야 했다.그렇지 않으면, 평생 아연과 엮인 삶을 살아야 한다.그런 끔찍한 일은 견딜 수 없다.“하중현 부모와 HS그룹의 이사진을 이용해서 하중현을 압박하는 거야.”나쁜 사람을 상대할 때, 소담은 물불 가리지 않는 성격의 소유자였다.“그냥 하중현이 연애질한다고 회사 경영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고 얘기하면 돼.”하준호, 이정희, 그리고 HS그룹의 이사들은 모두 이익을 중시하는 사람들이다.중현이 사적인 일 때문에 회사가 흔들린다?절대 잠자코 있을 인물들이 아니다.“근데, 그 사람 일과 관련된 면에서는 완벽해. 실수 같은 것도 안 하거든.”강솔은 중현의 방식에 불만이 있지만, 이 부분에서만큼은 정말 잘 해왔다고 생각했다.“굳이 흠이 없어도 돼.”소담이 고개를 저었다.“중요한 건 사실이 아니라 갈등을 조성하는 거야.”“부모랑 이사회랑 충돌만 만들면 돼.”강솔은 잠시 멈칫했다.하중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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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2화

그날 밤, 중현은 편히 잠을 이루지 못했다.지금까지는 강솔이 자신을 싫어하더라도, 소아연과의 일에 대해 불만이 있더라도, 그저 자신을 미워하는 것일 거라고 생각했다.하도현이 전에 중현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언급했을 때처럼, 아무리 싫어해도 자신의 자존심은 지켜줄 거라고 믿었다.하지만 지금, 뭔가 달라진 듯했다.강솔은 그것을 알지 못했다.그녀는 평소처럼 바쁘고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잠깐의 여유를 이용해 이혼 날짜를 허미정에게 보냈다.이혼에 대한 그녀의 마음은 복잡했다. 기대와 함께 한편으로는 아련한 감정이 남아 있었다. 마치 아름다웠던 기억에 대한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는 것처럼, 이제 이별 인사를 하고 나면, 다시는 만날 수 없을 것 같았다.눈 깜짝할 사이, 목요일이 되었다.강솔은 회사에서 여느 때처럼 성실히 일하고 있었다.컴퓨터 화면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 있었다.“강솔.” 백지연이 그녀를 불렀다.강솔이 정신을 차리고 대답했다.“네?”백지연은 그녀의 상태가 좀 이상해 보였는지 물었다.“무슨 일 있어? 몸이 안 좋은 거야?”“아니요, 이 부분을 어떻게 할지 생각 중이었어요.” 강솔이 손가락으로 화면을 가리키며 말했다. “생각보다 좀 어렵네요.”“그건 잠깐 미루고, 12층 회의실에 손님이 와있어.”“송 대표가 보자고 하시네.” 백지연이 차분히 말했다.강솔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송 대표님이요?”백지연이 고개를 끄덕였다.“응.”강솔은 조금 혼란스러웠지만, 결국 회의실로 향했다.최근 중현은 HS그룹에서 일하느라 바빴고, 이쪽에는 오지 않았다. ‘그가 부른 건 아닐 테고... 설마 강 비서?’‘아니면, 소담이나 토니일까?’하지만 그 둘은 항상 미리 말해주곤 했다.여러 가지 생각을 안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12층 회의실로 직행했다.“왔어요.” 송 대표가 엘리베이터 앞에서 그녀를 보고 다가가며 말했다. “두 분이 안에서 강솔 씨를 기다리고 있어요.”강솔은 발걸음을 멈추고 말했다.“두 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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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3화

생각을 정리한 뒤, 강솔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송 대표의 안내를 받아 회의실로 향했다.문을 열자 하준호와 이정희가 앉아 있었다.앞에는 손도 대지 않은 찻잔 두 개가 놓여 있었다. 차갑게 굳은 얼굴과 몸에서는 위압감이 흘러나왔다. “편하게 이야기하세요. 필요한 거 있으면 언제든지 부르세요, 저는 밖에 있겠습니다.” 송 대표는 공손하게 말했다. “그래. 고맙네.”회의실 문이 닫혔다.안에는 강솔과 두 사람만 남았다.강솔은 맞은편에 앉았다.이미 두 사람에 대한 공포감은 마음속에서 지워낸 상태였다.그녀는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갔다.“두 분이 무슨 일로 저를 부르셨나요?”“두 분? 아직 이혼도 안 했는데, 벌써 호칭부터 바꾸는군.” 이정희의 시선이 강솔에게 쏠렸다. 불쾌한 기색이 역력했다. “강씨 집안에서 정말 딸 교육 하나는 잘 시켰네.”“지난번에 저한테, 두 분은 제 부모님이 아니라고 하셨던 거 기억 안 나세요?”강솔이 되물었다.그녀는 지난번 일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정중하게 불렀더니 돌아온 말. “누가 네 부모야?”그럼 바꿔 드려야지.“중현이 널 몇 년이나 거뒀다고, 이젠 우리 집안이랑 맞먹을 자격이라도 생긴 줄 아나 보네?” 이정희는 강솔을 위협하듯 쏘아보며 말했다. “지금 아무것도 없는 너,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너 하나 생매장하는 건 일도 아니다.”“네, 말씀 맞습니다.”강솔은 정중하게 답했다.이정희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뭐야, 이 년? 이젠 떨지도 않네? 건방진 년.’‘중현이 계속 보호해 줄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본론으로 들어가지.” 하준호가 이정희의 팔꿈치를 톡 건드렸다.그리고 강솔을 향해 시선을 돌리며 물었다. “이혼 숙려 기간이 끝났으니, 언제 법원에 확인서 받으러 갈 거냐?”“다음 주 금요일에 갑니다.” 강솔이 자연스럽게 대답했다.하준호는 미세하게 눈살을 찌푸렸다. “왜 다음 주 금요일이야?”강솔은 단호하게 대답했다. “그때만 시간이 있거든요.”하준호와 이정희는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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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4화

강솔은 순간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송 대표님, 저 월차 낸다고 말한 적 없어요.”“휴가 이틀 줄 테니까 이틀 동안 부모님과 잘 이야기하고 와요.”송 대표는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외부인 하나 때문에 화인의 이익을 두고 테스트할 수 없었다. 하 대표도 아무런 제지 없이 놔두고 있다는 점도 알고 있다.그 순간, 강솔은 자본의 힘을 깨닫게 되었다.이익 앞에서, 그녀처럼 미미한 존재는 언제든지 버려질 수 있다는 사실을.“뭐 하고 있어?” 하준호는 경계심 가득한 그녀를 노려보며 말했다. “경호원들이 너를 데려가길 기다려?”강솔은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어차피 아이 양육권 때문이잖아요?” 강솔은 일단 이 상황을 모면하기로 결심했다. 그들에게 끌려가는 건 백 번을 생각해도 좋은 일이 아니었다. “다시 얘기해 봐요.”하준호가 물었다. “다시 얘기한다고?”강솔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하준호는 서류 한 장을 건네며 그녀를 응시했다.진지한 표정, 날카로운 눈빛은 마치 강솔의 모든 생각을 꿰뚫어 보는 듯했다.“이거 서명하고 난 뒤, 그때부터 진지하게 이야기해 보자.”강솔은 서류를 받아 들고 살펴보았다.이혼 협의서였다.서류에는 그녀가 모든 재산을 포기하고, 아이의 양육권은 하중현에게 넘긴다고 적혀 있었다.그 순간, 강솔은 일단 서명하고 이 일을 무마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어차피 이전에 작성된 이혼 서류가 있으니까. 하지만 강솔은 도박할 수 없었다.하준호라면, 중현의 서명을 위조하는 것 정도는 식은 죽 먹기이다. 하중현 몰래 이혼 신고까지 끝내 버리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그렇게 되면, 아이의 양육권을 되찾는 건 아예 불가능해질 것이다.“서명하지 않겠다고?” 하준호가 물었다.“네.” 강솔은 이제 더 이상 피하지 않기로 결심했다.“그럼 후회하지 마.” 하준호는 이혼 서류를 경호원에게 건네며 명령을 내렸다. “데려가.”경호원들은 일제히 대답했다. “네!”강솔은 송 대표를 바라보았다. 송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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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5화

이런 생각하고 있을 때, 강솔은 이미 차에 올라타 있었다.하준호의 협박이 머릿속을 맴돌았다.그녀는 함부로 행동할 수 없었다. 곧 깨어날 엄마, 그리고 친구 소담과 토니.괜히 자신 때문에 그들에게 피해가 가는 건 싫었다.하중현은 그저 말뿐일 수도 있다.하지만 하준호와 이정희는 다르다.그들은 정말로 말도 안 되는 일을, 진짜로 실행하는 사람들이다.상식 따위는 없다.한편, 이 일은 곧 중현에게 전달되었다.강 비서는 계속해서 상황을 보고했다.“대표님 부모님께서 강솔 씨를 데려갔습니다.”“대략 30분 정도면 본가에 도착할 것 같습니다.”“신경 쓰지 마.”중현은 담담하게 몇 마디를 말했다.“그렇게 이혼하고 싶다면, 나 없는 삶부터 버텨야지.”“이 정도도 못 버티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려고?”강 비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알겠습니다.”돌아서서 나가려고 할 때였다.중현이 갑자기 벌떡 일어났다. 이마에는 먹구름이 잔뜩 끼였다.“레미 불러, 본가로 가자.”‘역시!’강 비서는 그의 명령에 따라 움직였다.한편, 하준호와 이정희가 강솔을 본가로 데려왔다.그때, 하중현도 거의 도착했다.중현은 차 안에서 강솔이 경호원에게 끌려가는 모습을 지켜봤다.중현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이를 지켜보던 레미가 참지 못하고 말했다.“그렇게 걱정되면, 차에서 내려서 사람을 구해.”중현은 입술을 앙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는 막을 수 있다.하지만, 머릿속에 강솔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당신, 자존심도 없어?’한참 후에 중현이 드디어 말했다.“본가에 있는 모든 CCTV 전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레미는 그의 말대로 따랐다.그들은 강솔을 끌고 넓은 저택 안을 누볐다.앞마당을 지나, 정원을 통과하여 뒷마당의 연못까지 왔다.“이제 서명할 마음이 생겼나?” 하준호는 이혼 서류를 다시 꺼내며 그녀에게 내밀었다.“서명하면 모든 게 다 끝나.”강솔은 맑고 깨끗한 연못을 한 번 스윽 보고, 두 마디를 단호하게 말했다.“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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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6화

주변에는 붙잡을 곳이 없었다.발버둥 쳐도 벗어날 수 없었다.“오늘 하루는 너와 천천히 시간을 보내야겠다.”“여기 경호원들은 다들 수영 엄청나게 잘하거든.” 하준호는 물속에 있는 강솔을 계속 지켜보며 말했다. “혹시라도 실수로 네가 죽으면, 그냥 연못에 빠져서 실족사로 처리하면 그만이야.”강솔은 그가 농담을 얘기하는 것이 아님을 잘 알고 있었다.지금까지 찍힌 영상으로 하준호를 조사받게 만들 수 있다.하지만, 문제는 시간이다.만약 자기가 사인하는 척하는 순간, 바로 이혼 처리 끝내 버린다면, 그땐 되돌릴 수 없다.그리고 증거도 충분하지 않다.오히려 불법 촬영으로 역 고소당할 수도 있다. 생각이 엉켜갔다.산소가 부족해졌다.머리가 흐려졌다.“생각 끝났냐?” 하준호가 물었다.강솔은 다시 한번 물속에서 끌어올려졌다. “하아...”숨을 겨우 몰아쉬었다.하지만, 곧 다시 물속으로 눌렸다경호원의 힘은 압도적이었다.아무리 발버둥쳐도 소용없었다.그때였다.누군가 달려왔다.하중현이었다. 물속에 눌려 움직이지 않는 강솔을 보자, 그는 눈이 뒤집혔다.망설임 없이 자기 재킷을 벗어 던지고 물속으로 뛰어들었다.강 비서는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 “대표님!”“중현아!” 이정희가 비명을 질렀다.하준호의 눈도 순간적으로 커졌다.그들은 잘 알고 있었다. 하중현은 물을 무서워한다!어릴 때부터 그랬고, 지금까지도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레미가 입에 막대사탕을 문 채 강 비서를 쳐다보며 말했다. “준비해.”“강솔 구조되면, 보스부터 잘 챙겨.”레미는 분명하게 말했다. 강 비서가 의아한 눈빛으로 쳐다봤다.“지금은 강솔을 걱정하는 마음으로 버티고 있지만, 강솔이 구조되면 물에 대한 공포가 다시 네 보스를 덮칠 거야.”강솔은 정신이 흐릿해질 때쯤, ‘중현’ 이름을 들었다. 더 이상 생각할 틈도 없이 물속에서 끌어올려졌다. 강한 숨 막힘으로 인해 새롭게 들어오는 공기를 마시며 큰 숨을 내쉬었다.“괜찮아?”중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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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7화

“우리는 그냥...” 이정희는 하던 말을 멈추며, 무의식적으로 하준호를 쳐다보았다. 남편에게서 그나마 좀 더 그럴듯한 변명을 얻고자 하는 눈치였다.“당신들은, 당신보다 약한 여자와 아이를 가지고 놀고, 통제하는 걸 좋아하는 거지.” 중현의 말투는 차갑고 무정했다. 그들은 중현의 마음속에 전혀 존재하지 않는 듯했다. “그냥 연약한 사람들 위에서 악취 나는 통제욕을 느끼고 싶은 거겠지.”하준호의 얼굴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이 자식 말버릇이 뭐야?”중현은 하준호를 쳐다보지도 않았다.터벅터벅 강솔 쪽으로 걸어갔다.완전히 무시당했다.그 태도에 하준호의 분노가 터졌다. “오늘은 지켜도, 평생은 못 지킬 거야.”그 말에 중현은 걸음을 멈췄다.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내가 죽는 날까지, 오늘 같은 일,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할 거야.”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그리고... 만약 한 번이라도 다시 건드리면...”“HS그룹 경영권은 하도현에게 넘길 거니까 그렇게 알고 있어요.”“너!”하준호는 중현이 이렇게 강경하게 나오리라 예상하지 못했다.고작 여자 하나 때문에, HS그룹을 건다고?“강 비서.” 중현은 입을 열었다. 그의 눈빛은 마치 얼음처럼 차가웠다. “방금 저 사람이 강솔한테 한 거, 그대로 똑같이 돌려줘.”“혹시라도 진짜 죽으면, 내가 책임질 테니 걱정하지 말고.”“네.” 강 비서는 망설임 없이 움직였다.“네가 감히!”하준호는 당황하며 외쳤지만, 이미 늦었다. 퍽!하준호의 몸이 연못으로 밀렸다.강 비서는 사정없이 하준호를 물속에 담금질했다. “읍...”하준호는 물속에서 물을 마시며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허우적거리는 몸, 버둥거리는 팔.그 모습을 본 이정희가 급하게 말렸다.“중현아! 아무리 그래도 네 아빠야!”“그래서?”하중현의 대답은 차갑게 떨어졌다.“당신들이 강솔 괴롭힐 때, 이 여자가 내 아내라는 건 생각해 봤냐고요?” 이정희의 말문이 막혔다.그제야, 중현은 한 번도 강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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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8회

강솔은 이 모든 장면을 눈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그 어떤 순간보다 복잡한 감정을 느꼈다.중현과 부모 사이가 좋지 않다는 건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하지만, 자신을 위해 이렇게까지 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하도현이 말했었다.중현의 어린 시절이 불행했다고.도대체 어떤 어린 시절을 보냈기에 지금의 성격이 만들어진 걸까?그 과정에서 하준호와 이정희가 어떤 역할을 했을까?그리고 지금 이 순간, 중현은 자신의 과거를 떠올렸을까?문득, 강솔은 중현을 안아주고 싶었다.하지만 그녀는 분명히 알고 있었다. 그는 동정도, 연민도 원하지 않는 사람이다.그가 원하는 건 단 하나, 확고한 선택이었다.확실하게 자신을 선택해 주는 것. 하지만, 강솔은 그걸 해줄 수 없었다.소아연 과의 모든 걸, 지워버릴 수 없으니까.그래도 강솔은 조용히 중현의 손을 잡았다. 이혼 얘기가 나온 이후 처음으로 그에게 다가간 순간이었다. “옷 다 젖었어. 가서 갈아입자.”중현은 잠시 멈칫했다.얼음장 같았던 시선이 그녀를 보자 서서히 풀렸다.강솔은 그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 수 없었다.하지만, 이곳을 최대한 빨리 떠나야 한다는 것은 확실히 느꼈다. 만약 중현의 어린 시절이 정말로 고통스러웠다면, 오늘 일은 그를 다시 그 시절로 되돌려 놓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가자.” 강솔은 그의 손을 더 꽉 잡았다.중현은 아무 말 없이 그녀에게 이끌리듯 함께 걸어 나갔다.두 사람이 멀어지자, 레미는 중현이 주었던 눈빛을 떠올리며 강 비서에게 말했다.“강 비서, 이제 마무리해도 돼.”“알겠습니다.” 강 비서는 사람을 끌어올려 물 밖으로 던졌다.이정희는 분노를 터뜨렸다.“너, 내가 반드시 HS그룹에서 쫓아낸다!”레미가 피식 웃었다.“아줌마, 강 비서가 HS그룹 대표의 오른팔인 거 몰라?” 레미는 얇게 웃으며 말했다. “강 비서 쫓아내려면 이사회부터도 설득해야 할 텐데, 만만치 않을걸?”강 비서는 단순한 수행 비서가 아니다.HS그룹 내에서 그의 위상과 능력은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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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9화

중현은 대답 없이 차로 돌아갔다.뒷좌석에 앉은 강솔은 말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중현은 강 비서에게 메시지를 보낸 뒤 운전석에 앉았다.차가 조용히 출발했다.이곳은 대화하기에 적합하지 않았다.“레미랑 강 비서 안 기다려도 돼?” 강솔이 물었다.“응, 괜찮아.” 중현의 목소리는 여전히 낮고 잠겨 있었다. “그들은 회사로 돌아가야 해서 길이 달라.”“알겠어.”강솔은 한마디 하고 더 이상 묻지 않았다.차 안은 다시 침묵에 빠졌다.한 명은 진지하게 운전하고, 또 다른 한 명은 고개를 숙이고 생각에 잠기는 듯했다.한편, 밖에 남겨진 레미는 차가 떠나는 걸 보고 혀를 찼다.“와, 인사도 없이 가다니. 똥매너.”그래도 붙잡지는 않았다.대신 옷을 갈아입고 나온 강 비서에게 물었다.“차는 준비돼 있지?”“네. 대기 중입니다.” 강 비서가 대답했다.“내일 출근할 때, 노트북 좀 챙겨달라고 해.”강 비서가 의심스러운 눈으로 진지하게 물었다.“왜 직접 말하지 않았어요?”“분위기 깨는 일은, 수행 비서가 하는 게 더 좋지 않겠어?” 레미는 입가에 미소를 띠며 눈꼬리를 살짝 올렸다.그 모습이 다소 과하게 잘생겼다.강 비서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중현은 여전히 침묵 속에 있었다. 좁은 차 안은 외부에서 가끔 들려오는 경적을 제외하면 너무나 조용했다.타이어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그는 백미러를 통해 강솔이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을 보며 입을 열었다.“어디로 갈까?”“소프트 가든, 아니면 예담아파트?”“예담아파트.” 강솔이 대답했다.중현은 고개를 끄덕였다.그 후 두 사람은 예담아파트까지 단 한마디도 없이 갔다.중현은 그녀를 집 앞에 내려주었다.이번에는 강솔이 중현을 막지 않았다.“들어와.”중현도 조용히 따라 들어갔다.강솔은 여전히 젖은 머리의 중현을 보며 말을 이었다.“아직도 덜 말랐네.”“나 가서 씻고 올게.” 중현은 둘 사이에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주고 나서 말했다.“너도 간단히 씻어. 연못에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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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0화

“당신 남편, 그렇게 약한 사람 아니야.”중현은 천천히 말했다.간단한 한마디에 강솔은 내뱉으려던 말을 모두 삼켰다.두 사람은 또다시 침묵 속에 빠졌다.한참 후, 중현은 결심을 굳혔다. 그의 짙은 눈동자가 그녀를 응시했다. “솔아, 강솔.”“응?”“난, 이혼 안 해.”강솔의 몸이 굳었다. 이 말이 농담인지 진담인지 판단하려고 그의 얼굴을 유심히 살폈다.“네가 이혼하겠다고 했을 때...”“서류 접수하고, 날짜 잡고, 전부... 너 맞춰준 거야.” “난 처음부터 이혼할 생각... 없었어.”“오늘 같은 일 없어도, 다음 주에 같이 법원에 가도, 난 서명 안 하고 나왔을 거야.”중현은 이 말을 꺼내면, 강솔이 분명 화낼 것임을 알았다. 하지만, 지금이야말로 모든 걸 솔직히 털어놓을 때라고 생각했다.강솔의 눈빛이 확 달라졌다.감사함으로 가득 차 있던 마음이 순식간에 분노로 바뀌었다. 가슴 속에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래? 그럼, 지금이라도 고맙다고 해야 하나? 날 선택해 줘서?”목소리가 떨렸다.이혼을 위해 고군분투했던 자신을 바보로 만들었다.더 버티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더 애쓰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그의 한 마디로 그녀의 모든 노력이 부정당한 거나 마찬가지였다.그녀의 온몸이 날카롭게 변해가는 모습을 보며, 중현은 가슴속 깊은 곳에서 쓰라린 고통을 느꼈다.묵직하게 아팠다.“이혼해.” 강솔은 눈물이 맺힌 채로 소리쳤다. “이혼해야 해!”“솔아...”중현은 그녀를 달래려 했다.“왜 당신 마음대로야? 당신이 하고 싶으면 하고, 싫으면 안 하고?”“그게 뭐야? 세상에 이런 게 어딨어?”강솔의 감정은 폭발할 듯 흥분한 상태였다.가슴 속의 답답함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날카로운 말로 변해버렸다.“이런 방식, 당신의 독단적인 부모님과 뭐가 달라?!”사람은 화가 나면 입에서 가시 돋친 말을 한다.이건 강솔의 입에서 처음 듣는 말이었다. 중현의 눈이 잠깐 흔들렸다.그제야 알았다.방금 자기가 한 말이 강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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