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솔은 빠르게 안방으로 향했다.침구는 이미 가사도우미가 몇 번이나 갈아 놓은 뒤였다. 그 서류가 버려졌는지, 아니면 중현 손에 들어갔는지는 알 수 없었다.강솔이 안방에 들어갔을 때 가사도우미는 막 침구를 벗겨 세탁하려던 참이었다. 가사도우미는 강솔을 보자 종이뭉치 하나를 내밀었다.“이 서류요, 대표님께서 베개 밑에 며칠째 두고 계셨는데, 깜빡하신 건지 어떤 건지 저는 감히 여쭤보지도 못했습니다.”강솔이 받아 들었다.바로 어머니 강정숙이 강솔에게 건네준 그 재산 이전 서류였다.“이건 제가 전에 넣어 둔 거예요.”강솔은 숨기지 않았다. 지금 보니 중현은 베개 밑까지 확인하지 않았고, 가사도우미는 침구를 갈 때마다 있던 물건을 다시 제자리에 두어 왔다. 그래서 이 서류도 한동안 누구 눈에 띄지 않았던 모양이었다.“그렇다면 다행이네요.”가사도우미가 안도의 숨을 내쉬듯 말했다.강솔은 서류를 잘 챙기며 말했다.“감사합니다.”“강솔 씨, 아... 아닙니다. 사모님.”가사도우미는 입에 붙은 호칭이 먼저 튀어나오자 황급히 말을 고쳐 불렀다. ‘강솔 씨’라고 부르던 습관이 막 됐는데, 중현과 강솔도 결국 이혼하지 못한 상태라 호칭을 바꾸려 하면 자꾸 입이 꼬였다.강솔은 잠시 멈칫했다.사람들 호칭이 달라진 걸 떠올리자, 이 역시 중현이 바꾸라고 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원래 제가 대표님과 사모님 사이 일에 끼어들 입장은 아닙니다만...”가사도우미는 사오십 대쯤 되어 보였고, 말을 잇지 못한 채 복잡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그래도 사모님과 대표님 사이를 저희도 지켜봐 왔습니다. 솔직한 마음으로는, 저희 모두 두 분이 끝까지 함께하셨으면 좋겠습니다.”강솔은 길게 설명하지 않았다.“무슨 말씀인지 알아요.”가사도우미는 입술을 달싹였지만, 더 많은 말을 보태지는 않았다. 침대 시트와 이불 커버를 모두 갈아 끼운 뒤, 벗겨 낸 침구를 안고 방을 나갔다.강솔은 서류를 자기 여행가방 안에 넣었다. 그리고 뭔가라도 해 보려다가, 지금의 강솔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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