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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제21화

지나윤이 가장 망가진 모습으로 서 있던 바로 그 순간, 하필 유시진과 채연서를 마주쳤다는 사실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게 느껴졌다.이렇게까지 우연이 겹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머릿속을 스쳤다.“유시진 그 새끼 진짜 쓰레기네.”고아라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이렇게 다쳤는데도 차를 몰고 그냥 가? 그것도 그 여우같은 년 데리고! 이혼은 하기 싫고 여자는 따로 만나다니, 이거 완전 정신이 완전히 나간 거 아니야?”고아라의 분노 섞인 말에 지나윤은 씁쓸하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소년원에서 만났던 그 시절의 유시진과 지금을 떠올려 보면 고아라 말이 틀렸다고 단정할 수도 없었다.“내가 이렇게 욕한다고 기분 나빠하면 안 돼.”고아라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지나윤의 얼굴을 살피자 여자는 짧게 숨을 내쉬었다.“나 이제 그 인간하고 이혼할 거야. 더는 감싸지 않아.”“네가?”고아라가 지나윤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고개를 저었다.“그건 두고 봐야지.”지나윤은 고아라가 자기 연애 스타일을 얼마나 답답해했는지 잘 알고 있었다.그때 병실 문이 벌컥 열렸다.“지나윤 선생님!”이때 문을 밀고 들어온 사람은 이준혁이었다.침대 위에 누워 있는 지나윤과 그 옆의 고아라까지 있는 보자, 이준혁은 자신이 얼마나 무례하게 들어왔는지를 깨달은 듯 얼굴이 빨개졌다.“죄송해요. 정말 죄송해요. 먼저 노크해야 했는데...”그러나 지나윤은 당연히 이준혁을 탓하지 않았다.간단히 둘을 소개해 주자, 고아라는 순식간에 분위기를 띄우며 엉뚱한 상상을 하기 시작했다.“내가 볼 땐 이 사람 괜찮아 보여.”고아라는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봐봐, 너 때문에 뛰어오다가 숨이 넘어갈 뻔했잖아. 그 쓰레기 남편보다 만 배는 낫다.”칭찬을 들은 이준혁은 부끄러워하면서도 기쁜 표정을 지으며 뒷머리를 긁적였다.지나윤은 그런 분위기가 괜히 불편하면서 이준혁이 혹시 오해할까 봐 걱정이 됐다.“아, 맞다.”이준혁이 급히 말을 이었다.“저, 법원 쪽 친구가 그러는데 선생님 이혼 가능하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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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지나윤은 병원에 하루이틀 머무를 거라고 생각했지만, 치료와 경과 확인이 반복되면서 어느새 닷새가 지나 있었다.그동안 경찰이 두 번 병실을 찾아왔다.조사 결과, 소년원에 있던 이들이 모두 미성년자인 데다가 명확한 성적 피해가 없다는 이유로, 장희민 일당은 구금 기간이 연장되는 조치만 내려졌다.그 닷새 동안 유시진은 단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지만 지나윤은 그 사실이 오히려 익숙하게 느껴졌다.예전에 아이를 잃고 병원에 누워 있을 때도, 유시진은 단 한 번도 병문안을 오지 않았다.그 무렵 유시진은 채연서와 함께 휴가를 보내며 바다낚시를 하고 있었다.종이컵에 담긴 따뜻한 물을 부어 식힌 뒤 한 모금 넘겼지만, 입안에서 쓴맛이 가라앉지 않았다.그때 장우영이 예전과 다름없이 유시진의 위로품을 들고 병실로 들어왔다.그 위로품이라는 건 항상 똑같이 핑크 장미 한 다발이었다.아이를 잃고 병실에 누워 있을 때도 같은 꽃을 받았었고, 그때 지나윤은 버리지도 못하고 침대맡에 오래 두었다.“아라야, 부탁 하나만 하자.”“말해봐.”고아라가 곧장 일어섰다.“이 꽃다발, 쓰레기통에 버려줘.”지나윤은 일말의 미련도 없이 꽃을 내밀자, 고아라는 기분이 좋은 지 꽃다발을 들고 병실 밖으로 향했다.“드디어 이런 말을 듣네.”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지나윤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 고아라였다.그럼에도 예전에는 유시진이 건넨 것이면 어떤 것도 버리지 못하던 때가 있었다.꽃이 사라지자 병실 안에는 한결 부드러운 공기가 돌았다.그러나 그 평온도 오래가지는 않았다. 유시진이 채연서와 함께 온 것이다.채연서가 복도를 지나가는데, 쓰레기통 위로 삐죽 올라온 핑크 장미가 보였다.그리고 그 핑크 장미를 누가 보냈는지 불 보듯 뻔했기에, 그녀는 일부러 걸음을 멈추고는 안타깝다는 표정으로 말했다.“이렇게 예쁜 꽃을 버리다니. 너무 아깝잖아.”그제야 유시진도 시선을 돌렸다.채연서에게 주는 꽃은 종류부터 포장지까지 직접 고른 것이었고, 지나윤에게 건네는 꽃은 대부분 장우영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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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채연서의 얼굴은 단숨에 붉게 변했고, 옆에서 지켜보던 이준혁은 피식 웃을 수밖에 없었다.“이준혁 씨, 난 내 아내와 할 말이 있어요. 그러니 다른 사람은 잠시 나가주시죠?”유시진이 차갑게 말하자 이준혁은 표정이 굳었다.속으로는 못마땅했지만 엄밀히 말해 자신이 타인인 것도 사실이었다.결국 이준혁은 잠시 밖으로 나갔다.지나윤은 유시진이 말한 ‘타인’에 채연서는 포함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곧바로 알아차렸다.병실에는 결국 세 사람만 남았다.“소년원 일은 내가 알아서 다 정리했어.”유시진이 마치 당연한 듯 단호하게 말하자, 지나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그걸 왜 당신이 결정하죠?”“내가 네 법적 남편이니까.”한 마디가 지나윤의 말문을 막아 버렸다.“네가 며칠 나가 일한 것 때문에 경찰서, 병원까지 들락거렸어. 밖에서 얼굴 내미는 일은 너와 맞지 않아.”“집에서 가정을 돌보는 게 더 잘 맞아. 그 역할에 나도 섭섭하지 하지 않게 할 거고...”“유시진 씨, 난 이미 이혼하자고 말했어요.”지나윤이 이를 악물고 유시진의 말을 끊었지만, 남자의 말투는 흔들림이 없었다.“나는 동의하지 않았어.”옆에 서 있던 채연서는 핑크색 원피스의 치맛자락을 세게 쥐고 있느라, 손끝에 잔주름이 여러 줄 잡혀 있었다.대화는 또다시 불쾌한 방향으로 흐르며 끝났다.지나윤은 허공에 대고 주먹을 휘두르는 느낌을 받았다.무겁게 날린 주먹이 솜뭉치에 닿아 흘러내리는 기분이었다.또한 유시진은 병실을 나서기 전 마지막으로 말했다.“핑크 장미가 싫으면 미리 말해. 다음엔 장 비서에게 다른 꽃 준비하라고 시킬 테니까.”건물 밖으로 나오자, 유시진은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병실에서는 피울 수 없어서 지금까지 참았던 것이다.채연서는 유시진의 자세를 지켜보며 속으로 생각했다.유시진이 담배를 피우는 건 많지 않았다. 담배를 피울 때는 대개 신경이 복잡하거나 마음이 어지러울 때였다.묻고 싶은 게 많았다.왜 이혼을 허락하지 않는지, 왜 지나윤을 그렇게 붙잡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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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전화는 피터에게서 걸려 온 것이었다.지나윤이 통화하며 점점 표정이 진지해지자, 이준혁은 점심 약속이 물 건너갈 것 같은 예감을 강하게 받았다.예상대로 전화를 끊은 그녀가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미안해요. 급한 일이 생겼네요. 다음에 다시 봐요.”“괜찮아요. 중요한 일을 먼저 해야죠.”지나윤을 택시에 태워 보낸 이준혁은 차가 멀어질 때까지 손을 흔들고 나서 허공을 향해 혼잣말을 했다.“어떻게 해야 내가 좋아한다는 걸 알까?”피터가 보낸 위치에 따라 택시를 타고 이동한 지나윤은 유리창 너머로 이미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는 피터를 확인했다.“오래 기다렸죠? 길이 좀 막혔어요.”지나윤은 피터 맞은편에 앉았다.“괜찮아요.”피터는 서류봉투에서 두꺼운 디자인 도안을 꺼냈다.“회사에서 새로 들어온 인턴들 디자인이에요. 팀 의견이 다 달라서 말이에요. 나윤 씨 같은 고수에게 평가를 좀 받아야 해서요.”피터가 두 손을 모아 장난스럽게 제발 부탁한다는 동작을 하자, 지나윤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난 몇 년 동안 주얼리 디자인 손도 안 댔어요. 감각도 다 죽었을 텐데 나를 믿어도 되는 거예요?”“세상에는 나윤 씨 그 옛날 감각을 더 좋아하는 사람도 많거든요.”지나윤은 웃으며 도면을 넘겨보기 시작했다.FY 인턴들의 작품이라면 당연히 채연서의 것도 있을 터였지만, 도면에 이름이 없어 누구 것인지 알 수 없었다.지나윤은 방해할 마음은 없었지만 유시진이 말한 것처럼 채연서가 정말 디자인계의 루키인지,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했을 뿐이었다.시간을 들여 모든 디자인에 점수를 매긴 뒤 피터와 이야기하며 식사를 마쳤다.회사 일 때문에 먼저 자리에서 일어난 피터는 떠나는 순간까지 잊지 않고 말했다.“다음 주 월요일엔 꼭 와서 계약해요. 늦는 건 괜찮은데 안 오는 건 안 돼요.”그녀가 미소를 짓자 피터는 그 모습을 보며 속으로 생각했다.‘이런 웃음은 지나윤이 결혼한 지난 3년 동안 결코 볼 수 없었던 웃음이야.’레스토랑을 나온 지나윤은 주얼리 숍을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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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오늘은 모두가 채연서를 위해 모인 자리였기에 일부러 화려하게 차려 입었다.머리 장식부터 발목 체인까지 온몸의 주얼리는 전부 유시진이 준 고급 핑크 다이아 세트였고, 금액만 해도 절대로 적지 않은 수준이었다.리버엠파이어 호텔은 A시에서도 손꼽히는 최고급 호텔이었다.이곳에 오는 사람은 대부분 재력가지만 그 속에서도 채연서는 단연 돋보였다.유시진의 팔에 손을 얹고 걸어가는 채연서는 목을 빳빳하게 세우고 등을 곧게 편 채 천천히 걸었다.고귀하고 도도한 백조 같은 분위기가 온몸에서 흘러나왔다.유시진이 어떤 스타일의 여자를 좋아하는지 채연서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능력 있고 뛰어난 사람만이 유시진 옆에 설 자격이 있었기에, 자신을 꾸미는 걸 아끼지 않았다.유시진은 채연서와 나란히 걷자 차갑던 얼굴이 부드러워진 듯했다.살짝 올라간 입매는 어느 각도에서 보아도 완벽했고, 은근한 여유가 감도는 분위기였다.유시진은 이런 자리에 채연서를 데리고 오는 것을 좋아했다.왜냐하면 그럴 때마다 체면이 서는 듯한 만족이 있었다.“어라? 저기 원래 그랜드 피아노가 있었던 자리 아닌가? 왜 전자 오르간으로 바뀐 거지?”채연서가 화려한 홀 중앙을 향해 손가락으로 가리켰다.“지난주 내가 왔을 때까진 분명 피아노였는데.”유시진도 약간 의아해했다.리버엠파이어 호텔 1층 로비에서는 늘 피아니스트가 연주했기에, 피아노는 이 호텔의 상징과도 같았다.“설마 피아니스트 실력이 너무 별로여서 잘린 거 아니야?”우원재도 시선을 그 전자 오르간으로 돌렸다.“예전에 형이 말했잖아. 피아노는 좋은데 연주자가 연서 만분의 일 실력도 안 된다고.”우원재는 뒤통수를 긁적이며 중얼거렸다.“근데 연주자가 별로면 연주자만 바꾸면 되잖아. 왜 굳이 피아노까지 바꾸지? 이건 말이 좀 안 되는데...”유시진의 시선이 옆으로 내려갔는데 그 시선의 끝엔 채연서의 손이 있었다.“네가 손을 다치지 않았으면 좋았을 텐데.”유시진이 먼저 그 손을 잡았고 목소리에는 아쉬움과 유감이 섞여 있었다.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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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봐봐, 우리 연서는 피아노 시리즈 디자인 마스터한테서 최고 점수를 받아서 FY 정직원이 됐잖아. 대기업 화이트칼라에 연봉은 억대이고.”“근데 누구는 전업주부에서 청소 직원으로. 뭐, 그나마 점점 나아지는 셈 아닌가?”송려화가 배를 잡고 웃었다.“비교도 좀 제대로 해야지. 연서를 저 여자하고 비교하는 건 연서를 모욕하는 거잖아.” 지나윤을 보는 우원재의 눈빛에는 노골적인 불쾌함이 담겨 있었다.사실 지나윤은 원래 우원재에게 아무 감정도 없었다.하지만 채연서가 귀국한 뒤, 우원재가 유시진과 나눴던 대화 두 번만으로 그에 대한 인상은 완전히 반감으로 바뀌었다.“왜요? 불만 있어요?”우원재는 지나윤의 반응을 눈치채고 눈을 굴렸다.사실 우원재는 유시진과 고교 동창으로 둘 사이가 매우 가까웠다.그리고 유시진과 채연서가 옛날부터 서로를 아꼈던 ‘천생연분’이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절절했던 두 사람의 연애를 자신도 지켜봤지만, 막상 결혼식에서 신부가 된 사람은 지나윤이었다.그랬기에 우원재는 지나윤이 그저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다.채연서가 해외에 나가 있을 때 유시진이 냉전을 견디지 못해 우발적으로 지나윤에게 다가간 것뿐이라고 여겼다.그리고 자기 주제도 모르는 지나윤이 얼굴도 두껍게 유시진과 결혼한 거라고 여겼다.사실 우원재도 유시진과 여자 취향이 비슷해서, 둘 다 능력이 뛰어난 여자를 좋아했다.둘 다 상류층에서 철저하게 길러진 엘리트였고, 집안일만 하는 아줌마 스타일의 마누라를 좋아할 리가 없었다.“자, 연서 디자인 한번 봐봐요.”우원재가 채연서의 디자인 도면을 지나윤 앞에 펼쳐 보였다.“뭐, 연서 창의력은 못 알아봐도 자신과 비교할 수 없다는 건 알겠죠?”이에 지나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창의력은 고사하고 오른쪽 위에 적힌 점수까지 읽을 수 있었다.그 점수는 오늘 오전에 지나윤이 직접 매긴 점수였다.“FY 인턴 평가에서 3등 축하해요.”지나윤은 미소를 지었고 말투도 담담했다.하지만 이 말을 들은 채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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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지나윤은 우원재의 말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고, 두 눈은 오직 유시진에게 고정되어 있었다.유시진 역시 똑같은 눈빛으로 지나윤을 똑바로 응시하고 있었다.반항적이고도 위압적인 그 눈빛은, 소년원에서 처음 마주했던 그 표정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사춘기 막바지에 있던 지나윤은 그 눈빛 앞에서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가슴이 쿵 내려앉으면서 온몸이 뜨거워지던 감각은 지금도 선명했지만, 지금은 완전히 달랐다.지나윤은 가만히 숨을 내쉬었다.“창피하면 이혼 서류에 도장 찍어요. 이혼하고 나면 내가 길에서 구걸하든, 페트병을 주워 팔든 당신이랑 아무 상관없잖아요.”말이 끝나자 우원재가 팔짱을 끼고 크게 눈을 굴렸다.“하, 정말 답이 없네요. 길에서 구걸하고 페트병 주워 팔겠다는 소리를 당당하게 하고 있네요.”“말하는 본인은 안 역겨워요? 내 생각에는 형은 들으면서 속이 뒤집힐 것 같은데.”시끄러운 우원재가 눈에 거슬렸는지, 유시진이 남자를 옆으로 밀어내자 채연서가 선 쪽으로 가 있으라고 손짓했다.그 후 한 걸음 앞으로 다가선 순간, 숨이 턱 막힐 듯 가까운 거리라서 유시진의 큰 체격이 지나윤의 시야를 완전히 뒤덮었다.그녀는 등 뒤에서 두 손을 꽉 쥐었다.평소라면 한 발 물러섰겠지만 오늘만큼은 이유 없이 버티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무엇에 화가 난 건지는 자신도 알 수 없었지만 뒤로 물러나고 싶지 않았다.두 사람은 거의 닿을 듯 마주 서 있었다.표정과 눈빛만 아니었다면, 멀찍이서 보는 사람은 둘 사이를 전혀 다른 의미로 오해할 수도 있었다.옆에서 지켜보던 채연서의 표정은 점점 굳어갔다.유시진이 지나윤을 창피하게 생각하는 건 오히려 자신에게 유리한 일이었지만, 이렇게 두 사람이 밀착된 거리에서 마주 서 있는 광경은 견디기 힘들었다.유시진이 조금이라도 고개를 숙이면 지나윤의 입술에 닿을 것만 같았다.이에 채연서는 손에 쥔 드레스 자락을 거의 찢어질 정도로 움켜쥐었지만, 자신이 지금 나서서 말하면 남자의 기분만 상하게 할 것 같아 이를 악물고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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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안녕하세요, 지엠 직원입니다. 저희 대표님이 지나윤님께 전해드리라고 하셨습니다.”그 말을 듣자 지나윤은 비로소 상황을 이해했다.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였던 지엠 점장인 조세희가 사람을 보내 옷을 챙겨준 것이다. “근데 나를 처음 보는데도 내가 지나윤인 줄 알았어요? 눈썰미가 좋으시네요.”지나윤이 가볍게 농담처럼 말하자 직원이 웃으며 말했다.“대표님이 그러시더라고요. 누군지 몰라도 상관없으니까, 호텔 안에서 제일 예쁜 분한테 드리면 그분이 지나윤 씨일 거라고요.”그 말에 지나윤은 살짝 민망해졌다. 그러나 옆에 서 있던 채연서 일행의 표정은 금세 어두워지며 불쾌함이 서렸다.다른 사람들은 신경도 쓰지 않은 지나윤은 옷을 안아 들고 탈의실을 찾으려 돌아섰다.그때 청소부 아주머니가 급하게 달려와 길을 안내하며 연신 사과했다.“죄송해요, 아까 옷을 더럽혀서요. 매니저님이 2층 탈의실로 모시라고 하셨어요.”그렇게 지나윤은 자리를 떠났고, 남겨진 채연서, 우원재, 송려화, 오희나는 서로 멍하게 얼굴만 마주했다.잠시 후, 지나윤이 다시 등장했을 때, A시 최고급 호텔인 리버엠파이어 호텔의 로비는 순간 숨이 멎은 듯 고요해졌다.2층 회전식 계단 위에 지나윤이 서 있었다.아까의 청소 직원 복장은 더 이상 어디에도 없었다. 대신 무게감 있는 라인을 따라 섬세하게 떨어지는 고급 수공예 드레스에 몸을 맡기고 있었다.부드럽게 웨이브진 긴 머리카락은 크리스털 샹들리에의 빛을 받아 금속처럼 은은한 빛을 내고 있었다.검은 대형 스커트 아래, 상반신을 감싸는 어두운 와인빛 장미 자수는 치밀하게 짜여 있었고, 그 위에 촘촘히 박힌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들이 숨을 쉬듯 반짝였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드레스의 윤곽이 빛을 머금고 흔들리면서, 마치 왕관을 쓴 여왕이 군림하듯 천천히 아래로 내려오는 것만 같은 모습에 사람들은 숨을 죽였다.그리고 지나윤은 로비 한가운데 놓인 새 하얀 전자 오르간 앞에 앉아 연주를 시작했다.채연서는 이미 눈앞 상황을 전혀 이해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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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지나윤은 어릴 때부터 음악 속에서 자라며 남다른 재능을 보였고, 무엇보다 음악을 좋아했다.전자 오르간 위의 얼룩을 보고 휴지로 조심히 닦아낸 것이었는데, 그 모습을 유시진 일행은 청소 직원으로 착각한 것이다.오랜 시간 건반을 만지지 않았기에, 지나윤 자신도 얼마나 잘 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그러나 연주가 끝나자 홀 안은 박수갈채로 가득 찼다. 호텔 사장이 초대한 피아니스트까지 직접 다가와 지나윤을 칭찬하면서, 몇 곡만 더 연주해달라고 부탁했다.상대의 눈빛이 진지하고 흥분돼 있어 오늘 자신의 연주가 괜찮았다는 것쯤은 그녀도 알 수 있었다. 적어도 고아라의 부탁에 힘이 된 셈이었다.호텔 로비 바깥 복도에서 유시진은 꽤 오랜 시간 통화를 이어가고 있었다.유시진은 중요한 거래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었지만, 반대편 귀로는 묘한 소리가 들려왔다. 바로 피아노 소리였다.이 홀에는 지금 피아노가 없고 전자오르간만 있어서 그런지, 그 음색은 더 낯설고 기묘하게 들렸다. 유시진은 원래 이러ㄴ 악기에 관심이 없었지만, 희미하게 번지는 그 소리는 빗방울이 가슴에 스며드는 것처럼 오래된 기억을 건드렸다.가슴 한구석이 잔잔하게 흔들렸는지, 결국 유시진은 중요한 통화도 마치지 못하고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홀로 돌아갔을 때, 악기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은 한 중년 남성이었고 음악계에서 꽤 이름 있는 피아니스트였다.재빨리 다가온 채연서는 남자의 시선 속 실망을 놓치지 않았다.“왜 그래? 시진아?”채연서가 자연스럽게 유시진의 팔을 끼었지만, 남자의 시선은 여전히 무대 쪽에 머물렀다.“아니야. 그냥 이 사람이 방금 연주한 느낌이 네가 손 다치기 전 치던 감성이랑 조금 비슷해서.”“내가 어떻게 저런 분들하고 비교가 되겠어.”채연서는 달콤한 말투로 고개를 유시진의 어깨에 기댔다.유시진 또한 방금 자신이 착각했던 거라 생각했다.지금 들리는 연주는 기억 속 그 감정과 전혀 닮지 않았기 때문이다.두 사람은 우원재와 나머지 일행이 있는 자리로 돌아갔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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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이분은 우리 부서의 새로운 동료예요. 앞으로 PO 부서의 제품 라인을 함께 맡게 될 테니 모두 잘 지내보죠.”문혜윤 팀장이 간단히 인사를 건네고는 신입에게 자기소개를 요청했다.“안녕하세요. 지나윤이라고 해요. 앞으로 함께 일하게 될 텐데 잘 부탁드려요.”사무실 안에서 모두 박수를 쳤지만 채연서는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연서 씨, 혹시 아는 사람이에요?”장연지가 눈치 빠르게 묻자, 채연서는 억지로 입꼬리를 올리며 애매하게 웃었다.대답을 피하는 그 모습은 확신을 감추려는 듯했다.설마 새로운 직원이 지나윤일 줄은 상상도 못 한 일이었다.사실 채연서는 지나윤이 대학에서 주얼리 디자인을 전공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하지만 중퇴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학위도 없고 경력도 없는데, 이 회사에서 어떻게 이런 사람을 받아들였지?’명문대 출신인 자신조차 필기시험 두 번, 면접 세 번을 거쳐서 겨우 인턴으로 들어와 교육받았는데, 지나윤은...채연서의 손가락 사이에서 볼펜이 부러질 듯 틱 소리를 냈다.그러다 문득 지난번 FY의 연회가 떠올랐다.그리고 그때 머릿속에 번득하고 떠오른 하나의 가능성에 입가가 서늘하게 굳어졌다.지나윤은 소년원에서 일할 수 없게 되자 피터의 제안을 받아들였다.FY주얼리는 새로운 제품 라인을 만들어야 했기에, 피터는 본부장으로 앉히려고 했지만 그녀가 거절했다.이후 팀장 자리를 제안했지만 역시 거절당했다.결국 피터는 그녀의 고집을 꺾을 수가 없어서 일반 직원으로 임명했다.사실 지나윤이 이렇게 하는 데에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대학 중퇴 사실은 언젠가 들키게 마련이고, 인턴 교육도 받지 않았고 다른 회사에서 일한 경력도 없었다.이런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고위직으로 입사한다면 불필요한 시선을 끌 뿐이었다.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이 피아노 시리즈 디자인의 핵심 디자이너라는 사실이 알려지는 걸 원하지 않았다.주목받는 것보다 두려운 것은 누군가 그 영감의 출처를 캐묻는 일이었다.그래서 그냥 평직원으로 일하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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