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윤은 병원에 하루이틀 머무를 거라고 생각했지만, 치료와 경과 확인이 반복되면서 어느새 닷새가 지나 있었다.그동안 경찰이 두 번 병실을 찾아왔다.조사 결과, 소년원에 있던 이들이 모두 미성년자인 데다가 명확한 성적 피해가 없다는 이유로, 장희민 일당은 구금 기간이 연장되는 조치만 내려졌다.그 닷새 동안 유시진은 단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지만 지나윤은 그 사실이 오히려 익숙하게 느껴졌다.예전에 아이를 잃고 병원에 누워 있을 때도, 유시진은 단 한 번도 병문안을 오지 않았다.그 무렵 유시진은 채연서와 함께 휴가를 보내며 바다낚시를 하고 있었다.종이컵에 담긴 따뜻한 물을 부어 식힌 뒤 한 모금 넘겼지만, 입안에서 쓴맛이 가라앉지 않았다.그때 장우영이 예전과 다름없이 유시진의 위로품을 들고 병실로 들어왔다.그 위로품이라는 건 항상 똑같이 핑크 장미 한 다발이었다.아이를 잃고 병실에 누워 있을 때도 같은 꽃을 받았었고, 그때 지나윤은 버리지도 못하고 침대맡에 오래 두었다.“아라야, 부탁 하나만 하자.”“말해봐.”고아라가 곧장 일어섰다.“이 꽃다발, 쓰레기통에 버려줘.”지나윤은 일말의 미련도 없이 꽃을 내밀자, 고아라는 기분이 좋은 지 꽃다발을 들고 병실 밖으로 향했다.“드디어 이런 말을 듣네.”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지나윤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 고아라였다.그럼에도 예전에는 유시진이 건넨 것이면 어떤 것도 버리지 못하던 때가 있었다.꽃이 사라지자 병실 안에는 한결 부드러운 공기가 돌았다.그러나 그 평온도 오래가지는 않았다. 유시진이 채연서와 함께 온 것이다.채연서가 복도를 지나가는데, 쓰레기통 위로 삐죽 올라온 핑크 장미가 보였다.그리고 그 핑크 장미를 누가 보냈는지 불 보듯 뻔했기에, 그녀는 일부러 걸음을 멈추고는 안타깝다는 표정으로 말했다.“이렇게 예쁜 꽃을 버리다니. 너무 아깝잖아.”그제야 유시진도 시선을 돌렸다.채연서에게 주는 꽃은 종류부터 포장지까지 직접 고른 것이었고, 지나윤에게 건네는 꽃은 대부분 장우영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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