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진이 곁에 있지 않았다면 지나윤은 지금의 채연서를 알아보지 못했을 것이다.유시진은 지나윤을 보자 두 눈에서 순간적으로 불꽃이 튀는 듯했다.채연서는 천천히 고개를 들더니 지나윤과 시선이 마주쳤다.“지, 지나윤...”갑자기 채연서는 미친 사람처럼 지나윤에게 달려들더니 광기 어린 목소리로 소리쳤다.“미친년! 독한 년!”“내 회사를 파산시킨 것도 모자라서 이제는 사람을 시켜 나를 집단 성폭행까지 시켜?!”“죽여 버릴 거야! 내가 널 죽여 버릴 거야!”여기는 어디까지나 경찰서였다.경찰 두 명이 즉시 앞으로 나와 채연서를 제지했고 유시진에게 말했다.“진술도 다 끝났으니 빨리 병원으로 데려가세요.”채연서는 경찰이 자신을 막자 곧바로 몸을 돌려 유시진의 품에 파고들었다.“시진아, 나 살기 싫어...”“나 정말 살기 싫어...”지나윤은 처음 채연서의 얼굴이 멍들고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진 모습을 보았을 때채연서가 조금은 불쌍하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채연서가 이렇게 난리를 치는 모습을 보자 지나윤은 곧 깨달았다.이렇게까지 다친 상태인데도 병원에 가지 않고 경찰서에 남아 있었던 이유는 아마 자신이 오기를 기다리기 위해서였을 것이었다.그리고 유시진 앞에서 지금 이 장면을 연출하려고.“연서야, 넌 죽지 않아. 넌 괜찮을 거야...”“걱정하지 마, 내가 있잖아...”유시진은 채연서를 꽉 끌어안았다.그리고 지나윤은 분명히 보았다.유시진의 눈에는 채연서의 비참한 처지에 대한 안타까움과 고통이 가득했고 동시에 자신을 향한 분노도 담겨 있었다.그 순간, 지나윤은 손끝이 차가워지는 것을 느꼈다.불과 이틀 전, 유시진은 직접 지나윤의 사무실로 찾아와 말했다.유시진은 채연서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고, 마음이 변했다고.지금 채연서를 끌어안고 안타까워하는 유시진의 모습을 보니 그날 들었던 말은 마치 농담처럼 느껴졌다.지나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몸을 돌려 조용히 떠났다.뒤에서는 채연서의 절규가 이어졌다.“지나윤 너 도망가지 마!”
Mehr le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