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e Kapitel von 잃고서야 알았던 사랑: Kapitel 491 – Kapitel 500

557 Kapitel

제491화

“일단 가 보면서 생각하지.”조커의 말은 애매했지만 지금 채연서가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조커뿐이었다.이미 바닥까지 떨어진 인생이기에 그렇다면 지나윤도 함께 끌어내려야 했다.자신이 죽더라도 반드시 지나윤을 같이 끌고 가야 했다.밤은 칠흑같이 어두웠고, 채연서는 케이 일행의 벤을 타고 교외의 폐창고로 향했다.폐창고 같은 장소는 본능적으로 공포심을 불러일으켰지만, 채연서는 자신을 달랬다.조커가 도와주겠다고 했으니 자신을 해칠 리 없다고.게다가 폐창고는 자신이 집단 성폭행을 당한 것처럼 꾸미기에도 딱 좋은 장소였다.조커의 계획은 단순했다.채연서가 고리대금업자들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한 것처럼 연출하면 됐다.그러면 자연스럽게 그 책임을 지나윤에게 뒤집어씌울 수 있다.폐창고에 도착하자 채연서는 케이 형 일행에게 미리 준비해 온 소품을 꺼내라고 지시했다.그리고 현장을 꾸미기 시작했다.잠시 뒤 채연서는 자기 셔츠를 일부러 찢었다.그래도 부족하다고 느꼈는지 몸에 붙는 치마를 위로 더 끌어 올렸다.그 과정에서 케이 형 일행은 아무도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그제야 채연서는 미묘한 이상함을 느꼈다.“케이 오빠. 조커는 나를 여기까지 데려다주기만 하라고 했잖아요. 이제 돌아가셔도 돼요.”말이 끝나자 케이와 몇 명의 남자는 서로 얼굴을 보며 웃었는데 그 웃음은 음침했다.“조커는 우리한테 그렇게 말하지 않았는데?”케이 일행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순간, 채연서의 등골이 서늘해졌다.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렸다.“아니, 케이 오빠 이건 연출이에요.”채연서는 이미 폐창고 구석으로 몰려 있었고 케이는 벨트를 풀고 있었다.“난 그냥 시진이가 나를 불쌍하게 여기게 만들고 싶은 거예요.”“지나윤 때문에 내가 이런 일을 당했다고 믿게 하려고...”케이가 비웃었다.“조커가 그러더라.”“너는 김지용 형님이 제일 아끼는 물건이니까 우리도 힘 좀 써서 도와주라고.”“연기를 진짜처럼 해야 경찰도, 네가 사랑하는 유시진도 믿지 않겠어?”몇 명의 남자가 달려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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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2화

지나윤은 경찰서에 도착한 뒤 채연서를 보지 못한 채 곧바로 조사실로 안내되었다.조사실은 결코 좋은 곳이 아니었다.오윤현의 태도 역시 강한 압박감을 풍기고 있었다.하지만 지나윤은 세상 물정을 모르는 사람이 아니었다.어린 시절 소년원 독방에 갇혔던 적도 있었고, 얼마 전에는 공사장 폐 배전실에 갇혀 있기도 했다.그런 생사를 넘나드는 경험에 비하면 조사실에 있는 일은 별것도 아니었다.오윤현의 질문에 지나윤은 모두 막힘없이 답했다.실제로 본인이 한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경찰서에 오기 전 지나윤은 이미 실시간 뉴스를 확인했다.충격적이긴 했지만 이것이 채연서의 고육지계일 가능성도 생각해 본 적 있었다.피해자가 채연서인 것은 맞지만 가해자라는 꼬리표를 계속 자신에게 붙이려고 있었기 때문이다.채연서가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는데 그게 지나윤과 무슨 상관인가?오윤현의 말에 따르면 채연서 본인이 직접 그녀를 지목했다고 했다.지나윤과 개인적인 원한이 있었고 한 남자를 두고 경쟁하는 과정에서 지나윤이 먼저 함정을 파 채연서의 회사를 파산시켰다고.그리고 사채업자에게 돈을 빌리게 만든 뒤 그 사람들을 시켜 집단 성폭행을 하게 했다는 것이다.겉으로 들으면 그럴듯한 이야기였지만 채연서는 피해자라는 점에서 진술에 일정한 신빙성이 있을 뿐 그 외에는 아무런 증거도 없었다.“지나윤 씨.”“채연서 씨가 파산한 뒤 관련 산업이 모두 지나윤 씨 명의로 넘어갔어요.”“게다가 지나윤 씨는 유시진 씨의 전처이고, 채연서 씨는 유시진 씨와 관계가 깊네요.”“이런 삼각관계 속에서 지나윤 씨는 동기도 있고, 의심받을 여지도 있죠.”지나윤은 미소를 지었다.“오윤현 형사님.”“채연서 씨가 저와 같은 남자를 두고 경쟁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했다면서요.”“파산 후 자산이 제게 인수되었다면, 채연서 씨가 저에게 누명을 씌우고 저를 끌어내리려 할 동기와 의심도 충분히 존재한다고 볼 수 있겠네요.”오윤현은 지나윤이 이런 말을 할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듯 눈을 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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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3화

유시진이 곁에 있지 않았다면 지나윤은 지금의 채연서를 알아보지 못했을 것이다.유시진은 지나윤을 보자 두 눈에서 순간적으로 불꽃이 튀는 듯했다.채연서는 천천히 고개를 들더니 지나윤과 시선이 마주쳤다.“지, 지나윤...”갑자기 채연서는 미친 사람처럼 지나윤에게 달려들더니 광기 어린 목소리로 소리쳤다.“미친년! 독한 년!”“내 회사를 파산시킨 것도 모자라서 이제는 사람을 시켜 나를 집단 성폭행까지 시켜?!”“죽여 버릴 거야! 내가 널 죽여 버릴 거야!”여기는 어디까지나 경찰서였다.경찰 두 명이 즉시 앞으로 나와 채연서를 제지했고 유시진에게 말했다.“진술도 다 끝났으니 빨리 병원으로 데려가세요.”채연서는 경찰이 자신을 막자 곧바로 몸을 돌려 유시진의 품에 파고들었다.“시진아, 나 살기 싫어...”“나 정말 살기 싫어...”지나윤은 처음 채연서의 얼굴이 멍들고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진 모습을 보았을 때채연서가 조금은 불쌍하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채연서가 이렇게 난리를 치는 모습을 보자 지나윤은 곧 깨달았다.이렇게까지 다친 상태인데도 병원에 가지 않고 경찰서에 남아 있었던 이유는 아마 자신이 오기를 기다리기 위해서였을 것이었다.그리고 유시진 앞에서 지금 이 장면을 연출하려고.“연서야, 넌 죽지 않아. 넌 괜찮을 거야...”“걱정하지 마, 내가 있잖아...”유시진은 채연서를 꽉 끌어안았다.그리고 지나윤은 분명히 보았다.유시진의 눈에는 채연서의 비참한 처지에 대한 안타까움과 고통이 가득했고 동시에 자신을 향한 분노도 담겨 있었다.그 순간, 지나윤은 손끝이 차가워지는 것을 느꼈다.불과 이틀 전, 유시진은 직접 지나윤의 사무실로 찾아와 말했다.유시진은 채연서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고, 마음이 변했다고.지금 채연서를 끌어안고 안타까워하는 유시진의 모습을 보니 그날 들었던 말은 마치 농담처럼 느껴졌다.지나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몸을 돌려 조용히 떠났다.뒤에서는 채연서의 절규가 이어졌다.“지나윤 너 도망가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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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4화

앞에서 운전하던 장우영은 무의식적으로 핸들을 꽉 잡았다.그리고 백미러로 유시진을 힐끗 바라봤다.그는 그날 이후로 유시진이 채연서와 다시는 엮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날 유시진이 자신에게 채연서를 내보내라고 했을 때, 그 일로 두 사람의 관계는 완전히 끝났다고 여겼기 때문이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채연서는 다시 유시진의 차에 타 있었고 지금은 유시진의 품에 기대어 있었다.유시진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실제로는 그렇게 긴 시간이 아니었을지도 몰랐지만. 하지만 체감상 그 시간은 믿기지 않을 만큼 길게 느껴졌다.“...그래.”유시진의 대답은 짧았고 격한 감정이 담겨 있지도 않았다.장우영은 원래 채연서를 집까지 데려다주는 줄 알았다.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지금 채연서가 어디에 사는지도 몰랐다.채연서는 예전에 리버더힐에 살았다.하지만 파산 이후 리버더힐은 담보로 넘어갔고지금은 이미 지나윤의 재산이 되어 있었다.“대표님, 지금 어디로 가면 될까요?”유시진을 꽤 잘 안다고 자부하던 장우영도 결국 질문을 할 수밖에 없었다.운정힐즈인가?아니면 해변의 별장인가?어느 쪽이든 장우영은 채연서를 데려가고 싶지 않았다.물론 채연서의 처지가 매우 비참하다는 것은 인정했다.그래서 동정심도 느꼈지만 마음속 동정은 유시진의 그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장우영은 자신을 여성에게 냉정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그런데도 채연서에게는 왜 이렇게까지 거부감이 드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심지어 동정심마저 제대로 생기지 않았다.유시진이 침묵하고 있는 동안 채연서는 계속 울고 있었다.눈물은 끊어진 구슬처럼 계속 떨어졌고 몸의 떨림도 멈추지 않았다.채연서는 정말로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조커가 잔인한 사람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이렇게까지 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오랜 인연이 있었는데도 조커가 자신을 그렇게 대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채연서의 공포와 고통은 연기가 아니었다.지금까지도 채연서는 이해할 수 없었다.어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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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5화

미쳐서 반항하려다 김지용의 부하들에게 맞아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사람도 있었다.심지어 눈알이 뽑혀 나온 사람도 있었다.어떤 사람은 머리에 총을 맞아 그 자리에서 쓰러졌고, 터져 나온 뇌수가 그대로 흘러나와 채연서의 발치에 떨어지기도 했다.그때 채연서는 몹시 두려웠다.다음으로 죽거나 얼굴이 망가질 사람이 자기 자신이 될까 봐 겁이 났다.하지만 두려울수록 오히려 머릿속은 더욱 차분해졌다.채연서는 자신이 죽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죽어 버리면 다시는 유시진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유시진만이 채연서가 그 암흑 같은 시간 속을 버티게 해 준 유일한 빛이었다.지금도 마찬가지였다.오직 유시진뿐이었다.채연서가 자신의 품속으로 더 파고드는 것을 느끼자 유시진은 잠시 망설였다.그러나 결국 떨고 있는 채연서의 몸을 더 꽉 끌어안았다.“장 비서, 만영빌딩으로 가.”유시진의 품에 얼굴을 묻고 있던 채연서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만영빌딩이 어디지?’예전에 들어 본 적이 없었다.“네, 대표님.”분명 장우영은 만영빌딩이 어디인지 알고 있었다.채연서는 유시진에게 물어보고 싶었지만 결국 참았다.이번에는 누가 봐도 명백한 피해자였다.그저 조용히 유시진의 보살핌과 관심받으면 되는 일이었다.하지만 가능하다면 유시진이 자신을 집으로 데려가 주었으면 했다.유시진의 집이라면 어느 집이든 상관없었다.만영빌딩 안으로 들어가 가장 화려한 사무실에 들어갔을 때 채연서는 그제야 알게 되었다.유시진이 자신을 데려온 이유가 심리 상담을 받게 하기 위해서라는 것을.“싫어 시진아. 나는 의사 만나기 싫어. 나는 네가 옆에 있어 주면 돼. 너만 있으면 돼.”채연서는 유시진의 양복을 꽉 붙잡았다.울어서 붉게 부어오른 두 눈이 몹시 애처로워 보였지만 채연서가 원하는 것은 심리 상담이 아니었다.채연서는 인정했다.어쩌면 자신에게 약간의 정신적인 문제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자신이 겪은 일을 다른 사람이 겪었다면 이미 미쳐 버렸을지도 몰랐다.하지만 채연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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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6화

백이천은 정장을 입고 있지 않고 흰색 캐주얼 차림을 하고 있었다.분명 지나윤이 먼저 박물관에 들어왔는데도 백이천의 모습은 마치 지나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보였다. 그것도 꽤 오래 기다린 듯한 백이천이 가볍게 말했다.“좀 놀란 것 같네.”백이천이 발걸음을 옮겨 지나윤을 향해 걸어왔다.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어느새 한 걸음 정도로 좁혀졌다.지나윤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사실 조금 의외이기는 했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의외라고 할 것도 없었다.백이천이라면 분명 이렇게 나타날 사람이었다.지나윤에게 어려운 일이 생길수록 백이천은 더 가까이에서 곁을 지켰다.지나윤의 미소를 본 백이천도 부드럽게 웃었다.백이천은 더 말하지 않았다.지나윤과 백이천 사이에는 늘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묘한 호흡이 있었다.말이 없어도 충분했다.두 사람은 그렇게 박물관 안을 천천히 걸었다.역사가 남긴 유물들을 함께 바라보며 나란히 걸었다.어깨가 거의 닿을 듯 가까웠지만 묘하게 거리를 유지했다.그러면서도 둘 사이의 분위기는 자연스럽고 편안했다.백이천은 지나윤에게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인지 묻지 않았다.지나윤 역시 말하지 않았다.마치 채연서가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그 죄를 지나윤에게 뒤집어씌워 지나윤이 지금 인터넷에서 공격받고 있다는 사실이, 두 사람에게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처럼 보였다.두 사람은 해가 완전히 질 때까지 박물관을 돌아다녔다.그리고 나서야 시립박물관 밖으로 나왔다.지나윤에게는 차가 있었지만 백이천은 굳이 지나윤을 자신의 차로 데려다주겠다고 했다.지나윤은 백이천의 마음을 알고 있었다.백이천은 지나윤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봐 걱정하고 있었다.여론을 조작하는 방식은 채연서가 예전에도 한 번 사용했던 수법이었다.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전태지가 지나윤을 납치했던 사건 역시 채연서와 무관하지 않았다.그렇다면 그 이후 인터넷에서 지나윤을 공격했던 일 역시 채연서의 손에서 나온 것일 가능성이 높았다.그리고 그때의 인터넷 공격은 실제로 지나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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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7화

지나윤의 기억 속에서 문지혁은 채연서를 좋아했던 사람이었다.지금은 더 이상 좋아하지 않는다 해도 한때는 진심으로 좋아했던 것이 분명했다.이는 유시진과도 비슷했다.유시진이 더 이상 채연서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이 진심이라 해도 채연서에게 이렇게 큰 일이 벌어졌는데 유시진이 모른 척할 리는 없었다.더구나 백이천처럼 처음부터 지나윤 편에 서 줄 가능성은 더더욱 없었다.수화기 너머로 한동안 긴 침묵이 이어졌다.[지금 M국에 출장 와 있어요.]문지혁이 갑자기 말했다.방금까지 이야기하던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는 말처럼 들렸다.하지만 문지혁에게는 전혀 상관없는 말이 아니었다.문지혁은 지금 M국에 있었기 때문에 채연서가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는 처참한 모습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그저 이 사건에 대해 전해 들었을 뿐이었다.그리고 비서를 통해 대략적인 경위를 알아보았다.채연서를 파산하게 만든 일은 분명 지나윤이 한 일이었다.지나윤이 직접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알 수 있었다.드림 테크놀러지에 자금 조달을 요청하고 크게 소문까지 냈지만 실제로 돈을 가져가지 않았다.그 사실만 보아도 지나윤이 처음부터 새로운 광산 개발권을 진심으로 노렸던 것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했다.결국 그 광산 개발권은 채연서의 손에 들어갔지만 그 광산은 사실상 거대한 함정이었다.조금이라도 머리가 있는 사업가라면 채연서가 누군가의 함정에 걸려들었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다.하지만 문지혁은 지나윤이 지나치게 잔인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지나윤이 그렇게 한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리고 사채업자를 고용해 채연서를 집단 성폭행하게 만들었다는 이야기는 문지혁에게는 전혀 이해되지 않았다.그것은 지나윤의 성격과도 맞지 않았고 기본적인 논리에도 맞지 않았다.지금의 채연서는 이미 모든 것을 잃은 상태였다.오히려 채연서가 사람을 고용해 지나윤에게 복수하려 했다고 보는 편이 더 자연스러웠다.예를 들면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인터넷 공격 같은 일 말이다.문지혁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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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8화

몸을 돌린 지나윤이 유시진을 바라봤는데 남자의 얼굴에는 분노가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지나윤은 잠시 침묵하더니 어깨를 으쓱하며 차갑게 웃었다.“물론 만족스럽지. 채연서는 그동안 온갖 나쁜 짓을 다 해왔잖아.”“이제 자기 업보를 돌려받은 거니까. 나는 기뻐서 폭죽이라도 터뜨리고 싶을 정도야.”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지나윤은 갑자기 유시진에게 양어깨를 붙잡혔다.그리고 그대로 거실 소파 위로 밀쳐졌다.“유시진 뭐 하는 거야!”지나윤이 몸부림쳤지만 유시진은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윤의 옷을 찢어 버렸다.“연서를 집단 성폭행당하게 만든 게 너잖아.”“내가 대신 복수해 줄 거야.”거칠게 입술이 내려왔다.지나윤의 온몸에 전기가 흐르는 것처럼 소름이 돋았다.유시진의 손은 마치 집게처럼 지나윤의 턱을 꽉 잡고 있었다.지나윤은 움직일 수조차 없었고 이를 악물고는 그대로 유시진의 혀와 입술을 물어뜯었다.입안에 피 맛이 번졌으나 유시진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유시진은 마치 굶주린 맹수처럼 변해 있었다.지나윤을 완전히 삼켜 버리겠다는 듯한 눈빛이었다.거칠고 공격적인 기운이 지나윤을 집요하게 휘감았다.처음에는 필사적으로 저항하던 지나윤의 몸이 점점 긴장을 풀었다.이것은 순종의 신호였다.유시진의 몸 아래 눌린 채 지나윤의 몸은 소파 위에 힘없이 늘어졌다.지나윤은 눈을 꼭 감고 있었고 긴 속눈썹이 가늘게 떨렸다.유시진에게 강제로 키스를 당해 붓고 터진 입술은 오히려 치명적인 매력을 풍기고 있었다.유시진은 한동안 지나윤을 건드리지 못했었다.그랬기에 유시진의 몸 안에서 작은 불씨 하나가 순간 거대한 불길로 번져 올라갔다.특히 지나윤의 순종은 유시진의 거친 분노를 가라앉혔을 뿐 아니라 마음 깊은 곳에서 묘한 기쁨까지 느끼게 했다.보아하니 지나윤은 아직도 유시진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좋아하기 때문에 저항하지 않는 것이다.좋아하기 때문에 자신에게 몸을 맡기는 것이다.유시진은 재빨리 넥타이를 풀고는 셔츠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그러나 두 손으로 더 이상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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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9화

“미안해...”유시진이 낮은 목소리로 사과했다.하지만 지나윤의 싸늘한 얼굴에는 유시진의 사과를 받아들이겠다는 기색이 전혀 없었다.머리에서 흐르는 피는 멈출 기미가 없었고 유시진은 약간 어지러움을 느꼈다.“혹시 휴지 한 장만 줄 수 있어?”이 말을 할 때 유시진은 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한참이 지나서야 휴지가 남자의 앞으로 내밀어졌다.유시진은 한 손에는 유리 조각을 쥐고 다른 한 손으로는 자신에게 휴지를 건네는 지나윤을 바라보며 마음이 복잡하게 뒤섞였다.“고마워.”유시진은 휴지로 머리의 상처를 힘껏 눌렀고 시선은 지나윤의 손으로 향했다.“유리는 이제 내려놔, 더 이상 아무 짓도 하지 않을 테니까.”유시진의 말은 매우 진심이 담겨 있었지만 지나윤은 손을 놓지 않았고 전혀 믿지 않는 눈치였다.이에 유시진의 마음이 무겁게 가라앉았다.“네가 사람을 고용해서 연서를 집단 성폭행하게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유시진의 목소리는 매우 작았고 거의 혼잣말에 가까웠다.조금만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지나윤이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었다.그렇게 정교하게 함정을 파서 채연서를 파산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정말로 사채업자를 고용했다면 상대가 자신의 이름을 불게 할 리가 없었다.하지만 채연서가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설마 채연서가 스스로 사람을 고용해 자신을 그런 일을 당하게 했을 리는 없지 않은가.유시진의 머릿속은 온통 혼란스러웠다.당시 경찰의 연락을 받고 창고로 달려갔을 때 채연서는 몸을 가릴 제대로 된 옷조차 입지 못한 상태였다.그리고 얼굴은 심하게 맞아 퉁퉁 부어 있었으며 몸 아래는 처참하게 더러워져 있었다.그때 유시진은 정말로 분노했다.특히 채연서가 자신을 성폭행한 사람들이 사채업자라고 말했을 때였다.채연서가 파산하지 않았다면 사채업자와 엮일 일도 없었을 것이다.하지만 유시진이 진짜로 원망하고 있는 사람은 사실 지나윤이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이었다.유시진은 더 이상 채연서를 사랑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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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0화

결국 유시진은 그렇게 지나윤을 어깨에 메고 계단으로 내려갔고 그대로 지나윤을 차 안에 던져 넣었다.장우영은 몇 번이나 유시진에게 머리에서 아직도 피가 흐르고 있다고 말하려 했지만 말이 입까지 올라왔다가 다시 삼켜졌다.장우영은 차를 몰아 지나윤과 유시진을 병원으로 데려갔다.유시진의 머리 상처는 꽤 심해서 봉합 수술이 필요했고, 지나윤의 손은 유시진만큼 심하지는 않았지만 병원에 늦게 왔더라면 말초 신경이 손상될 수도 있었다.지나윤은 주얼리 디자이너였고 특히 특허가 걸린 세팅 기술에는 손이 무엇보다 중요했다.지나윤의 손과 유시진의 머리에는 모두 두꺼운 붕대가 감겼고 의사는 한눈에 두 사람이 서로 싸웠다는 것을 알아차렸다.하지만 유시진의 신분을 고려했고 당사자들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의사 역시 굳이 경찰에 신고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그리고 괜히 일을 키우기보다는 조용히 넘어가는 편을 택했다.멀쩡했던 밤이 결국 병원에서 모두 흘러가 버렸다.결국 백이천에게까지 소식이 전해졌다.백이천은 이미 일찍 지나윤에게 메시지를 보내 자신이 차를 몰고 집 아래에 도착했다고 말해 두었기 때문이다.지나윤은 어쩔 수 없이 백이천에게 자신이 병원에 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백이천이 병원에 도착했을 때 남자는 서로 마주 서 있는 지나윤과 유시진을 보았다.두 사람 사이에는 약간의 거리가 있었다.하지만 두 사람이 단순히 병원에서 우연히 마주쳤다고 말한다면 백이천은 죽어도 믿지 않았을 것이다.지나윤은 자신이 병원에 있다고 말할 때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고 그저 손을 다쳤다고만 말했다.유시진의 존재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그래서 백이천은 유시진을 보는 순간 예상하지 못했다는 표정을 지었다.유시진의 머리에는 두꺼운 붕대가 감겨 있었고 꽤 심하게 다친 것처럼 보였으며 지나윤의 주로 사용하는 손에도 붕대가 감겨 있었다.백이천의 얼굴이 굳어졌고 성큼성큼 걸어갔다.지나윤이 백이천을 부르기도 전에 남자는 손을 휘둘러 주먹을 날렸다.“대표님!”장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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