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Chapter 271 - Chapter 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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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1화

강정한이 알아낸 정보로는, 서은주의 부모님이 당한 교통사고는 단순한 사고로 기록되어 있었다.그런데 사실은, 일부러 계획한 것이었다.즉, 살인이었다.육강민이 말을 이었다.“그런 짓을 벌일 수 있다면, 절대 평범한 인물은 아닙니다. 하지만 어머님께서 강씨 가문 사람이라면, 이 모든 게 설명됩니다.”강씨 가문은 겉으로는 조용했지만, 부와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했고, 그들과 관계를 맺는 사람 또한 결코 평범한 권력자는 아니다.원한을 샀다면 일반인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은주가 당장 돌아가는 걸 동의하지 않은 이유도 바로 이점 때문입니다. 만약 이 모든 게 강씨 가문과 관련이 있다면, 누가 배후인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죠. 우리는 드러나 있고 적은 어둠 속에서 지켜보고 있을 테니, 수십 년 전에도 사람을 해칠 수 있었던 인물이라면 돌아온 은주가 과거를 들추기라도 하게 될까 봐 또다시 제거하려 들 수도 있습니다.”육강민은 서은주가 위험에 노출되는 걸 용납하지 않았다.조용히 커피를 마시던 강정한도 조용히 이해를 표했다.“그럼, 일단은 조사해 보기로 하고 가족 확인 절차는 잠시 뒤로 미뤄야겠다.”“가족분들께도 알리지 않겠다는 겁니까?”육강민은 의아했다.“그분들이 은주를 수십 년 찾아다녔다고 하지 않았습니까?”“두 분 성격이 워낙 괴팍하셔서 내가 손을 쓸 수가 없어. 일단 알리게 되면 온 세상이 다 알게 될 거야. 어차피 스무 해 넘게 찾으셨으니 하루이틀 더 늦는다고 문제 될 건 없어.”겨우 찾은 동생을 위험에 노출시키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그렇게 회성으로 데려가는 계획은 잠시 접혔다.강정한이 서은주를 다정하게 바라보며 말했다.“이따가 같이 밥 먹자. 마침, 목걸이도 돌려줘야 하고.”“좋아요.”혈연관계가 확인되자, 서은주는 강정한에게 한층 더 친근감을 느꼈다.육강민이 막 말을 꺼내려는 데, 강정한이 먼저 입을 열었다.“식사가 끝나면 내가 은주를 집까지 데려다줄 테니, 이만 가지.”육강민 입꼬리가 미세하게 일그러졌다.‘식사 자리에 끼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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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2화

서은주와 강씨 가문이 혈연관계임이 확인된 사실은, 강정한과 육씨 가문 사람들만 알고 있었다.모두가 서은주를 위해 진심으로 기뻐했다.그날 밤, 방주헌도 그 자리에 있었으니, 이 사실을 모를 수 없었다.다만 육강민이 단호하게 당부했다.“이 일은 당분간 비밀로 해야 해.”“왜 그래야 하는데?”“이유는 말할 수 없어. 하지만 반드시 입단속해야 해.”이 말에 방주헌은 속이 터질 지경이었다.만약 소문이 나면, 온 도시가 떠들썩할 일이다.뒤에서 서은주를 마음대로 입방아에 올리던 자들이 어떻게 태세를 바꿀지 두고 싶었기에 당장이라도 이 사실로 그들의 면상에 후려치고 싶었다. 하지만 좋은 구경을 앞에 두고도 혼자 삼켜야 하는 상황에 방주헌은 우울했다.육강민도 요즘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왜냐하면 강정한이, 자신과 서은주 둘만의 시간을 점령해 버렸기 때문이다.게다가 서은주도 오빠를 얻게 된 기쁨에 흠뻑 빠져 있었고, 집에는 애정 경쟁에 열을 올리는 육민찬까지 있었으니, 육강민은 자연히 찬밥 신세가 되고 말았다. “요즘 기분이 안 좋아 보이는데 왜 그래요?”잠자리에 들기 전, 서은주는 웃으며 물었다.“아마 최근 일이 많아서 그런가 봐.”육강민은 강정한 때문에 심기가 불편하다는 말은 차마 할 수 없었다. 처남을 상대로 질투하는 건 너무 체면이 안 서는 일이었기 때문이다.그는 서은주가 다가와서 뽀뽀하며 달래 주길 은근히 기대하고 있었지만, 그녀는 덤덤하게 말했다. “그럼, 일찍 쉬어요.”끝인가?심통이 난 육강민은 몸을 홱 돌려 등을 보였다.그 모습에 서은주는 잠시 당황했다.‘설마, 삐진 건가?’서은주는 자신이 요즘 육강민에게 소홀히 했음을 알고 있었기에 다음 날, 직접 부엌에 들어가 점심을 준비했고 한주미는 그녀를 부추겨 회사로 가져가 직접 전달하게 했다.데스크 직원은 그녀를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사... 사모님 처음 뵙겠습니다.”서은주는 처음 성세 그룹을 방문했다.도심 한가운데 우뚝 선 백 미터 높이 빌딩, 로비는 은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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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3화

“일하는 데 방해가 되진 않아요?”서은주가 조용히 물었다.육강민은 말없이 재킷을 벗어 걸고,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더니, 의자에 앉아 그녀에게 손짓했다.정장 차림의 단정한 모습이었지만, 묘하게 세련되면서도 나른한 분위기를 풍겼다.서은주가 다가가자, 육강민은 그녀의 허리를 감싸안아 자기 무릎위에 앉혔다.그리고 고개를 숙여 키스하려 했지만, 서은주는 얼굴을 살짝 돌리며 말했다.“여기 사무실이에요.”하지만 육강민은 더 바싹 다가와 일부러 몸을 눌러 붙이며 낮게 속삭였다.“걱정 마. 아무도 우리 방해 못 해.”“창문도 있는데요?”“단면 유리라서 밖에서는 내부가 안 보여.”육강민은 그녀의 목덜미에 불을 지피기 시작했다.“나한테 키스하고 싶지 않아?”너무 노골적인 유혹에 서은주는 얼굴을 붉혔다.소녀와 여인 사이, 묘하게 성숙한 분위기가 오히려 더 매혹적이었다.육강민의 노련한 손길에 서은주는 힘이 풀렸고, 이내 정신마저 아득해져 그의 품에서 거친 신음을 토해내고 있었다. 이 순간만큼은, 그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모든 감각들이 살아 숨 쉬는 듯했다. 창문으로 스며든 햇살이 서로를 탐하고 있는 두 사람을 따스하게 감쌌고, 빛과 그림자가 뒤섞여, 은근하고도 몽롱한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키스가 끝난 뒤, 서은주는 반쯤 옷을 벗은 상태로 매끈한 어깨와 목선이 드러났고, 육강민은 고개를 숙여 다시 한번 그녀의 입술을 탐했다.“나중에 여기서도 하면 어떨지 생각 중이야.”뒤늦게 그의 의도를 이해한 서은주는 심장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미리 전화라도 하지 그랬어?”육강민은 아직 갈증이 해소되지 않은 듯, 서은주의 목덜미를 지분거렸다.“서프라이즈해 주고 싶었어요.”“그게 다야?”한참 뒤, 서은주가 낮게 말했다.“요즘 내가 좀 소홀했죠…그래서 달래주고 싶었어요.”육강민은 웃음을 터트렸다.육강민은 그녀가 신경 쓰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다.점심을 먹고 나서 서은주는 집으로 돌아가려 했지만, 육강민이 회의 두 개만 마치면 세 시 반쯤 끝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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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4화

‘눈이 예쁘다고?’서은주가 미처 대답하기도 전에, 사무실 문이 열리며 육강민이 성큼성큼 걸어 들어왔다.그 뒤로 육지성이 따라 들어왔다.양이나를 본 육강민의 얼굴은 여전히 평온했고, 조금의 동요도 찾아볼 수 없었다.반면 양이나는 활짝 웃으며 한마디했다.“강민 오빠.”오빠?서은주의 호흡이 순간 내려앉았다.“네가 왜 여기 있지?”육강민의 표정은 여전히 냉정했고, 말투마저 날카로웠다.“성세에서 크리스마스와 새해 홍보 모델을 찾는다면서요? 저도 한번 도전해 보고 싶어서요.”“그런 일이라면 나를 찾아올 게 아니지.”“알고 지낸 시간이 있는데 나한테만 살짝 편의 좀 봐주면 안 돼요?”양이나의 말투엔 은근한 애교가 섞여 있었다.예쁜 얼굴로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투정 부리는 모습은 여자들조차 거절하기 힘들 정도였다.“안 돼.”육강민의 단호한 거절에, 양이나의 얼굴이 잠깐 하얗게 질렸다가 금세 웃음으로 바뀌었다.그녀는 매니저를 가볍게 노려보았다.“거 봐. 오빠는 내가 와도 절대 봐줄 리 없다고 했잖아. 괜히 와서 창피만 당했잖아.”매니저는 어색한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양이나는 다시 서은주를 바라보며 말했다.“언니, 오늘 저녁에 오빠랑 저녁 같이 하실래요?”서은주가 대답하기도 전에, 육강민이 냉정하게 말했다.“오늘은 약속 있어.”“그럼, 다음으로 미뤄야겠네요.”양이나 일행이 떠난 뒤, 서은주 곁으로 다가간 육강민은 그녀 손에 들린 사인을 보고 물었다.“너도 연예인 좋아해?”“리정이가 부탁했어요.”서은주는 웃으며 물었다.“양이나 씨랑 친해요?”“오래전부터 알고 지냈고, 집안끼리도 잘 알지.”서은주는 입술을 깨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육강민이 들어오기 전까지 ‘대표님’이라 부르던 그녀는 육강민이 등장하자 ‘오빠’라 부르며, 마치 서은주 앞에서 일부러 둘 사이 친분을 드러내는 느낌이었다.그 순간, 여자의 직감이 양이나는 육강민은 좋아한다고 말해 주고 있었다. 두 사람이 함께 어린이집 온 것을 본 육민찬은 신이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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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5 화

서은주가 종아리를 살짝 주무르자, 육강민은 곧바로 그녀의 다리를 잡고 마사지해 주었다. “어때?”“좋아요.”침실의 은은한 조명이 그의 냉정해 보이던 이목구비를 한층 더 온화하게 비추고 있었다. 예전의 그녀라면, 육강민이 다리를 주물러 줄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가족도 다시 찾았고, 모든 일이 순조롭게 흘러가고 있었지만 너무 완벽해서 오히려 현실감이 없을 정도였다.“내가 그렇게 잘생겼나?”육강민이 웃으며 그녀를 쳐다봤다.“네?” 서은주는 잠시 멍해졌다.“계속 날 쳐다보고 있잖아.”“아닌데요.”서은주는 그저 생각에 잠겨 있었을 뿐인데, 육강민은 그녀가 일부러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하며, 얼굴을 가까이했다.그 눈빛이 너무나 노골적이고 뜨거워서 서은주는 얼굴이 금세 달아올랐다.붉게 물든 그녀의 작은 얼굴이 육강민에게는 매우 매혹적이었다.오늘 사무실에서 나눴던 뜨거운 키스가 떠오르자, 육강민의 목울대가 천천히 움직였다.그는 끝내 참지 못하고 그녀의 코끝을 가볍게 문질렀다.코끝이 맞닿아 스칠 때마다 두 사람의 호흡은 점점 거칠어졌다.바람은 차가웠지만, 방 안의 두 사람은 몸이 슬슬 뜨거워졌다.육강민은 고개를 살짝 기울여 그녀의 입술을 찾았다.서로 몸을 바싹 붙인 채, 서로를 탐닉하며 집요한 키스를 이어갔다.육강민의 손은 서은주의 종아리를 붙잡고 아래에서 위로 부드럽게 애간장을 태웠다.거친 손끝이 피부 위를 스치자, 온몸에 전율이 일었다.임신 후, 유난히 민감해진 서은주는 몸을 작게 떨고 있었다. “은주야, 좋아?”육강민이 그녀의 귀에 숨을 불어 넣자, 그녀의 심장이 더 빨리 뛰었다.서은주의 큰 눈은 촉촉했고, 몸엔 어느새 땀방울이 맺혔다.마치 육강민이 목숨줄인 양 서은주는 그의 목에 매달려 거칠게 숨을 토해내다 견디기 힘들 때면 그의 어깨를 살짝 물기도 했다.육강민은 낮게 웃으며 말했다.“야생 고양이네.”쏘아보는 서은주에게 육강민은 장난스럽게 입을 맞췄다.“내가 기분 좋게 해줬으니, 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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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6화

거실.소파에 앉아 차를 손에 든 서은주는 컵 가장자리에서 피어오르는 김을 살짝 불어내며, 시선을 맞은편 두 사람에게 보내고 있었다.육지성은 마치 벌받듯 꼿꼿이 서 있었다.머리를 긁적이던 손리정은 활짝 웃더니 서은주를 향해 말했다.“왜 한마디 말도 없이 온 거야?”서은주는 그녀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곧바로 물었다.“언제부터야?”“그게… 한 보름쯤 됐나?” 손리정이 답했다.“지성 씨?” 서은주는 그의 입으로 듣고 싶었다.육강민의 비서로 서은주에게는 공손하고 정중한 태도를 보였던 육지성인지라 서은주의 절친과 교제를 시작하게 되어 자신도 조금 당황스러웠던 모양이다.“우리가 함께하게 된 지 좀 됐습니다.”“어떻게 저한테 말 안 할 수 있었죠!”서은주는 눈살을 찌푸리며 화난 척 연기를 했다.“은주야, 내가 말 못 하게 한 거라, 이 사람 탓하지 마.”손리정이 급히 변명했다.“지난번엔 잡놈을 만나 연애 시작하자마자 세상 사람들이 다 알게 되고 결국 손해만 봐서 이번엔 조용히 서로를 알아 보고 싶었어.”“내가 쫓아다니면서 붙잡은 거고, 이 사람은 계속 반대했거든. 그러니까 이 사람 탓하면 안 돼.”서은주는 그 말을 듣고 육지성을 바라봤다.육지성은 속으로 살짝 긴장했다. 자신을 꾸짖을 줄 알았던 서은주는 의외의 질문을 던졌다.“왜 반대했죠? 리정이가 어디가 어때서?”육지성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손리정은 급히 서은주를 한쪽으로 데려가 둘의 교제 과정을 자세히 이야기해 주었다.노출 사진 사건 이후, 손리정이 퇴원하고 둘이 함께 식사를 하면서 점점 가까워졌다는 것이다.육지성은 성세의 후원을 받으며 자라 육씨 가문의 성을 따르기로 했고 이름은 이미 고인이 된 어르신께서 지어주시며 장래에 지성을 갖춘 큰 인물이 되길 바란다는 뜻이었다.손리정은 처음에는 육지성을 육강민의 보디가드 정도로 일상적인 일들을 도와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명문대 출신이었고, 육강민이 제대 후 회사에 들어올 때 믿을 만한 조력자로 특별히 발탁한 인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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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7화

손리정은 심지어 서은주에게 전화까지 걸어 불평을 늘어놓았었다.“은주야, 빨리 강민 씨한테 그 사람 해고하라고 해!”“뭐? 지성 씨가 널 괴롭혔어?”“괴롭힘보다 더 심각해.”손리정이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요즘 논문이랑 책 보느라 머리숱이 점점 줄어드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거든.”“그랬더니?”“생강 발모제를 한병 사 왔어.”“푸핫!”서은주는 그만 웃음을 터뜨렸다.“웃지 마!”손리정이 씩씩거리며 말을 이었다.“내가 이런 발모제 거의 다 사기라고, 빠질 머리는 결국 빠진다고 했더니, 세상에는 가발이라는 것도 있다는 거야. 이게 말이니? 방구니? 진짜 머리 다 뽑아버리고 싶었어.”서은주는 배를 부여잡고 깔깔 웃었다.그 후, 육강민을 찾아와 서류를 건네는 육지성을 보고 서은주는 장난스럽게 충고했다.“그러다간 여자 친구 도망가요.”육지성이 미간을 찌푸렸다.“그럼, 제가 대체 어떻게 해야 해요? 머리카락이 많이 빠진다길래, 제가 해줄 수 있는 건 그거뿐이었어요.”육지성에게는 여자가 너무 어려웠다.반응 안 하면 관심 없다고 하고, 선물을 건넸더니 썩 마음에 안 들어 했으니, 그는 정말 어찌해야 할지 몰랐다.서은주는 육강민에게 이 얘기를 꺼내며 자신의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렸다.“나도 임신하고 나서부터 탈모가 시작된 것 같아요.”임신 중 호르몬 변화나 입덧 같은 반응은 탈모를 유발하기도 한다. 그러자 육강민이 웃으며 말했다.“그래도 내 사랑스러운 대머리 공주님이야.”“…”화가 난 서은주는 육강민을 세게 꼬집었다.두 사람은 점점 더 편안한 사이가 되어 가고 있었다.서은주는 손리정과 육지성이 꽤 잘 어울린다고 느껴, 두 사람의 교제를 응원했다.손리정의 음란 사진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육지성에게 물은 적이 있었는데, 그는 고개를 저으며 손리정 잘못이 아니라고 했고 단지 잘못된 사랑을 한 것뿐이라며 오히려 그녀가 안쓰럽다고 했다. 손리정과 육지성은 모두 바쁘다 보니 자주 만나지 못했다.하여 서은주는 육강민에게 말했다.“앞으로는, 특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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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8화

그날도 서은주는 원래 서재에서 시험 준비를 하고 있었다.몸 상태 때문에 올해 시험에는 응시할 수 없었지만, 준비 자체에는 문제가 없었다.의대는 워낙 봐야 할 책이 많다 보니 지금부터 준비한다 해도 시간이 모자랄 지경이다. 하여 누군가는 ‘전공만 잘 고르면, 매년 수능 같아.’라고 농담을 하기도 한다.딱 의대생 이야기다.그러다 도우미가 서재 문을 두드리며 말했다.“손님이 오셨는데 어르신께서 내려오시라 하십니다.”서은주가 거실로 내려오자, 소파에 앉아 있는 양이나가 보였다. 그 옆에는 중년 남자가 함께 앉아 있었는데, 차분한 분위기의 그 남자는 젊었을 때 틀림없이 준수한 외모였음이 느껴졌다.박명숙은 서은주를 곁으로 부르며 소개했다.“이쪽은 양홍철, 그리고 양이나 얘는 연예인이니까 은주도 알 테지?”“증조할머니, 저랑 언니는 이미 만난 적 있어요.”양이나가 웃으며 말했다.“그래?” 박명숙은 흐뭇한 얼굴로 덧붙였다.“이 아이가 바로 내 손주며느리야. 예쁘기만 한 게 아니라 의사 선생님이시지.”“손주며느리를 이렇게까지 예뻐하시는 걸 보니, 저까지 질투 나네요.”양이나가 장난기 섞인 목소리로 투덜거렸다.“질투는 무슨. 내 손주며느리를 아끼는 거야 당연한 거지. 너도 나중에 시집가면 사랑받을 거다.”박명숙의 말에 양이나의 미소가 미묘하게 굳었다.서은주는 임신 중이라 화장도 거의 하지 않았지만, 하얗고 흰 피부는 광이 났고 한 번씩 미소 지을 때면 눈매에 온화한 기운이 묻어났다. 한눈에 보아도 시댁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는 게 느껴질 정도였다. 반면, 양이나는 연예계 생활로 밤낮이 뒤바뀌고 피부도 엉망이었다. 게다가 과거 성형한 적이 있어, 매년 수천만 원씩 들여 관리해야 했다.서은주의 타고난 피부를 보자, 양이나는 질투가 치밀어 올랐다.게다가 소문에 따르면 육강민이 서은주를 무척 아낀다고 했다.차갑고 냉정한 남자가 다정하게 변하면 어떤 모습일지 양이나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배경으로 보나 외모로 보나 서은주보다 못한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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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9화

육민찬에게는 한정판 장난감을 선물했다.신이 난 녀석은 육강민이 돌아오자마자 자랑부터 늘어놓았다. “누가 준 거야?”“이나 이모요.”육강민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그가 방에 들어갔을 때, 서은주는 막 샤워를 마치고 임신 오일을 바르는 중이었다.배는 이미 제법 불러 육강민은 그녀가 걸을 때마다 혹시라도 넘어질까 늘 마음이 쓰였다. 한주미가 보약을 꾸준히 챙겨주고 있었지만, 서은주는 배만 동그랗게 나왔을 뿐, 등 뒤에서 보면 여전히 마른 체형이라 임산부처럼 보이지도 않았다. 서은주가 침대에 앉자, 육강민은 자연스럽게 그녀의 다리를 조심스럽게 주물러 주었다.그때 육강민의 핸드폰이 진동했다. “여보세요, 홍철 아저씨.”서은주는 가까이 있었기에 두 사람의 대화를 들을 수 있었다.양홍철이 일부러 전화를 건 이유는, 육강민을 공연에 초대하려는 것이었다.연장자들의 초대는 쉽게 거절하기 힘들었기에 육강민은 그저 담담하게 말했다.“시간 되면 가겠습니다.”통화를 끊은 뒤, 서은주가 물었다.“공연, 갈 거예요?”“너는 가고 싶어?” 육강민이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날은 사람이 많을 테니, 제가 움직이긴 불편할 것 같아요.” 서은주는 웃으며 침대 머리맡 상자를 가리켰다.“열어봐요.”육강민이 반신반의하며 상자를 열어보자, 그 속에는 가격이 만만치 않아 보이는 손목시계가 들어 있었다.육강민은 눈빛을 반짝이며 서은주를 바라봤다.“당신이 나한테 주는 선물이야?”“양이나가 당신에게 선물한 거예요.”“아…” 육강민은 뚜껑을 닫고 시계를 옆으로 밀었다.“마음에 안 들어요?” 서은주가 뺨을 괴고 물었다.“난 네가 준 것만 좋아.”서은주는 웃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한참 서은주의 종아리를 마사지해 주던 육강민은 간단히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누워 서은주를 품에 안았다.육강민의 손이 그녀의 배 위에서 조심스럽게 원을 그리고 있던 그때, 뭔가 움직이는 것이 느껴졌다. 깜짝 놀란 육강민은 한참이 지나서야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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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0화

국민 톱스타인 양이나, 소식이 뜨자마자 순식간에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그녀와 함께한 남성의 정체도 곧 밝혀졌다. 바로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육씨 가문의 차남, 육강민이었다.설마 육강민이 바람을? 두 사람의 스캔들 소식은 순식간에 인터넷을 달궜다.연예인, 재벌, 유부남의 외도…이런 막장 드라마 같은 이야기는 네티즌들이 가장 좋아하는 소재였다.양이나의 라이벌 소속사에서는 곧바로 다량의 댓글 부대를 풀었다.그들은 양이나를 상간녀, 남의 가정 파괴범 등 족쇄를 채워주며 뻔뻔하다고 연예계에서 사라지라고 했다. 하지만 양이나의 팬들도 반격했다.[양이나랑 육강민은 원래부터 알던 사인데 함께 공연 본 게 뭐가 문제죠?][두 집안은 오랜 세월 알고 지낸 사이예요. 상간녀 아니거든요.][만약 서은주가 없었더라면, 우리 언니는 육강민과 잘 됐을지도 몰라요. 외모도 집안도 너무 잘 어울리는 한 쌍인데, 오히려 그 지방 출신 양녀 주제에 아이를 앞세워 결혼한 서은주가 파괴범이죠.]……팬들은 늘 그렇듯, 서은주의 과거 사진과 이야기들을 하나둘 끄집어내기 시작했다. 과거가 까발려진 서은주는 양이나와 비교당하며 조롱과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양이나는 명문가 출신에 아버지는 유명 극작가라며 하늘이 내린 여신으로 치켜세우고 서은주는 여지없이 짓밟았다.어떻게 서은주 따위가 양이나를 상대로 남자를 빼앗으려 하는가, 말도 안 된다, 같은 말들이 온라인을 가득 메웠다.서은주는 그저 가벼운 실소를 터뜨렸다.서로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데 그녀의 인생을 속속들이 아는 것처럼 떠들어댔다. 인간의 악함이란 대체로 이런 법이다.물론 깨어있는 네티즌들도 있었다.[양이나 팬들, 제정신인가? 육강민은 이미 결혼했는데, 양이나와 잘 어울린다니? 자기 최애에 불륜을 저지르라고 부추기는 거야?]그때 서은주의 핸드폰이 진동했다. 손리정이었다.“은주야, 뉴스 보지 마.”“이미 다 봤어.”손리정이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온라인에 떠도는 말들 신경 쓰지 마, 다 미친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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