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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를 모르는 그가 내 상사라니!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171 - チャプター 180

388 チャプター

제171화

하지만 허설아가 어떻게 불러야 할까? 직속 상사를 풀네임으로 부른다고?허설아는 아직 그렇게까지 배짱이 두둑하지 않았다. 적어도 지금은 이 일자리가 필요했으니까.예전은 달랐다.그때 두 사람은 정말 다정한 호칭이 많았었다.허설아가 기분이 좋을 때는 아주 귀여운 애칭으로 권지헌을 불렀고 아무리 닭살스러운 말도 스스럼없이 했었다. 지금 생각하니 얼굴이 화끈거렸다.그때는 확실히 좀 철이 없기도 했었다. 차가 어느 사거리에 다다랐다.앞에 누군가 손을 흔들고 있었다.차를 세우고 보니 강시우였다.강시우는 이마의 땀을 닦으며 권지헌을 보았다."지헌아, 차가 고장 났는데 좀 태워줄 수 있어?"권지헌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앞에는 이미 시동이 꺼진 강시우의 차가 서 있었다.권지헌이 차갑게 말했다."타."허겁지겁 차 뒷좌석에 올라탄 강시우는 그제야 연희가 자고 있는 걸 발견했다.순간 숨소리까지 낮추었다. 허설아와 연희가 왜 권지헌 차에 있는지 묻지 않았다.다짜고짜 방금 사고 얘기를 했다."회사 사람들한테 연락했는데 오려면 두 시간은 걸린대. 널 만나서 정말 다행이야."강시우는 권지헌의 랭글러 차를 기억하고 있었다. 길에서 보면 눈에 확 띄는 차였다.권지헌이 무심하게 물었다."어디 가는데?""큰길에서 택시 잡기 좋은 데 아무 데나 내려주면 돼."권지헌이 짧게 답했다. 강시우는 연희를 보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설아야, 전에 너희 집에서 강아지 키웠던 거 같은데 이름이 뭐였더라?""연환이었지. 이미 죽었어."연환은 성까지 있는 블루 멀 보더콜리였다.연동근이 애지중지 정성껏 15년을 키운 강아지였다.이미 노견이었다.연동근이 세상을 떠난 뒤 먹고 마시길 거부하더니 일주일 만에 떠나버렸다.연동근의 묘지 옆에 연환이를 위한 반려견 묘지를 따로 만들어서 아빠 곁을 지키도록 했다. 과거 허설아는 자주 연환이 얘기를 했었다.강아지가 이미 세상을 떠났다는 말에 차 안이 잠시 침묵에 잠겼다.그때 강시우가 먼저 말을 꺼냈다."좋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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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화

다른 사람들 대할 때는 늘 다른 모습이었다.권지헌은 알 수 없는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강시우 사생활 완전 엉망이야."허설아는 어리둥절했다.권지헌은 뒤에서 남을 험담하는 사람이 아니었다.더군다나 허설아 앞에서 다른 사람 사생활을 평가하는 사람은 더더욱 아니었다.허설아가 권지헌을 보며 물었다."그래서요?"강시우 사생활이 허설아와 무슨 상관인지는 둘째였다. 연민규라 해도 허설아가 참견할 일이 아니었다.게다가 허설아가 무슨 교회 신부라도 된다고 강시우를 개과천선하게 만들 수 있을까?허설아는 그저 속으로만 투덜거렸다.권지헌 앞에서 완전히 마음이 평온해질 수는 없었다. 예전엔 늘 권지헌의 감정을 신경 쓰며 모든 일에서 권지헌을 우선시했다.권지헌이 기분 나빠할까 봐 걱정했다.미간을 찌푸리기만 해도 허설아는 마음이 조마조마해서 점쟁이 열댓 명이라도 찾아가서 시시각각 권지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봐달라고 하고 싶을 지경이었다. 권지헌의 생각을 짐작하는 건 허설아를 지치게 했다.허설아는 원래 예민하고 내적 소모를 하는 성격이 아니었다.하지만 둘 사이에서 늘 약자였기에 자꾸만 권지헌 기분을 신경 쓰게 되었다. 지금은 그렇게 피곤해지고 싶지 않았다.여러 번 권지헌 기분이 안 좋다는 걸 알면서도 모르는 척했다.신경 쓸 입장도 아니었다.권지헌의 눈빛에 어두운 기색이 서려 있었다."강시우가 너 좋아하는 거 몰라?"허설아는 잠시 침묵하다가 되물었다."그래서요? 강시우 사생활이 난잡하니까 좋은 짝이 아니라고 일러주려는 건가요? 그게 저랑 무슨 상관이에요?"허설아가 딱딱한 말투로 말을 이어갔다. "강시우와 저는 그냥 동창이에요, 친구라고 하기도 애매해요. 설령 강시우가 무슨 생각이 있다 해도 제가 신경 써야 하나요?"강시우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허설아는 정말 관심이 없었다.대학 때부터 강시우는 여자친구가 끊이지 않았다.설령 허설아한테 무슨 마음이 있었다 해도 신기루 같아서 오래갈 수가 없었다. 신호등 한 번 기다리는 시간보다 짧을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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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화

상대방 목소리에서 다급함을 느낀 허설아는 깜짝 놀라서 물었다. "지혜 언니, 무슨 일이에요?""누가 수영이를 데려갔어. 선생님은 아빠가 데려갔다는데 연민규한테 전화해도 안 받아. 대신 물어봐 줄 수 있어?"안수영은 연민규와 안지혜의 아들이었다.이혼 후 안지혜는 연민규와 아예 연락을 끊고 완전히 왕래를 끊고 지냈다.그런데 이번엔 어떻게 된 건지 안수영이 연희랑 같은 유치원에 다닌다는 걸 안 연민규가 아이를 데려간 것이다.아이 엄마한테 말도 없이.안지혜는 애가 탔다.연민규가 혹시 아이를 빼앗으려는 게 아닐까 걱정됐다.허설아한테 전화를 한 것도 연락처에 있어서였다. 전에 우연히 저장해뒀지만 연락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안지혜도 어쩔 수 없었다.안지혜가 눈물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설아야, 제발 도와줘. 나 수영이 없으면 안 돼. 민규는 재혼까지 해서 수영이가 필요 없을 거야."똑같이 싱글맘인 허설아는 안지혜의 심정을 이해했다.허설아가 달래듯 말했다."언니, 일단 진정해요. 바로 민규 오빠한테 전화해 볼게요."전화를 끊은 허설아는 바로 연민규한테 전화를 걸었다.몇 번 울렸지만 받지를 않았다. 다른 번호로 전화하자 곧바로 통화가 연결되었다. 연민규는 의아해하며 물었다. "설아야, 무슨 일이야?"전화기 너머에서 농구하는 소리가 들렸다.허설아는 미간을 찌푸렸다."민규 오빠, 수영이 데리고 갔어?""아니, 지난주에 수영이랑 밥 먹고 이번 주엔 아직 안 갔어."연민규는 어리둥절했다.허설아는 어떻게 된 일인지 속으로 대충 짐작이 갔다."지혜 언니가 오빠한테 전화했는데 안 받았대요. 수영이를 큰아버지가 데려갔는지 연락해 봐."연민규조차도 모르는 일이었다. 연민규는 급히 다른 휴대폰을 꺼냈다.그제야 부재중 전화가 잔뜩 와있는 걸 발견했다."우리 부모님도 나한테 말이 없었는데. 설아야, 잠깐만 기다려. 내가 물어볼게."연민규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10여 분이 지나 차가 막 허설아네 아파트 주차장에 들어섰다.안지혜한테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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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화

이미 차에서 내린 허설아는 아직 잠든 연희를 조심스럽게 안아 들었다."대표님 제안 생각해 볼게요. 다음에 엄마가 소개팅 나가라고 하면 꼭 나갈게요."말을 마친 허설아는 차 문을 닫았다.유리창 너머로 여자의 입술이 움직였다."대표님, 이렇게 먼 길 데려다줘서 감사합니다. 조심히 들어가세요."완전히 운전기사로 취급하는 모양새였다.권지헌은 허설아가 아이를 안고 지하 주차장에서 사라질 때까지 지켜봤다.그제야 옆에 있던 담뱃갑에서 담배 한 개비를 꺼내 입에 물고 한 모금 빨았다.전남편이나 연희 아빠 얘기가 나올 때마다 허설아는 온몸에 가시를 드러냈다. 권지헌도 모르는 건 아니었다.권지헌한테는 많은 선택지가 있었다.그날 밤 서은석이 물었지.꼭 허설아여야만 하냐고.권지헌도 속으로 자기 자신한테 여러 번 물어봤었다.몇 년 동안 권지헌은 일과 니코틴, 그리고 알코올로 신경을 마비시켰다.권지헌이 원하는 모든 건 다 손만 뻗으면 다 가질 수 있었다.하지만 유독 감정적으로는 허설아 같은 사람이 없었다.한때는 권지헌도 그것 역시 다 젊은 시절의 방황이라고 생각했었다.허설아도 냉정하게 떠났는데 권지헌이라고 똑같이 냉정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허설아는 미련없이 떠나버리고 심지어 다른 사람이랑 결혼해서 애까지 낳았는데 권지헌은 그게 안 되었다. 진짜로 권씨 가문에서 주선한 여자들을 만나려 할 때마다 권지헌은 진심으로 짜증부터 났다.그 여자들의 호감은 너무 나약했다.권지헌도 뭘 원했는지 그때는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하지만 지금은 뭘 원하는지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오늘 밤 유혜원한테 연희를 데려오라고 한 것도 박희수와 연희를 먼저 만나게 하고 싶어서였다. 나중에 허설아 모녀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박희수가 연희를 그렇게 좋아하는 건 권지헌 예상 밖의 일이었다.권지헌의 미간이 파르르 떨렸다.손가락으로 휴대폰 화면을 쓸어 내리고 예전에 연락했던 계정을 찾아 전화를 걸었다."지난번에 조사하라던 거 결과 나왔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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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화

허설아는 한숨을 쉬었다. 바로 거절하기도 그렇고 안초희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연희한테 물어볼게."허설아가 동의하는 분위기로 말하자 안초희는 울 것만 같았다.다들 엄마였기에 이런 부분은 서로 이해할 수 있었다.휴대폰 너머에서 연희의 앳된 목소리가 들렸다."좋아요! 엄마 일 파이팅해요! 그런데 나 서준이네 집에 가면 안 돼요? 아림 이모는 아기가 둘이나 있는데 나까지 가면 너무 힘들 것 같아요.""서준이 할머니가 저번에 또 놀러 오라고 하셨는데 아직 못 갔잖아요."연희는 원래 주말에 유혜원 집에 가서 전서준과 같이 놀기로 했었다.아이들은 벌써 퍼피 구조대 영화를 같이 보자고 골라놓은 상태였다.연희의 착한 목소리를 들은 김아림이 울 것 같았다.정말 천사였다.허설아는 지금 분신술이라도 쓰고 싶었다.유혜원한테서 벌써 메시지가 왔다.아마 전서준한테 허설아가 주말에 출장 간다는 얘기를 들은 모양이었다.유혜원이 음성 메시지를 보냈다."회사에서 주말에 출장을 보내요? 자기 대표 정말 인간도 아니네요. 연희는 걱정 마요, 내가 있잖아요! 우리 이모가 연희 엄청 좋아하시니까 분명 잘 챙겨줄 거예요."음성 메시지는 권지헌 체면은 전혀 봐주지 않았다. 어쨌든 주말에 출장 보내는 건 정말 인간이 아니니까.하지만 유혜원도 알고 있었다.권지헌 본인이 해주시에서 출장 중이라는 걸.그래도 허설아와 권지헌의 관계를 끈끈하게 만드는 것과 자본가를 욕하는 것 중에서 둘 다 선택했다.허설아는 연희한테 상황을 설명하고 안초희 출장을 대신 가기로 했다.안초희가 확 허설아를 껴안으며 풍만한 가슴에 손을 올렸다. "고마워, 자기야. 내가 남자였으면 하룻밤 자는 걸로 보답했을 텐데."허설아가 안초희를 밀어내며 징그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 남자는 싫어요."안초희가 오버하며 비명을 질렀다.맞은편에서 계속 말없이 있던 김지유도 두 사람이 장난치는 걸 보며 웃고 있었다. 허설아가 벌써 결혼해서 딸까지 있을 줄 몰랐다.전에 회의 때 권지헌을 봤지만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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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화

호텔 한 층에 방이 수십 개는 있었다.허설아도 처음엔 신경 쓰지 않았다. 권지헌도 우연히 이 층에 묵는 걸 수도 있으니까.허설아는 카드를 찍어 방문을 열었다.문을 닫으려는데 남자의 손바닥이 문틈을 비집고 들어와 공간을 만들었다. 뼈마디가 뚜렷한 손이 힘을 주지 않은 채 문을 잡고 있었다. 권지헌은 문틈 사이로 고개를 숙여 허설아를 내려다봤다.허설아에게 차단당하고 출장까지 오느라 며칠간 얼굴을 보지 못했다.권지헌은 아주 바빴다.조민규한테 가끔 허설아 소식을 듣긴 했지만 뻔한 루틴이었다.식당, 회의실, 사무실 세 곳이었다. 허설아는 연락할 생각이 없는 모양이었다.전화도 문자도 없었다.회사 메신저조차 한 통 없었다.마치 권지헌이 먼저 찾지 않으면 평생 먼저 연락하지 않을 것 같았다. 다시 만났을 때 허설아는 환하게 웃고 있었다.다른 낯선 남자와 함께.두 사람이 대화할 때 옆에 있는 권지헌은 완전히 무시당했고 인사조차 없이 돌아서 가버렸다.정말 매정하고 차가운 여자였다.연희도 마찬가지였다.분명 연희 워치에 번호를 저장해 주었는데 한 번도 연락이 없었다.아마 권지헌 같은 삼촌 따윈 진작 잊어버렸겠지.요즘은 또 다른 남자랑 새 아빠 놀이라도 하기로 한 건 아닐까.그런 생각을 하던 권지헌의 눈빛이 더욱 그윽해졌다."나는 안 들여보낼 거야? 누굴 들이려고? 아까 그 남자?"허설아는 어리둥절했다.무슨 소리야?아까 그 남자라니, 도유민을 말하는 건가?같은 회사 동료에 다 권지헌 직원이잖아이렇게 마주치지 않았으면 허설아는 그 사람의 존재조차 잊을 뻔했다.권지헌은 문을 잡은 손엔 힘을 주지 않았기에 허설아가 문을 닫자 권지헌의 손이 그만 문틈에 끼고 말았다.남자가 낮게 신음했다.허설아는 황급히 문을 열었다.세게 닫은 것도 아니고 살짝 당긴 것뿐이었다. 그런데 권지헌이 피하지도 않을 줄이야.문이 열리는 틈을 타 권지헌은 성큼성큼 방 안으로 들어갔다.문이 계속 열려 있은 탓에 경고음이 삐삐삐 울렸다.권지헌이 뒤돌아 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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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화

회사에서 얼마나 많은 남자 동료들이 허설아 얘기를 하는지 몰랐다.아쉽게도 허설아는 공사 구분이 확실하고 평소 사교 활동도 하지 않았다. 이번에 마주친 김에 도유민은 최소한 위챗이라도 추가하고 싶었다.문 안, 허설아는 심장이 목구멍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다. 권지헌이 허설아의 입술 끝을 가볍게 깨물며 가쁜 목소리로 말했다."두 사람 친해?"설아라는 이름을 감히 부르다니?허설아는 고개를 저었다.마음속으로 도유민이 안에 사람 없는 줄 알고 빨리 가버리길 빌었다.하지만 가기는커녕 도유민은 문 앞에 서서 혼잣말을 시작했다."설아 씨? 계세요?""전에 같은 부서였을 때부터 좋아했어요. 친구 할 수 있을까요?"도유민이 한마디 할 때마다 허설아는 자기를 짓누르는 남자의 숨결이 더 거칠어지는 걸 느꼈다.당장이라도 잡아먹을 것 같았다.권지헌의 손이 손잡이 위에 놓였다.허설아는 마음이 급해져서 권지헌을 노려보았다. 지금 문을 열면 옷이 흐트러진 채 키스에 취한 눈빛으로 있는 모습이 만천하에 드러날 것이다. 게다가 허설아 방에 있는 사람이 권지헌이라니.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생각할까?허설아가 낮은 목소리로 애원했다."대표님……"권지헌은 말이 없었다.시선이 허설아의 가슴으로 향했다.뜨겁고 노골적인 눈빛이었다. 금속 단추를 풀거나 문을 열거나 하나를 선택하라는 뜻이었다.허설아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허설아는 고개를 돌리고 입술을 깨문 채 눈을 감으며 권지헌의 행동을 묵인했다.권지헌이 손잡이 위에 있던 손을 거두었다. 차가웠던 손잡이를 잡았던 손바닥도 조금 차가웠다.피부에 전해지는 차가운 냉기에 허설아가 몸을 떨었다.하지만 금방 뜨거워졌다.입술 위를 뒤덮은 숨결이 지나고 집어삼킬 듯 입술을 탐하는 소리에 허설아는 얼굴이 붉어졌다.권지헌은 개라도 되는 거야?문밖에 있던 사람은 마침내 떠나려 하면서 끝까지 중얼거렸다. "나갔나 보네?"도유민이 떠나자 허설아는 권지헌을 밀어냈다.문에 기댄 채 허설아를 보는 남자는 방해받은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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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화

겉으로는 해고할까 봐 무섭다고 했지만 사실 속마음은 전혀 달랐다.권지헌의 약간 비웃는 듯한 웃음소리가 허설아 귓가에 울렸다.권지헌을 방에 들이지 않으려는 건 다른 남자한테 문을 열어주려 했던 걸까?허설아가 그날 밤 차에서 내려서 한 말이 떠올랐다.앞으로 소개팅 나갈 거라고 했다. "누구랑 소개팅하는데?"허설아는 고개를 돌리고 권지헌을 쳐다보지 않았다.하지만 권지헌의 숨결이 여전히 허설아 얼굴에 닿았다.피할 수가 없었다.오히려 권지헌의 입술이 허설아 얼굴을 스치고 지나가 얼굴이 더 화끈 달아올랐다. "모르죠. 엄마가 어떤 남자를 찾아오실지."소개팅이란 게 원래 자기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잖아.안 되면 사진 들고 공원 소개팅 코너에 걸어놓으면 됐다.그러면 자연스레 연락 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권지헌의 손가락이 허설아의 볼을 가볍게 쓰다듬었다."전 소개팅 상대도 정리 안 했는데 바로 다음 사람으로 넘어간다고?"이게 무슨 소리야? 마치 허설아가 무슨 바람둥이인 것처럼 말하잖아"무슨 전 상대가……"말을 하던 허설아는 갑자기 권지헌과의 소개팅 아닌 소개팅이 생각났다.그거야 권지헌이 집안 사람들 눈속임하려고 마련한 자리 아니었어?"지난번은 저랑 연희가 대표님한테 폐 끼친 거예요. 소개팅이 아니고요."허설아의 눈빛은 평온하면서도 미동 하나 없었다. 권지헌은 손을 놓고 고개를 숙여 눈앞에 있는 여자를 바라보았다."왜 아니야?"권지헌은 가족들을 불러 과거에 있었던 오해를 풀고 싶었다.근데 허설아한테는 아무것도 아닌 거라니허설아는 권지헌을 바라봤다.들어올 때 불을 켜지 않아 무드등 몇 개만 켜져 있었다.보석 같은 남자의 눈동자가 보였다.단단하고 차가운 눈빛과 고집스러운 표정이었다.허설아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대표님은 우리 관계가 뭐라고 생각해요? 부하 직원 성추행하려는 거예요? 죄송하지만 전 그런 취향 아니에요."권지헌은 허설아의 차가운 말에 자극을 받은 듯했다. "그런 게 아니라……""소개팅도 제가 거절할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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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화

"대체 뭘 원하는 거예요?"블랙리스트에서 삭제하고 친구 추가하라는 것도 했고 무리한 요구도 다 들어줬다. 그런데 또 뭘 원하는 거야?허설아는 뭔가 떠오른 듯했다.시선이 권지헌 벨트 아래쪽으로 향하더니 눈빛이 흔들렸다.다시 고개를 들어 권지헌을 바라보는 눈에는 아무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대표님, 그런 게 필요하면 방에 가서 카드 같은 게 있는지 찾아봐요."말을 마치자 권지헌이 어둡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허설아를 노려보고 있었다.마치 이글이글 타오르는 듯한 불길이 당장 허설아까지 집어삼킬 듯했다.그럴 수밖에 없었다. 권지헌 같은 사람 주변엔 늘 여자가 넘쳐났을 것이다.그런 카드에 있는 여자들 따위는 권지헌 눈에 차지도 않겠지.몇 년을 사귀어 본 허설아는 권지헌이 그쪽으로 요구가 높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허설아를 찾는 건 그저 익숙함 때문일 것이다. 권지헌은 허설아 때문에 기가 막혔다. 권지헌은 자기 생각을 이미 충분히 보여줬다고 생각했다.허설아와 다시 시작하고 싶었다.지금 허설아가 마음이 없다고 해도 말이다. 권지헌은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허설아, 나 화나서 죽이려고 작정했어?"허설아도 화가 났다."강시우한테 하는 거랑 대표님한테 하는 게 다르다고 한 거 대표님 아니었어요?"아직 시작도 안 했다. 허설아는 권지헌이 이런 성격을 견디지 못한다는 걸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권지헌이 잠시 허설아를 쳐다봤다.권지헌이 반응이 없는 사이 허설아가 문을 확 열고 밖으로 밀어냈다.권지헌은 어느새 문밖으로 밀려났다. 안에서 딸깍 문을 잠그는 소리가 들렸다.권지헌은 잠시 후 고개를 숙이고 피식 웃었다.낮게 웃음이 새어 나왔다.듣기 좋으면서도 어딘가 허탈한 나지막한 웃음이었다.작은 고양이가 털을 세울 뿐 아니라 발톱까지 세워 할퀴는 법을 배웠네.-다음 날 공장에서 돌아온 뒤.허설아가 막 호텔방에 돌아오자 조민규한테 전화가 걸려 왔다."설아 씨, 대표님한테 약 좀 갖다드릴 수 있어요? 오늘 술자리에서 술을 너무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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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화

허설아는 권지헌한테 안겨 벗어날 수가 없었다.권지헌의 턱이 허설아 쇄골 위에 놓여 너무 불편했다. 자라난 수염이 얼굴을 스치며 간지럽게 했다. 권지헌은 여전히 정장을 입고 있었고 몸에서는 짙은 술 냄새가 났다.아무래도 술자리에서 꽤 마신 듯했다.권지헌을 밀어내려 했지만 갈고리 같은 남자의 팔에 허설아는 꼼짝달싹할 수 없었다. 평소 운동을 어떻게 하는 건지 몰랐다.대학 다닐 때부터 권지헌은 자주 헬스장에 갔었다.허설아는 하나도 관심 없는 기구들이었다.권지헌의 목소리가 허설아 귓가에서 맴돌았다."설아야.""가지 마."허설아의 속눈썹이 흔들렸다.권지헌은 마치 잠꼬대하는 것 같았다.허설아는 거의 권지헌 위에 반듯하게 누운 상태로 썩 편한 자세는 아니었다. 허설아는 자신이 뒤집혀서 배를 드러낸 게 같았다.몸을 움직이려 해도 허리와 배를 꽁꽁 묶인 채 찜통에 들어가 있는 것 같았다.생각해 보니 왠지 좀 웃겼다.허설아는 손을 뻗어 권지헌의 얼굴을 탁탁 쳤다."대표님, 살아 있어요?"권지헌이 짤막하게 답했다. 권지헌은 정말 많이 취한 듯했다.술자리에서 술을 마시다가 어렸을 때 함께 자랐던 옛 친구들을 만난 것이다. 그중 한 명은 지금 항성시 신흥 부자였는데 앞으로 권율 그룹과 협력할 일이 많을지도 몰랐다. 관자놀이에서 둔탁한 통증이 전해졌다.권지헌은 품에 안고 있는 허설아가 좀 너무 조용하게 느껴졌다. 아마 취해서 집에 있는 쿠션을 또 허설아로 착각한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거리낄 것 없이 말을 쏟아냈다. "다들 와이프들이 전화와서 재촉하는데 나만 없잖아.""넌 왜 나한테 전화 안 해?"머리 위 크리스털 샹들리에 옆에 거울이 둘러져 있었다.허설아는 거울 속 자기 얼굴을 볼 수 있었다.권지헌의 머리가 허설아 목에 파묻혀 있었다.나른한 목소리는 마치 응석 부리는 것 같았다.정말 많이 취한 모양이다.허설아가 말이 없자 권지헌은 허설아 뺨을 꼬집었다.인형 만지듯 꽤 힘을 주어 꼬집었다. 허설아는 할 수 없이 입을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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