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도 끝에서.어느 환자가 검사를 거부했는지 환자 보호자가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사람을 찾아다녔다.환자를 찾아와서는 병실로 끌고 돌아갔다."난 네 아빠야, 널 해칠 리가 있겠어? 우리 제대로 치료하고 집에 가자."환자는 중년 남자에게 잡힌 채 어깨를 들썩이며 병실로 돌아갔다.허설아의 시선이 계속 그들에게 머물렀다.예전에 허설아가 아플 때 연동근도 그랬었다.넋이 나간 채 멍하니 보던 허설아는 잠시 후 눈가의 물기를 닦아냈다.허설아는 고개를 돌리고 허민정을 보러 병실로 돌아갔다."엄마, 나 볼일이 좀 있어서 나중에 다시 올게요."허민정도 방금 병실 밖에서의 소란을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몸이 불편하고 의사가 침대에서 내려오지 말라고 해서 그저 침대에서 애만 태웠을 뿐이었다.밖에서 누군가 딸을 위해 나서준 것 같아서 허민정은 그제야 걱정스럽던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그래, 가봐. 나 괜찮아. 앞으로 우리 저 사람들 만나지 말자."전에는 자기가 세상 떠난 뒤 딸이 의지할 사람이 있길 바라는 마음에 허민정이 억지를 부린 거였다. 하지만 연중근 부부는 결국 믿을 수 없는 인간들이었다.허민정은 모래를 삼키는 것 같았다. 떠나려는 허설아를 불러세우고 입을 열었다. "설아야, 엄마가 잘못했어."허설아를 신경 쓰지 못한 것이었다. 연중근이 이렇게 거북한 말들을 하는지 전에는 몰랐었다. 허설아가 웃으며 가슴 앞에 늘어진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겼다.병실 안으로 들어가 허리를 숙여 허민정을 안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용서할게요."투병생활로 많이 야윈 허민정의 등을 두드렸다.자리에서 일어난 허설아는 간병인한테 몇 가지 부탁하고 문을 닫고 밖으로 나갔다.옆 병실 조 여사는 허설아의 뒷모습에서 시선을 뗄 줄 몰랐다. 조 여사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아이고, 정말 좋은 아가씨인데 우리 승현이가 잡지를 못했네……""언니, 저 총각 괜찮아 보여요."허민정은 눈꺼풀을 파르르 떨며 마음속 안도감을 억누르고 고개를 저었다."설아 말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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