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정우는 잠시 망설여졌다.어쨌든 권씨 집안 첫 손주였다.연희의 얌전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이 떠올랐다.다 허설아가 공들여 키운 덕이라는 걸 권정우도 알고 있었다.권정우는 마음이 간질간질했다."그래도 아이를 모른 척할 순 없잖아?"박희수가 차분하게 말했다."당연하지, 우리 권씨 집안이 연희에게 줄 것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다 줘야 해. 그리고 지헌아, 너도 알아야 해. 나는 연희를 진심으로 너무 좋아, 그러니 사생아로 남겨두고 싶지 않아."연희를 호적에 올리고 싶었다.당당한 권씨 집안 아이로 말이다.권지헌이 고개를 끄덕였다."알아요."세 사람이 문을 닫고 얘기를 마무리하자마자 권서진이 휠체어에 앉은 권호성을 밀며 들어왔다.같은 병원에 교통 사고로 입원 중인 박희수 소식을 듣고 들른 것이었다.권지헌을 보자 권호성이 코웃음을 쳤다."얼굴을 통 보기 힘들더니 네 엄마 병실에 있었구나."말투에 묘하게 삐친 기색이 역력했다.박희수는 방금 손녀가 얻은 기쁨에 권호성과 실랑이할 기분이 아니었다.그런데 권호성이 입을 열자마자 권지헌에게 또 맞선을 보라고 했다."송원영이 마음에 안 들면 오씨 집안 딸도 괜찮아. 날짜는 내가 이미 잡아뒀으니 주말에 밥이나 먹어."이번엔 권지헌 가족 셋이 동시에 권호성을 싸늘하게 바라봤다.박희수가 가장 먼저 입을 열었다."아버님, 언제까지 이러실 거예요. 저 하나 망쳐놓은 걸로 부족해서 이제 내 아들까지 건드려요? 미리 말씀드리는데 지헌이가 누구랑 결혼하는지는 지헌이가 정해요. 그 아가씨들이 그렇게 마음에 들면 아버님이 장가가세요!"권호성이 눈을 부릅뜨며 화를 버럭 냈다. "너 지금 그게 무슨 말본새냐? 권씨 집안이 언제부터 여자가 나서서 집안일을 좌지우지했어?"박희수가 콧방귀를 뀌었다."여자를 무시하시는 아버님도 여자한테서 태어나신 거 아닙니까. 그렇게 능력 있으시면 남자 엉덩이를 비집고 나오시지 그러셨어요? 은혜를 모르시는 것도 정도껏 해야죠!""아버님, 제 이름으로 된 요양원이 하나 있는데 환경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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