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연지는 바르지 말고, 입술 보호용 구지만 바르자꾸나." 성지원이 말했다. 단장을 마친 후, 지안이 질 좋은 백호피 망토를 가져와 성지원의 어깨에 둘러주었다. 성지원이 몸을 돌리자, 솜털 같은 백호피 털 사이로 드러난 옥처럼 매끄러운 작은 얼굴에 그녀의 화려한 모습에 익숙했던 하녀들조차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공주님… 정말 아름다우십니다." 정란이 멍하니 중얼거렸다. 성지원은 그 멍한 표정을 보고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너도 예쁘단다." 정란은 그녀의 웃음에 금세 얼굴이 붉어졌다. "공주님도 참, 노비를 놀리지 마십시오." 그녀는 평소 고리타분한 선비들이 미인을 찬양하며 쓴 시구들이 과장된 것이라 믿지 않았지만, 지금 눈앞의 공주님을 보니 그들의 표현이 하나같이 구절구절 딱 들어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주님이야말로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가 아니겠는가? 성지원은 두 사람을 데리고 문석원으로 향했다. 가는 길 내내 그녀는 싱글벙글 웃으며 꽃과 풍경을 감상했고, 그 덕에 수많은 경탄 어린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예전부터 사람들은 세자비 마마의 미모가 천하제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토록 압도적인 아름다움은 볼 때마다 매번 새로웠다. 특히 오늘, 세자비의 미모는 한층 더 빛을 발하는 듯했다. 문석원에 막 발을 들이자, 최씨가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맹가온의 손을 잡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보였다. 연 이모와 평 이모가 최씨 부인의 뒤에 서 있었고, 성지원이 슥 훑어보니 뜻밖에도 기윤재 역시 그 자리에 있었다. 성지원은 최씨에게 예를 올린 뒤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고 앉았다. "어머니, 저를 부르신 이유가 무엇입니까?" 기윤재는 그녀가 들어온 순간부터 시선을 떼지 못하고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 모습을 본 맹가온의 얼굴이 살짝 창백해졌다. 하지만 곧 발표될 일을 생각하자 눈가에 다시금 득의양양한 기색이 서렸다. 그녀는 성지원이 무슨 일을 겪든 저토록 평온하고 담담한 표정을 짓는 것이
続きを読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