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하는 강지현의 머리를 팔로 받쳐주며 나지막이 속삭였다.“나 김태하인데.”“앗! 대표님? 제, 제가 혹시 방해한 건 아니죠?”나지막한 숨소리, 잠에서 깨지 않은 기척, 그리고 함께 있는 두 남녀.현다영은 즉각 상황을 파악했고, 머릿속엔 이미 한 편의 영화 같은 장면이 그려지고 있었다.완벽한 비주얼의 김태하와 강지현이 아침의 몽롱한 햇빛 속에서 뒤엉켜 있는 모습이라니.‘이걸 내가 감히 엿들어도 되는 거야?’현다영은 당장이라도 전화를 끊고 싶은 심정이었다.“응, 다만 지현이가 아직 잠에서 깨질 못해서.”김태하의 목소리는 갈수록 부드러워졌고, 그 달콤한 음색에 듣고 있는 현다영마저 얼굴이 붉어지며 심장이 두근거렸다.“괜찮다면 오늘 지현이 대신 사무실에 말 좀 전해줄 건가? 당분간 휴가를 낼 생각이라.”“네, 네, 그럼요!”김태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현다영이 잽싸게 대답했다.그러더니 한마디 덧붙였다.“지현 언니 휴가 신청서 진작 올라와 있었는데 제가 깜빡했나 봐요. 두 분 편히 쉬시고, 대표님도 얼른 쾌차하세요! 그리고 꼭 득남하시고요!”현다영은 자기가 왜 이렇게 긴장하는지도 모른 채, 할 말을 단숨에 쏟아내고는 얼떨결에 전화를 끊어버렸다.김태하는 어안이 벙벙했다.고맙다는 인사라도 하려 했는데, 참 과감하게도 전화를 끊는다 싶어 헛웃음이 났다.통화가 끝나자 강지현이 웅얼거리며 다시 휴대폰을 더듬어 가져갔다.쏟아지는 잠을 이기지 못한 듯 속눈썹만 파르르 떨 뿐, 좀처럼 눈을 뜨지 못했다.요 며칠 고단함이 쌓인 데다, 어젯밤은 평소보다 훨씬 더 체력을 소진한 탓이었다.그래도 김태하와 현다영이 나눈 대화는 몽롱한 와중에도 선명하게 들렸다.‘맞다, 나 휴가였지?’“지현아, 깼어?”김태하는 자신이 전화를 대신 받은 것이 그녀의 묵인 하에 이루어진 일임을 알았다.눈은 감고 있어도 그가 한마디씩 던질 때마다 미세하게 달싹이는 입꼬리가 증거였다.강지현은 대꾸하기 귀찮았는지 일부러 몸을 돌려 누웠다.그러자 김태하가 그녀의 허리를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