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현은 박슬기가 몸에 걸친 명품들을 훑어보았다. 눈대중으로 계산해보면 4천만 원도 채 안 되었다.‘이젠 몇천만 원만 있어도 레벨을 따질 자격이 생기나?’“듣건대 쟤...”“지현아, 슬기가 말을 좀 듣기 거북하게 했어도 손을 대서는 안 되지. 얼른 슬기한테 사과해.”도예림이 강지현에게 뭐라 하려던 그때 남자 동창 하나가 끼어들었다. 그러자 주변 친구들도 나서서 맞장구쳤다.“지현아, 다 친구인데 이렇게까지 따질 필요는 없잖아.”“슬기가 말하는 게 좀 직설적이긴 해도 악의는 없었을 거야.”“맞아. 게다가 슬기 신분이 이제 좀 달라졌어. 도운이가 널 감싼다고 해도 해원에서는 슬기를 건드리면 안 돼.”“빨리 사과해...”박슬기는 사람들이 그녀의 편을 들어주자 기분이 좋아져 다시 환하게 웃었다.“봤지? 난 이제 네가 건드릴 수 없는 사람이야. 내가 기분이 풀릴 때까지 사과하는 게 좋을 거야. 전화 한 통이면 네가 해원에서 발붙이기 힘들게 만들 수도 있어.”오직 도예림만 망설임 없이 강지현의 편을 들어줬다.“박슬기, 지현이가 술을 끼얹긴 해도 먼저 시비를 건 건 너니까 그냥 퉁 쳐. 그리고 다들 동창인데 왜 쟤한테 고개를 숙이는 건데? 사과해도 슬기가 먼저 해야지.”도예림의 말에 박슬기가 벌떡 일어났다.“도예림, 너도 앞날을 포기한 거야? 이번에 귀국한 목적이 뭔지 잊었어? 어디에 줄 설지 잘 생각하고 선택해.”박슬기의 협박에 도예림의 표정이 굳어버렸다. 강지현을 힐끗 보고는 이를 악물었다.“박슬기, 이젠 네 도움이 필요 없으니까 지현이 괴롭히지 마.”“지현이 같은 한심한 친구 하나 때문에 이렇게까지 한다고? 그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박슬기가 어이없다는 듯 눈을 흘겼다. 도예림이 강지현과 함께 나가려던 그때 누군가 문 앞을 막았다.강지현이 도예림의 손을 천천히 놓았다.양쪽이 팽팽하게 대치하자 이번 모임 주최자가 다시 나서서 강지현을 설득하려 했다.“지현아, 솔직히 말할게. 슬기를 건드리는 건 주상 그룹을 건드리는 거랑 마찬가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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