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천우의 말에 강하율은 조금 화가 나기도, 기가 막히기도 했다.윌른 호텔은 강하율과 배윤제 부모님의 자식과도 같은 존재였다.강하율과 배윤제가 성장한 것처럼 윌른 호텔도 그동안 그들과 함께 성장해 왔다. 그와 동시에 윌른 호텔은 그들의 성장을 지켜봐 온 곳이기도 했기에 그 의미가 남달랐다.‘하지만 이제는...’장천우는 배윤제의 비서였기에 장천우의 태도가 곧 배윤제의 태도이기도 했다.‘그러니까 배윤제도 그렇게 생각한다는 거지?’어릴 적 그녀를 거둬준 것도, 그녀가 윌른 호텔에서 일하고 있는 것도, 심지어 한때 그녀를 향한 감정까지도 배윤제에게는 은혜를 베푼 것일 뿐이었다.강하율은 자조하듯 피식 웃었다. 예전에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던 일들조차 이제는 더 이상 중요치 않았다.그런 생각이 드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강하율은 차분한 얼굴로 겉옷을 벗고 소매를 걷어 올렸다.“알겠어요. 대표님이 요구하셨다고 하니 직원으로서 최선을 다해야죠.”강하율은 주방으로 가서 요리를 몇 가지 했다.습관 때문인지 그녀는 배윤제가 좋아하는 음식들만 준비했고 일부러 음식을 망치거나 하지도 않았다.장천우의 말처럼 그녀가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건 배씨 가문 덕분이었기에 그녀에게는 반항할 자격이 없었다.적어도 지금은 그랬다.장천우는 음식들을 바라보며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강하율에게 자신과 함께 배윤제를 보러 갈 기회를 주려고 했는데 몸을 돌리자 강하율이 보이지 않았다.“멍청하긴.”...스위트룸.장천우는 칭찬받고 싶은 마음에 서둘러 배윤제의 앞에 음식을 놓았다.“도련님, 식사하세요.”배윤제는 원래 입맛이 없었으나 맛을 한 번 본 뒤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강하율, 그렇게 아닌 척하더니 결국에는 이러잖아.’그는 대수롭지 않은 얼굴로 음식을 먹다가 방문 쪽을 힐끗 보았다.“안으로 들어오라고 해.”장천우는 당황했다.“네? 누구를 찾으시는 건가요?”“누구겠어? 음식을 한 사람이지. 이제야 마음을 고쳐먹었나 보지?”배윤제는 코웃음을 치면서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