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율은 당혹스러웠다.그녀와 선을 그으려고 발악하던 배윤제가, 그녀 대신 이름을 써줄 때 자신의 글씨체를 숨기던 배윤제가 다시 이름을 써주겠다고 했다.그러나 배윤제가 펜을 꺼내 들자마자 앞에서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윤제 씨.”정다인이 가까이 오기도 전에 배윤제는 반응을 보였다.그는 강하율을 밀어낸 뒤 자리를 옮겨 강하율과 거리를 벌렸다.그 탓에 마치 강하율이 배윤제한테 들러붙은 것처럼 보였다.강하율은 피식 웃더니 구겨진 옷자락을 툭툭 털어낸 뒤 떠났다....다른 한편, 원화 스님은 천천히 배윤호를 바라봤다.“안녕하세요, 대표님. 오랜만입니다. 오늘은 마음이 편하지 않으신가 보군요.”“아닙니다.”배윤호는 차를 마신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죄송하지만 잠깐 자리 좀 비우겠습니다.”원화 스님은 말없이 웃기만 했다....강하율은 가장 가까운 화장실로 달려가 공용 세면대 앞에서 손을 벅벅 씻었다.강하율은 예전에 배윤제에게서 나는 은은한 향기를 좋아했었다.그것은 그녀의 청춘을 함께한 향이었기에 그녀를 안심시켜 줄 수 있었다.그러나 이제 배윤제의 몸에는 정다인의 향수 냄새가 잔뜩 배어 있었고 강하율은 그 향을 맡으면 속이 울렁거리고 구역질이 났다.그래서 강하율은 손톱 밑까지 뽀득뽀득 씻었다.수도꼭지를 잠그고 고개를 드는 순간, 강하율은 거울을 통해 자신의 뒤에 선 남자를 보았다.그 남자는 바로 배윤호였다.배윤호는 천천히 그녀에게로 다가왔다. 190cm인 그는 서 있기만 해도 압박감을 주었다.조명 아래, 그의 긴 속눈썹이 팔랑거리며 움직였고 그의 알 수 없는 눈빛에서 묘하게 날 선 기운이 느껴졌다.강하율은 당황해 다시 수도꼭지를 틀었다.왜 바로 도망치지 않았는지 후회하던 찰나, 배윤호가 그녀의 옆에 서서 손을 씻기 시작했다.쏴.물소리가 두 사람 사이를 가득 채웠다.강하율은 입술을 깨물다가 웃으면서 먼저 침묵을 깼다.“안녕하세요, 대표님. 여기서 보네요. 식사는 잘하셨어요?”배윤호는 잘 먹었다고 했고 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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