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Bab 231 - Bab 240

298 Bab

제231화

구희라는 오늘 원래 강이주에게 이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데, 하마터면 깜빡할 뻔했다.강이주는 그 말을 듣자 얼굴 가득 환한 웃음을 지었다.“희라야, 너 진짜 내 복덩이다.”강이주가 ‘두루미’에게 친구 추가 요청을 보냈지만, 답은 없었다. ‘두루미’는 확인조차 하지 않는 듯했다.원래 강이주는 류남정이 팀을 데리고 회사에 합류한 이상, ‘두루미’를 찾는 일은 잠시 미뤄도 괜찮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처음에 서둘렀던 건 패션쇼가 코앞에 닥쳤는데도 디자인 시안조차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특히 피날레 디자인이 문제였다.류남정의 합류는 강이주에게 급한 불을 꺼 준 셈이었다.그래도 강이주는 가능하다면 ‘두루미’를 찾아보고 싶었다. ‘두루미’가 강중그룹에 합류해 준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테니까.지금 회사에는 새로운 피의 수혈이 필요했다.구희라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손사래를 쳤다.“너무 사랑하지 마. 별것도 아닌데. 얼른 쉬어.”구희라는 강이주에게 쉬라고 당부한 뒤, 곧장 위층 방으로 올라갔다.가볍게 통통 튀듯 올라가는 구희라의 뒷모습을 보며, 강이주는 절로 생각했다.‘희라는 감정이 몰려오는 것도 빠르고, 빠져나가는 것도 빠르네.’강이주는 핸드폰을 꺼내 메신저를 열었다.친구 추가 요청 목록에는 메시지가 몇 개 쌓여 있었다.전부 허도민이 보낸 것이었다.허도민은 오늘 밤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미친 듯이 구희라를 찾고 있었다.메시지를 보낼 수도 없고 전화도 받지 않자, 허도민은 구희라가 자신을 차단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듯했다.결국 허도민은 강이주의 연락처까지 찾아냈다.구희라와 강이주가 오래전부터 친했다는 건 허도민도 알고 있었다.하지만 강이주 역시 허도민의 번호를 차단해 둔 상태였다.그때 새로운 친구 추가 요청이 들어왔다.[강이주 씨, 부탁드립니다. 친구 추가만 해 주세요. 희라하고 연락이 안 돼서 너무 걱정돼요. 제발요.]그 내용을 본 강이주는 그대로 화면을 닫았다.허도민이 구희라를 왜 찾는지 알고 싶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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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2화

메시지를 확인한 강이주는 핸드폰을 들고 드레스룸으로 향했다.바로 외출하기 편한 트레이닝 셋업 차림으로 갈아입었다.방문을 조심스럽게 열었다.집 안은 조용했다.류남정과 구희라는 이미 잠든 듯했다.강이주는 두 사람이 깰까 봐 발소리까지 죽이며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차고에 도착한 강이주는 개조된 검은색 바이크 앞에 섰다.헬멧을 쓰고 막 바이크에 올라타려던 때였다.“이 밤에 어디 가?”갑자기 들린 목소리에 강이주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고개를 들어 보니, 구기빈이 언제부터였는지 강이주 집의 차고 앞에 와 있었다.강이주의 차고는 구기빈의 집과 맞닿은 쪽에 있었다.자세히 보니 구기빈의 머리카락에는 마른 나뭇잎 몇 개가 붙어 있었다.강이주가 눈을 크게 떴다.“당신 담 넘었어?”딱 봐도 구기빈의 집 쪽 난간을 넘어서 강이주 집의 담장을 타고 온 모양새였다.‘구씨 집안 장남이 한밤중에 이웃집 담을 넘다니.’‘이 일이 알려지면 이미지에 금이 갈까 겁이 나지도 않는 걸까?’강이주가 더 믿기 어려운 건, 구기빈이 자신의 배경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런 행동을 했다는 사실이었다.행동을 들킨 구기빈은 잠시 민망한 표정을 지었다가 가볍게 목소리를 가다듬었다.“당당하게 온 거야.”죽어도 담을 넘었다고 인정할 수는 없었다.구기빈은 계속 강이주의 답장을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이 시간까지도 끝내 답은 오지 않았다.구희라에게서 강이주가 저녁을 먹고 집에 돌아왔다는 소식을 들은 뒤, 구기빈은 남은 일을 처리하고 곧장 집으로 돌아왔다.구기빈의 안방 발코니는 강이주의 안방 쪽을 향하고 있었다.두 집 사이에는 거리가 꽤 있지만, 구기빈이 보려고 마음만 먹는다면 강이주의 상황을 어느 정도는 알 수 있었다.강이주는 잠들 준비를 할 때가 아니면 두꺼운 커튼을 닫지 않았다.가끔 창가를 지날 때면, 커튼에 비친 강이주의 모습을 볼 수도 있었다.구기빈은 내내 강이주 쪽을 신경 쓰고 있었다.그러다 강이주의 차고 불이 켜지는 걸 보고, 이 야심한 시간에 외출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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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3화

“어디 가는데?”구기빈이 강이주의 귓가에 가까이 대고 목소리를 높였다.구기빈은 강이주가 한밤중에 정말 자신을 태우고 바람만 쐬러 나간다고는 믿지 않았다.강이주가 큰소리로 대답했다.“해피!”그 말을 듣고 구기빈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저 강이주가 이끄는 대로 밤길을 달렸다.바이크는 어느 골목 앞에 멈춰 섰다. 헬멧을 벗은 강이주가 헝클어진 긴 머리를 쓸어 넘기며 말했다.“도착했어.”바이크에서 내린 구기빈은 헬멧을 뒷좌석에 올려두었다.구기빈은 주변을 둘러봤지만, 강이주가 자신을 어디로 데려온 건지 전혀 알 수 없었다.좁은 골목에는 어두운 조명 하나만 희미하게 켜져 있었다. 주변은 침침했고, 공기에는 역한 음식물 쓰레기 냄새가 섞여 있었다.멀리서 음악 소리도 새어 나왔다.아마도 어느 유흥업소의 뒷골목인 듯했다.강이주는 바이크에 기대선 채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모아서 묶었다.그런 뒤 구기빈 곁으로 걸어가 손을 잡고, 빛이 닿지 않는 어두운 쪽으로 향했다.강이주가 잡은 손을 내려다보는 구기빈의 입가에는 웃음이 걸렸다.구기빈은 말없이 강이주를 따라갔다.두 사람의 모습은 그렇게 밤의 어둠 속에 묻혔다.강이주가 핸드폰을 꺼내 메시지 하나를 보냈다.구기빈이 곁눈질로 핸드폰 화면을 보니, 강이주가 보낸 건 단 한마디였다.[도착했어요.]강이주는 곧바로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었다.구기빈은 강이주가 뭘 하려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얌전히 강이주 곁에 서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고요한 골목 안에 철문이 ‘덜컹’하며 열리는 소리가 울렸다.비틀거리는 취객 하나가 문밖으로 걸어 나왔다.구기빈이 눈을 가늘게 뜨고 확인했다.‘저건... 심원후?’구기빈은 무의식적으로 강이주를 바라봤다. 강이주가 심원후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는 사실을 떠올리자, 속이 불편해졌다.심원후는 많이 취한 듯했다. 허리를 굽힌 채 몸을 앞으로 숙이고는 헛구역질을 하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토할 것 같은 꼴이었다.구기빈이 속으로 질투 섞인 불쾌감을 느끼고 있을 때, 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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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4화

이번에는 구기빈이 바이크를 몰고 강이주를 태운 채 밤길을 빠져나갔다.구기빈의 속도는 그리 빠르지 않았다.뒤에 앉은 강이주가 못마땅하다는 듯 구기빈의 어깨를 쿡 찔렀다.“왜 이렇게 거북이처럼 가? 스로틀 좀 제대로 당겨. 날아 보자고.”지금 상황만 아니었으면, 강이주는 당장 구기빈을 뒤로 끌어내리고 직접 몰았을 것이다.강이주의 말이 끝나자마자 구기빈은 속도를 올렸다. 바이크는 활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앞으로 튀어 나갔다.강이주의 몸이 구기빈의 등에 세게 부딪혔다.그리고 반사적으로 구기빈의 허리를 꽉 끌어안았다.방금 부딪힌 탓에 코끝이 얼얼하면서 눈물까지 찔끔 나왔다.‘내 코가 자연산이라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보형물이 튀어나올 뻔했네.’코끝이 아파서 강이주는 두 팔로 구기빈을 안은 채, 얼굴을 구기빈의 등에 묻고 몇 번이나 비볐다.강이주가 끌어안자 구기빈은 순간 흠칫하며 몸이 굳었다.강이주가 등에 코를 비비는 움직임까지 느껴지자, 구기빈의 몸은 더 뻣뻣해졌다.정작 강이주는 구기빈의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했다.어차피 지금 강이주가 안고 있는 구기빈의 몸은 여기저기 탄탄하기만 했다.강이주의 손은 무의식적으로 구기빈의 복근을 두 번쯤 눌렀다.그러다 강이주는 자신의 행동이 이상하다는 걸 깨닫고, 머쓱하게 손가락을 거둬들였다.구기빈의 뒤통수를 바라보던 강이주는, 조금 전 자신과 함께 심원후를 신나게 두들겨 패던 장면을 떠올리고 웃음을 터뜨렸다.결국 강이주는 두 팔을 활짝 벌리면서 신나게 환호했다.강이주가 허리를 놓자마자 구기빈은 곧바로 바이크 속도를 줄였다.“어디 갈까?”구기빈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집으로 가?”강이주는 구기빈의 뒤통수를 가볍게 톡 쳤다.“안 가. 내 ‘허니’ 오랜만에 밖에 꺼내서 바람 쐬게 해 주는 건데, 실컷 달리게 하고 들어가야지.”구기빈은 강이주의 말을 듣고 소리 없이 웃었다. 바이크는 두 사람을 태운 채 밤길을 시원하게 달렸다.마지막으로 바이크가 멈춘 곳은 도심에서 한참 떨어진 바닷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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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5화

지정애에게 한 방 먹이고, 심원희를 무너뜨리는 동안, 왜 정작 당사자인 심원후만 빠져 있어야 한단 말인가?강이주는 이렇게 한 번 두들겨 팬 것만으로는 그 인간에게 과분하다고 생각했다.구기빈이 눈썹을 살짝 치켜세웠다.“오늘 심원후가 당신 건드렸어?”구희라로부터 심원후하고 부딪쳤는데 강이주가 제대로 한마디 했다는 이야기는 들었던 것 같았다.그때 구기빈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하지만 보아하니 오늘 밤 심원후가 강이주를 꽤 열받게 만든 모양이었다.강이주가 차갑게 웃었다.“제대로 된 전 애인은 시체처럼 조용히 있어야 하는 거 아니야? 그런데 심원후는 무슨 후회하는 순정남 연기라도 하는 것처럼 굴더라고. 보기만 해도 역겨워.”“아무리 말을 해도 못 알아듣고, 욕을 해도 안 꺼져. 개를 키워도 심원후보다는 말귀를 알아먹겠다.”강이주는 차라리 개에 빗대는 것조차 개에게 미안하다고 생각했다.그 말을 듣자, 구기빈의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으면서 싸늘한 기운이 스치듯 지나갔다.‘아까 더 세게 밟았어야 했는데. 너무 약했네.’강이주가 짜증이 섞인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게다가 그 쓰레기가 진짜로 후회하고 자기 잘못을 깨달은 것도 아니잖아. 웃기지도 않아.”“그냥 할아버님한테 보여 주려고 연기하는 거지. 할아버님 손에 있는 지분을 어떻게든 받아 내려고 말이야.”“처음에 나랑 사귄 것도 결국 지분 때문이었거든. 심씨 집안 인간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계산이 아주 치밀했어.”강이주는 고개를 돌려 구기빈을 바라봤다.“심 회장이 왜 그렇게 역겨운 방식으로 강중그룹에 손을 대면서도, 대놓고 삼키지는 않았는지 알아?”“심명그룹이 강중그룹을 인수해 버리면, 할아버님도 당연히 알게 되니까. 심 회장은 강중그룹을 이용해서 뒤에서 더러운 짓을 꽤 많이 했어.”“문제가 생기면 강중그룹을 방패막이로 세우고, 심 회장 본인은 깨끗하게 빠져나가려고 한 거지.”하지만 심순남의 계산은 상각한 대로 흘러가지 못했다.강이주가 뒤에서 김태용에게 적지 않게 훼방을 놓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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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화

구기빈은 강이주의 말을 듣고 자신도 모르게 웃었다.그러고 보니 심 회장 부부는 줄곧 자신들이 강이주를 쉽게 쥐고 흔들 수 있다고 믿었던 셈이었다.하지만 결국 강이주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하며 심씨 집안 사람들의 눈을 속여 넘긴 것이었다.예전 심씨 집안 사람들의 태도를 떠올리자, 구기빈은 속으로 생각했다.‘이주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알면, 그 인간들 속이 뒤집히겠네.’구기빈은 그렇게 곁에 앉은 강이주를 조용히 바라봤다. 눈빛에는 희미하게 안쓰러운 기색이 스쳤다.강이주는 구기빈의 시선을 느낀 듯, 고개를 숙인 채 맥주만 마셨다.상대가 일부러 피하는 것 같은 태도를 보이자, 구기빈은 마음속에 담아 두었던 말을 꺼냈다.“내가 당신 좋아한다고 한 거, 그냥 갑자기 한 말이 아니야. 이주야, 받아들이기 어렵다면 그래도 괜찮아.” “대신에 나를 피하진 않았으면 해. 부담을 주고 싶었던 건 아니야.”결국 구기빈은 강이주 앞에서 자신의 고백 이야기를 다시 꺼냈다.구기빈은 오늘 하루 종일 강이주의 대답을 기다렸다. 하지만 강이주는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 침묵이 구기빈의 마음을 조금 불안하게 만들었다.강이주는 나지막이 한숨을 내쉬었다.역시 구기빈은 이 이야기를 꺼낼 작정이었다.강이주는 남자의 시선을 받으며 조용히 대답했다.“알아. 당신도 자기 감정을 가지고 장난칠 사람은 아니라는 거.”지난 몇 년 동안 구기빈에게 스캔들이 단 한 번도 없었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었다. 구기빈은 가볍게 행동하는 사람이 아니다.강이주는 구기빈이 진심으로 자신에게 고백했다는 것도 믿었다. 잠시 생각하다가 말을 이었다.“그 고백 덕분에 나... 좀 자신감이 생겼어. 적어도 내가 밖에서 말하는 것처럼 그렇게 형편없는 사람은 아니라는 거잖아.”“봐, 구 대표처럼 괜찮은 남자가 나를 좋아한다는데, 나도 분명 괜찮은 사람이겠지. 생각해 보면 당신한테 고마워해야 할 것 같아.”강이주는 구기빈을 바라보며 웃었다.“나도 피하려던 건 아니야.”강이주의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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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7화

구기빈은 잠시 말을 멈췄다가 이어 말했다.“내 자신한테도 당신에게 내 자리를 요구할 기회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지금 당장 새로운 감정을 시작하고 싶지 않아도 괜찮아.”“대신 언젠가 연애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면, 나를 먼저 생각해 줄 수 있어?”구기빈이 강이주에게 지금 요구하는 건... 자신에게 구애할 자격을 달라는 것이었다.강이주는 구기빈의 말에 가슴이 살짝 흔들리는 걸 느꼈다.‘아이고, 누군가 빨리 와서 날 좀 살려줘!’‘이 남자, 왜 이렇게 사람 마음을 잘 건드리지?’지금 구기빈이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이 너무도 진지하지 않았다면, 강이주는 구기빈이 일부러 한발 물러서는 척하며 자신을 끌어당기는 게 아닌지 의심했을지도 몰랐다.단지 구기빈의 진심 어린 눈을 마주하면서, 마음속 동요를 애써 눌렀다.“그건 그때 가서 생각해 볼게.”강이주는 바로 허락하지 않았다.감정이라는 건 함부로 말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처음부터 괜히 희망을 줬다가... 나중에 실망만 남기면 어떡하겠는가?구기빈은 강이주의 마음을 읽은 듯, 입가에 천천히 웃음을 띠었다.“그럼 일단 친구부터 하자.”구기빈은 맥주캔을 들어 강이주의 캔에 가볍게 부딪쳤다.“우정을 위하여.”구기빈이 이렇게 말한 건, 강이주가 너무 큰 부담을 느끼지 않길 바라서였다.강이주는 말없이 웃었다. 대신 캔을 맞대고 조용히 맥주를 마셨다.밤하늘 아래, 강이주와 구기빈은 캔맥주를 하나씩 비워 갔다.결국 강이주는 신발을 벗고 맨발로 모래사장을 밟았다.걸음걸이는 어느새 조금 비틀거리고 있었다.구기빈은 말없이 강이주의 뒤를 따라갔지만, 시선은 내내 강이주에게 머물러 있었다.강이주는 모래사장을 이리저리 걷고 뛰며 쉬지 않고 웃었다.그 밝은 웃음소리를 듣는 동안, 구기빈의 입가에 걸린 미소도 사라지지 않았다.마침내 강이주는 지쳤다.강이주는 아무 생각 없이 두 팔을 벌린 채, 모래사장 위에 그대로 드러누웠다.구기빈이 강이주 곁에 앉았다.강이주를 슬쩍 바라본 뒤 구기빈도 그대로 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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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화

사진 속 강이주는 달콤하게 웃고 있었고, 구기빈의 시선은 그런 강이주를 향하고 있었다.구기빈은 아무리 봐도 그 사진이 마음에 들었다.구기빈은 곧바로 저장 버튼을 눌렀다.구기빈의 동작을 보고 강이주도 시원스럽게 말했다.“그럼 우리 같이 몇 장 더 찍을까?”말을 마친 강이주는 구기빈의 핸드폰을 받아 들고, 두 사람을 향해 연달아 사진을 찍었다.사진을 다 찍은 뒤, 강이주는 핸드폰을 다시 구기빈에게 돌려주었다.“사진 나한테도 보내 줘.”강이주는 구기빈의 앨범에 들어가 사진을 고르지는 않았다.아무리 그래도 그 부분은 사적인 영역이었다. 강이주는 그런 선은 지키는 편이었다.구기빈은 그 말을 듣자마자 방금 찍은 사진들을 전부 강이주에게 보냈다.그 안에는 두 사람의 셀카도 섞여 있었다.강이주는 사진을 하나씩 전체 화면으로 넘겨보았다.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구기빈은 사진을 꽤 잘 찍었다.그러다 손이 멈췄다.사진들 사이에 강이주의 대학 졸업식 사진 한 장이 섞여 있었다.그때의 강이주는 가득한 커다란 꽃다발을 품에 안은 채, 카메라를 향해 환하게 웃고 있었다.사진 한쪽 구석에 구기빈의 모습도 작게 담겨 있었다.강이주는 뭔가 떠오른 듯 고개를 들어 구기빈을 바라봤다.“내 졸업식 때 그 꽃다발, 당신이 보낸 거야? 내 졸업식에 왔었어?”강이주는 튤립을 좋아했다. 색이나 품종을 가리지 않고, 튤립이라면 다 좋아했다.당시 강이주는 그 꽃다발이 심원후가 보낸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소중하게 품에 안았고, 집에 돌아가서도 조심스럽게 돌봤다.그러다 한참 뒤에야 알았다.그 꽃다발은 심원후가 보낸 것이 아니었다.그때 강이주는 이미 그 튤립을 말려 드라이플라워로 만들어 둔 뒤였다. 조금이라도 오래 간직하고 싶어서였다.심원후가 보낸 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 뒤에도, 강이주는 그 꽃다발을 버리지 않았다.구기빈은 그제야 자신이 그 사진까지 함께 보내 버렸다는 걸 알아차렸다.구기빈은 강이주의 시선을 마주한 뒤 순순히 인정했다.“응. 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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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9화

구기빈은 강이주의 마음을 알아차린 듯,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본가에 튤립이 가득 있어. 좋아하면 매일 보내 줄게.”구기빈은 이 시기 강이주 때문에 ‘별나라’로 옮겨왔다.예전에 본가에서 지낼 때는 그 꽃들을 전부 구기빈이 직접 돌봤다. 물을 주고 가지를 다듬는 일까지, 누구에게도 맡기지 않았다.지금은 구기빈이 강이주를 따라 ‘별나라’에 머물고 있어서, 그 꽃들은 구 회장 부부가 대신 챙기고 있었다.강이주가 입꼬리를 올리면서 웃었다.“그럴 거면 차라리 나중에 시간 될 때 직접 데려가서 보여 줘.”말을 꺼낸 뒤, 강이주 자신도 잠깐 멈칫했다.‘내가 왜 갑자기 구씨 집안 본가에 꽃을 보러 가겠다고 한 거지?’혹시 구씨 집안 어른들이 자신을 반기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스쳤다.구기빈은 마음 같아서는 강이주를 당장이라도 본가로 데려가고 싶었다. 그 말을 듣자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당신 시간 되는 날 아무 때나 말해. 우리 집은 언제든 당신 환영이야.”오히려 강이주가 괜히 쑥스러워졌다.“그럼 내가 시간 맞춰서 한 번 정식으로 찾아뵐게.”강이주는 예전에 구기빈이 자신과 혼인신고를 하자고 했던 이유를 떠올렸다. 구씨 집안에서 결혼 이야기를 꽤 심하게 밀어붙였다고 했었다.구희라에게서도 구기빈이 집안에서 결혼 압박을 받고 있다는 말을 몇 번이나 들은 적이 있었다.두 사람은 바닷가에 더 오래 머물지는 않았다.강이주는 사진 몇 장을 골라 SNS에 올리고 짧은 문장 하나만 덧붙였다.[바다 위로 붉은 해가 떠올랐고, 금빛 햇살이 하늘과 바다 사이로 번져 갔다.]게시물을 올린 뒤, 강이주가 구기빈에게 말했다.“집에 가자.”구기빈은 강이주의 뒤를 따랐다.강이주가 ‘별나라’로 돌아왔을 때, 류남정은 이미 외출했고 구희라도 출근한 뒤였다.구기빈은 전화를 한 통 받더니, 강이주에게 인사하고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강이주는 핸드폰을 꺼내 SNS 알림을 확인했다.류남정: [어쩐지 아침부터 안 보이시더라니. 일출 정말 예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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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0화

강이주는 재빨리 샤워를 마치고, 등산하기 편한 트레이닝복으로 갈아입었다.머리는 동그랗게 올려서 묶은 뒤 시간을 확인했다.아래층으로 내려가자 임설이 이미 와 있었다.임설의 손에는 보온 도시락 가방이 들려 있었다.임설이 강이주에게 말했다.“아침 드세요. 제가 직접 만들었어요.”강이주는 주방으로 들어가 그릇과 수저 두 벌을 꺼냈다.임설이 도시락을 열었다. 안에는 소고기야채죽과 찐만두, 군만두가 들어 있었다.따뜻한 음식 냄새가 금세 퍼졌다.강이주는 그릇과 수저 한 벌을 임설에게 건넸다.“같이 먹자.”임설은 서둘러 오느라 아직 아침을 먹지 못한 상태였다.임설은 그릇과 수저를 받아 들고 강이주 맞은편에 앉았다.죽을 떠먹고 만두를 한입 베어 문 강이주의 얼굴에 만족스러운 웃음이 번졌다.“맛있다. 진짜 손맛이 좋네.”강이주는 예전에도 임설이 만든 음식을 먹어 본 적이 있었다. 정말 맛있었다.강이주는 생각난 김에 엄지를 세우면서 임설을 칭찬했다.임설은 살짝 웃었다.임설은 평소 특별한 취미가 없었다. 밖에 돌아다니는 것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대신 집에 틀어박혀 책을 읽거나, 새로운 요리를 연구하는 걸 좋아했다.최근 이사한 집도 다른 방은 대충 꾸몄지만, 주방만큼은 각종 조리도구로 제대로 채워 두었다.강이주가 계속 칭찬하자, 임설은 조금 쑥스러워졌다.아침을 먹은 뒤, 강이주는 임설을 데리고 금등산으로 향했다.차 안에서 임설이 상황을 보고했다.“대표님, 저희가 ‘두루미’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잖아요. 어떻게 찾을까요?”문제는 두루미에 대한 정보가 너무 적다는 점이었다.두 사람이 아는 건 두루미가 남자라는 것, J시 사람이라는 것뿐이었다. 나머지는 전혀 알지 못했다.제대로 찾으려면 모래밭에서 바늘 찾기나 다름없었다.금등산은 고도가 낮지 않았다. 명각사 역시 산 위에 자리하고 있었다.관광 셔틀버스가 있긴 했지만, 그것도 산 중턱까지만 데려다 줬다.참배객의 정성을 보이기 위해서는 산 중턱부터 걸어서 올라가야 했다.자가용으로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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