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일 말인데.”“어제 무슨 일.”“서우가 한 말…… 그거 진짜 아니야. 나 서우 그냥 동생으로 생각해. 맹세코 그 이상으로 본 적 없어.”변명하듯 쏟아내는 해인의 말에, 핸들을 쥐고 있던 도윤의 손가락이 미세하게 움찔했다. 하지만 해인은 화면에 시선을 고정한 채 말을 이었다.“어제처럼 짓궂게 굴 때도 있지만, 걔 원래 그런 장난 잘 치잖아. 오빠 긁으려고 일부러 더 과장해서 말한 걸 거야.”“…….”“그러니까……, 혹시라도 어제 일 때문에 신경 쓰고 있다면 걱정하지 마.”마침내 신호등이 붉은색으로 바뀌며 차가 부드럽게 멈춰 섰다.동시에 운전대에 얹혀 있던 도윤의 손이 툭 떨어졌다.“내가 뭘 걱정하는데.”느릿하게 고개를 돌린 도윤의 시선이 해인에게로 와서 꽂혔다.무심한 듯하지만, 그 안에는 형용할 수 없는 짙은 열기가 소용돌이치고 있었다.“어? 아니, 어제…… 오빠가 화 많이 난 것 같아서. 혹시나 서우랑 나 사이에 무슨 일이라도 날까 봐…….”“걱정 안 해.”말문이 막힌 해인을 향해 도윤이 나른하게 상체를 기울여왔다.좁은 차 안, 두 사람의 거리가 아찔할 만큼 가까워졌다. 도윤의 짙은 체향이 코로 들어오며 해인의 숨통을 조였다.도윤은 크게 요동치는 해인의 눈동자를 피하지 않고 똑바로 마주 보았다. 그리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말을, 기가 막힐 정도로 평온한 얼굴로 내뱉었다.“네가 서우를 만나든, 딴 놈을 만나든. 나부랭이 같은 새끼들이랑 무슨 일이 날까 봐 걱정하는 일, 앞으로도 없어.”“오빠…….”“너, 나 좋아하잖아.”순간, 해인의 심장이 바닥으로 쿵 떨어져 내렸다.쿵, 쿵, 쿵.고막을 찢을 듯한 이명과 함께 귓가에 미친 듯한 박동 소리가 울려 퍼졌다. 숨을 쉴 수가 없었다.“……뭐?”“아니야?”도윤의 입술 끝이 호선을 그리며 비스듬히 말려 올라갔다. 그것은 오빠로서의 여유가 아니라, 승기를 쥔 포식자의 오만한 확신이었다.“네 시선이 어딜 향해 있는지, 누구한테 반응하는지. 내가 그것도 모를 줄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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