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투명한 미러 유리문이 스르르 열렸다.햇빛과는 또다른 찬란한 조명이 쏟아지며, 진열대 안의 보석들이 각자의 빛을 내뿜으며 반짝였다.차가운 대리석 바닥 위로 깔린 카페트 위로 발을 내딛자, 푹신한 촉감이 발을 덮었다.“기다리고 있었습니다.”미리 연락을 받은 듯 점장이 직접 나와 도윤과 해인을 룸으로 안내했다.소파에 마주 앉자, 검은 벨벳 트레이 위로, 정교하게 세공된 반지들이 각기 다른 광채를 뿜어내며 줄지어 나타났다. 메인 다이아몬드를 수십 개의 서브 스톤이 촘촘하게 감싸 안은 화려한 헤일로 디자인부터, 투명한 얼음 조각을 깎아 만든 듯 날카로운 에메랄드 컷의 대담한 솔리테어 링까지. 플래티넘 밴드를 따라 빈틈없이 박힌 보석들이 조명을 받을 때마다 날카로운 파편 같은 빛을 흩뿌리며 시야를 어지럽혔다.‘무슨……, 결혼반지도 아니고 커플링 그것도 6개월짜리를 이렇게나…….’“고를 수 있겠어, 아니면 내가 골라줄까.”도윤이 소파에 깊숙이 기대앉으며 물었다. 해인은 눈앞의 화려한 보석들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이내 다시 생각을 다졌다.‘확인해 보고 싶어. 오빠에게 내가 어떤 의미인지.’해인은 떨리는 손끝을 감추려 주먹을 꽉 쥐었다가, 이내 트레이 위에서 가장 크고 화려한, 존재감만으로도 주변을 압도하는 다이아몬드 반지를 콕 집어 가리켰다.“이거.”점장의 눈이 휘둥그레졌고, 도윤의 미간이 미세하게 들썩였다. 평소의 해인이라면 절대 고르지 않았을, 과하다 싶을 정도의 화려함이었다.“……생각보다 취향이 많이 화려해졌네.”“어설픈 실반지 끼고 나갔다가 비웃음 사면 안 되니까.”해인은 생긋 미소 지으며 도윤을 똑바로 바라보았다.“설마…… 아까워?”도발적인 해인의 물음에 도윤은 대답 대신 피식, 서늘한 웃음을 흘렸다. 그는 점장에게 눈짓을 보내 결제를 지시하더니, 돌연 옆자리에 앉은 해인의 손을 낚아채듯 끌어당겼다.“앗……!”해인이 당황할 새도 없이, 도윤은 그녀의 손을 제 무릎 위로 가져와 아주 자연스럽게 손가락 사이사이로 자신의 손가락을 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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