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서연이 돌아왔으니 이제 형수는 어떡해?" 집 앞, 열린 문틈 사이로 남편 심인혁과 친구의 목소리가 은밀하게 들려왔다. 퇴근한 뒤 집으로 돌아와 문을 열려던 강나래는 멈칫하고 말았다. 임서연? 보름 전 그녀의 프로젝트에 낙하산으로 합류한 전문가의 이름과 똑같았다. 절묘한 우연이었다. 방 안, 심인혁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형, 내가 뭐라 하는 게 아니라. 그동안 첫사랑인 임서연을 잊지 못했잖아. 그렇게 아껴 쓰면서 매달 남몰래 7억 원을 임서연에게 보내 연구를 도왔고. 공부를 마치고 돌아온 임서연은 이제 국가 기밀 프로젝트의 전문가로 특별 임명되었어. 지금 임서연을 찾아가 입찰에 관해 물어본다면 형은 성우테크 대표 자리를 완전히 꿰찰 수 있는 거야. 아무도 그 자리를 넘보지 못할 거라고." 강나래는 고개를 번쩍 들어 올렸다. 그녀의 눈빛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잘못 들은 줄 알았다. 7억 원이라고? 매달 그녀에겐 70만 원밖에 주지 않는 심인혁이 다른 여자에겐 매달 7억 원을 주었다고? 하지만 방 안에서 들려오는 대화는 너무나도 똑똑히 강나래의 귀에 꽂혔다. 심인혁 역시 반박하지 않았다. 순간 강나래는 숨조차 쉴 수 없었다.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난 심인혁은 시계를 확인했다. "서연이를 곤란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 됐어, 서연이가 퇴근할 시간이야. 데리러 가봐야 해. 탁자 위의 것들은 치우지 않아도 돼. 나래가 돌아와서 정리할 테니까." "형, 형수님은 정말 현모양처야. 집 안을 깔끔하게 정리할 뿐만 아니라 시부모님과 시동생까지 살뜰하게 챙기잖아. 정말 형수님에게 조금이라도 마음이 흔들린 적 없어?" 강나래는 그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며 숨을 죽였다. 심인혁은 덤덤하게 대답했다. "난 강나래처럼 집안일만 하면서 남편만 바라보는 현모양처는 좋아하지 않아. 서연이처럼 본인의 일에 몰두하며 자기 분야에서 성공을 이루어낸 빛나는 여자만 좋아하지." 그 말은 마치 칼날처럼 강나래의 가슴을 찔렀다. 강나래의 두 눈에 눈물이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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