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아침, 출근길. 루다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금호역 3번 출구 무인 보관함 8번 칸 앞을 서성였다. 조심스레 비밀번호를 누르고 문을 열자, 루다의 입에서 절로 작은 탄성이 튀어나왔다.“어? 진짜 있네.”보관함 안에는 어제 넣어둔 낡은 니콘 카메라가 다소곳이 놓여 있었다. 렌즈 겉면에 묻어 있던 찌든 때가 말끔히 닦여 윤기가 났고, 조잡하게 막혀 있던 셔터 부분도 매끄럽게 정비되어 있었다. 루다는 조심스럽게 카메라를 들어 올려 눈에 대고 셔터를 눌렀다.찰칵-.경쾌하고 묵직한 아날로그 셔터음이 지하철역의 소음을 뚫고 귓가를 울렸다. 그저 외관만 그럴싸하게 손봐도 다행이라 여겼건만, 완벽한 수리였다.[루다공주] : 햇살강쥐님! 카메라 너무 완벽하게 고쳐졌어요 ㅠㅠ 진짜 금손이십니다! 덕분에 PT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루다는 감격에 겨워 메시지를 남기고는 발걸음도 가볍게 회사로 향했다. 이 완벽한 카메라를 고쳐준 사람이 그 차가운 강태준 팀장이 아니라는 사실에 어젯밤엔 묘하게 허전했지만, 막상 완벽하게 고쳐진 소품을 보니 기획에 대한 자신감이 다시 솟구쳤다.오후 2시, 대회의실. 마케팅 본부장과 1팀, 2팀 팀원들이 모두 모인 가운데 성수동 팝업스토어 합동 PT가 시작됐다. 루다는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단상에 올랐다.“저희 1팀이 제안하는 팝업스토어의 핵심 테마는 ‘시간이 멈춘 공간’입니다. 빠르게 소비되는 디지털 콘텐츠에 지친 2030 세대에게, 낡은 필름 카메라를 통해 아날로그적 휴식을 제공하는 체험형 마케팅을 기획했습니다.”루다의 발표가 끝나기도 전, 2팀의 오상수 팀장이 볼펜을 탁 소리 나게 내려놓으며 끼어들었다.“이루다 대리, 감성은 참 좋은데 기획이 너무 올드한 거 아닌가? 요즘 MZ세대들이 얼마나 자극적이고 팝한 걸 좋아하는데. 낡은 필름 카메라? 흠, 무슨 소꿉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차라리 우리 2팀이 준비한 인기 인플루언서 초청 화보 촬영이나, AR 필터 인증샷 이벤트처럼 확 튀고 트렌디한 기획으로 가야지. 본부장
最終更新日 : 2026-04-10 続きを読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