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7시.늘어선 플라스틱 테이블과 화려한 네온사인, 그리고 사람들로 북적이는 을지로 골목.선선하고 기분 좋은 3월의 봄바람이 불어오는 야장 한가운데에, 완벽한 네이비 수트 차림의 태준과 칼정장을 입은 유진이 몹시 이질적인 모습으로 앉아 있었다."자자, 이루다 PM님의 성공적인 프로젝트를 위하여! 건배!"민호의 주도하에 시원한 생맥주잔이 쨍그랑 부딪혔다. 분위기는 최고조였다. 루다는 야장의 왁자지껄한 분위기와 시원한 맥주 덕분에, 낮 동안의 긴장과 PM이라는 자리가 주는 부담감을 까맣게 잊고 환한 웃음을 터뜨렸다.태준은 시끄러운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한 채 뻣뻣하게 앉아 있었지만, 그의 시선과 집게만큼은 아주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그는 산더미처럼 쌓인 후라이드 치킨 속에서 가장 바삭하고 살이 많은 닭다리와 날개 부위만 골라, 아주 은밀하고도 집요하게 루다의 앞접시 위로 밀어 넣어주었다. 루다가 눈치채지 못하게, 철저히 무심한 척하면서 말이다.한편 그 맞은편에서는 유진이 물티슈로 플라스틱 테이블을 벅벅 닦으며 위생 상태를 분석하고 있었고, 민호는 그 옆에서 1미터 거리를 자로 잰 듯 유지한 채 유진의 앞접시에 포크와 뻥튀기를 가지런히 세팅하며 대형견처럼 헥헥거리고 있었다.맥주가 몇 잔 더 돌고, 텐션이 우주를 뚫고 나간 민호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여러분! 오늘 날씨도 미쳤고, 맥주도 달고! 이대로 집에 가면 유죄입니다! 바로 옆에 노래방 뚫어 놨습니다. 딱 한 시간만 달리고 가시죠!""노래방? 콜!! 강 팀장님, 오늘 저희가 분위기 제대로 띄워볼 테니까 법카 한 번만 더 내어주시죠!"은호와 지원까지 합세해 바람을 잡자, 태준은 이마를 짚었다. 이런 통제 불능의 회식 2차는 그의 인생 데이터베이스에 없는 최악의 비효율이었다.하지만,"노래방 진짜 오랜만이다! 가요, 팀장님!"라고 말하며 해맑게 웃는 루다의 얼굴을 본 순간, 무언가에 홀린 듯."이런 날, 노래방은 빠질 수 없죠."태준은 반사적으로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 민호에게 쥐여
最終更新日 : 2026-04-24 続きを読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