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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 상사의 부캐는 매너온도 99도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41 - チャプター 50

71 チャプター

제41화 : 눈물겨운 태준의 셀프 영업

시끌벅적한 삼겹살집.화장실 앞 좁은 복도에서의 아찔한 대치 직후, 루다와 태준은 약간의 시차를 두고 테이블로 돌아왔다.루다의 두 뺨은 불판의 열기 때문이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붉게 달아올라 있었고, 평온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은 강태준은 평소 절대 허용하지 않던 '단추 하나 푼 셔츠'와 '느슨해진 넥타이' 차림이었다.눈치 빠른 서은호 수석이 그 미묘한 변화를 놓칠 리 없었다. 은호의 서글서글하던 미간이 일순간 흥미로움과 경계심으로 가늘어졌다.하지만 그들 사이의 팽팽한 삼각 텐션을 산산조각 낸 것은 테이블 한구석에 엎어져 있는 김민호 사원이었다."흐엉... 내 소중한 정수리... 내 모낭... 장가도 못 갔는데 땜빵 생기면 어떡해애..."정수리 화상의 충격과 소중한 머리카락을 잃었다는 슬픔에 연거푸 소주를 들이켠 민호는 완전히 인사불성이 되어 있었다. 그는 빈 소주병을 마이크 삼아 쥐고는 맞은편의 차유진을 향해 혀 꼬인 소리로 칭얼거렸다."책임니임... 책임님이 제 머리 책임지실 거냐고요오... 고기는 감성이라니까 왜 과학을 들이밀어서 껍데기를 날려요오...""......""껍데기 날라가는 각도도 계산하신거 아니에요오?""......"유진은 미간을 짚은 채 민호의 상태를 훑어보았다. 풀린 동공, 혀 꼬인 발음. 그녀가 짧은 한숨과 함께 칼같이 자리에서 일어났다."김민호 사원, 지금 여기서 더 마시면 내일 오전 반차 써야 할 거고, 그 업무 공백은 고스란히 협업 부서인 내 스트레스로 돌아오겠지. 오늘 회식은 여기까지 하죠.""어, 어? 난 2차로 치맥 쏘려고 했는데?"은호가 당황하며 입을 열었지만, 유진은 이미 민호의 멱살... 아니, 뒷덜미를 단단히 틀어쥐고 일으켜 세우는 중이었다."이 진상 수습은 원인 제공자인 제가 할 테니 다들 들어가세요.""아이고오... 머리야... 세상이 빙글빙글 돌아요..."비틀거리는 민호를 거의 연행하다시피 끌고 식당 밖으로 나온 유진. 찬 바람을 맞은 민호가 끙끙대며 식당 앞 벤치에 주저앉았다. 유진은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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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화 : 제페토 할아버지가 필요한 루다

다음 날 아침,마케팅 1팀. 김민호 사원이 정수리에 네모난 대형 반창고를 붙인 채 세상 다 산 표정으로 책상에 엎드려 있었다."아이고, 내 머리... 껍데기가 이렇게 무서운 음식인 줄 어제 처음 알았네..."그때, 신사업 TF팀 자리로 출근하던 차유진 책임이 방향을 틀어 마케팅 1팀 쪽으로 걸어왔다. 그녀는 엎드려 있는 민호의 책상 위로 작은 종이봉투를 무심하게 툭 던졌다."이게 뭡니까?"봉투 안에는 화상 연고와, 유진의 서늘한 이미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알록달록하고 비싼 마카롱 한 상자가 들어 있었다."어제 불판 사고에 대한 내 과실 합의금입니다."유진이 건조하게 대꾸하자, 민호가 눈을 가늘게 뜨며 입술을 삐죽였다."헉, 책임님. 약 하나 주고 퉁치시려는 거예요? 제 모낭이 얼마나 놀랐는데! 그리고 제 뇌세포는요!""연고로 흉터 수습하고, 마카롱으로 어제 날아간 멘탈 수습해요. 이 정도면 충분한 보상이 될 거라고 봅니다만.""에이, 이걸론 안 되죠!"민호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특유의 넉살 좋은 미소를 띠었다."오늘 점심에 책임님이 밥 사주세요! 그래야 제 서운함이 싹 풀릴 것 같은데~"뻔뻔한 민호의 직진에 유진의 꼿꼿하던 미간이 아주 미세하게 꿈틀거렸다. 평소 같으면 '시간 낭비'라며 칼같이 잘라냈을 그녀였다. 하지만 유진은 잠시 민호의 정수리에 붙은 반창고를 응시하더니,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원래 내 귀중한 점심시간 뺏기는 거 딱 질색인데, 어제 내 과실 100%니까 넘어가 주죠. 12시 정각에 봐요."유진이 뒤돌아 제 자리로 향하자, 민호는 책상 위의 마카롱 상자를 소중하게 품에 안으며 입꼬리를 씰룩거렸다.견고한 완벽주의자의 일상에, 통제 불능의 MZ 대형견이라는 에러 값이 본격적으로 침투하기 시작한 아침이었다.그 광경을 파티션 너머로 지켜보던 루다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그래! 땜빵 생긴 막내도 저렇게 뻔뻔하게 직진하는데, 나라고 못 할 게 뭐야?'어젯밤 당근 앱에서 강쥐님이 내려준 조언이 귓가에 맴돌았다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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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화 : 질투 프로토콜 가동

오전 11시 40분.직장인들의 엉덩이가 들썩이기 시작하는 마의 시간. 오전 내내 자신의 망한 플러팅을 복기하며 책상에 머리를 박고 있던 루다의 파티션 너머로, 서은호 수석이 의자를 드르륵 끌고 다가왔다."루다야. 너 오늘 점심 약속 있어?""어? 아니요, 선배. 왜요?""회사 뒷골목에 엄청 핫한 파스타집 생겼거든? 거기 웨이팅 장난 아니라서 나 10분 일찍 나가서 줄 서 있으려고. 넌 12시 땡 치면 바로 튀어와. 내가 쏠게!"은호가 서글서글한 눈웃음을 지으며 속삭였다. 아침부터 뚝딱거리느라 방전된 에너지를 맛있는 탄수화물로 채우는 것만큼 완벽한 위로는 없었다. 루다의 얼굴에 화색이 돌려는 찰나였다."이루다 대리."파티션 너머에서 들려온 차갑고도 익숙한 저음. 루다와 은호의 시선이 동시에 팀장석으로 향했다. 강태준 팀장이 방금 전 루다가 팽팽한 줄다리기 끝에 제출했던 결재 서류를 손에 든 채 꼿꼿하게 서 있었다."네, 넵! 팀장님!""아까 제출한 회의록 말입니다. 세부 지표 쪽에 논의할 사안이 좀 있어서요. 점심 식사하면서 마저 얘기하죠. 12시에 로비로 내려오십시오."이건 제안이 아니라 명백한 업무 지시, 즉 통보였다. 은호가 당황하며 끼어들었다."어, 팀장님. 제가 방금 루다랑 점심 약속을 먼저 잡았는데요. 파스타 먹기로…….""서 수석님."태준의 서늘한 시선이 은호에게 꽂혔다. 안경알 너머로 빛나는 눈빛은 맹수의 그것처럼 매서웠다."오늘 오후 2시까지 신사업 TF팀에 넘겨야 할 마케팅 플랜 초안, 아직 제 책상에 안 올라왔습니다만. 파스타 웨이팅 할 시간은 넉넉하신가 보군요.""헉. 그, 그게…… 지금 거의 다 마무리하긴 했는데요.""은호 선배, 괜찮아요! 선배 얼른 초안 마무리하세요. 파스타는 다음에 먹죠, 뭐."루다가 은호의 등을 떠밀며 수습에 나섰다. 은호는 입맛을 쩝 다셨지만, TF 리더의 정당한(그리고 몹시 살벌한) 업무 독촉 앞에서는 꼬리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태준은 은호가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을 끝까지 감시하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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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화 : 에러의 정체는 민호!?

숨 막히는 프라이빗 룸 안.루다는 제 앞접시에 놓인 최고급 스시들을 마치 사약 그릇을 바라보는 듯한 비장한 눈빛으로 내려다보고 있었다.반면 맞은편에 앉은 태준은 몹시 여유롭고 평온한 태도로 젓가락을 들었다. 그는 오늘 점심 메뉴로 이 식당을 고른 자신의 안목에 꽤 만족하고 있었다. 조용하고 프라이빗한 공간, 정갈한 음식. 오전 내내 뚝딱거리며 에너지를 낭비한 이루다 대리의 영양을 보충하기에 이보다 완벽한 조건은 없었다."드시죠."태준의 짧은 허락이 떨어지기 무섭게, 루다는 가장 끄트머리에 있는 만만한 계란 초밥을 조심스럽게 집어 들었다.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를 정도로 긴장한 탓에, 부드러운 계란말이가 마치 고무를 씹는 것처럼 뻑뻑하게 느껴졌다.그때였다. 태준이 자신의 나무 도마 위에 올려져 있던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최고급 장어 초밥'과 눈꽃 같은 마블링이 핀 '참다랑어 뱃살'을 집어 들더니, 루다의 앞접시 위로 묵묵히 옮겨주었다."단백질을 보충해 두십시오. 오후 업무를 버티려면."순간, 루다의 젓가락이 허공에서 딱딱하게 굳었다. 직장 생활 3년 차의 촉이 서늘하게 경고음을 울리고 있었다. 평소 개인주의의 끝판왕이자 식사 자리에서 반찬 하나 나눠 먹지 않던 얼음 마왕이, 자기 몫의 가장 비싼 스시를 부하 직원의 접시에 덜어준다? 갈비탕 때는 흑호 문신의 오해 때문에 생긴일이라지만, 이건 정말...'이거 백 퍼센트 최후의 만찬이다.'아침에 서류를 건네주며 손등을 '툭' 치고 도망간 그 하극상(?)이 결국 선을 넘은 게 분명했다. 해고를 통보하기 전, 퇴직금 명목으로 비싼 장어나 먹고 떨어지라는 무언의 압박임이 틀림없었다.루다는 컥, 하고 차오르는 체기를 애써 누르며 얼음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이대로 가다간 짐을 싸기도 전에 급체로 응급실에 실려 갈 것 같았다. 루다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테이블 아래로 몰래 스마트폰을 켜서 랜선 대나무숲이자 유일한 구원자인 '햇살강쥐'를 찾았다.[루다공주 : 강쥐님ㅠㅠ 저 오늘 회사에서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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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화 : 로봇들과 바이러스들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점심 식사를 마치고 마케팅 1팀 사무실로 돌아온 루다는, 자리에 앉자마자 책상 밑에 숨겨두었던 큼지막한 우체국 종이박스를 위로 끌어 올렸다.원래 이 박스의 용도는 오늘 퇴근길에 당근마켓에서 직거래하기로 한 '제습기'를 담아갈 목적이었다. 하지만 10만 원짜리 초호화 스시와 강태준 팀장의 기괴한 미소를 연달아 겪고 난 지금 이 순간, 루다의 눈에 이 빈 박스는 자신의 처량한 오피스 라이프를 마감할 '유골함'이나 다름없어 보였다.루다는 몹시 경건하고도 비장한 손길로 책상 위 칫솔 꽂이와 텀블러, 그리고 모니터 위에 올려두었던 귀여운 다람쥐 피규어를 박스에 하나둘 담기 시작했다."야, 이루다. 너 지금 뭐 하냐?"양치질을 마치고 돌아오던 옆자리의 지원이 기겁하며 의자를 끌고 다가왔다."지원아…… 나 장어 먹었어.""장어? 그 비싼 걸 강 로봇이 사주셨어? 몸보신 제대로 했네. 근데 표정은 왜 장어한테 물린 애 같아?""차라리 물리는 게 나았을지도 몰라. 완벽한 최후의 만찬이었어."루다가 울먹이며 아까 프라이빗 룸에서 있었던 일을 털어놓았다."팀장님이 자기 접시에 있던 최고급 참치 뱃살이랑 장어를 내 접시에 덜어줬어. 그러더니 갑자기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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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화 : 1미터 금단 증상과 귀여운 터미네이터

다음 날 아침, 마케팅 1팀 사무실.이제 신사업 TF팀의 서은호 수석과 차유진 책임이 마케팅 1팀 내에 자리를 꾸리면서, 본격적인 TF 업무가 시작되었다.차유진 책임은 자신의 책상에 앉아 듀얼 모니터를 노려보고 있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10분째 같은 문서의 같은 줄만 멍하니 바라보는 중이었다.유진은 습관적으로 왼쪽 손목에 찬 스마트 워치를 확인했다.[현재 심박수 : 72 BPM]지극히 정상적이고 안정적인 수치였다. 당연했다. 어제 그녀의 심혈관 시스템을 엉망으로 만들었던 '악성 에러 코드'가 완벽하게 격리되었으니까.김민호 사원은 유진의 '바이러스' 발언을 무서울 정도로 곧이곧대로 받아들였다. 오늘 아침 출근길, 민호는 하얀색 KF94 마스크를 눈 밑까지 단단히 쓴 채 나타났다. 그리고 유진의 반경 1미터 이내로는 절대, 결단코 접근하지 않았다.결재 서류를 전달할 때도 자신의 팔을 최대한 뻗어 결재판 모서리 끝만 겨우 쥔 채 건넸고, 복도에서 마주치면 숨을 헉 들이마시며 벽에 찰싹 달라붙어 게걸음으로 유난스럽게 피해 갔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을 때 유진이 타고 있으면 "먼저 올라가십시오!" 하고 90도로 인사한 뒤 비상구 계단으로 뛰어 올라가는 치밀함까지 보였다.완벽한 방역 시스템이 구축되었고, 유진의 심장은 더 이상 미친 듯이 뛰지 않았다. 하지만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했다.'심박수는 정상화되었으나, 원인 불명의 무기력증과 집중력 저하 현상이 2시간째 지속 중이다. 오늘 오전 업무 효율이 평소 대비 40퍼센트 이상 하락했어.'유진은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 아침마다 헤벌쭉 친근하게 인사를 건네던 대형견이 시무룩하게 벽을 타고 다니는 꼴을 보니, 이상하게 가슴 한구석이 텅 빈 것처럼 답답했다. 모니터 속 활자는 눈에 들어오지 않고, 자꾸만 파티션 너머로 눈길이 갔다.유진은 이 비논리적인 증상을 심각하게 분석하다가, 마침내 하나의 결론에 도달했다.'설마…… 악성 바이러스에 대한 금단 증상인가?'시스템의 치명적인 버그였다. 이대로 두었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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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화 : 태준의 야망과 하이에나들

탕비실에서의 숨 막히는 '30센티미터 원위치' 명령이 떨어진 뒤.사무실은 기묘한 형태의 자리 배치를 맞이하고 있었다. 차유진 책임의 책상 바로 옆에, 김민호 사원이 자신의 바퀴 달린 의자를 질질 끌고 와 찰싹 달라붙어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책임님. 지금 모니터와 제 어깨 사이 거리, 정확히 28센티미터입니다. 오차 범위 내로 아주 완벽하죠?"민호가 마스크를 턱 밑으로 쓱 내리며, 특유의 대형견 같은 맑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유진은 키보드 위에 손을 얹은 채 뻣뻣하게 굳어 있었다.반경 1미터 밖으로 떨어졌을 때 발생했던 무기력증과 업무 효율 저하는 분명 사라졌다. 하지만 민호가 30센티미터 안쪽으로 치고 들어오자, 이번에는 다른 의미로 모니터 글씨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민호에게서 희미하게 풍기는 산뜻한 섬유유연제 향, 타자를 칠 때마다 슬쩍슬쩍 스치는 넓은 어깨. 유진의 왼쪽 손목에 찬 스마트 워치는 아까부터 진동을 멈출 줄 몰랐다.[현재 심박수 : 118 BPM]'오류다. 치명적인 시스템 오류가 발생했다. 하지만…… 데이터 수집을 위해 현재 거리를 유지해 볼 필요가 있겠어.'유진은 요동치는 심장을 애써 무시하며, 지극히 논리적이고도 비겁한 자기 합리화를 시전했다."김민호 사원. 시끄러우니까 입은 다물고, 내 모니터 서브 데이터나 같이 확인하십시오. 이건 어디까지나 내 업무 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입니다.""네! 알겠습니다, 책임님!"민호가 신나게 대답하며 유진의 모니터 쪽으로 고개를 더 바짝 들이밀었다. 유진은 애써 화면을 노려보며 헛기침을 삼켰다. 통제 불능의 바이러스는 이제 유진의 방화벽을 완전히 무너뜨리고, 그녀의 일상 한가운데로 당당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같은 시각.핵심 과제 프로젝트 매니저(PM)로 승격한 루다는, 넘치는 의욕으로 오후 업무를 불도저처럼 쳐내고 있었다. 퇴사의 공포에서 벗어난 엄청난 카타르시스와 승진의 기쁨. 이 벅찬 감정을 누군가와 당장 나누지 않고는 배길 수가 없었다.루다는 모니터에 엑셀 창을 띄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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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화 : 소년이여, 신화가 되어라!

저녁 7시.늘어선 플라스틱 테이블과 화려한 네온사인, 그리고 사람들로 북적이는 을지로 골목.선선하고 기분 좋은 3월의 봄바람이 불어오는 야장 한가운데에, 완벽한 네이비 수트 차림의 태준과 칼정장을 입은 유진이 몹시 이질적인 모습으로 앉아 있었다."자자, 이루다 PM님의 성공적인 프로젝트를 위하여! 건배!"민호의 주도하에 시원한 생맥주잔이 쨍그랑 부딪혔다. 분위기는 최고조였다. 루다는 야장의 왁자지껄한 분위기와 시원한 맥주 덕분에, 낮 동안의 긴장과 PM이라는 자리가 주는 부담감을 까맣게 잊고 환한 웃음을 터뜨렸다.태준은 시끄러운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한 채 뻣뻣하게 앉아 있었지만, 그의 시선과 집게만큼은 아주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그는 산더미처럼 쌓인 후라이드 치킨 속에서 가장 바삭하고 살이 많은 닭다리와 날개 부위만 골라, 아주 은밀하고도 집요하게 루다의 앞접시 위로 밀어 넣어주었다. 루다가 눈치채지 못하게, 철저히 무심한 척하면서 말이다.한편 그 맞은편에서는 유진이 물티슈로 플라스틱 테이블을 벅벅 닦으며 위생 상태를 분석하고 있었고, 민호는 그 옆에서 1미터 거리를 자로 잰 듯 유지한 채 유진의 앞접시에 포크와 뻥튀기를 가지런히 세팅하며 대형견처럼 헥헥거리고 있었다.맥주가 몇 잔 더 돌고, 텐션이 우주를 뚫고 나간 민호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여러분! 오늘 날씨도 미쳤고, 맥주도 달고! 이대로 집에 가면 유죄입니다! 바로 옆에 노래방 뚫어 놨습니다. 딱 한 시간만 달리고 가시죠!""노래방? 콜!! 강 팀장님, 오늘 저희가 분위기 제대로 띄워볼 테니까 법카 한 번만 더 내어주시죠!"은호와 지원까지 합세해 바람을 잡자, 태준은 이마를 짚었다. 이런 통제 불능의 회식 2차는 그의 인생 데이터베이스에 없는 최악의 비효율이었다.하지만,"노래방 진짜 오랜만이다! 가요, 팀장님!"라고 말하며 해맑게 웃는 루다의 얼굴을 본 순간, 무언가에 홀린 듯."이런 날, 노래방은 빠질 수 없죠."태준은 반사적으로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 민호에게 쥐여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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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화 : 이루다, 진심을 드러내다.

태준의 비장한 열창이 끝나고, 화면에 '100점'이라는 숫자가 번쩍였다.노래방 안은 마치 일시정지 버튼을 누른 것처럼 기묘한 정적에 휩싸여 있었다.그 숨 막히는 침묵을 깬 것은 다름 아닌 김민호 사원이었다. 민호는 태준이 마이크를 채 내려놓기도 전에 용수철처럼 튀어 올라, 그의 손에서 마이크를 거의 낚아채듯 빼앗아 들었다."우와아아! 강 팀장님! 방금 에반게리온 1호기 강림하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 뜨거워진 분위기, 제가 한층 더 폭발시켜 보겠습니다! 반주 주세요!"민호는 화려한 스텝을 밟으며 양손에 탬버린을 쥐고 흔들기 시작했다. 민호는 대학 축제에 초대받은 전문 MC처럼 신나는 춤과 함께 호응을 유도하며 분위기를 순식간에 반전시켰다.민호의 선곡은 텐션의 끝판왕, 싸이의 '연예인'이었다. 민호는 좁은 소파 위를 펄쩍펄쩍 뛰어다니며 현란한 골반 돌리기를 선보였고, 노래방 안은 순식간에 광란의 콘서트장으로 변모했다. 민호의 미친 쇼맨십에 넋이 나갔던 지원과 은호도 다시 텐션을 끌어올리며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고 뛰기 시작했다.한바탕 폭풍 같은 무대가 지나가고, 숨을 헐떡이던 민호가 구석에 각 잡고 앉아 있던 차유진 책임에게 마이크를 들이밀었다."자! 다음은 우리 TF의 에이스, 차유진 책임님 가시죠!""나는 됐습니다. 이런 비효율적인 소음 유발은 지양하고 싶군요."유진이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지만 비글처럼 헥헥거리며 매달리는 민호, 그리고 팀원들은 다 함께 소리쳤다."노래를 못하면 시집을 못 가요! 아~ 미운 사람!"시집을 못 간다는 말에 유진의 미간이 살짝 꿈틀거렸지만, 유진은 성화에 못 이기는 척 자리에서 일어났다."하아. 조직의 결속력 강화를 위한 절차라면, 딱 한 곡만 부르도록 하죠. 딱히 시집을 못 간다는 것 때문은 아닙니다."유진이 리모컨을 꾹꾹 눌러 선곡한 노래는 소찬휘의 'Tears'였다."헉-."살벌한 전주가 흐르자 모든 팀원들은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유진은 아까 전의 태준과 완벽하게 똑같은, 꼿꼿하고 흐트러짐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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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화 : 공주님을 구출하라!

집으로 돌아와 침대에 누운 태준은 쉽사리 잠들지 못했다. 루다가 보낸 메시지를 수십 번도 더 읽고 또 읽었다. '이루다 대리도 에반게리온에 관심이 있는 건가? 혹시 그녀도 숨겨진 동류인 건가?'태준은 신중하게, 아주 조심스럽게 햇살강쥐로서 답장을 보냈다.[햇살강쥐 : 공주님, 팀장님이 부르신 노래가 혹시 어떤 노래였어요~?][루다공주 : 신세기 에반게리온이었어요!! 정말 멋있었어요!][햇살강쥐 : '신세기 에반게리온'이요? 훌륭한 취향이네요. 공주님도 혹시 메카닉 장르나 생체 병기물에 관심이 많으신 편인가요?][루다공주 : 앗ㅋㅋㅋ 아니요! 저는 로봇 만화는 하나도 몰라요! 그냥 팀장님이 남들 눈치 안 보고 땀까지 흘리며 노래 부르는, 그 매사에 진심인 모습이 멋있었던 거예요.][루다공주 : 어떡하죠 강쥐님. 이제 우리 팀장님이 남자로 보여요 ㅠㅠ 저 어떡하죠?]"……허."어두운 방 안.스마트폰 액정 불빛에 비친 태준의 얼굴이 순식간에 터질 듯이 달아올랐다.비록 동류의 취향은 아니지만, 나 '강태준'이라는 남자 본연의 모습에 푹 빠졌다는 루다의 고백.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던 얼음 마왕의 입가에서 기어이 실없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태준은 베개에 얼굴을 파묻은 채, 난생처음 겪어보는 벅찬 감정에 밤새 뒤척여야 했다.다음 날 아침, 사무실.루다는 자리에 앉아 모니터 위로 살짝 시선을 올렸다. 유리 파티션 너머로 서류를 검토하고 있는 강태준의 모습이 보였다. 평소라면 '오늘도 혼자 세상 차갑네' 하고 넘겼을 모습이었지만, 오늘은 달랐다.키보드를 두드리는 곧게 뻗은 손가락, 수트 위로 드러난 듬직한 어깨, 무언가에 집중할 때 살짝 찌푸려지는 미간까지. 그 모든 것에 자꾸만 에반게리온의 웅장한 브금이 자체적으로 깔리는 듯했다.'아씨, 진짜 어떡해. 눈만 마주쳐도 떨려.'그때였다. 자리에서 일어난 태준이 곧장 루다의 책상 앞으로 다가왔다."이루다 대리, 아니 이루다 PM. 오늘부터 핵심 과제 실무에 착수해야 하는데, 컨디션은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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