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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 상사의 부캐는 매너온도 99도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31 - チャプター 40

71 チャプター

제31화 : 계산에 없던 초밀착 스킨십

레스토랑의 분위기는 완벽했다. 웨이터가 서빙한 랍스터 테일은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아내렸고, 복숭아 퓌레를 곁들인 최고급 한우 안심스테이크는 태준이 계산한 '완벽한 단백질 효율'을 증명하듯 훌륭한 맛을 자랑했다."맛이 어떻습니까?"태준이 나이프를 내려놓으며 물었다. 정작 본인의 접시는 반도 비우지 않은 채, 오직 루다가 오물거리며 먹는 모습만 데이터를 수집하듯 빤히 관찰하고 있던 참이었다."진짜 맛있어요! 고기가 완전 입에서 녹는데요? 팀장님도 어서 드세요. 데이터 수집하시다 스테이크 다 식겠어요."루다가 장난스럽게 웃으며 자신의 접시에 있던 고기 한 점을 썰어 태준의 접시 위로 넘겨주었다. 순간, 태준의 눈썹이 미세하게 꿈틀했다.평소의 강태준이라면, 타인의 포크가 닿았던 식재료를 자신의 구역에 침범하게 두는 일은 결단코 없었을 것이다. 철저한 위생 관념과 타인과의 경계를 중시하는 그에게 이는 명백한 '에러'였다. 하지만 그는 접시 위에 놓인 고기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포크로 집어 입에 넣었다."...확실히."천천히 고기를 삼킨 태준이 냅킨으로 입가를 닦아내며 낮게 중얼거렸다."혼자 먹을 때보다, 미각 세포의 만족도가 200퍼센트 이상 상승하는 수치군요. 놀라운 변수입니다.""또 수치 타령이시네. 팀장님은 진짜 평소에도 그렇게 모든 걸 다 계산하면서 사세요? 안 피곤하세요?"루다의 타박에 태준은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어릴 때부터 습관이 된 사항입니다. 모든 변수를 통제하고 예측 범위 안에 두어야만 안전하다고 믿었으니까요. 하지만..."태준의 시선이 루다의 맑은 눈동자에 깊숙이 가닿았다. 서늘했던 안경 너머의 눈빛이 지금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다정하게 가라앉아 있었다."요즘은 그 통제 시스템이 완전히 고장 난 것 같군요. 제 의지로는 방어가 안 될 만큼 말입니다."나직하게 울리는 그의 목소리에 루다의 심장이 다시 한번 속절없이 덜컹거렸다. 로봇처럼 딱딱한 말투 속에 숨겨진, 빙빙 돌려 말하지 않는 날것의 진심이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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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화 : 태준의 기획안 대실패!?

"고, 고고고고고객님! 정말 죄송합니다! 다치신 곳은 없으십니까?!"사색이 된 수석 소믈리에의 다급한 목소리가 두 사람 사이의 팽팽했던 진공 상태를 산산조각 냈다."앗!"최면에라도 걸린 듯 태준의 입술만 홀린 듯 바라보던 루다가 화들짝 놀라며 상체를 뒤로 물렀다. 태준 역시 뜨거운 불에 덴 사람처럼 황급히 루다의 뒤통수에서 손을 거두어들였다."크흠."태준은 헛기침을 하며 재빨리 몸을 일으켰다. 레스토랑의 은은한 조명 아래서도 그의 귓바퀴부터 목덜미까지 붉게 달아오른 것이 선명하게 보일 지경이었다. 태준은 요동치는 심장을 억누르며, 반사적으로 흐트러진 수트 재킷의 단추를 채우고 안경을 밀어 올렸다.완벽했던 강태준의 시스템이 방금 전 루다의 입술을 향해 완전히 통제력을 상실할 뻔했다는 사실에, 그의 머릿속은 거대한 경고음으로 울리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 상황을 수습하는 것이 먼저였다."이루다 대리, 일어나십시오."태준의 목소리는 방금 전 다급하게 루다의 안위를 묻던 것과 달리, 다시 평소의 차갑고 이성적인 톤으로 돌아와 있었다. 하지만 미세하게 갈라진 끝음만큼은 숨길 수 없었다.자리에서 일어서는 루다의 뺨도 방금 전의 상황 때문에 터질 듯이 붉어져 있었다. 태준의 매의 눈이 루다의 상태를 빠르게 스캔했다. 다행히 유리 파편은 튀지 않았지만, 테이블보를 적신 차가운 샴페인이 루다의 블라우스 소매와 치맛자락 끝을 축축하게 적시고 있었다.태준의 미간이 매섭게 좁혀졌다. 그는 어쩔 줄 몰라 하는 지배인을 향해 차갑게 고개를 돌리며 안주머니에서 명함을 꺼내 내밀었다."제 명함입니다. 오늘 발생한 안전사고에 대한 책임 소재와 보상 절차는 추후 제 변호사를 통해 직접 연락하겠습니다. 지금은 제 동행인의 안정을 취하는 게 먼저라서요. 이만 일어서겠습니다.""네, 넵. 정말 죄송합니다, 고객님."지배인이 땀을 닦으며 연신 허리를 굽히는 사이, 태준은 망설임 없이 자신의 수트 재킷을 벗었다. 그리고 젖은 블라우스 소매를 만지작거리며 어색하게 서 있는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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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화 : 어디서 타는 냄새안나요?

끼앙-!짧은 경적 소리가 정적을 깼다. 붉은색이었던 신호등이 어느새 초록불로 바뀌어 있었다.태준은 훅 들이켠 숨을 길게 내뱉으며 굳어있던 발끝을 움직여 엑셀을 밟았다. 매끄럽게 다시 출발한 차 안에는 오직 계곡물이 흐르는 432Hz의 산새 소리만이 어색하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방금 전, 샴페인 사고 이후의 그 아찔했던 밀착이 '싫지 않았다'는 루다의 돌직구. 그 한마디에 태준의 완벽했던 이성 회로는 완전히 녹아내려 버렸다. 당장이라도 차를 갓길에 세우고, 제 커다란 재킷에 파묻힌 저 작고 사랑스러운 여자를 으스러지게 안아버리고 싶은 충동이 목끝까지 치밀어 올랐다.하지만 태준은 핏줄이 설 정도로 운전대를 꽉 쥐며 본능을 짓눌렀다.'안 돼. 오늘은 이미 너무 많은 변수가 발생했어. 여기서 더 다가갔다간... 나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을지도 몰라.'루다 역시 자신이 내뱉은 말의 의미를 뒤늦게 깨닫고는 입술을 꾹 깨문 채 창밖만 바라보고 있었다. 유리창에 비친 그녀의 얼굴은 터질 듯이 달아올라 있었다. 침을 삼키는 소리조차 들킬 것 같은, 닿을 듯 말 듯 팽팽한 긴장감이 두 사람 사이를 가득 채운 채 차는 어느덧 루다의 오피스텔 앞에 도착했다."데려다주셔서 감사합니다, 팀장님."루다가 서둘러 안전벨트를 풀며 태준의 재킷을 벗으려 했다."아, 옷 돌려드릴—""그대로 입고 가십시오."태준의 커다란 손이 불쑥 다가와, 재킷을 벗으려던 루다의 손등을 겹쳐 쥐었다. 뜨거운 체온이 맞닿자 루다의 어깨가 흠칫 떨렸다."팀장님 옷이잖아요. 아까 샴페인 때문에 셔츠만 입고 계셔서 추우실 텐데...""제 걱정은 시스템에 입력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루다 대리의 블라우스가 마르지 않았으니, 지금 그 옷을 벗으면 감기 바이러스에 노출될 확률이..."태준의 말이 점점 느려지더니, 이내 뚝 끊겼다. 루다의 손등을 덮은 그의 손가락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태준의 짙은 시선이 루다의 떨리는 눈동자와 허공에서 얽혔다. 가로등 불빛 아래 비친 태준의 눈빛은, 평소의 그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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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화 : 시스템 붕괴 원인 - 연애 뚝딱이 강태준

강남의 야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최고급 아파트. 먼지 한 톨 없이 정갈하고 차가운 거실 한쪽에는, 벽면과 완벽하게 일체화되어 감쪽같이 숨겨진 슬라이딩 도어가 하나 있었다.오직 태준의 지문 인식으로만 열리는 그 '비밀의 방' 안쪽. 화려한 조명 아래 놓인 두 대의 레트로 오락기 앞에서 요란한 타격음이 터져 나오고 있었다.[K. O. !!][Player 1 WIN!]"아, 씨! 야! 회식하다 말고 튀어온 놈한테 방어 가드 올릴 틈도 안 주고 무호흡 연타를 날리면 어쩌자는 거야!"회색 후드티를 입은 인동이 조이스틱에서 손을 떼며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헝클어뜨렸다. 태준의 20년 지기이자, 태준의 아파트 비밀번호를 아는 유일한 친구인 스타트업 대표 김인동이었다."가벼운 변수를 통제하지 못한 네 컨트롤 미스다. 한 판 더 해."태준은 모니터에서 시선도 떼지 않은 채 무심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평소의 그 빈틈없던 강태준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겉옷은 어디다 던져뒀는지 셔츠 소매는 팔뚝까지 거칠게 걷어붙여져 있었고, 단정하던 넥타이는 삐딱하게 풀려 있었다. 무엇보다 오락기 버튼을 부서져라 내리치는 그의 손놀림에는 짙은 초조함이 묻어났다."안 해, 이 미친놈아."인동이 투덜거리며 미니 냉장고에서 캔맥주를 꺼내 들었다."근데 강파고. 너 상태가 왜 이러냐? 사람을 아주 샌드백 취급하고. 평소에 1분 1초 쪼개 쓰면서 칼같이 굴던 새끼가 넥타이는 다 풀어헤치고... 너답지 않은데? 무슨 일 있냐?""......"태준은 대답 대신 조이스틱을 쥔 손에 꽉 힘을 주었다."...정확히는 연쇄적인 시스템 붕괴였다.""뭐? 무슨 소리야?"태준이 모니터에서 눈을 떼고 자신의 커다란 두 손을 내려다보며 낮게 중얼거렸다."오늘 레스토랑에서 돌발 변수가 발생해서, 이루다 대리와 숨결이 닿을 거리까지 밀착하게 됐다.""잠깐. 대리? 이루다 대리?"맥주를 마시려던 인동의 손이 우뚝 멈췄다. 그의 두 눈이 튀어나올 듯 커졌다."야, 너네 회사 그 팀원 말하는 거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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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화 : 나 까인건가...?

비슷한 시각. 현관문을 닫자마자 그 자리에 스르륵 주저앉은 루다는 오늘 있었던 일을 복기하기 시작했다.차 안에서는 무슨 생각으로 그런 말을 했는지, 도무지 본인도 이해할 수 없었다. '전혀 안 좋은 경험이 아니었어요.' 이건 누가 들어도 내가 팀장님이 좋다는, 강태준과 스킨십하고 싶다는 노골적인 플러팅이었다.현관에 쪼그려 앉아 태준이 덮어준 네이비 재킷을 품에 안은 채, 루다는 자신도 모르게 소리 없는 비명을 질렀다. "꺄-악!"루다는 후들거리는 다리로 간신히 일어나 방 안으로 들어섰다. 침대 위에 태준의 네이비 재킷을 조심스레 내려놓자, 짙은 우드 향기와 함께 그의 체온이 느껴지는 듯했다. 마치 그 커다란 남자가 이 작은 오피스텔 한가운데 우뚝 서 있는 것만 같은 묘한 기분이 밀려왔다.루다는 제 손등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벗어나지 못하게 겹쳐 쥐던 뜨겁고 커다란 손. 미세하게 떨리던 손가락. 그리고 금방이라도 집어삼킬 듯 일렁이던 그 서늘하고도 맹렬한 눈빛. '더 지체했다가는, 제 이성이 아주 치명적인 오작동을 일으킬 것 같아서요.'"이성이 오작동할 것 같다고... 꺄아아악!"또다시 참지 못하고 침대로 다이빙한 루다는 베개에 얼굴을 묻고 다리를 구르며 격렬한 이불킥을 시전했다. 그 숨 막히던 텐션을 떠올리면 심장이 터질 것 같았지만, 막상 혼자가 되고 나니 수치심과 민망함이 쓰나미처럼 밀려오기 시작했다."내가 미쳤지, 미쳤어! 아무리 그래도 팀장님한테 그런 플러팅을 왜 날려? 완전 선 넘는 이상한 사람처럼 보였으면 어쩌지?!"이불을 걷어차며 생각할수록 얼굴이 화끈거렸다. 게다가 곰곰이 곱씹어 보니 묘하게 억울하고 불안한 감정이 고개를 들었다. 분위기 다 잡아놓고, 손등까지 꽉 쥐어놓고서는. '오늘 퇴각하겠습니다.'"아니, 오늘은 퇴각한다는 건 또 뭐야! 겉옷만 냅다 던져주고 진짜로 뒤도 안 돌아보고 가버리다니..." "잠깐만, 나 그럼 까인 건가...?!"도망치듯 떠나버린 태준의 행동이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혹시 내 직진이 부담스러웠던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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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화 : 로봇은 로봇인데... 깡통로봇

[햇살강쥐] : 루다공주 님, 아직 안 주무시죠?[햇살강쥐] : 오늘 엄청 기대하시던 약속이 있다고 하셨잖아요. 첫 데이트는... 무사히 잘 끝났나요? 혹시 상대방이 너무 긴장해서 바보 같은 실수를 하지는 않았는지 걱정돼서요. 화면을 뚫어져라 바라보던 태준은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비밀의 방 소파에 파묻혀 있던 인동이 다가와 태준의 어깨 너머로 스마트폰 화면을 훔쳐보며 낄낄거렸다."야, 강파고. 넌 진짜 양심도 없다. 네가 겉옷만 던지고 튀어놓고 '바보 같은 실수를 하진 않았는지 걱정'이라니. 미친놈이냐!""시끄럽다. 이건 엉망이 된 데이터를 복구하기 위한 최적의 우회 루트일 뿐이야."태준이 미간을 찌푸리며 인동을 밀어내려던 찰나였다. 지잉-. 손바닥 안에서 진동이 울렸다. '루다공주님' 아니, '루다'의 답장이었다.[루다공주] : 앗, 강쥐님! 마침 자랑(?) 좀 하려고 했는데! ㅎㅎ자랑? 태준의 안경 너머로 짙은 의혹이 스쳤다. 오늘 그 난리를 쳐놓고 자랑할 게 대체 뭐가 있단 말인가. 태준의 긴 손가락이 빠르게 자판을 두드렸다.[햇살강쥐] : 자랑이요? 다행이네요! 분위기가 아주 좋았나 봅니다. 숫자 '1'이 사라지기가 무섭게 말풍선이 연달아 튀어 올랐다.[루다공주] : 음... 무사히 끝난 건지 아닌지 사실 잘 모르겠어요. 분위기는 진짜 좋았거든요? 숨소리도 다 들릴 만큼 가까이 붙어있기도 했고...[루다공주] : 근데 제가 돌직구를 좀 날렸더니, 그분이 갑자기 겉옷만 냅다 던져주고 '도망'가 버렸어요! 이성이 오작동할 것 같대나 뭐래나. 쿵. 태준의 심장이 발밑으로 뚝 떨어졌다. 옆에서 화면을 같이 읽던 인동은 참지 못하고 소파에 데굴데굴 구르며 박장대소를 터뜨렸다."푸하하학! 야! 대리님 완전 팩트 폭력기네! '이성이 오작동할 것 같대나 뭐래나' 래! 미친, 강태준 네 말투 텍스트로 보니까 진짜 미친놈 같고 개웃겨!"태준은 귓바퀴가 터질 듯이 달아올랐지만, 애써 평정심을 유지하며 떨리는 손가락으로 타자를 쳤다. 어떻게든 이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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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화 : 넌 대체 누굴 보고 있는거야!?

대망의 월요일 아침.마케팅 1팀 파티션 안쪽, 태준은 평소보다 30분 일찍 출근해 제 자리에 꼿꼿하게 앉아 있었다. 그의 복장은 그야말로 철벽 방어 모드였다. 셔츠 단추는 목 끝까지 빈틈없이 채워져 있었고, 넥타이는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조여져 있었다.'월요일에 출근하면, 그냥 제가 먼저 확 덮쳐버릴까요?'주말 내내 머릿속을 둥둥 떠다니던 루다의 메시지가 또다시 이명처럼 울렸다. 태준은 무의식적으로 마른침을 삼키며 파티션 너머 텅 빈 사무실 입구를 예의주시했다. 인동의 말마따나 눈에 보이지 않는 방탄조끼라도 껴입은 듯 온몸의 근육이 잔뜩 경직되어 깡통로봇처럼 삐걱거리고 있었다."팀장님! 좋은 아침입니다!"그때, 요란한 발소리와 함께 마케팅 1팀의 막내 사원 민호가 헐레벌떡 사무실로 들어섰다."오늘 저희 층에 신사업 TF팀 꾸려진다는 소문 들으셨어요? 본사 에이스 서은호 수석님에다가, 완전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다는 차유진 책임님까지 합류해서 TF팀 만든다던데요!""직원 개인에 대한 가십은 통제합니다, 김민호 사원. 그리고 소문이 아니라 사실입니다."태준의 담담한 대답에 민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태준은 이미 지난주 임원 회의에서 TF팀 구성을 전달받아 알고 있었지만, 굳이 팀원들에게 미리 떠벌리지 않았을 뿐이었다."지난번 오 팀장 부서와의 PT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덕분에, 우리 마케팅 1팀이 이번 신사업 TF와 전면 협업하게 되었습니다. 좋은 기회가 될겁니다. 조만간 정식 공지가 나갈 테니 자리에 가서 오늘 회의 준비나 마저 하세요.""헉, 대박...! 아, 넵!"태준의 서늘한 칼차단에 민호가 입을 삐죽이며 제 자리로 돌아갔다. 태준은 민호의 호들갑을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지금 그의 머릿속엔 온통 '이루다가 언제 덮쳐올지 모른다(?)'는 초유의 비상사태뿐이었으니까.달칵. 얼마 지나지 않아 사무실 유리문이 다시 열리며 익숙한 실루엣이 등장했다. 루다였다."좋은 아침입니다, 팀장님!"태준의 어깨가 흠칫 굳었다. 쭈뼛거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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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화 : 여자 강태준의 등장

오후 2시, 대회의실.마케팅 1팀과 신사업 TF팀의 첫 공식 킥오프 회의를 앞두고 회의실 안은 묘한 긴장감과 활기가 교차하고 있었다.미리 들어와 회의록 세팅을 하던 루다의 옆으로, 서은호 수석이 자연스럽게 의자를 빼며 다가왔다."루다야, 여기 자리 있지? 선배가 옆에 앉아서 서포트 좀 받아야겠다.""아, 네! 앉으세요, 수석님."루다가 생긋 웃으며 자리를 내어주려는 찰나였다. 회의실 상석에 앉아 빔프로젝터 화면을 노려보던 강태준의 서늘한 목소리가 회의실을 갈랐다."이루다 대리. 그쪽 말고, 제 오른쪽 자리로 이동해서 착석하십시오.""네? 하지만 회의록 작성은 여기서 해도...""이번 신사업 프로젝트는 마케팅 1팀의 실무 역량이 핵심입니다. 따라서 실무 담당자인 이 대리와 총괄 책임자인 저 사이의 물리적 거리는 최소화되어야 합니다. 보고와 지시 과정에서 발생하는 동선 낭비는 극히 비효율적이니까요."숨도 쉬지 않고 쏟아지는 완벽하고도 딱딱한 논리에 회의실에 정적이 흘렀다. 동선 낭비라니, 기껏해야 책상 두세 칸 차이일 뿐인데.하지만 태준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고 엄격했다. 그의 속마음이 '서은호 수석이 이 대리 옆에서 웃는 꼴은 내 데이터상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는 유치한 버그로 점철되어 있다는 사실은 아무도 알지 못했다."아... 네, 알겠습니다."루다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노트북을 챙겨 태준의 바로 옆자리로 이동했다. 은호는 텅 빈 옆자리를 보며 어깨를 으쓱하더니, 흥미롭다는 듯 묘한 미소를 띠고 태준을 바라보았다. 태준은 은호의 시선을 애써 무시하며 손목시계를 내려다보았다.오후 2시 정각. 달칵, 하고 회의실 문이 열리며 경쾌한 구두 발소리가 울려 퍼졌다."다들 모이셨네요. 늦지 않아서 다행입니다."태준만큼이나 단정하고 각 잡힌 네이비색 팬츠 수트. 머리칼 한 올 흘러내리지 않게 깔끔하게 묶은 포니테일.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은 서늘하고 이지적인 분위기의 여자.이번 신사업 TF팀의 핵심 멤버이자 브레인,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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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화 : 돼지고기 굽기학 개론

마케팅 1팀과 신사업 TF팀의 첫 킥오프 회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스크린이 꺼지고 회의실에 불이 켜지자, 팽팽했던 긴장감이 기분 좋은 활기로 바뀌었다."자,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킥오프 미팅이 기대 이상으로 아주 매끄럽게 끝났네요."서은호 수석이 박수를 가볍게 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오늘 TF팀과 마케팅 1팀이 이렇게 한배를 탔는데, 이대로 헤어지긴 아쉽죠. 다 같이 저녁 회식 어때요? 제가 쏘겠습니다.""와! 수석님 최고! 완전 찬성입니다!"회의 내내 꿀 먹은 벙어리처럼 눈치만 보던 막내 김민호 사원이 가장 먼저 환호하며 노트북 전원을 뽑았다. 그런데 서두르던 손길에 그만 노트북 어댑터가 바닥으로 떨어지며 요란한 소리를 냈다."앗, 죄송합니다!"민호가 혀를 내밀며 머리를 긁적였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차유진 책임의 눈매가 가차 없이 가늘어졌다."김민호 사원. 공용 공간에서의 소음 발생은 타인의 집중력을 저하시키는 비매너입니다. 그리고 선 정리 상태가 엉망이군요. 업무의 시작은 정리지만, 끝은 완벽한 원상복구라는 거 안 배웠습니까?""아... 넵. 주의하겠습니다."유진의 서늘한 지적에 민호가 입술을 삐죽였다. 대꾸하는 대신 보란 듯이 엉킨 선을 가방에 쑤셔 넣으며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유진의 눈치만 살피는 꼴이 영락없이 훈련받는 대형견 같았다.회사 근처의 단골 삼겹살집. 결국 은호의 뜻대로 오게 된 회식 자리는 시작부터 묘한 신경전이 흐르고 있었다. 가장 큰 원인은 다름 아닌 '자리 배치'였다.루다가 엉거주춤 은호의 옆에 앉자, 맞은편에 착석하려던 강태준의 미간이 또 한 번 구겨졌다 펴졌다. 결국 테이블은 [서은호 - 이루다 - 최지원]이 한 줄로 앉고, 그 맞은편에 [차유진 - 강태준 - 김민호]가 마주 보는 환장의 구도가 완성되었다."자, 다들 TF 합류 축하하고! 마케팅 1팀, 잘 부탁해!"은호가 잔을 부딪치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지원은 소주잔을 홀짝이며 눈앞에 펼쳐진 진풍경을 흥미롭게 스캔했다.그 옆에서 민호는 의욕적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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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화 : 포기는 거절합니다

시끌벅적한 삼겹살집. 고기 굽는 연기와 오가는 술잔 속에서, 강태준의 시간만 차갑게 얼어붙은 듯 멈춰 있었다.테이블 아래로 반쯤 숨긴 스마트폰 액정 위로 당근 앱의 알림 창이 떠 있었다.[루다공주 : 저 확 덮쳐보겠다고 선전포고했던 거... 그냥 취소해야 할까 봐요.][루다공주 : 그분 옆에, 진짜 모든 게 완벽하게 어울리는 파트너가 나타났거든요. 전 낄 틈도 없이 초라해져서...]'완벽하게 어울리는 파트너?'태준의 시선이 반사적으로 맞은편에서 혼자 샐러드를 씹고 있는 차유진을 향했다가, 이내 화장실 쪽으로 향하는 텅 빈 복도로 옮겨갔다.'이 대리가 지금... 차유진을 질투하는 건가?'머릿속 시스템이 미친 듯한 속도로 데이터를 연산하기 시작했다. 아까 회의실에서 차유진과 대화할 때 유독 굳어 있던 루다의 표정. 고깃집에서 자신과 차유진이 내일 아침 티타임 일정을 잡을 때 파절이만 뒤적거리던 창백한 얼굴.그 모든 게, 서은호 때문이 아니라 자신과 차유진 때문이었다면? 심지어 그 오해 때문에 자신을 덮치겠다던(?) 원대한 계획마저 취소하려 한다면?"강 팀장, 어디 안 좋아? 표정이 왜 그래."유진이 무심하게 묻는 순간, 태준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의자가 바닥을 긁으며 요란한 소리를 냈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잠시, 화장실 좀 다녀오겠습니다."태준은 서은호가 뭐라 말을 붙일 틈도 주지 않고 성큼성큼 화장실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평소의 꼿꼿하고 여유로운 걸음걸이가 아니었다. 마치 당장 서버의 치명적인 오류를 막으러 가는 개발자처럼 몹시 다급하고 조급한 발걸음이었다.같은 시각, 화장실 앞 좁은 복도. 찬물로 뺨을 툭툭 치며 열기를 식힌 루다가 거울을 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이 유독 초라해 보였다.'다시 들어가기 싫다. 차라리 체했다고 하고 집에 갈까...'루다가 축 처진 어깨를 하고 여자 화장실 문을 열고 나오는 바로 그 순간이었다."이루다 대리.""엄마야!"복도 벽에 비스듬히 기대어 있던 커다란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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