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e Kapitel von 대표님, 청소하러 왔는데요?: Kapitel 31 – Kapitel 40

108 Kapitel

31화. 무너지는 말들, 멀어지는 손끝

문을 열자마자 유리는 단박에 알 수 있었다.이현이 알고 있다는 걸. 그가 다 봤다는 걸.소파에 앉은 이현은 말없이 유리를 바라보고 있었다.눈동자는 유리처럼 맑았지만, 그 안에는 차가운 얼음이 잔뜩 떠 있었다.그 침묵이 무섭게 느껴질 정도로. 유리는 문 앞에 서서, 작게 입술을 떨며 말했다."대표님… 무슨 일 있었어요?"그 말에 이현은 짧게 웃었다.하지만 그 웃음은 슬픔과 비웃음의 경계에 있었다."카페에 있었죠?"그가 낮게 말했다."오늘 저녁, 온유 씨랑.""그리고, 그 사람이 당신 손을 잡는 것도 봤어요."유리는 눈을 크게 떴다."아니에요. 그건…""제가 잡은 게 아니에요.""그 사람이 잠깐""그리고 전 바로 거절했어요.""그래요?" 이현의 목소리는 한없이 차분했다."거절, 했다고요?""그럼 왜, 그렇게 오래 앉아 있었죠?""왜 그렇게 웃고 있었어요?"유리는 숨을 삼켰다."그건 일 얘기였어요. 브랜드 관련 컨설팅이었고, 대표님도 알고 있었잖아요.""그래서 더 조심했어요."이현은 고개를 떨궜다. 그리고 조용히 말했다."나는요, 유리 씨.""누굴 믿고, 얼마나 믿어야 되는지 이젠 잘 모르겠어요.""대표님…" "나, 믿었어요."이현의 눈이 유리를 똑바로 마주했다."당신이 어디에 있든, 누굴 만나든.""심지어… 그 사람이 당신한테 마음이 있는 걸 알면서도.""난 믿었어요.""당신은 나한테 돌아올 거라고.""근데 오늘…"그는 짧게 숨을 들이켰다."그 사람의 손길 앞에서도 당신이 아무런 저항도 안 하고 있는 걸 보는데…나는 어떻게 해야 하죠?"유리는 눈가가 붉어졌다."저항 안 한 게 아니에요.""바로 뺐어요.""오해예요, 대표님.""정말이에요."이현은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한참을 침묵했다.그 시간 동안, 유리는 그의 옆에 가까이 다가갈 수가 없었다.숨결 하나 내쉬는 것도, 용기가 필요할 만큼 두 사람 사이 공기가 차가워졌다."미안해요."유리가 작게 말했다."대표님을 이렇게 힘들게 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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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화. 더 가까이 다가선 사람, 멀리서 날아오른 사람

"대표님."유진은 작은 와인바에서 잔을 들어 올리며 웃었다."오늘은 그냥, 일 얘기 말고 사람 대 사람으로 얘기하고 싶어요."이현은 와인을 살짝 머금은 뒤, 의아하다는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사람 대 사람이라…유진 씨, 오늘은 뭔가 다르네요.""그럴 수도 있죠."유진은 잔을 내려놓고, 고개를 숙이지 않고 이현의 눈을 똑바로 마주했다."대표님, 저… 지금도 대표님 좋아해요."단도직입적인 고백이었다.조용하지만 명확한, 유진다운 선명함.이현은 놀란 기색을 드러내지 않았다.대신 조용히 잔을 내려놓고, 천천히 눈을 감았다가 떴다."유진 씨.""그건… 지금 할 얘기일까요?""지금이니까요.""대표님 혼자 있고,외롭고, 옆에 아무도 없을 때니까.""지금 아니면 대표님은 또 누굴 위해 자신을 던져버릴 사람이니까."이현은 말없이 웃었다.슬픈 눈으로, 쓸쓸한 미소로."유진 씨, 고마워요.""근데… 난 아직, 누굴 다시 시작할 수 있을 만큼 멀어지지 않았어요.""유리 씨랑."유진의 눈빛이 한순간 날카롭게 흔들렸다."그래요?""유리가 대표님한테 했던 거 생각 안 나요?""대표님, 계속 그 사람한테 밀려났어요.""지금도 그 사람, 대표님 곁에 없잖아요.""그건… 그 사람이 강해지려고 노력하는 시간이니까.""난 그걸 믿어요.""그게 유리 씨니까."유진은 웃지 못했다. 억지로 쥐고 있던 와인잔을 내려놓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그렇게 말하면, 내가 더 초라해지잖아요."그녀는 똑바로 고개를 들었다."하지만 난 포기 안 해요. 대표님이 날 포기할 때까지."그리고, 뒤돌아 나갔다.같은 시간. 유리는 사무실 공유 오피스의 조용한 책상에 앉아 있었다.모니터에는 그녀가 직접 디자인한 청소 브랜드 로고가 반짝이고 있었다.고급스러운 베이지 톤 위에, ‘Clair’라는 심플한 이름.그 뜻은 프랑스어로 ‘깨끗한, 맑은, 투명한’.유리는 그 단어를 보며 조용히 속삭였다."이게 나예요.""대표님, 지금은 곁에 없지만""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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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화. 흔들리는 고백, 돌아가는 마음

서울 도심, 작은 레스토랑.유리는 온유의 초대를 받아 브랜드 런칭 관련 마지막 회의에 참석했다.온유는 준비해온 자료들을 정리하며 말했다."유리 씨, 이제 거의 다 됐어요.""이름, 로고, 초기 자본, 홍보 라인까지.""이제 출발선에 섰네요."유리는 고개를 끄덕였지만,그 눈빛은 예전보다 훨씬 조심스러워져 있었다.‘이건 끝내야 해.’‘이젠 솔직해져야 해.’온유의 친절한 미소도, 세심한 배려도 고맙지만그가 원하는 건 자신이 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식사가 끝나고, 두 사람은 레스토랑 앞에 섰다.밤바람이 살짝 불었다.온유는 잠시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다가 결국 꺼냈다."유리 씨.""저… 한 번만, 내 마음 들어줄래요?"유리는 순간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온유는 조용히 말했다."처음부터 알아봤어요.""유리 씨, 마음 다친 사람이라는 거.""그래서 처음에는 그냥 도와주고 싶었어요.""근데 어느 순간부터…그냥 곁에 있고 싶어졌어요."유리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온유 씨… 저, 그 마음에 응답할 수 없어요.""정말 미안해요."온유는 짧게 눈을 감았다가 미소를 지었다."알아요.""처음부터 알고 있었어요.""그래도, 말하고 싶었어요.""그 사람한테 돌아가더라도, 한 번은 내 얘기를 듣게 하고 싶었으니까."유리는 고개를 숙였다.온유는 천천히 뒷걸음질치며 말했다."돌아가요.""유리 씨는, 그 사람 곁에 있어야 돼요.""누군가는 실수하고, 누군가는 오해하겠지만…결국 남는 건 진심이니까.""그리고 그 사람, 지금 많이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그 순간, 유리는 무언가 안에서 툭 하고 풀어지는 소리를 들었다.손끝이 떨리고, 심장이 저릿해졌다.‘대표님.’‘이젠, 저도 달려갈게요.’같은 시간. 루체빌, 이현의 집.이현은 불도 켜지 않은 채 소파에 앉아 있었다.유진에게서 마지막으로 온 메시지.‘온유가 오늘 고백한다더군요. 유리 씨, 이제 정말 끝난 것 같아요.’그 문장이 머릿속을 계속 맴돌았다.‘끝난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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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화.  스며드는 틈

밤 11시, N프로소프트 대표실.불 꺼진 사무실 건물 안, 오직 이현의 방에만 불이 켜져 있었다.조용히 책상에 앉은 이현은 노트북 화면 속 뉴스 기사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경쟁사, N프로와 유사한 신작 발표 예고’‘개발팀 일부, 과거 N프로 출신 인력 포함’짧은 기사였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함축적인 의미는 이현의 머릿속을 묵직하게 두드렸다.유진. 그 이름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이름은 명시돼 있지 않았지만, 업계 소식은 빠르고, 그녀의 이름은 이미 여러 소문 속에 섞여 돌고 있을 것이 뻔했다.“…이제, 본격적으로 움직이겠다는 건가.”이현은 이마를 짚고 눈을 감았다.서늘한 전율이 목덜미를 타고 내려가며, 마음 한구석이 서서히 싸늘해졌다.그가 믿고 싶지 않았던 그림자가, 이제 현실로 떠오르려 하고 있었다.한편, 그 시각. 유진은 경쟁사 개발실의 야근 조명 아래 혼자 앉아 있었다.회의는 끝났고, 팀원들은 하나둘 퇴근했으며, 사무실은 고요했다.유진은 손에 쥔 머그잔을 천천히 돌리며 핸드폰을 꺼냈다.손가락이 자동적으로 익숙한 번호를 눌렀다.유진: 온유야, 요즘 유리랑 연락해?온유: 야, 그만 좀 해. 이미 끝났잖아.유진: 참… 재미없다. 이제 막 시작하려고 했는데.”유진의 입꼬리가 올라갔다.그녀의 눈빛에는 약간의 피곤함과 함께, 꺾이지 않는 집착과 질투가 번졌다.누군가는 이쯤에서 포기하고 돌아섰을지 모르겠지만, 유진은 아니었다.지금껏 가져보지 못한 것들을 눈앞에서 빼앗기고 끝낼 수는 없었다.“서이현… 언제까지 유리만 믿을 수 있을까.”작게 중얼거리며 노트북을 덮었다.그 안에는 여전히, 예전 N프로에서 정리해둔 아이디어 메모가 남아 있었다.루체빌, 밤 12시.유리는 거실 소파 한켠에 앉아 노트북으로 예약 내역을 정리하고 있었다.클레어 웹사이트에 남겨진 첫 고객의 리뷰가 눈에 띄었다.‘처음에는 긴가민가했는데, 정말 꼼꼼히 청소해주셔서 놀랐어요! 다음 예약도 하려고요.’’유리는 무심결에 미소를 지었다.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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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화. 식어버린 식탁, 미뤄둔 진심

아침 햇살이 루체빌 창가로 스며들었다.유리는 작은 테이블에서 커피를 내리며 잠시 멈췄다.따뜻한 향이 퍼지고, 그녀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요즘 대표님, 왜 이렇게 피곤해 보이지…’유리는 얼마 전까지 둘이 웃으며 마주 앉아 이야기하던 밤들을 떠올렸다.이현은 웃음이 많지 않은 사람이었지만,유리 앞에서는 다소 서투르게라도 미소를 보이곤 했다.그런데, 며칠 전부터였다.그의 눈빛이 어딘가 멍하니,마치 생각이 다른 곳에 가 있는 듯 서서히 멀어지고 있었다.그날, 이현은 평소보다 일찍 출근했다.N프로소프트 건물로 들어서며 비서가 건넨 서류를 받아들고,엘리베이터 안에서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서류 한쪽에는 경쟁사의 신규 프로젝트 요약 자료가 담겨 있었다.“…하…”입술 사이로 짧은 한숨이 흘러나왔다.그 프로젝트의 설계 아이디어, 어디서 많이 본 듯했다.직접 이름이 거론된 건 아니었지만, 이현은 알았다.유진의 손길이 그 안에 있다는 걸.회의실.유진은 팀원들과 브리핑을 마친 뒤 혼자 책상에 앉아 노트를 정리하고 있었다.온유에게서 마지막으로 왔던 메시지를 떠올렸다.‘이제 유리랑 연락 안 해. 괜히 뒤흔들지 마.’유진은 작게 웃었다.“그럼 이제 내가 움직일 차례네.”그녀는 휴대폰을 들어 잠시 고민하다가 메시지를 보냈다.‘대표님, 요즘 잘 지내세요?혹시 오늘 저녁 시간 괜찮으세요?업계 소식 공유할 게 좀 있어서요.’저녁, 이현의 사무실. 퇴근 시간이 한참 지났지만,이현은 자리에 앉아 모니터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유리에게 메시지를 보낼까 망설이다 결국 핸드폰을 뒤집어 두었다.‘유리 씨는 지금쯤 뭐 하고 있을까.’생각만 하다, 결국 행동은 하지 못했다.루체빌, 거실.유리는 혼자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다.테이블에는 두 사람 몫의 스프와 샐러드가 차려져 있었다.“오늘은 같이 먹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혼잣말처럼 중얼이다가, 작게 웃어보였다.‘괜찮아. 대표님 바쁘시니까.’그때, 이현의 핸드폰에 유진의 메시지가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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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화. 서늘한 그림자

낮 3시, N프로소프트 대표실.이현은 넓은 창가에 서서 서울 도심을 내려다보고 있었다.커피잔을 들고 있지만, 이미 식어버린 지 오래였다.책상 위에는 아직 읽지 않은 계약서,답장하지 못한 메시지, 미처 전하지 못한 마음이 흩어져 있었다.핸드폰이 짧게 진동했다.[유진]‘대표님, 오늘 회사 근처에 있어요. 잠깐 얼굴 뵐 수 있을까요?’이현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이제는 예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익숙해져버린 이름이었다.잠시 뒤, 회사 1층 로비.유진은 깔끔한 정장 차림으로 앉아 있었다.그녀의 다리 위에는 작은 클러치백, 손끝에는 가볍게 흔드는 커피 컵.이현이 다가오자 유진은 환하게 웃었다.“대표님, 오랜만이네요.”“업계 행사에서 잠깐 뵌 거 말고는, 얼굴 보기 힘들더라고요.”이현은 짧게 인사하고 자리에 앉았다.유진은 교묘히 옛날 얘기를 꺼냈다.“N프로에서 일할 때가 그립긴 해요.뭐랄까… 그때만큼 집중해서 달려본 적이 없어서요.”이현은 조용히 듣기만 했다.유진은 살짝 고개를 기울였다.“유리는 잘 지내요?”그 순간, 이현의 눈빛이 잠깐 흔들렸다.“네. 잘 지냅니다.”짧은 대답. 유진은 천천히 웃었다.“요즘은 뭐, 온유 씨랑도 연락 없을 테고… 그쵸?”이현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유진은 태연한 척하며 커피를 마셨지만, 눈동자엔 장난기가 번졌다.같은 시각. 유리는 예약 청소를 마치고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가방 속 핸드폰을 열어보았지만, 이현에게서 온 메시지는 없었다.‘바쁘겠지.’짧게 웃으며 스스로를 달래봤지만, 속마음은 자꾸 무겁게 가라앉았다.저녁 7시, 루체빌.유리는 조용히 현관문을 열었다.“대표님?”대답은 없었다.거실은 깜깜했고,주방 식탁 위에는 이현의 메모 한 장이 놓여 있었다.‘늦을 것 같아요. 저녁 먼저 드세요.’유리는 잠시 메모를 바라보다 조용히 숨을 내쉬었다.“…요즘 왜 이러지…”밤 9시. 이현은 회사 옥상에 서 있었다.유진은 옆에서 여전히 옛 추억을 꺼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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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화. 부서지는 예감

뿌연 안개가 천천히 걷히던 아침.이현은 출근길 차창 밖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빛바랜 하늘 아래, 사람들은 각자의 일상으로 바삐 움직이고 있었지만,그에게는 모든 게 정지된 듯했다.핸드폰 화면에는 하룻밤 사이 수차례 왔다 간 유진의 메시지가 남아 있었다.‘대표님, 이야기할 게 있어요.’‘잠깐만 시간 내주세요, 네?’이현은 화면을 꺼버리고 깊게 숨을 내쉬었다.햇살이 따스하게 쏟아지던 낮,유리는 동네 작은 공방에서 일감을 정리하고 있었다.창문 너머로 비치는 햇살은 그녀의 얼굴을 한층 부드럽게 비추었지만,그 미소에는 어딘가 깊은 그늘이 져 있었다.온유에게서 온 메시지가 뜬 건, 그때였다.‘유리씨, 잠깐 얼굴 볼 수 있을까요?그냥, 당신 얘기 듣고 싶어서.’유리는 한참 동안 답장을 쓰지 못했다.손끝이 몇 번이고 문자를 열었다 닫았다,결국 화면을 꺼버렸다.“안 돼… 나까지 흔들리면 안 돼.”노을이 붉게 퍼지던 늦은 오후.유진은 경쟁사 건물 옥상에 올라와 있었다.머릿속에서 계획을 다시 되짚으며 짧은 웃음을 지었다.“이제, 마지막 수 하나만 남았네.”온유와의 마지막 카드. 그리고 이현의 오해.조금만 더, 조금만 더 틈이 벌어지면 된다.창밖에 빗방울이 차곡차곡 내려앉은 밤.루체빌 거실은 적막했다.유리는 주방에서 물을 따라 마시며 한참 동안 가만히 서 있었다.자꾸만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이현이 며칠 전 남겼던 차가운 눈빛과 목소리였다.‘쉬세요, 저도 피곤하니까.’짧은 한마디가 어째서 이렇게 오래 남아 있는지.그때, 현관에서 문 열리는 소리가 났다.이현이었다. 비에 젖은 트렌치코트, 피곤에 찌든 얼굴, 그리고 무거운 발걸음.유리는 반사적으로 달려가 우산이라도 받으려 했지만, 이현은 짧게 고개를 저었다.“괜찮아요, 유리 씨. 그냥 쉬어요.”웃으려 했지만, 유리의 입꼬리는 떨리고 있었다.“…네.”서재 문이 닫히고, 거실에 홀로 남은 유리는 천천히 주저앉았다.심장이 쿵, 하고 어딘가 멀리서 떨어지는 소리가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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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화. 마지막 한 걸음 앞에서

달빛이 창가에 내려앉은 밤. 루체빌 거실은 숨죽인 듯 고요했다.식탁 위에는 여전히 열지 않은 작은 선물 상자가 놓여 있었고,소파 한켠에는 이현이 고개를 떨군 채 앉아 있었다.손끝에 걸린 건 유리의 메모였다.‘대표님, 내일은 저랑 같이 저녁 드세요. 저,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요.’짧고 환한 문장이었지만,지금 이현의 마음에 그 문장은 서늘한 비수처럼 꽂히고 있었다.동이 틀 무렵, 유진은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경쟁사 빌딩의 옥상, 하늘이 희뿌옇게 밝아오는 새벽에 유진은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온유에게 메시지를 보낸다.‘오늘 저녁, 루체빌 앞에서 유리랑 마주쳐 줘. 마지막 부탁이야.’한참을 망설이던 온유는 결국 단 한 줄로 답했다.‘이거까지만이다.’유진은 피식 웃으며 머리카락을 넘겼다.‘이제 진짜 마지막.’그날 오전, 유리는 카페 구석자리에 앉아 있었다.커피잔을 두 손으로 감싸쥐며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다가,갑자기 핸드폰 알람이 울리자 작게 놀라며 몸을 움찔했다.메시지는 없었다.이현에게도, 온유에게도, 누구에게도.‘내가 너무…서툴렀던 걸까.’저녁, 루체빌.이현은 퇴근하자마자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서류 가방은 발치에 내던져졌고, 셔츠 소매는 걷어올린 채 이마를 짚었다.서재 책상 위, 유진이 남기고 간 봉투가 아직 남아 있었다.그 안에는 경쟁사의 새 프로젝트 자료,그리고 온유와 유리가 함께 웃고 있는 사진 한 장.그 웃음은, 이현이 한 번도 보지 못한 모습 같았다.‘저 웃음, 나한텐 안 보여주더라.’해질 무렵, 유리는 화장을 고치며 마음을 다잡았다.‘오늘은, 대표님께 다 말해야지.’온유와 연락이 끊긴 지 한참이라는 것도,지금의 내 마음에 오직 대표님만 있다는 것도.그런데 그때, 현관 벨이 울렸다.문을 열자, 온유가 서 있었다.“유리씨, 잠깐만….”“온유 씨?”유리는 당황해 뒤로 물러섰다.“잠깐이면 돼요. 이건 유진 때문이야. 나도… 그냥 넘어갈 수 없어서 온 거에요.”유리는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저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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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화. 흔들리는 마음

늦은 밤, 도심의 불빛이 창가에 내려앉았다.유진은 홀로 차 안에서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흩어지는 가로등 불빛 사이로지나가는 연인들, 웃음소리,그리고 멀리서 들려오는 가벼운 음악.그 모든 소음이 지금 유진에게는 전혀 닿지 않았다.차 안, 조수석에 놓인 핸드폰 화면에는 보내지 못한 메시지들이 빛나고 있었다.‘유리야, 나 사실…’‘유리야, 왜 너만…’유진은 숨을 가쁘게 내쉬며 손끝으로 화면을 꺼버렸다.“…이게 뭐라고.”낮게 내뱉은 혼잣말은 한순간 공허한 한숨으로 스며들었다.같은 시간, 루체빌.유리는 부엌 식탁에 앉아 따뜻한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있었다.눈가는 아직 조금 붉었지만, 표정은 한결 부드러워져 있었다.이현은 맞은편에 앉아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유리 씨, 조금만 더 솔직해져도 괜찮아요.”이현의 목소리는 낮고 따뜻했다.유리는 차를 한 모금 마신 뒤 살짝 고개를 숙이며 웃었다.“대표님도요.”짧은 웃음이 두 사람 사이에 번지며,한동안 삐걱거리던 마음의 문이 조금씩 열리고 있었다.한편, 유진의 아파트 앞. 온유는 담배를 손에 쥐고 엘리베이터 앞에서 서성이고 있었다.얼굴엔 복잡한 표정이 스쳐 지나갔다.몇 번이고 고개를 젓다 결국 문 앞까지 걸어갔다.‘그만두자.’머릿속에서 반복했지만, 손끝은 문벨을 눌렀다.띠~링. 잠시 후, 문이 열렸다.“온유…?”유진은 놀란 얼굴로 그를 바라보다 잠시 눈을 내리깔았다.“이 시간에 무슨 일이야.”온유는 숨을 고르며 말했다.“그만하자, 유진아. 이제 널 보면 나도 헷갈린다.”유진은 작게 웃었다.“넌 예전부터 그랬어. 늘 끝에서야 멈추자고 말하더라.”잠시 정적. 온유는 벽에 손을 짚으며 작게 한숨을 쉬었다.“넌… 동생이 그리운 거야? 아니면 네가 이기고 싶은 거야?”그 말에 유진의 표정이 잠깐 일그러졌다.“…몰라. 나도 모르겠어.”유진은 문틀에 기댄 채 고개를 돌렸다.“그냥, 다 부숴보고 싶었어.”루체빌 거실. 이현은 유리의 머리카락을 조용히 쓸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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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화. 언니라는 이름으로

아침 햇살이 창문 너머로 스며들어왔다.유진은 침대에 걸터앉아 헝클어진 머리를 한 손으로 쓸어 넘겼다.탁자 위, 조용히 빛나고 있는 핸드폰 화면.그 안에는 수없이 열었다 닫힌 채 저장되지 않은 메시지 창이 떠 있었다.‘유리야, 나야.’‘언니야.’‘할 얘기가 있어.’손끝이 떨리며 화면 위를 맴돌았다.하지만 전송 버튼은 끝내 눌리지 않았다.유진은 핸드폰을 책상 위에 툭 내려놓고 창가에 기대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언니 주제에 뭐라고, 연락을 해.”같은 시각, 루체빌.주방에는 계란 프라이 지글거리는 소리와 이현의 나직한 콧노래가 섞여 있었다.유리는 부스스한 머리로 식탁에 앉아 양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웃음을 터뜨렸다.“대표님, 어제랑 똑같은 메뉴네요.”이현은 프라이팬을 흔들며 씩 웃었다.“그쪽 표정 보면, 뭘 만들어도 맛있어질 것 같아서요.”유리는 수줍게 고개를 돌리며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점심 무렵, 공원 산책길.이현과 유리는 손을 맞잡고 따뜻한 햇살 아래를 걷고 있었다.길가 벤치에 앉은 유리는 작은 꽃잎 하나를 손끝으로 돌리며 말했다.“대표님, 예전에는 이런 게 사치 같았는데요.”이현은 그녀의 손을 살짝 감싸며 말했다.“앞으로 우리, 이런 사치 많이 부립시다.”유리는 웃음에 눈물이 섞인 듯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저녁, 유진의 아파트. 온유가 마지막으로 찾아왔다.문 앞에서 짧게 숨을 고른 온유는 노크도 하지 않고 조용히 문앞에 편지 봉투를 내려놓았다.그 안에는 단 한 줄.‘유진아, 행복해.’복도 끝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온유…?”유진이 문틈 사이로 모습을 드러냈다.온유는 짧게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이제, 네가 행복하길 바랄게.”유진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 자리에 멈춰 섰다.온유는 돌아서며 마지막으로 말했다.“널 놓아줄게.”밤이 찾아오고, 루체빌.거실 조명 아래 이현과 유리는 소파에 나란히 앉아 함께 영화를 보고 있었다.유리는 영화보다 이현의 어깨에 살며시 기대어 그의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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