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비녀!”소은경이 바닥에 떨어진 비녀를 보고 외쳤다.시녀가 황급히 그것을 주워 두 손으로 받쳐 들고 그녀에게 다가갔다.“조사예, 더 할 말이 있느냐?”한씨가 굳어진 얼굴로 위엄 있게 추궁했다.수많은 손님 앞에서 이런 추태가 벌어졌으니, 가솔을 엄히 다스리지 못했다는 구설에 오를 게 뻔했다.조사예의 통통한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렸다. 머릿속이 통째로 비어 버린 그녀는 본능적으로 잡아뗐다.“어머니, 이건 강유영이...”증거가 이토록 확실하니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나름 잔꾀를 부린다고 부렸으나, 그 비녀가 왜 제 몸에서 떨어졌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분명 강유영의 손난로 주머니에 넣어 두었는데, 어떻게 돌아온 걸까?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닥치거라!”한씨가 호통을 쳤다. 눈가에는 한심함과 분노가 가득했다.평소 서출들을 탐탁지 않게 여겼으나 조사예는 제법 영리하다 생각했거늘, 이토록 어리석을 줄은 몰랐다.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감히 부인하려 들다니.저희끼리 물고 뜯든 상관없지만, 가문의 명예를 더럽히는 것만큼은 용납할 수 없었다.조사예는 이미 한씨의 역린을 건드린 셈이었다.“국공 부인, 제 물건이 이리 망가졌으니 제게도 합당한 해명을 해주셔야겠습니다.”소은경이 조사예를 경멸하듯 훑어보고는 분노를 누르며 차분하게 말했다.많은 눈이 지켜보고 있고 회남왕의 딸이라는 품위를 지켜야 하는 자리만 아니었다면, 벌써 뺨이라도 몇 대 갈겼을 터였다.조사예가 제풀에 자만해 자신을 칼받이 삼아 강유영을 치려 했다는 사실을 소은경 역시 대번에 알아차렸다.감히 자신을 이용하고 아끼는 보물까지 망가뜨리다니, 간이 부어도 단단히 부은 게 틀림없었다.“원철아, 이 비녀를 고칠 수 있느냐?”한씨가 조원철을 돌아보며 물었다.조원철이 부러진 비녀를 힐끗 보고는 답했다.“추후 입궁할 때 궁의 장인들에게 청해 보겠습니다.”“저것을 데리고 나가 사당에 가두거라!”한씨가 조사예를 가리키며 풍씨 어멈에게 명했다.“오늘 일은 유영이를 겨냥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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