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밤이 깊어질 즈음에, 숨겨진 마음: Bab 71 - Bab 80

199 Bab

제71화

전흥요는 조원철을 보고 멈칫하더니 기죽은 목소리로 물었다.“누구시오?”눈앞의 사내에게서는 남다른 기품이 풍기고 있었고 곧바로 자신의 신분을 알아챈 것으로 보아 절대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다.평소에 제멋대로 굴기에 익숙한 전흥요이지만, 건들면 안 되는 사람이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조부께서 막강한 권세를 가지고 있지만, 그 위에 더 대단한 인물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용무가 있거든 전홍문을 불러서 진국공부로 찾아오거라.”조원철은 그 한마디 던지고 계단을 따라 아래로 내려갔다.강유영은 시선을 회피하며 옆으로 비켜섰다.“따라와.”조원철이 그녀의 곁을 지나며 차갑게 말했다.강유영의 짙고 풍성한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바닥을 내려다보았다.조원철이 밖으로 나간 후, 그녀는 고개를 돌려 약상자를 둘러멨다.“장 의원님, 이만 돌아가세요.”그녀는 조원철을 따라갈 생각이 없었다.오늘 일로 인해 진국공부를 떠나고 조원철에게서 멀어져야겠다는 결심만 굳어졌다.장 의원은 그녀를 보며 머뭇거리다가 이곳에서 얘기할 것은 아닐 것 같아 그녀와 함께 춘강루를 나섰다.고개를 드니 조원철의 마차가 멀지 않은 곳에 멈춰 서 있었다.“유영아, 내가 세자께 가서 설명 좀 해드릴까?”장 의원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강유영을 바라보았다.남들은 강유영의 처지를 모르지만, 그는 알고 있었다.호사스러운 진국공부에 살고 있지만 실상은 불쌍한 아이였다. 그러지 않았다면 국공부의 귀한 규수가 어찌 약방에 나와 일을 돕는 신세까지 되었겠는가.하필이면 진국공 세자가 춘강루 같은 곳에서 강유영을 목격했으니, 집에 돌아가면 분명히 안 좋은 소리를 들을 것이다.장 의원은 서준에게 제대로 당부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며 돌아가서 녀석을 훈계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괜찮습니다, 의원님. 이제 가요.”강유영은 방향을 틀어 마차가 있는 정반대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이제부터는 그와 그 어떤 연도 맺지 않으리라.“아씨….”청류가 달려와 그녀에게 말을 걸었지만, 강
Baca selengkapnya

제72화

하지만 사실대로 말해버리면 약방에는 다시 못 나가게 될 것이다.오씨 어멈은 어떻게 해야 할까?그녀는 순간적으로 조바심이 났다.“아씨, 차라리 세자와 상의해 보시는 게 어떻겠습니까?”청류는 측은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세자가 기루에서 간판을 품었으니 강유영이 그를 만나고 싶지 않은 건 당연했다.그러나 청류는 분명 세자에게 다른 사정이 있었을 거라 생각했다.“어서 가보렴.”장 의원은 강유영에게서 약상자를 받아들었다.강유영은 뒤돌아서 호화로운 마차를 향해 걸어갔다. 발바닥에 납을 부은 것처럼 한 걸음 한 걸음이 무거웠다.청류가 달려가서 휘장을 걷어주었다.강유영이 손을 뻗어 마차 벽을 잡으려는 순간, 커다란 손이 다가와 그녀의 손목을 움켜쥐고 위로 끌어올렸다.강유영은 데인 듯 놀라며 손을 빼려고 힘을 주었다.그러나 손아귀가 너무 거칠어서 전혀 벗어날 수 없었다. 그녀는 그대로 그에게 이끌려 마차 안으로 들어갔다.강유영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단단하고 따뜻한 품속으로 떨어졌다. 얇은 옷감 사이로 그의 뜨거운 체온이 닿았고 상쾌한 감송향이 온몸을 휘감았다.그녀는 어지럽고 현기증이 나서 넘어질까 봐 본능적으로 그의 옷깃을 붙잡았다.몸이 겨우 안정을 찾았을 때, 그녀는 비로소 자신이 그의 무릎 위에 앉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녀는 방금전까지 다른 이가 이곳에 앉아 있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갑갑하고 불편하기만 했다.“놓아주세요.”그녀는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며 허리를 감싼 그의 팔을 밀쳐내려 했다.그러나 아무리 밀어내도 그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화가 치밀어 그의 가슴팍을 할퀴고 두드렸다. 격한 움직임에 비녀가 미끄러져 떨어지고 비단결 같은 머릿결이 그대로 풀어져 내렸다. 마치 털을 바짝 세우고 사람을 경계하는 고양이 같은 모습이었다.조원철은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듯, 그녀를 꽉 껴안아 품에 가둔 채로 손을 놓지 않았다.강유영은 몸부림치다 지쳐 움직임을 멈추고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서러움과 거부감이 마음속을 어지럽혀 숨이 막
Baca selengkapnya

제73화

‘왜 나만 괴롭히는 건가요?’눈물을 닦아주던 조원철의 손길이 멈추더니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어머니께는 제가 직접 말씀드리고 내일 오씨 어멈을 모시고 나갈 것입니다. 이제부터 저는 진국공부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제가 약방에 나간다고 집안 자매들의 명망을 더럽힐 일은 없을 것입니다.”강유영은 점차 냉정을 되찾았다. 아직 눈가에 눈물이 묻어 있었지만, 그녀의 말투는 결연했다.떠날 것이다.이곳을 떠나 조원철과 진국공부에 관련된 모든 것과 선을 그을 것이다.앞으로는 각자 갈 길을 가고 다시는 그들과 어떤 연고도 맺지 않을 것이다.“강유영.”조원철이 허리를 감싸던 팔을 조이더니 몸을 뒤로 빼서 마차 벽에 기대었다. 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응시했다.“진국공부를 떠나서 전흥요 같은 호색한을 만나면 어찌 대처할 셈이냐? 진국공부의 비호를 잃으면 네가 밖에서 얼마나 오래 살 것 같으냐?”강유영은 그 말을 듣자 점점 얼굴이 창백해졌다.그의 말은 한 방에 가장 아픈 곳을 찔렀다.그는 어릴 적부터 그녀를 길러준 은혜를 언급하지 않고 오늘 일만 얘기했다.그러나 그것은 사실이었다.그가 곁에 없고 진국공부의 비호가 없었다면 오늘 그녀는 화를 당했을지도 모른다.진국공부를 떠나면 그녀는 의지할 사람 한명 없고 그도 다시는 그녀에게 휘몰아치는 비바람을 막아주지 않을 것이다.앞으로는 그녀 혼자 모든 것을 감당해야 했다.“돌아가서 내가 정해준 숙제대로 글공부와 셈법부터 배우거라.”조원철이 담담히 분부했다.“진국공부를 떠나 제가 어떤 사람을 만나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건 제 팔자입니다. 오라버니와는 상관없어요.”강유영은 고개를 돌렸다.목소리는 울먹이고 있었지만 말투는 결연했다.그녀는 반드시 떠날 것이다.비록 앞길이 죽음뿐일지라도 자신이 선택한 길이니 인정할 것이다.“다시 말해 보거라!”조원철은 갑자기 팔에 힘을 주어 그녀를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강유영은 두 손으로 그의 가슴을 밀치며 몸부림쳤다.“저는 이미 분명히 말씀드
Baca selengkapnya

제74화

강유영은 세게 깨물면 통증을 느낀 그가 자신을 놓아줄 거라 생각했다.그러나 조원철은 그녀가 바라는 대로 멈춰주지 않았다.그는 잠깐 멈칫하더니 더 깊게 입술 사이로 파고들었다.강유영은 억지로 고개를 들고 그를 감당해야 했다. 입술과 혀가 맞닿을 때마다 뜨거운 숨결이 얼굴에 스쳤다.그의 거친 공격에 강유영은 점점 감당하기 어려워 숨이 막혀왔다. 순간 눈물이 볼을 타고 흐르고 온몸에 힘이 빠져나간 듯, 더 이상 저항할 기력조차 없었다.심장이 미친 듯이 뛰면서 가슴을 뚫고 나올 것 같았다.눈앞의 모든 것이 흐릿해지기 시작하고 그저 뜨거운 숨결만이 그녀의 모든 감각을 빼앗았다.의식이 점점 흐려지며 기절할 것만 같았다.그는 살짝 힘을 뺐지만, 입술은 여전히 그녀에게 맞닿아 있었다.강유영은 본능적으로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곧바로 그가 다시 더 격하게 입술을 부딪혀 왔다.그는 끊임없이 그녀의 입술을 탐했다.그녀가 숨막히려 할 때마다 잠깐씩 틈을 주었지만, 숨을 돌리기도 전에 다시 틀어막아 버렸다.이는 그가 그녀에게 내린 벌이었다.“잘못했어요. 제발….”강유영은 마침내 숨을 돌릴 틈에 그의 어깨를 잡고 울먹이며 애원했다.조원철의 눈가는 붉게 물들었고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뭘 잘못했느냐?”그는 코끝을 그녀의 코끝에 대고서 맹수처럼 사나운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았다.“깨문 거… 잘못했어요….”강유영은 그가 입을 맞출까 두려워 황급히 잘못을 시인했다.지금은 서운해할 여유도, 그가 더럽다고 거부할 겨를도 없었다.오직 머릿속에 든 생각은 단 하나, 그를 멈추게 하는 거였다.“또?”조원철의 입술은 여전히 가까이에 있었다.말투는 맞닿은 뜨거운 입술과 다르게 몹시 차가웠다.“오라버니의 말을 거역하고 진국공부를 떠난다고 하면 안 됐어요.”강유영은 시선을 아래로 두고 눈물을 흘리며 잘못을 빌었다.참으로 연약하고 가여운 모습이었다.조원철은 그녀의 온순함이 마음에 들었는지, 그녀를 품에 안고 고개를 들었다.그녀의 얼굴은 수치심에 빨갛게 달아올
Baca selengkapnya

제75화

그는 마치 사람을 홀리는 요물처럼 보였다.“뭘 보고 있어?”조원철이 물었다.“피가 묻었습니다.”강유영은 손가락으로 그의 입술을 가리키며 시선을 피했다.그가 또 탐하려 들까 봐 두려웠다.조원철은 그녀의 손에 무언가를 쥐여주었다. 고개를 숙여 보니 상아색 손수건이었다.그녀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닦아줘야지.”조원철은 그녀의 손을 잡고 입술 가까이로 가져갔다.평소의 근엄하고 냉담한 태도와는 다르게 어딘가 친근함이 묻어 있었다.강유영은 심장이 멎을 것 같았다. 그녀는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손수건으로 그의 입가를 정성스럽게 닦아주었다.조원철은 시선을 아래로 내리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짙고 검은 눈동자는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짙고 어둡게 가라앉았다.강유영은 입술에 난 상처를 보자 겁도 나고 죄책감이 들었다. 그녀는 시선을 이리저리 피하며 감히 그와 마주 보지 못했다.“그거… 회춘고… 아직 있나요?”그녀는 가련하게 물었다.이렇게 보니 이빨자국이 너무 선명해서 죄지은 것처럼 마음이 불편했다.회춘고를 바른다면 붓기도 금세 가라앉을 것이다.조원철은 말없이 서랍을 열더니 백옥병 하나를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강유영은 그것을 받아 뚜껑을 열고 연고를 손에 묻혔다.연고의 진한 향이 코끝을 감쌌다.그녀는 저도 모르게 그날 진국공부 사당에서 조원철이 자신에게 약을 발라주던 광경이 떠올랐다.처음 맡아보는 향기였다.그녀는 시선을 그의 입술에 둔 채로 부드럽게 약을 발랐다. 하얀 얼굴이 다시 달아오르고 귓가까지 빨갛게 물들었다.그는 참 준수한 입술을 가지고 있었다.너무 얇지도 두텁지도 않고 입술선이 선명하며, 살짝 올라간 입꼬리를 가지고 있어 귀티가 나면서도 냉랭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그녀는 저도 모르게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세자, 도착했습니다.”청류의 목소리가 밖에서 들려왔다.정신을 차린 강유영은 급기야 손을 내리고 그의 품을 빠져나왔다.‘참 못났어.’어찌 그가 춘강루에서 무슨 짓을 했는지 잊었을까?
Baca selengkapnya

제76화

청운은 다시 닫힌 문을 바라보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왜 그러십니까?”청류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청운은 손에 들고 있던 서책 보자기를 청류에게 건네며 정색하고 말했다.“세자께서 사오라 하신 것이다. 전해 드리거라. 절대 훔쳐보지 말고.”“형님도 참. 제가 어찌 세자의 명을 거역하겠습니까?”청류는 손을 뻗어 보자기를 받아 들었다.청운은 공문을 챙겨 들고 밖으로 향했다.청류는 묵직한 보자기를 들고 잠시 내려다보았다.궁금하기는 했지만, 청운이 절대 열어보지 말라고 했으니 감히 풀어볼 생각은 들지 않았다.그는 차라리 곧장 전해드리는 편이 낫겠다 싶어 문을 두드린 뒤 안으로 들어갔다.조원철이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청류는 보자기를 책상 위에 내려놓으며 말했다.“청운 형님께서 사오신 서책입니다.”말을 마친 그는 곧바로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조원철은 미간을 좁히며 보자기를 풀었다.안에는 두툼한 서책이 열 권이 넘게 들어 있었다.맨 위에 놓인 책은 《꽃들의 향연》이었다.조원철은 처음 보는 책이라 의아한 마음에 그것을 집어 펼쳐 보았다.옆에 있던 강유영도 호기심에 고개를 돌려 슬쩍 들여다보았다.그 순간 한 폭의 그림이 눈에 들어왔다. 남녀가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채 서로 얽혀 있는 그림이었다.탁!조원철이 책을 힘주어 덮었다.강유영은 깜짝 놀라 짧게 비명을 지르며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등을 돌렸다.하얀 볼은 순식간에 수치심으로 붉게 달아올랐다.‘욕구불만도 아니고, 어쩌자고 이런 추잡한 책을….’이런 책을 세상에 파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부터가 놀라웠다.정말 부끄러운 줄도 모르는 자들이었다.“청류.”조원철은 서책을 내려놓으며 차갑게 청류를 불렀다.그의 귀끝도 희미하게 붉어져 있었다.어려서부터 무예를 익히고 수많은 책을 읽어 왔지만, 이런 책은 그 역시 처음이었다.부름을 들은 청류가 다시 안으로 들어왔다.“세자.”“누가 이런 걸 사오라 했지?”조원철은 싸늘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청류는 억울한 얼굴
Baca selengkapnya

제77화

방에 놓인 얼음이 부족해 잠을 이루지 못하던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조원철이 자주 드나드는 덕에 얼음은 넉넉해졌다. 하지만 잠이 안 오는 건 여전했다. 춘강루에서 있었던 일이 자꾸만 머릿속에 떠올라 그녀를 괴롭혔다.강유영은 몸을 일으켜 얇은 이불을 끌어안은 채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다. 그러다 문득 화장함을 꺼내 그 안에 들어 있던 은표를 하나씩 세기 시작했다.지금 가진 은자로는 경성에서 일 년도 버티기 어려웠다. 하지만 지방으로 내려간다면 이야기가 달라질지도 몰랐다.강남의 작은 마을에 자리를 잡는다면 꽤 오랫동안 지낼 수 있을 것이고, 그곳에서 다시 약방을 찾아 일을 도울 수도 있었다.“아씨, 풍씨 어멈께서 오셨습니다.”서유가 안으로 들어와 아뢰었다.“안으로 모시거라.”강유영은 화장함을 얼른 치우고 자리에서 일어났다.“유영 아씨.”풍씨 어멈은 침실 안으로 들어서면서도 허리를 꼿꼿이 세운 채 그녀를 곁눈질하며 말했다.“부인께서 별당으로 오라 하셨습니다.”그녀는 줄곧 양녀인 강유영을 사람 취급조차 하지 않았다.“예, 어멈. 그런데 어머니께서 갑자기 무슨 일로 저를 부르셨을까요?”강유영은 걸음을 옮기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불안한 마음이 점점 커졌다.“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도 정말 모르십니까?”풍씨 어멈은 못마땅한 얼굴로 코웃음을 쳤다.강유영의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렸다.설마 한씨가 그녀와 조원철이 춘강루에 갔던 일을 듣고 따지려는 걸까.조원철이 직접 한씨에게 해명하겠다고 하긴 했지만, 지금 그는 이 자리에 없었다.‘어떡하지?’“아씨, 우선 그 옷부터 갈아입으십시오. 그런 차림으로 가면 사람들이 진국공부가 아씨를 박대한다고 수군댈 것 아닙니까?”풍씨 어멈은 가소롭다는 듯 강유영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강유영은 이미 하인들의 이런 태도에 익숙해져 있었다. 지금은 어멈과 실랑이를 벌일 마음도 없었고, 오직 한씨에게 어떻게 해명해야 할지만 머릿속이 복잡했다.그녀는 말없이 병풍 뒤로 가 옷을 갈아입고 풍씨 어멈을 따라 별당
Baca selengkapnya

제78화

만약 한씨가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데 괜히 먼저 입을 열었다가는, 없던 일까지 더 생길 수도 있었다.“부인, 뭘 더 물으실 게 있겠습니까? 아씨가 무슨 짓을 했는지 온 집안이 다 아는데, 마땅히 엄하게 다스리셔야지요.”풍씨 어멈이 옆에서 기세를 올리며 거들었다.“그 어미에 그 딸이라더니. 감히 세자를 춘강루 같은 곳에 끌고 가, 청렴결백하신 세자의 명망에 먹칠을 하지 않았습니까.”강유영은 그 말을 듣고 속으로는 헛웃음이 났지만, 입술만 꾹 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조원철이 어떤 사람인데…!그가 정말 가기 싫었다면, 그 누구도 그를 그런 곳에 데려갈 수는 없었다.한씨가 그 사실을 몰라서 이러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기댈 데 하나 없는 강유영에게 죄를 뒤집어씌워 분풀이를 하려는 것뿐이었다.애초에 한씨는 그녀를 눈엣가시처럼 여겨 왔으니, 이번 일을 오히려 좋은 기회로 여겼을지도 몰랐다.어쩌면 조원철이 그런 곳에 드나들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으면서도, 차마 그에게 따지지는 못하니 마음속 분노를 강유영에게 쏟아붓는 것일 수도 있었다.하지만 강유영의 마음을 더 건드린 것은 따로 있었다.풍씨 어멈은 방금 그 어미에 그 딸이라고 했다. 그 어미란 다름 아닌 그녀의 생모를 가리키는 말이었다.그 말을 듣자 한씨와 풍씨 어멈이 자신의 생모에 대해 무언가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강유영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그동안 그녀는 줄곧 자신의 신분이 궁금했지만, 그 어떤 단서도 찾지 못했다.그런데 몇 년 만에 처음으로 풍씨 어멈의 입을 통해 생모 이야기가 흘러나온 것이었다.“왜 네 오라비를 그런 곳으로 유인해 갔느냐?”한씨는 고고한 자태로 강유영을 내려다보며 따지듯 물었다.강유영은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어차피 한씨는 이미 자신이 조원철을 그런 곳에 끌고 갔다고 단정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한들 소용이 없었다.괜히 변명하다가는 약방에 몰래 나가 일을 돕는 것까지 들통날 수 있었다.차라리 몇 대
Baca selengkapnya

제79화

한씨는 애써 평정을 유지하려 했지만, 이미 얼굴은 굳어 있었다.강유영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은 채 조심스럽게 조원철의 눈치를 살폈다.그는 의자에 몸을 기댄 채 아무 표정도 없이 앉아 있었다.입술 위에 남은 이빨 자국이 유난히 도드라져 보였다.회춘고를 발라 붓기는 가셨지만, 워낙 피부가 흰 탓에 작은 흔적조차 쉽게 눈에 띄었다.강유영은 손에 땀이 밸 정도로 긴장한 채 고개를 푹 숙였다. 금방이라도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제 사적인 일까지 어머니께서 신경 쓰실 필요는 없습니다.”조원철이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내가 언제 네 일에 간섭한 적이 있더냐? 다만 네 곁에 둔 그 아이가 너무 예의도, 수치도 모르기에 하는 말이다. 폐하 곁에서 일하는 네 몸인데 어찌… 이런 흔적을 남길 수 있단 말이냐?”한씨는 차마 눈 뜨고 보기 민망하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지난번에는 목덜미에 자국을 남기더니, 이번에는 아예 입술에까지 흔적을 남겼다. 다음에는 또 무슨 짓을 저지를지 누가 알겠는가!이토록 수치를 모르는 여인을 아들 곁에 둘 수는 없었다.한씨에게는 그것이 진국공부 안주인인 자신을 향한 노골적인 도발처럼 느껴졌다.조원철은 한씨에게 가장 큰 자랑이자, 평생 기댈 버팀목이었고, 진국공부를 더 높은 곳으로 이끌 유일한 희망이었다.그런데 이런 여인 하나가 아들의 앞날을 망치게 둘 수는 없었다.조원철의 싸늘한 시선이 강유영에게 닿았다.“춘강루에는 제가 유영이를 데리고 갔습니다.”강유영은 순간 멈칫했다가, 잔뜩 움켜쥐고 있던 주먹에 힘을 풀었다.그가 약속을 지켜준 덕분이었다.그가 아니었다면 오늘 채찍을 피하지 못했을 것이다.“뭐라?”한씨는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되물었다.“넌 내 아들이다. 네 성정을 내가 모르겠느냐? 너는 원래 그런 곳을 누구보다 혐오하지 않았느냐? 연화도 잘못을 하면 벌을 받았으니, 유영이 역시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한다.”한씨가 강유영을 별당으로 부른 것은 애초에 혼을 내기 위해서 였다. 조원철이 돌아온 뒤부터 강유
Baca selengkapnya

제80화

한씨는 옥장식을 보자 자세를 바로잡고 앉았다.“유영아, 네가 직접 말해 보거라. 이게 대체 어찌 된 일이냐? 누구의 것이지?”조사예가 찾아와 강유영을 두고 부덕한 아이라고 험담했을 때만 해도 한씨는 그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한씨가 아는 강유영은 겁은 많아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은 아는 아이였다. 그녀가 경계한 것은 다만 강유영이 제 아들들의 마음을 흔들까 하는 점뿐이었다.그런데 오늘, 이런 물건이 침소에서 나왔으니 당장 때려죽여도 시원치 않을 지경이었다.“이건… 도….”강유영은 온몸이 식은땀으로 흠뻑 젖었다.다급한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은 도경진이었다.한씨가 분명 도경진을 불러 대질시킬 거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지금 그녀가 바랄 수 있는 건, 도경진이 자신을 도와 진실을 숨겨 주는 것뿐이었다.하지만 그녀가 미처 입을 열기도 전에 조원철이 서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제 것입니다.”그 한마디에 방 안은 순식간에 숨 막히는 정적에 잠겼다.강유영은 눈앞이 캄캄해지는 듯했다. 머리가 어지러우며, 손끝이 자기도 모르게 바들바들 떨려왔다.조원철의 말은 사실이었다.한씨가 허리 장식의 주인이 조원철이라는 걸 알게 된 이상, 두 사람 사이의 일을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었다.아들을 목숨처럼 여기는 한씨였다. 귀한 신분의 소은경마저도 못마땅한 점이 있으면 흠을 잡던 사람인데, 하물며 자신이 혐오하는 양녀가 조원철과 정을 통했다면 어떤 반응을 보이겠는가.한씨는 절대 그녀를 살려두지 않을 것이다.강유영은 죽어서도 오라비의 명성에 먹칠한 더러운 존재로 남게 될 터였다.어쩌면 한씨는 그녀를 갈기갈기 찢어 죽이고 싶어 할지도 몰랐다.“원철아, 설령 잘못을 저질렀다 해도 타이르고 가르쳐야지, 어찌 이리까지 감싸느냐.”한씨는 아들과 강유영의 사이가 가까워 보이는 것 자체가 못마땅했다.그녀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마지막 기대를 걸고 조원철을 설득하려 했다.풍씨 어멈 또한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조원철을 바라보았다.세자는 진국공부의 자랑이자 올곧고
Baca selengkapnya
Sebelumnya
1
...
678910
...
20
Pindai kode untuk membaca di Aplikasi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