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흥요는 조원철을 보고 멈칫하더니 기죽은 목소리로 물었다.“누구시오?”눈앞의 사내에게서는 남다른 기품이 풍기고 있었고 곧바로 자신의 신분을 알아챈 것으로 보아 절대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다.평소에 제멋대로 굴기에 익숙한 전흥요이지만, 건들면 안 되는 사람이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조부께서 막강한 권세를 가지고 있지만, 그 위에 더 대단한 인물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용무가 있거든 전홍문을 불러서 진국공부로 찾아오거라.”조원철은 그 한마디 던지고 계단을 따라 아래로 내려갔다.강유영은 시선을 회피하며 옆으로 비켜섰다.“따라와.”조원철이 그녀의 곁을 지나며 차갑게 말했다.강유영의 짙고 풍성한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바닥을 내려다보았다.조원철이 밖으로 나간 후, 그녀는 고개를 돌려 약상자를 둘러멨다.“장 의원님, 이만 돌아가세요.”그녀는 조원철을 따라갈 생각이 없었다.오늘 일로 인해 진국공부를 떠나고 조원철에게서 멀어져야겠다는 결심만 굳어졌다.장 의원은 그녀를 보며 머뭇거리다가 이곳에서 얘기할 것은 아닐 것 같아 그녀와 함께 춘강루를 나섰다.고개를 드니 조원철의 마차가 멀지 않은 곳에 멈춰 서 있었다.“유영아, 내가 세자께 가서 설명 좀 해드릴까?”장 의원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강유영을 바라보았다.남들은 강유영의 처지를 모르지만, 그는 알고 있었다.호사스러운 진국공부에 살고 있지만 실상은 불쌍한 아이였다. 그러지 않았다면 국공부의 귀한 규수가 어찌 약방에 나와 일을 돕는 신세까지 되었겠는가.하필이면 진국공 세자가 춘강루 같은 곳에서 강유영을 목격했으니, 집에 돌아가면 분명히 안 좋은 소리를 들을 것이다.장 의원은 서준에게 제대로 당부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며 돌아가서 녀석을 훈계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괜찮습니다, 의원님. 이제 가요.”강유영은 방향을 틀어 마차가 있는 정반대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이제부터는 그와 그 어떤 연도 맺지 않으리라.“아씨….”청류가 달려와 그녀에게 말을 걸었지만,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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