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성 건물은 밤이 되면 더 조용해진다.그 조용함이 이상했다.나는 건물 앞에 서서 한 번 더 위를 올려다봤다. 불이 거의 꺼진 외벽. 창문은 검게 잠겨 있었고, 안쪽에서 움직이는 그림자는 보이지 않았다.그런데—비어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이상하지.”내가 낮게 말했다.옆에 서 있던 도윤이 짧게 답했다.“…너무 조용해.”맞는 말이었다.이건 단순한 야간 정적이 아니다.비워놓은 느낌.의도적으로.나는 입꼬리를 아주 조금 올렸다.“…이미 알고 있는 거네.”내 말에, 태준이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 침묵이 길어질수록 확신이 생겼다.“그래도 들어간다.”그가 낮게 말했다.나는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했다.여기까지 와서 멈출 이유는 없었다.우리는 정문을 피해서 건물 옆쪽으로 이동했다. 직원 전용 출입구. 일반 방문객이 사용하는 곳이 아니라, 내부 인원만 드나드는 통로였다.태준이 카드키를 꺼냈다.“…그거 아직 살아 있어?”도윤이 물었다.태준이 짧게 대답했다.“죽일 이유가 없으니까.”삑—문이 열렸다.안쪽 공기가 얼굴을 스쳤다.차갑다.너무 차가워서— 순간적으로 숨이 멎었다.나는 먼저 안으로 들어갔다.복도는 길고, 어두웠다. 비상등만 희미하게 켜져 있었다. 발소리가 이상하게 크게 울렸다.“CCTV.”내가 말했다.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돌고 있어.”“피해야 돼?”짧은 침묵.“…아니.”나는 눈을 좁혔다.“…왜.”“그냥 둬.”그가 말했다.“우리가 들어온 거— 보게 해야 하니까.”정적.나는 웃었다.“…좋네.”짧은 숨.“숨을 생각은 없다는 거네.”그는 대답하지 않았다.그 침묵이— 의도였다.우리는 빠르게 이동했다.복도는 점점 더 깊어졌다. 구조가 단순하지 않았다. 몇 번 꺾고, 계단을 내려가고, 다시 문을 통과했다.일반 건물 구조가 아니다.숨기기 위해 만든 구조.나는 멈췄다.“연구동.”앞에 보이는 철문.두껍고, 무겁고, 그리고—완전히 닫혀 있었다.나는 태준을 봤다.“…여기
Last Updated : 2026-04-03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