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그녀를 어떤 눈으로 보게 될까.그리고 그 눈은, 그녀가 더 이상 피해갈 수 없을 만큼 가까워져 있었다.하준은 요즘 이상하리만치 눈에 띄는 사람이 하나 있다고 느끼고 있었다.아니, 솔직히 말하면 그 이상이었다. 그는 자주 그녀를 보고 있었다.의식적으로, 의도적으로, 심지어는 때때로 습관적으로.차서윤 팀장. 입사 첫날부터 모두가 입을 모아 말하던 그녀.‘쎄다’, ‘무섭다’, ‘멋있다’, ‘일은 잘한다, 근데 감정이 없다’…그런데 하준에게는 그녀가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분명 단정하고 또렷한 사람이었다.그런데 어쩐지, 요즘 들어 그 또렷함 뒤로 미묘한 흐트러짐이 보이기 시작했다.하루 종일 회의실을 전전하며 시시콜콜한 기획안들을 검토하면서도, 그녀는 늘 어딘가 다른 공간을 떠올리는 듯한 표정을 지을 때가 있었다.그건 피곤해 보인다는 말로 설명될 수 있는 종류의 흐트러짐이 아니었다.한참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던 도중, 그녀가 종종 허공을 보며 눈을 깜빡일 때가 있었고아무도 없을 때, 책상 아래로 손을 넣어 고개를 천천히 숙일 때가 있었다.한밤중, 아무도 없는 사무실을 지날 때, 그녀의 자리에서 희미한 백라이트가 비치는 걸 본 것도 세 번이나 됐다.정하준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팀장님, 밤에 뭐 하시는 거지…”처음 의심을 품게 된 건, 며칠 전 야근하던 날이었다.하준은 홍보 자료 편집을 마친 뒤, 복도 쪽 자판기 앞에 서 있었다.캔커피를 고르고 막 뚜껑을 열려는 순간, 멀리서 작은 빛이 흘러나오는 걸 봤다.사무실 끝 쪽, 불 꺼진 공간에서 유일하게 살아 있는 빛.그건 팀장 자리였다.그녀는 자리에 앉아 있었다.정장 재킷은 벗은 채, 셔츠 소매를 걷고, 안경을 쓴 모습.자세는 깊숙했고, 표정은 심각했다.그는 천천히 다가갔다.그녀가 몰입한 틈을 타서 들키지 않도록, 발소리를 죽이고.그 순간, 그녀의 노트북 화면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불빛 아래 희미하게 보인 문장.그의 손끝이 허리를 따라 움직였다. 숨이
Last Updated : 2026-04-0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