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어곡(銀魚谷)의 밤은 언제나 조용했다.달빛이 물 위에 내려앉으면, 계곡은 마치 세상의 끝처럼 고요해졌다.청년 하나가 조용히 그 계곡물 앞에 서 있었다.하얗게 깎인 머리.마른 몸 위의 잿빛 승복.살짝 감긴 눈매는 여인보다도 더 고와 보였다.그는 말없이, 발끝을 은빛 수면 위로 내밀며 천천히 옷고름을 풀었다.승복 저고리와 바지, 속옷까지 훌훌 벗어 바위 위에 아무렇지도 않게 던졌다.그렇게 청년은, 온몸으로 달빛을 받으며 조용히 물 안으로 들어갔다.손끝이, 어깨가, 가슴이… 그렇게 차례대로 천천히 잠겼다.한밤의 계곡물은 마치 얼음장 같았으나, 그의 움직임엔 일말의 떨림도 없었다.수면 위에 드리운 보름달이 마치 손에 잡힐 듯 가까워졌다.투명한 물살이 어느새 목 위로 올라왔다.그 순간, 계곡 건너편.검은 삿갓 아래, 날 선 눈빛을 숨긴 남자.“뭐야… 설마, 죽으려는 건가!”그는 망설임 없이 즉시 삿갓을 던져버리고, 물속으로 그대로 몸을 던졌다.“위험해!”물살이 온몸을 얼릴 듯 그대로 치고 들었다. 그러나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물에 잠긴 누군가를 순식간에 낚아채듯 끌어안았다.순간, 벽운(碧雲)은 너무나도 놀랐다.등 뒤에서 강하게 끌어안고 당기는 힘에, 그는 반사적으로 몸을 웅크렸다.그러나 저항은 오래가지 않았다.상대의 그 품 안에서, 낯익은 향기가 피어올랐다.…젖은 소나무 향.귀를 스치는 뜨거운 숨결에 섞인, 진한 숲의 내음.그리운 아버지의 품과 닮은 따뜻한 체온.‘…아버지….’순간 벽운은, 그 낯선 이의 품속으로 더욱 깊이 고개를 파묻었다.살결과 살결이 그대로 맞닿았다.랑헌(狼獻)은 순간, 그야말로 얼어붙었다.소년 시절부터 군부에서 살다시피 하다 이제 갓 스물을 넘긴 그에게 있어, 이는 태어나 처음으로 벌거벗은 누군가를 끌어안은 순간이었다.품 안에 들어온 것은, 저보다 체구가 작은 앳된 얼굴의 승려.소년이라고 보기에는 분명 골격이 단단했으나, 또한 사내치고는 선 하나하나가 지나치게 유려했다.부드럽게 감긴
最終更新日 : 2026-04-11 続きを読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