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새벽.상국 군의 선봉이 다시 한번 계곡을 덮쳤다.양 군의 규모가 워낙 차이가 났기에, 다들 그저 맥없이 끝나리라 생각했던 전투였다.그러나 곧, 수많은 상국의 병사들이 번뜩이는 검광에 쓰러지기 시작했다.그 선봉의 진을 무너뜨린 건 단 한 사람.은발의 순혈.그는 적진 한가운데로 거침없이 달려들며 검을 휘둘렀다.그가 한 걸음 나아갈 때마다, 상국 병사들이 우수수 나가떨어졌다.그의 눈부신 검은, 부드럽게 흐르다가도, 순간 폭발하듯 적들을 찢고 베었다.몸을 감싼 검기는 신비로운 은청색이었다.마치 달이 살아 움직이듯, 그의 뒤로 옅은 옥빛의 달무리가 날개처럼 번졌다.상국 군 장수들은 전장에서 처음으로, 심연에서 올라오는 공포심을 느꼈다.그의 모습은… 흡사 월령(月靈), 그 자체였다.휘두르는 검기는 마치 춤과 같았지만, 그 옥빛 칼날 아래 피가 비처럼 쏟아졌다.그가 검을 휘두를 때마다, 여기저기에서 목이 잘리고, 팔이 날아가고, 갑옷이 찢겼다.그러나 적들의 숫자는 너무나도 많았다.병사들이 쓰러진 자리에, 금방 새로운 병사들이 밀려들었다.그러나 그 은발의 장수는 쉬지 않고 싸우며 적들을 배었다.수십.수백.어느새 백호족 서군의 병사들이 전멸해 버리는 바람에 그 모든 칼날이 그를 향했을 때도… 그는 멈추지 않았다.…이후 또한 점점 지쳐갔다.그 역시 귀신이나 신령이 아니라, 그저 인간일 뿐이었다.팔과 옆구리는 이미 여러 차례 베였고, 복부에는 깊은 상처가 나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다행히 그는 전혀 고통을 느끼지 못했다.그러나 몸은 이미 무겁고, 숨은 금방이라도 멎을 듯 거칠었다.어느새 이마를 타고 흐르는 피가, 눈 앞을 가려오기 시작했다.그럼에도 그는 검을 끝까지 놓지 않았다.그가 마지막으로 남은 기운을 모아 옥검을 높이 들어 올리던 그때.적의 장창이 그의 옆구리를 깊숙이 파고들었다.“……!”비명도 없이 그는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뒤이어, 창과 검이 그의 몸을 무자비하게 찔러댔다.복부, 어깨, 허벅지, 가슴.수십
最終更新日 : 2026-04-09 続きを読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