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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련 : 사랑을 탐하다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31 - チャプター 40

117 チャプター

1부 사랑을 탐하다 - 16화 : 사술(邪術) (1)

“소군이 오셨다!”“소군이 살아 돌아오셨다!”갑작스러운 이후의 귀환에, 온 백호부가 들썩였다.이후는 푸른 눈동자에 달의 기운을 가득 담은 채, 당당히 입성하였다.그가 이미 세상을 떠난 줄로만 알았던 모든 이들은, 그저 넋을 잃은 채 그 모습을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연화는 이후의 모습을 확인하는 순간, 바로 혼절하여 쓰러졌다.그만큼 모두가 그가 죽었다고 완전히 믿었기에… 처음엔 그야말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그러나 곧, 백호부 곳곳에서 환호와 울음이 뒤섞여 터져 나왔다.“하늘과 달이 정하신 백호족의 수호자께서 살아 돌아오셨다!”“기적이 일어났다! 달의 기운을 받아 죽지 않고 우리에게 돌아오셨다!”그리고 그 열기는 마치, 백호족의 시조 이완(李完), 그 흰 여우의 현신이… 보란 듯 죽음에서 다시 살아나왔던 때와 같았다.이명은 더 이상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그는 돌아온 아들을 두 팔로 껴안고는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고맙구나… 이렇게 살아 돌아와 줘서 정말 고맙다, 아들아….”떨리는 손으로 이후의 등을 쓰다듬는 그의 손길에는, 늙고 지친 아버지의 미안함과 감격이 가득 담겨있었다.“정말 미안하구나… 네가 죽었다고 쉽게 단정 지었던 나약한 아비를 용서해다오! 내가, 너에 대한 믿음이 부족했다….”이후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조용히 제 아버지의 품 안에서 눈을 감았다.“너는 스스로 증명하였다! 이 백호족의 후계자로, 또한 수호자로, 그 누구보다도 자격이 충분하다는 것을!”이명은 그렇게 백호부 모두가 보는 앞에서, 적통 계승자로서 이후의 지위를 다시 한번 인정하였다.그날 밤.이후가 처소 월지로 돌아왔을 때, 뜰 안에는 이영이 서 있었다.그는 말없이 동생을 기다리고 있었다.한결같이 흐트러짐 없는 자세.그러나 그 눈빛은… 차갑게 얼어붙어 있었다.동생에 대한 ‘애정’이나 ‘반가움’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서늘한 표정이었다.“…형님.”이후가 그에게 다가가 입을 열었다.그러나 돌아오는 말은 매섭기만 했다.“어떻게 된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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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사랑을 탐하다 - 16화 : 사술(邪術) (2)

“제발 그를 해치지 말아주십시오, 형님! 이 모든 것은 제가 부족한 탓입니다. 위록 형님의 일도, 제가 평생 사죄하며 갚겠습니다.”그는 제 이복형의 발치에서 간절히 고개를 숙였다.이영은 그런 이후의 모습을 의혹이 가시지 않은 표정으로 바라보았다.‘대체 왜 이리 그놈을 감싸는 것이냐… 현랑족 하나의 목숨이, 정말 이렇게 중한 것이란 말인가? 단지 생명의 은인이라서? 잠깐… 아니다.’그리고 그는 알아버렸다.무언가… 이후에게서 보이는 깊고 간절한 것을.더욱 내밀한 그 무언가를.‘혹시… 네가… 그놈을?’이영은 두 눈을 질끈 감았다.지금, 그보다 더 끔찍한 상상은 없었다.‘설마… 그놈에게, 마음마저 준 것이냐…?’이후의 처소를 나서는 이영의 두 눈빛은 전보다 더 어둡고 무서웠다.그리고 속에서 끓어오르는 확신은, 그의 분노를 더욱 부채질했다.‘만약, 내가 생각하는 것이 사실이라면. 그놈에게 단지 몸을 빼앗긴 것이 아니라, 진정 마음을 준 것이라면…!’그는 영검을 으스러지게 쥐었다.‘…그건 반역이다!’오랜 세월 백호족이 지켜온, 신성한 달의 정기와 혈통.그 모든 것을 배신하는 일.‘그 검은 늑대의 후손이, 진정 저 아이에게 어떤 사술(邪術)이라도 건 것인가? 내가 온몸이 부서져라 지켜온 우리 부족의 미래가, 저런 약해 빠지고 더러운 놈의 손에 맡겨지도록, 가만히 두고 볼 수 있을 것 같으냐!’그 순간 이영의 마음에서, 무언가 돌이킬 수 없는 것이 부서져 나갔다.그것은 반쪽이나마 피를 나눈 형제에 대한… 일말의 연민이었다.‘내 생각이 정녕 맞다면, 랑하 그놈도, 그리고 너도… 모두 내 손으로 끝장내겠다.’그는 진정으로 그렇게 마음먹고 있었다.그리고 그것이, 형으로서 동생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내릴 수 있는… 마지막 선택이라 굳게 믿고 있었다.***“랑하.”염상이 회랑 난간에 기대앉은 채, 그를 바라보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은어곡에는, 이제 더 이상 가지 않는 것이 좋겠네.”랑하는 말없이 고개를 떨군 채 가만히 서 있었다.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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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사랑을 탐하다 - 17화 : 이혼(離婚)

염상과 헤어진 뒤, 랑하는 말을 달려 수련이 있는 비취구로 향했다.장인(丈人)인 금예의 집에 당도하자 이미 밤이 늦었다.수련은 처소의 침상 곁에 앉아 기다리고 있다가, 그가 문을 열고 들어오자 침착하게 맞이했다.“상처는 좀… 어떠십니까.”그녀의 목소리는 생각보다 담담했다.“괜찮소. 별로 깊지 않았소.”그건 진심이었다.그녀가 새긴 몸의 상처는, 다행히도 작은 흉터만 남기고 완전히 아물어 있었다.수련이 잠시 머뭇거리다, 떨리는 입술로 물었다.“…소첩에게… 화가 나셨습니까….”랑하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아니오. 그댄… 잘못이 없소.”수련의 두 눈동자가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했다.“…정말 그렇게 생각하십니까….”그 말 속에 담긴 고통을, 랑하는 외면하지 못했다.“당연히 그럴 수 있었다고 생각하오. 다 내 잘못이오.”수련은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부군을 다치게 했습니다…. 저는, 이제 더 이상 당신의 곁에 있을 자격이 없습니다.”랑하는 담담히 그녀를 주시했다.‘…자격이라.’그러나 이미 오래전부터, 수련은 자신의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괴로웠을 것이다.‘사실… 너와 염상의 일을 알고 있다.’혼례날 신방으로 들어가기 전, 염상의 얼굴을 마주한 그 순간… 랑하는 바로 알 수 있었다.수련이 그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를.일부러 자리를 비웠을 때, 두 사람 간에 있었던 일도.‘…나는 네가 염상과 혼인하여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하지만 그는 이 말을 끝내 입 밖으로 꺼낼 수 없었다.‘내가 다 알고 있었다고 말하면… 너는 정말로, 스스로 씻을 수 없는 죄인이라 믿고 비참하게 살아가겠지….’그러나 그녀를 정말로 그렇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그녀가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 또한… 그의 진심이었다.랑하는 이러한 복잡한 마음을 숨긴 채, 그저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자책하지 마시오. 장인께는 내가 말씀드리겠소.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건… 모두 내 잘못이오.”그 한마디에, 수련은 완전히 무너졌다.두 눈에서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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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사랑을 탐하다 - 18화 : 혼인(婚姻)

백호부는 눈에 띄게 분주했다.사지(死地)에서 당당히 돌아온 이후의 후계자 책봉식 및 혼례식이 며칠 앞으로 다가오면서, 곳곳에 하늘빛 깃발과 연꽃 장식이 걸렸다.모두가 기쁜 잔치 분위기 속에서도, 정작 그 주인공인 이후는 잠잠했다.그는 자신의 처소에 틀어박힌 채, 아무에게도 문을 열지 않았다.“소군! 소군! 한 번만 이 연화를 봐주십시오…!”심지어 울며 문을 두드리는 연화의 애원조차, 그는 듣지 않았다.모두가 ‘정신을 가다듬는다’라는 명분을 이해하는 척했지만, 실상은 아무도 그의 마음을 알지 못했다.사실… 그 자신조차 제 마음을 알지 못했다.달빛이 창틈으로 가만히 넘어왔다.이후는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말없이 창가에 앉아 그 빛을 바라보았다.그때 문득 은어곡에서, 랑하와 함께 마지막으로 보았던 커다란 보름달이 떠올랐다.그 밝은 빛 아래에서… 그가 자신을 보며 환하게 미소 짓고 있었다.…랑하.그 이름만 떠올려도 가슴이 저렸다.사실 그렇게 헤어지고 나서도, 그날 밤이 마지막이 되리라고 생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아직도 눈을 감으면 그날의 장면 하나하나가 생생했다.물 밖으로 걸어 나오던 제 모습.따뜻하게 감싸안아 주던 그의 팔.…그리고 눈물어린 입맞춤.그것이 정말 끝이었다.그를 이렇게 영영 못 보게 될 줄… 정말 몰랐다.그땐 작별 인사를 하고 싶어도, 도저히 할 수가 없었다.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그렇게 웃고 있는 그를 두고… 어떻게 돌아설 수 있단 말인가.그래서 어쩔 수 없이, 랑하를 또 한 번 쓰러뜨렸다.오래전에 그랬던 것처럼… 다시 그를 차가운 계곡에 버려두었다.이후는 떠나기 전, 쓰러진 랑하의 얼굴을 감싸 쥐고 마지막 입맞춤과 함께 이 한마디를 남겼다.“…이것이, 내가 당신을 지키는 방법이오….”상국 대장군.현랑족.그것만으로도 경멸하고 미워해야 할 존재였다.그런데 왜, 왜 그토록 따뜻했을까.그가 이름을 불러줄 때마다… 왜 그리 가슴이 저릿하게 떨렸을까.그의 품에 있을 때… 왜, 달빛을 받을 때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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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사랑을 탐하다 - 19화 : 전쟁(戰爭) (1)

“황상께서 드디어 백호부와의 전면전을 명하셨소.”장군 중 한 사람이 낮고 굳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기어이 그렇게 되었구만….”누군가는 혀를 끌끌 찼다.광명군부 대청안은 숨조차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최근 백호족이 툭 하면 국경을 넘나들고 있어, 황상의 심기가 몹시 불편하시오. 결국 은어곡을 포함한 상국의 영토에 그들이 다시는 발붙이지 못하도록, 아예 이 대동 땅에서 몰아내라 하셨소이다.”“동군, 북군, 남군부에 이미 어지가 내렸다 하니 출정은 코앞일 터.”대청 안에 숨막히는 정적이 내려앉았다.“…그런데 왜 우리 광명군부는 아예 빠진 것입니까?”누군가 조심스레 묻자, 다른 수장이 대답했다.“명목상으로는 황궁 수비 때문이라지만, 다들 잘 알지 않소. 대장군과 관련된 불미스러운 소문들 때문이겠지.”“대장군께서, 흰 여우에게 홀려 은어곡 근처를 떠나지 못하신다는 소문 말입니까?“그 무슨 괴이한 말인가? 황상께선 여전히 대장군을 신뢰하신다고 들었네. …아니길 바라야지. 그가 대체 어떤 가문인가? 그 부친 랑욱 대장군은 또 어떻고. 아무튼, 이번 출정에서 배제된 건 그만한 다른 이유가 있을 게야.”“첩보에 따르면, 백호부가 최근 후계자 책봉식과 혼례식을 치렀다지.”“그렇다네. 백호부 내외가 어수선한 지금이 절호의 기회이긴 하지.”대청에서 멀지 않은 회랑 끝자락.랑하는 입술을 꾹 다문 채로, 말없이 그 모든 말을 듣고 있었다.그날 밤, 염상은 조용히 현궁을 찾아왔다.랑하는 조용히 처소의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어찌 보면, 자네에겐 차라리 다행이네.”염상이 낮게 말을 건넸다.“전쟁 같은 건 신경 쓰지 말고, 그냥 이렇게 조용히 지내시게나.”“…어차피 이젠, 광명군부 안에서 그 누구도 나를 신뢰하지 않네.”랑하의 목소리는 깊고 건조했다.“허나 황궁 수비를 맡긴 건, 여전히 황상께서 자넬 믿는다는 뜻일세. 백호부는 지금 방심 중일 게야.”“…….”랑하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염상은 잠시 그의 눈치를 살피다, 가만히 입을 열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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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사랑을 탐하다 - 19화 : 전쟁(戰爭) (2)

염상은 갑자기 극심한 두려움이 몰려왔다.“소용없네. 그는 이미 백호부의 후계자가 되었어!”“이거 놔!”“그리고 이제 전쟁이야. 전면전이라고. 이제 다 끝났다고! 잡혀 죽거나, 도망가거나… 그 둘 중 하나일 뿐이야!”랑하는 염상의 팔을 뿌리치려 했지만, 염상은 다시 한번 온몸을 던져 그를 막았다.“자넬 지켜보는 눈이 한둘이 아니야! 지금, 그를 찾아가겠다고? 백호부로?”“이거 놓으라고!”“정신 차리게…! 전쟁이네, 전쟁! …지금 자네가 움직이면 모든 게 끝이야. 자네도, 자네 가문도!”“아니야, 아니야! 난… 그저 그를 한 번만 더 보고 싶은 거라고! 그것뿐이란 말일세!”“랑하, 제발… 자넨 지금 무너지고 있는 거야! 그는 이미 혼례까지 마쳤다네!”“날 보내주게, 염상… 단 한 번이면 돼….”랑하의 음성은 허망하게 떨리고 있었다.염상이 세차게 도리질하며 그의 팔을 더욱 거세게 붙잡았다.“그에 대한 자네의 마음이 어떠한지, 내가 충분히 알겠네! 그러니 이제 그만하시게!“…한 번만, 단 한 번이면 된다고!”“랑욱 대장군께서 오고 계시네!”염상이 순간 단호히 말했다.“……!”“자네 부친이 지금 이곳 현궁으로 오고 계신다네. 자네에 대한 기이한 소문을 들으시고, 상황이 더 커지기 전에, 자네에게 직접 확인하러 오시는 거야!”그 말에, 랑하가 순간 머뭇거리며 걸음을 멈췄다.그 틈을 놓치지 않은 염상은, 그의 어깨를 움켜잡은 채로 그대로 다리를 걸어 쓰러뜨렸다.둘은 함께 회랑 바닥으로 구르며 나란히 쓰러졌다.대자로 뻗은 랑하의 눈에, 달도 별도 보이지 않는 어두운 밤하늘이 보였다.그의 두 눈에… 이내 뜨거운 눈물이 차올랐다.“끅… 끅….”염상은 아무 말 없이… 무너진 친구 곁에서 밤새도록 함께 누워 있었다.***“족장님! 북서 수비대가 전멸했습니다!”급박한 외침이 월전 안을 뒤흔들었다.거친 숨을 겨우 몰아쉬던 병사의 말에, 순식간에 공간 전체가 얼어붙었다.“적들이 자하곡을 이미 넘어섰다고 합니다! 사방으로 포위하며 진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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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사랑을 탐하다 - 20화 : 옥검(玉劍) (1)

어두운 방 안.벽에 가로로 걸린 백옥의 검 하나가 달빛 아래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다.이후의 손끝이 검의 손잡이를 조심스럽게 어루만졌다.그리고… 천천히 제 허리에 그 검을 찼다.비록 오랜만이었지만, 전혀 낯설지 않았다.그는 긴 은빛 머리칼을 그러모아 단정히 뒤로 묶고, 무거운 숨을 들이켰다.잠시 후, 방문을 조심스레 연 이가 있었다.돌아보기도 전에,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소군!”“…연화.”그녀의 맑은 눈동자에는, 이미 눈물이 한가득 고여 있었다.“소군… 부군님, 부디… 무사히 돌아오십시오.”그는 떨리는 그녀의 손을 잡고, 그 이마에 부드럽게 입을 맞췄다.“그대에게는 미안한 게 많소.”“소군…!”연화는 도저히 참을 수 없다는 듯, 그의 품에 안겨 가냘픈 어깨를 들썩이며 눈물지었다.“오실 때까지 기다릴 것이옵니다…!”“반드시 돌아오겠소. …그러니 부디, 몸 건강히 기다려주시오.”이후는 연화의 떨리는 몸을 부드럽게 감싼 채로 조용히 눈물지었다.잠시 후.갑옷 차림의 이영이, 월지의 한편에 마치 그림자처럼 우두커니 서 있었다.이후가 천천히 다가가 그의 앞에 멈춰 섰다.형제는 서로를 가만히 마주 보았다.“왜 네가 직접 나서는 거냐.”이영의 목소리는 여전히 차가웠다.“설마, 전장에서라도 그자를 보기 위해 이러는 거냐?”싸늘한 그의 말에, 이후는 잠시 눈을 감았다가 뜨며 조용히 대답했다.“그는 제 생명의 은인이며, 제가 무엇을 지키며 살아야 하는지를 알려준 사람입니다.”이영은 말없이 그를 노려보았다.“…형님”이후는 담담하게 덧붙였다.“저는 백호족을 수호하기 위해 달의 기운을 받은 자로서, 그 책임을 온전히 다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위록 형님께는 이제 오로지 형님뿐이시니….”“네가 함부로 말할 일이 아니다!”“위록 형님께 많이 송구합니다. 그러니, 형님께서 꼭 그의 곁에 계셔 주셔야 하지 않습니까?”“…네가 감히!”그 순간.이영은 이후의 두 눈동자가 뿜어내는 빛에 그대로 숨이 멎을 것만 같았다.달빛처럼 맑고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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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사랑을 탐하다 - 20화 : 옥검(玉劍) (2)

그 새벽.상국 군의 선봉이 다시 한번 계곡을 덮쳤다.양 군의 규모가 워낙 차이가 났기에, 다들 그저 맥없이 끝나리라 생각했던 전투였다.그러나 곧, 수많은 상국의 병사들이 번뜩이는 검광에 쓰러지기 시작했다.그 선봉의 진을 무너뜨린 건 단 한 사람.은발의 순혈.그는 적진 한가운데로 거침없이 달려들며 검을 휘둘렀다.그가 한 걸음 나아갈 때마다, 상국 병사들이 우수수 나가떨어졌다.그의 눈부신 검은, 부드럽게 흐르다가도, 순간 폭발하듯 적들을 찢고 베었다.몸을 감싼 검기는 신비로운 은청색이었다.마치 달이 살아 움직이듯, 그의 뒤로 옅은 옥빛의 달무리가 날개처럼 번졌다.상국 군 장수들은 전장에서 처음으로, 심연에서 올라오는 공포심을 느꼈다.그의 모습은… 흡사 월령(月靈), 그 자체였다.휘두르는 검기는 마치 춤과 같았지만, 그 옥빛 칼날 아래 피가 비처럼 쏟아졌다.그가 검을 휘두를 때마다, 여기저기에서 목이 잘리고, 팔이 날아가고, 갑옷이 찢겼다.그러나 적들의 숫자는 너무나도 많았다.병사들이 쓰러진 자리에, 금방 새로운 병사들이 밀려들었다.그러나 그 은발의 장수는 쉬지 않고 싸우며 적들을 배었다.수십.수백.어느새 백호족 서군의 병사들이 전멸해 버리는 바람에 그 모든 칼날이 그를 향했을 때도… 그는 멈추지 않았다.…이후 또한 점점 지쳐갔다.그 역시 귀신이나 신령이 아니라, 그저 인간일 뿐이었다.팔과 옆구리는 이미 여러 차례 베였고, 복부에는 깊은 상처가 나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다행히 그는 전혀 고통을 느끼지 못했다.그러나 몸은 이미 무겁고, 숨은 금방이라도 멎을 듯 거칠었다.어느새 이마를 타고 흐르는 피가, 눈 앞을 가려오기 시작했다.그럼에도 그는 검을 끝까지 놓지 않았다.그가 마지막으로 남은 기운을 모아 옥검을 높이 들어 올리던 그때.적의 장창이 그의 옆구리를 깊숙이 파고들었다.“……!”비명도 없이 그는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뒤이어, 창과 검이 그의 몸을 무자비하게 찔러댔다.복부, 어깨, 허벅지, 가슴.수십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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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사랑을 탐하다 - 21화 : 월성(月城) (1)

겨울 햇살이, 적막한 성곽 위를 비추었다.폐허가 된 성문이, 수풀 사이로 입을 벌린 채 덩그러니 서 있었다.상국 동편 변방.한때는 백호부라 불리던 곳.과거의 기개도, 영광도, 오로지 기억 속에만 존재할 뿐.이제는 월성(月城)이라는 이름 아래, 그저 침묵 속에 잠들어 있었다.나부끼던 깃발과 날카로운 창칼을, 이제는 무너진 담벼락과 마른 잡초가 대신하였다.군부의 마당 한 켠.관노들이 요란하게 빗자루질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듣자니, 광명군부의 대장군까지 지냈던 자라지 않았나? 그런 자가 어쩌다 이런 곳까지 밀려 나온 걸까.”“글쎄…. 여긴 변방 중의 변방이고, 오려는 자는 고사하고 남으려는 자도 없는 땅이지.”“차라리 백호족이 차지하고 있을 때가 살기 좋았다는 말도 있더군.”하지만 회랑 끝에 조용히 서 있던 남자는, 그런 말에도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그저 담담한 눈빛으로 하늘을 올려다볼 뿐.군청색 제복.허리 아래로 드리워진 검고 묵직한 머리카락.그렇게 꼿꼿하게 서서, 마치 무너진 성의 그림자처럼 침묵하는 사내.새로 부임한 월성 도위(都尉, 상국 변방의 군무 관직).…랑하였다.한때 상국을 호령했던 광명군부의 대장군.이제는 지킬 것도, 돌아갈 곳도 없이, 그렇게 낡은 회랑 끝에 홀로 서 있었다.그의 잿빛 눈동자에는 온기라곤 하나도 남지 않았다.지금 그에게 남은 것은, 그저 막연한 기다림뿐.죽어야만 끝날 것 같은… 형벌 같은 그리움이었다.그때였다.정문 쪽에서 들리는 날 선 고성(高聲).누군가가 쉰 목소리로 절박하게 외치고 있었다.“비켜라! 소군을 기다려야 하느니라! 내 부군이 이곳에 돌아오실 것이다!”그 목소리에 관노들과 병사들이 일제히 고개를 돌렸다.머리를 풀어 헤친 젊은 여인 하나가, 낡은 문간을 넘어 거칠게 난입하고 있었다.그녀는 품에 이불 뭉치 같은 것을 끌어안은 채, 헝클어진 머리칼을 흩날리며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반드시 오신다고 했다! 내게 돌아오신다고 약속하셨단 말이다!”초점 없는 눈동자가,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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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사랑을 탐하다 - 21화 : 월성(月城) (2)

월성 서쪽 산기슭.월성 도위의 사가 뒤뜰을 지나, 고요한 숲 끝자락에 작은 암자 하나가 숨어 있었다.햇살이 기와지붕 위로 조용히 흘러내리고, 바람은 나뭇잎 사이를 조용히 스쳐 지나갔다.중년의 남자 하나가 조용히 책을 읽고 있었다.붓처럼 기다란 손가락이 한 장, 또 한 장 책장을 넘길 때마다, 그늘진 눈가에는 오래된 체념과 평온한 슬픔이 깃들어 있었다.그 뒤편.문틈 사이로 검은 그림자 하나가 조심스레 스며들었다.그러나 남자는 아는 듯 모르는 듯, 조용히 책장을 넘길 뿐이었다.“아버지!”고요한 정적을 깬 건, 소년의 맑은 목소리였다.뒤에서 날아들 듯 감긴 작은 팔.장난스러운 웃음소리가 암자 안을 가득 채웠다.곧 남자의 품 안에는… 곱슬하고 짤막한 은빛 머리카락을 가진, 짙푸른 눈의 미소년이 안겨있었다.“아이쿠, 이 녀석!”놀란 척 손을 번쩍 들어 올리는 남자.그는 랑하였다.비록 세월의 흔적이 새겨졌지만, 여전히 수려하고 기품 있는 얼굴.천천히 그 작은 팔을 풀어내며 소년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는, 아이에 대한 깊은 애정과 걱정이 가득했다.“여기서는 머리카락을 가리고 있으라고 몇 번을 말했더냐. 어차피 곧 삭발하고 다시 청운사로 들어가야 할 터인데….”소년은 해맑게 웃으며 대답했다.“아버지께서 제 머리카락을 쓰다듬어 주시는 게 좋아서 그리했습니다.”랑하는 잠시 말을 잃었다.그는 손을 들어 조심스레 아이의 머리칼을 쓸어내렸다.“그리고, 그 눈! 모두 너를 맹인이라 여기는데, 이리 반짝이며 나대면 어쩌자는 것이냐!”소년은 고개를 갸웃하며 대꾸했다.“여기엔 아무도 없지 않습니까.”랑하는 가만히 아이의 푸른 눈동자를 바라보았다.너무도 익숙한 빛.너무도 그리운 미소.가슴 한구석이 칼로 저미듯 아려왔다.오래전 떠나보낸 누군가의 모습과 아이의 얼굴이, 다시 한번 겹쳐버렸다.몇 해 전에 황제의 명을 받아 북쪽 국경으로 시찰을 나갈 때, 랑하는 자신이 없는 동안 소중한 아들이 사람들 눈에 띄지 않기를 바랐다. 그래서 급한 대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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