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요망한 엘프랑 리벤지 리부트(Revenge Reboot: My Seductive Elf): Chapter 121 - Chapter 130

147 Chapters

#121. [흑마법은 축복인 걸까?]

드디어, 마침내 스틸은 천리장성을 해내고야 말았다.주말의 시작을 알리는 목요일 새벽, 마침내 완성된 거대한 업적 앞에 기쁨이 해일처럼 폭발했다.“스틸, 축하하네. 정말 대단한 일을 해냈어.”“주인님! 최고야! 진짜로 이걸 진짜 해내다니!”인벤토리 너머에서 스펙터와 지니의 격앙된 환호성이 울려 퍼졌고, 듀라한 유령 기사들은 새롭게 세워진 장벽을 따라 위압적인 행렬을 이루며 군세를 자랑했다. 끝없이 이어져 끝내 시선이 닿지 않는 담벼락은 인간의 한계를 아득 초월한 위엄을 내뿜고 있었다.전생의 레투카 제국에서는 그저 무력하기만 했던 대공이었으나, 이번 생은 달랐다. 과거의 후회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듯, 가르나르 영지를 완벽히 수호하겠다는 의지의 상징인 ‘천리장성’을 마침내 제 손으로 구축해 낸 것이다.스틸은 차가운 별빛을 받아 신비롭게 반짝이는 장벽을 바라보며 가슴 벅찬 미소를 지었다. 단순한 돌벽이 아니었다. 물리적인 충격은 물론 그 어떤 고위 마법 공격마저 가볍게 튕겨낼 만큼 강력한 마력이 깃든 성벽. 그야말로 난공불락의 완벽한 방어진이었다.“혼자 쌓으려면 족히 1년은 걸렸을 텐데. 스펙터, 그리고 지니. 모두 고마워.”스틸은 곁을 지켜준 이들에게 진심 어린 사의를 전했다. 스펙터는 부르도 영지와 가르나르 전역에 흩어져 있던 어둠의 마력을 긁어모아 듀라한 기사들을 통해 장벽에 불어넣어 주었고, 지니는 마력이 바닥나 한계에 부딪힌 스틸에게 자신의 고결한 요정력을 끊임없이 수혈하며 그를 지탱해 주었다.백지상태의 미완의 영지 위에, 자신만의 신도시를 세울 위대한 기회가 눈앞에 다가온 것이다. 본격적인 영지 사업을 향한 열정이 심장을 뜨겁게 달구었다. 이미 영지 곳곳의 진흙탕을 탄탄한 대로로 다지고, 화단의 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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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안개 속에 가려진 그림자]

사역마라니.스틸은 나지막한 탄식을 삼켰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고결한 요정인 지니 역시 이형의 존재이기는 마찬가지였으니, 기이한 마법이 판치는 이 세계에서는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닐 터였다.마티어스와 리나 역시 스틸 못지않게 눈을 커다랗게 뜬 채 경악을 금치 못했다.“리노 사장님의 마력이 상상 이상이었군요. 하지만 지난번 이형 던전을 겪고 나니, 사람을 지킬 수만 있다면 흑마법이라 해도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저 역시 사술(詐術)이라 비난받을지언정······ 돌아가신 부모님을 한 번만이라도 뵐 수 있다면, 혹은 시간을 거꾸로 돌릴 수만 있다면 무슨 짓이든 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어요.”씁쓸하게 웃는 리나의 말에 스틸은 은밀한 공감을 느꼈다. 자신이야말로 오직 복수라는 염원에 사로잡혀 환생을 거듭해 온 존재가 아니던가. 평범하고 무고한 이들에게 피해만 주지 않는다면, 어둠의 힘이든 그보다 더한 금기든 쓰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특히 황가의 수장 골타르나 악의 화신인 아쳐를 떠올릴 때면, 어떤 저주든 소환해서 그들을 모조리 쓸어버리고 싶은 충동이 들끓었다.물론 지니를 온전히 요정계로 돌려보내고, 스펙터의 원혼을 풀어 구원해 주고자 하는 마음은 지극히 순수했다. 하지만 만약 자신이 힘에 취해 그들을 마음대로 부리고 이용하려 든다면, 그것 또한 추악한 사술과 다를 바 없다는 경계심이 고개를 들었다. 힘을 쥐되, 지배당하지는 않아야 했다.“두 분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되는군요. 흑마법에 대해서는 조금 더 깊이 연구해 봐야겠습니다.”“다만 대공, 대공의 힘이 강력해질수록 황태자의 이목을 끌게 될 테니 각별히 조심하십시오.”마티어스와 리노의 무거운 조언을 듣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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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은밀하게, 지켜보고 싶게]

아쳐는 의미심장한 눈으로 피닉스를 바라보았다.누군가 스틸 말고도 자신에게 해를 입히려고 하는 건가? 과연 황태자인 자신을 누가?“사실 지니가 쓰러져 있다고 선발대 성기사가 보고했을 때만 해도, 던전은 지극히 멀쩡했습니다. 스틸은 그때 던전의 주인과 싸우고 있었다고 보고도 받았습니다.”그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아쳐 본인 역시 똑똑히 목도하고 기억하는 바였다. 마지션 교수의 손을 빌려 던전 내부에 저주를 뿌려둔 뒤, 겉으로는 정화하는 척 유유히 진입했을 때만 해도 상황은 제 통제하에 있는 듯싶었다.그러나 어느 순간 모든 인과가 기괴하게 꼬여버렸다. 지니가 쓰러져 있어야 할 장소에는 오직 공허만이 남아 있었고, 던전의 주인이 군림하는 5층으로 향하던 찰나, 공간 전체를 집어삼키는 거대한 폭풍이 몰아쳤었다. 살가죽이 갈가리 찢겨 나가는 극통 속에서, 마력조차 한 줌 뻗지 못한 채 그대로 매몰되었던 그 지옥 같은 순간.“마지션 교수의 진단에 의하면, 난 그 순간 기이한 차원이동에 휘말렸다가 다시 던전 어딘가에 버려진 모양이더군.”가까스로 아카데미 마구간까지 기어 나온 이후, 아쳐는 타바의 환각에 의지해 마지션의 은밀한 치유를 받으며 간신히 목숨을 연명해 온 처지였다.“전하, 한 가지 더 기이한 일이 있습니다.”“말해.”“그 리나라는 평민 학생이 아카데미를 자퇴했다고 합니다.”아쳐의 미간이 거칠게 좁혀졌다. 던전에서 생환한 이후, 전용 통신 마도구를 통해 몇 번이고 접촉을 시도했으나 리나에게서는 그 어떤 신호도 돌아오지 않았다. 학내에서도 그녀의 행방을 아는 자는 전무했다.“내가 거칠게 다뤄서 도망갔거나 그 년도 나처럼 어디 휘말려 변고를 당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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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드립니다. silver구슬입니다 ]

안녕하세요. 굿노벨 독자님들.다른 작품도 인사를 드렸는데, 이 작품은 이제야 인사드리게 되었습니다.로판이라고 해도... 여성분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남자 주인공 로판이라... 좀 어색하셨죠?원래 판타지 장르로 쓰려다 하도 남성분들에게도 순애가 인상적이다 이야기를 듣게 되어 굿노벨에서는 여성향으로 아예 갈아 엎어 로판으로 장르 변경하여 선보이게 되었습니다.제가 램프의 요정 '지니' 캐릭터를 보면서 엘프같이 예쁜 여성으로 바꾸면 어떨까 상상을 한 것을 시작으로 이 글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폐급에 망나니에 거지 대공이 점점 성장하고 레벨이 올라가고 먼치킨이 되어 엘프인 '지니'와 사랑에 푹 빠지는 시원한 사이다 이야기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그리고 악역 빌런들이 어떻게 최후를 맞이하고 스틸 대공이 어떻게 복수하나 즐겁게 즐겨주시길요. 이 글은 언젠가 굿노벨 아랍어로 선보일 야심을 갖고 계약도 하였답니다.여러분들이 보시기에 [silver구슬]이라는 사람은 뭐가 이렇게 소설마다 장르가 제각각이야? 하실겁니다.네, 맞습니다. 전 제가 읽고 싶은 제 취향을 글로 쓰게 되어 그렇습니다. 전 잡식성 헤비 독자였고, 종이책만 좋아하는 데다가 장르는 판타지, 형사물, 추리물만 즐기고...심지어 현대로맨스 한국 소설은 전혀 읽지도 않는 사람이라... 저만의 사랑 표현도 다양하게 하다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제가 글을 쓰는 것을 부모님은 모릅니다. 직장 동료도 모르고 어지간한 친구도 모르죠.제가 실은 소설 포지션이... ㅋㅋ 웹소설을 쓰는 직업과 전혀 연결이 되지 않는 사람이라... 이 은밀한 취미가 저의 삶의 낙이 되어 있습니다.예전에 다이나믹하게 몸으로 취미를 가졌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합니다. 그래도 글 속에 제 또 다른 세상이 있고, 그 속에서 제가 창조한 주인공들을 보며 키워 내어 하나의 세계관을 정립할 때마다 카타르시스를 느낍니다.특히 독자님들과 공감하는 것이 너무 반갑답니다. 저와 취향이 같은 분일 테니까요.제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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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완벽한 은신, 치명적인 기류]

자욱한 안개를 찢고 스틸이 전장에 발을 디딘 순간, 공기의 흐름이 단숨에 뒤바뀌었다. 오늘 비가 오려는지 습도는 상당했고 먹구름도 점점 짙어져만 갔다.대신 스틸과 지니의 몸에서는 전신에서 아찔하도록 짙은 꽃내음이 흘러 나왔다. 그와 동시에 지니가 스틸의 단단한 목덜미를 두 팔로 감싸 안으며 폴짝 뛰어올랐다. 깃털처럼 가볍게 안겨든 그녀가 그의 입술에 진하게 숨을 불어넣었다.“우리 주인님, 오늘따라 왜 이렇게 멋있어?”스틸은 낮게 헛웃음을 흘리며 지니의 가느다란 허리를 거칠게 휘어잡았다. 한 품에 가두듯 그녀를 더 깊숙이 끌어당겨 숨이 막힐 듯한 입맞춤을 이어가던 그가, 붉게 달아오른 지니의 귓가에 입술을 묻고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를 쪼아 내렸다.“오늘은 내 곁에서 한 발짝도 떨어지지 마. 널 홀로 둘 생각 없으니까.”“치, 우리 주인님 과보호는 알아줘야 한다니까. 내가 주인님을 지켜야지, 안 그래? 원래는 내가 훨씬 더 강하다고.”스틸은 지니의 미끄러운 턱끝을 부드럽게 잡아 쥐며 시선을 얽었다. 장난기 어린 눈동자 너머로 번뜩이는 소유욕이 애달프게 일렁였다.“네 힘이 상상을 초월한다는 건 알아. 하지만 널 단 한 순간도 위험의 기로에 세우고 싶지 않아.”“주인님도 참. 주인님 같은 인간은 원래 한없이 취약하고 가냘픈 존재니까 그렇지.”“쉿.”스틸의 눈매가 순식간에 날카롭게 가라앉았다. 그리고 그 순간 인벤토리 안에서 스펙터도 한마디 거들었다.‘누가 있는 것 같다.’스틸 역시 허리춤에 걸린 검을 움켜쥐고 허공의 한 지점을 매섭게 노려 보았다. 미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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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설마, 이거 덫일까?]

아쳐는 침상 위로 흐트러진 은발의 마지션을 내려다보며, 이 자리에 지니를 눕혀 놓았더라면 얼마나 극상(極上)의 희열이었을까를 유추하고 있었다.물론 고결한 학자의 품위를 내던진 채 제 아래에서 흐느끼는 마지션의 나신은 충분히 곱고 아름다웠다. 게다가 은밀한 가학을 즐기는 자신의 뒤틀린 성벽마저 기꺼이 받아내 주니, 가끔 무료함을 달래기엔 이만한 즐거움도 없다고 여기는 중이었다.그는 태생적으로 소유하지 못할 바엔 철저히 파괴하는 것에 익숙한 핏줄이었다. 만약 마지션이 감히 황태자인 자신을 거부했더라면 결코 온전히 살려두지 않았을 터였으나, 이토록 침실에서의 궁합이 매끄러우니 당분간은 총애해 줄 용의가 있었다.“······세상에 그 분을 만나게 해주신다고요? ······하읏! 감사합니다! 마법사들은 원래 ······탐구심이 많거든요.”아쳐는 그녀의 가장 예민한 여성을 거칠게 뭉개고 문지르다, 이내 터질 듯 부풀어 오른 붉은 돌기를 손가락 끝으로 아슬아슬하게 튕겨내며 쾌락을 돋우었다. 숨이 가빠진 그녀가 허리를 비틀며 애원하는 눈빛을 보낼 때쯤, 아쳐가 나직하게 질문을 던졌다.“내 아버지도 건강을 되찾게 했고, 그 볼품없던 스틸도 변화를 가졌으니······ 지니도 마법력이 대단하지 않을까 해서요. 읏!”“하흑······ 아, 그건·····&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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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폭우는 축복일까? 저주일까?]

“이런! 너무 많잖아! 마법도 제대로 안 먹혀!”마티어스의 고함이 스틸의 귓전에도 닿았다. 검을 휘둘러도 오크들의 파도는 끝없이 밀려들었다. 뒤틀린 육체들이 두 다리로 뛰어오르고 네 발로 기어오며 쇄도하자 정신이 혼미해졌다. 온몸이 비늘과 종기로 뒤덮인 괴수가 포효할 때마다 지축이 흔들렸다.마법이 제대로 먹히지 않는 상황은 뼈아팠다. 날씨 탓인가 마법 자체도 왜곡이 되어 방향이 비틀어지거나, 그 성능도 약화되어 있다는 것이 문제였다. 지금 다섯 명의 전력은 오로지 검을 휘둘러야만 하는 혈전이 되어 버렸다. 무질서하게 덤벼드는 흉포한 무리 탓에 땀방울이 눈가를 흐렸다.“넘어지면 끝장입니다! 다리에 힘 꽉 주십시오! 순간이동도 지금은 불가합니다!”스틸이 모두를 데리고 순간이동을 시도해봤지만, 그것도 먹히지 않았다. “그래도 지능이 없는 놈들이니 두려워할 것 없습니다! 잠시 뒤 비가 잦아들면 마법은 제대로 통할 겁니다! 버티십시오!”리노의 호통이 고막을 찢었다. 스틸은 현실 감각이 마비될 듯한 혼란 속에서도 검을 악물고 쥐었다. 5층이 이토록 지옥일 줄이야. 반면에 오늘 반드시 이 던전을 폐쇄하겠다는 오기가 전신을 지탱했다.“불 마법으로 상공을 덮겠습니다! 효력이 약하더라도 안 쓰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습니다! 전방을 밀어붙이십시오!”스틸의 외침과 함께 대검이 사선을 그리며 화염을 분사했다. 본능만으로 달려드는 마수들의 숨통을 끊어내며 차근차근 전열을 전진시켰다.리나의 검이 매끄럽게 번뜩이며 제 몫을 다했고, 지니의 찬란한 광선은 오크의 미간을 꿰뚫으며 어둠 속에 길을 냈다.그런데 지니의 상태가 심상치 않았다.“지니, 괜찮아?”&ld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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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언제나 진실은 잠들어 있는 법]

아쳐는 목적 달성을 위해 폭우 속에서도 정원을 더 거닐었다. 무언가에 주눅이 든 마지션은 그러면서도 주변의 꽃들을 보며 감탄을 자아냈다.“전하, 이 정원은 참 아름다운 곳이네요.”마지션이 은백색 꽃잎을 손가락 끝으로 톡, 건드리며 속삭였다.“교수님의 미모에는 비할 바가 못 됩니다. 스틸이 가졌다는 그 하찮은 치유의 꽃과도 비교가 안 되지요.”“그래도 유한한 것은 그 자체로 값진 법이랍니다.”허리를 숙여 손바닥만 한 꽃을 매만지던 마지션이 아쳐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이슬 맺힌 꽃술이 그녀의 은발과 어우러져 기이한 색기를 자아냈다. 그러나 아쳐는 이 순간이 지독하게 지루했다. 그가 가면 뒤로 하품을 삼키며 냉소적으로 중얼거렸다.“어차피 곧 시들어 문드러질 생명에 왜 그리 연연하십니까.”“그래서 의미 있는 거죠.”마지션의 시선이 아쳐의 어깨너머, 정원의 가장 음산한 구석으로 향한 것은 바로 그때였다. 그녀의 가느다란 눈썹이 호기심으로 치켜올라갔다.“어라······ 저기 계신 분은 누구시죠?”아쳐가 느리게 고개를 돌렸다. 드디어 올 것이 온 모양이었다. 세찬 빗줄기 한가운데, 젖지 않는 은빛 망토를 두른 여성이 공중에 정지한 채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제국의 작은 태양, 황태자 전하. 안녕하세요.”아쳐는 슬쩍 마지션을 바라보고는, 기다렸던 사람의 등장을 천천히 반기듯 입을 열었다.“내 정원에 그대를 초대한 적은 없습니다. 자드키엘.”“황태자 전하, 전 이 황궁에 못 다닐 곳은 없다고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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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계획에 없던 구원]

분명 마수가 없다고 했는데, 산처럼 쌓여 있는 크롤도 문제지만 이 상황에서 던전의 주인까지 나타나다니.“꺅! 이게 뭐래요!”“으악! 심각하군요!”리나와 마티어스의 비명대로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기괴한 소리를 내는 수백 마리의 박쥐 떼까지 몰려들자, 지축과 귀가 찢어질 듯한 혼란이 전장을 뒤덮었다.“던전의 주인이 뒤에서 자신의 군단을 이끌고 온 것 같습니다!”리노의 말에 스틸의 목덜미에 소름이 돋았다.“도망쳐야 합니다! 아무래도 오늘 같은 폭우 속에서는 무리입니다!”“퇴로는 괜찮지 않나요? 아! 순간이동이 안 되는군요!”순간이동이 막힌 마당에 달려서 도망치는 건 자살행위였다. 곁을 보니 지니가 땀을 뻘뻘 흘리며 벽에 기대어 앉아 있었다.“지니, 괜찮아?”“조금만 여기서 버텨 볼게. 앉아서는 주인님께 요정력을 줄 수 있을 것 같아.”“램프 속으로 들어와.”“그건 싫어. 빛의 요정이라는 걸 들키는 건 소멸하는 것보다 싫어.”지니의 완강한 의지를 강제로 꺾을 수는 없었다. 스틸은 빠르게 스펙터에게 조언을 구했다.‘어쩌지, 스펙터?’[퇴로에도 상당수의 마수가 몰려오고 있다. 이건 누군가 의도적으로 이곳에 마수를 이동시킨 형국이다. 내가 앞뒤로 듀라한을 풀 테니, 정면 돌파하여 타계하는 것이 유일한 정답으로 보인다.]이젠 던전의 주인을 목 베는 수밖에 없었다.“자, 전진! 던전을 빠르게 폐쇄합니다! 해결책은 그것뿐입니다!”스틸은 지니를 바라보는 동시에 인벤토리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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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 [달콤한 승리, 그리고 뒤편]

스틸은 앞에서 던전의 주인에게 조금은 마력이 통해 검을 휘두르면서도 맹공격을 퍼부었다.대신 듀라한 무리와 스펙터의 마력이 정면으로 충돌하자, 다행히 마수의 기세는 꺾였으나 사방에서 공간의 왜곡이 일어나기 시작했다.“어우, 숨이 너무 막히네요.”“젠장, 공기 중의 마력 밀도가 조밀해졌어!”“이런, 빗방울이 마력을 응축시키고 있습니다! 공기가 마치 철벽 같군요! 다들 조심하십시오!”리나가 휘청거리자 마티어스가 즉각 그녀의 팔을 붙잡아 지탱했다. 리노 역시 스틸의 인벤토리에서 끝없이 쏟아져 나오는 듀라한과, 그들이 만들어내는 마력 돌풍이 버거운지 연신 주위를 두리번거릴 뿐이었다. 말로 다 설명할 수는 없었으나, 스틸 또한 불이 붙은 듯 붉게 부풀어 오른 손바닥에서 강력한 마나를 뿜어내고 있었다.“최단 시간 내에 폐쇄를 완료합시다! 체력이 한계에 달한 자는 즉시 전선에서 이탈해도 좋습니다!”스틸은 검집을 박차며 코카트리스의 머리 위, 허공을 향해 거침없이 도약했다.[불은 흡수해 버리니 절대 금지다.]저 거대한 괴조의 형상을 내려다보며 스틸은 실소했다. 인생을 다섯 번이나 살다 보니 별꼴을 다 본다 싶었다.“물리 공격뿐만 아니라 마법 반격에도 대비하십시오! 시간차를 노려야 합니다!”스틸이 심호흡으로 마음을 가다듬으며 밀려오는 크롤들을 흙 속에 묶어버렸다. 이어 코카트리스가 토해내는 불꽃을 바람의 벽으로 튕겨내며 서서히 포위망을 좁혀갔다.투명화한 듀라한들이 측면으로 소리 없이 파고들어 마수들을 베어 넘기자, 비로소 전열이 안정되며 일행들 사이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크롤의 돌격이 멎었습니다!”“다행입니다! 어서 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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