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그 아버지 밑에 그 아들이었다. 아쳐가 그리 엉망인 것 또한 골타르의 영향이 아니겠는가. 스펙터의 안목이 정확했다. 제대로 된 한 나라의 어른이라면, 제국을 수호하다 홀로 남은 어린아이를 이토록 방치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목숨 바쳐 국경선을 수호한 가문을 멸시하고 천덕꾸러기 취급하다니. 생각할수록 골타르를 향해 악감정이 치밀어 올랐다.“네, 황제 폐하. 지난 10년간 제게는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오호, 하지만 지금은 소문과 다르게 제법 의젓해졌군.”의젓하다니, 이런 망할. 망나니에 거지 대공이라는 소문과 딴판이니 배가 꼬이는 모양이었다.스틸은 이가 갈렸지만 의연하게 웃으며 대꾸했다.“저를 음해하려 한 자도 있었고, 제국을 지킨 저희 가문을 멸시하려는 불온한 자들도 있었으나 모두 잘 극복해 나가는 중입니다.”순식간에 주변의 분위기가 묘하게 가라앉았다. 수많은 고위 귀족이 황제의 곁에서 스틸을 주시했고, 황실 호위기사단 역시 매서운 눈초리로 연회장을 지키고 있었다. 스틸은 모두가 들으라는 듯 은근한 시선으로 장내를 훑었다. 음해하려는 자는 황태자 아쳐이며, 멸시하려는 불온한 무리는 황실 패거리라는 진실을 뼈 있게 던진 것이다.얼굴이 엉망이 된 채 구석에서 타바나 피우며 숨어 있는 황태자와 달리, 자신은 이렇게 보란 듯이 세상에 나섰다. 오롯이 자신과 지니의 노력으로 말이다.황제의 오른쪽 눈 밑 근육이 파르르 떨렸다. 이 상황이 무척이나 불쾌한 모양이었다. 그때, 황제의 옆에 서 있던 오스카 대공 부부가 스틸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이런, 감동적이군요, 스틸 대공.”“안녕하세요, 스틸 반 가드 캔도르 대공 전하.”스틸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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