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환은 아이러니하게도 이 오합지졸 S대 야구 동아리가 싫지 않았다. 평생 야구를 접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절망에 빠졌을 때, 그래도 재벌가의 엘리트 교육 덕분에 S대 체육학과라는 피난처를 찾을 수 있었다. 야구장도 있고 제대로 된 팀도 있으며, 비록 약체지만 전국 대회에 나갈 의지도 있으니 유환에게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환경이었다.‘내가 마운드에서 1점도 안 주면 되는 거 아니야?’그리 간단하고 오만한 논리가 야구라는 스포츠의 본질임을, 유환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그때, 장하늘은 최우현과 눈빛을 주고받더니 1학년 부원들을 향해 모이도록 손을 흔들었다.“자, 우리도 어서 전력을 짜봅시다. OB팀을 확실하게 이겨야 여러분이 주전 자리를 꿰차게 될 겁니다.”어느새 1학년들을 아우르는 리더가 된 장하늘이 외치자, 새내기 부원들은 더욱 들떠서 눈을 빛냈다. 철저한 약육강식과 맹목적인 승부욕이 지배하는 정글 같은 스포츠계에선 주전 자리를 놓고 벌이는 경쟁은 당연한 순리였다.잘난 놈이 마운드나 타석에 더 많이 서면 될 것을, 대체 무엇을 짜고 의논한다는 말인가. 하지만 장하늘은 한술 더 떠서, 모두가 함께 즐기는 야구를 하고 싶으니 포지션에 대한 욕심을 가감 없이 말하라고 부추겼다. 1학년들은 선배들을 큰 점수 차로 이기고 싶다는 야심으로 똘똘 뭉쳐, 각자 원하는 포지션과 타순을 열띠게 의논했다.감독도, 코치도, 매니저도, 관중도 없는 그들만의 그라운드.“포수는 장하늘.”유환이 그리 단호하게 말하며 장하늘을 바라보자, 다른 부원들도 이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건 전적으로 동의해.” “장하늘이 포수 마스크를 써야 제대로 그라운드에서 우리를 리드하고 지시해 줄 수 있으니 찬성.”서정우가 동의를 표하자, 유환과 마찬가지로 체육학과에 재학 중인 박천호도 호기롭게 말을 건넸다.“오늘 장하늘이 포수 보면서 3번 타자 어때? 유환이가 4번 타자에 외야수. 그리고 내가 투수를 좀 하고 싶은데······.”무슨 미친 소리를 저렇게 당당하게
最終更新日 : 2026-04-30 続きを読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