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예상치 못한 수확이었다. 유환과 술잔을 부딪치며 이토록 진솔한 대화를 나누게 되다니.장하늘이 매 생애 남몰래 고대해 왔던, 지독히도 비현실적인 순간이었다.“괜찮겠어? 너 몸 상태는?” “내가 오늘 마운드에서 한 게 뭐 있다고.”장하늘은 네가 한 게 왜 없느냐며, 그 눈부신 투구 궤적을 구구절절 읊으려다 이내 입을 다물었다.앞좌석 선배들의 시선이 민망할 정도로 자신들을 향해 꽂혀 있다는 것을 그제야 깨달았기 때문이다.“와, 동기 사랑이 아주 나라 사랑 수준이네요. 안 그래요, 기범 선배?” “배터리는 원래 저래야 하는 거야. 본받아라, 경호야.”앞에 앉은 조기범과 유경호는 이 기묘한 기류를 흥미진진하게 관찰하며 자기들만의 만담을 이어갔다. 대학 졸업 후에도 같은 길을 걷고자 하는 두 사람의 유대는 꽤 단단해 보였다.“유환, 넌 이런 시끌벅적한 술자리 어때?” “술이 있어야 덜 지루하지.”일리가 있었다. 술기운이 오르는 이들 사이에서 홀로 투명한 정신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지독한 고역인지, 장하늘은 누구보다 잘 알았다.전생에 유환은 그 누구보다 뜨거운 애주가였으며, 압도적인 주량만큼이나 세련된 매너를 지닌 남자였으니까.그때 화장실에 다녀온 서정우가 편의점에서 사 온 숙취 해소 음료를 테이블 위에 줄 세워 놓았다.유경호는 깔깔 웃으며 서정우의 옆자리로 옮겨 앉더니, 거리낌 없이 녀석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너스레를 떨었다.“캬, 올해 새내기들은 왜 이렇게 내 마음에 꼭 드는 건지! 기범 선배, 보셨죠? 우리 S대의 보배들을?” “보배가 자꾸 늘어나네. 부럽게.” “정우 이 녀석 체인지업 보시면 아마 기절하실걸요? 완전 프로예요, 프로!”서정우의 안색은 지금까지 본 그 어떤 혈색보다 붉게 달아올랐다.기쁨을 이기지 못한 입꼬리는 귀에 걸려 내려올 줄을 몰랐다. 유경호는 오늘의 투구를 복기하며 정우의 구위와 변화구 구사 능력을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기 시작했다.그때 묘하게 유환의 눈빛은 조금씩 어둡고 날카로워졌다.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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