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은 날, 마구 쏟아내어도 결코 퇴색되지 않을 순수한 감정에 젖어 있을 때는 그 어떤 부름이라도 반가운 법이었다. “여보세요.”최우현의 입술 사이로 경쾌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축하한다. 하하, 최우현!최우현은 기숙사로 향하기 전, 이 승리의 여운을 온전히 만끽하고자 텅 빈 그라운드를 응시하며 벤치에 깊숙이 몸을 기댔다. 다리를 꼬고 앉아 들이마신 그라운드의 흙 내음은 언제 맡아도 가슴 벅찬 고양감을 선사했고, 1승을 거둔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여유가 그의 심장을 뜨겁게 달구었다.“그래, 오늘만큼은 축하받고 싶네. 기범아.”누구보다 S대의 승리를 갈망하며 자신을 응원해 주던 조기범이었기에, 최우현은 오랜만에 무방비하게 속내를 내보였다.- 너 Y대 야구부 특기자 전형 떨어지고 내내 마음고생 심했는데··· 오늘 드디어 야구로 웃으며 대화하다니, 정말 실감이 안 난다. 이제 앞만 보고 쭉쭉 가는 거야, 알지?최우현은 눈가에 맺히기 시작한 뜨거운 물기를 들키지 않으려 고개를 들어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오랜 친구의 진심 어린 위로가 가시처럼 박혀 있던 해묵은 상처를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기분이었다.자신이 가장 간절히 듣고 싶었던 말을 조기범이 해주자, 최우현은 울컥 차오르는 감정을 억누르느라 잠시 숨을 골랐다. 곁에서 긴 시간을 함께하며 제 진심을 이토록 정확히 꿰뚫어 봐주는 친구의 존재가 새삼 사무치게 고마웠다.맞장구를 치며 환호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으나, 최우현은 이내 주장다운 침착함을 되찾으며 짐짓 겸손하게 말을 아꼈다.“무슨, 겨우 한 번 이긴 것 가지고. 너도 봤잖아. 1회 첫 투구부터 우리 팀 엄청 흔들렸던 거.”승리의
最終更新日 : 2026-05-13 続きを読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