تسجيل الدخول“야! 너 취했냐?”
하마터면 사람들 앞에서 ‘이 쓰레기 같은 놈아!’라고 고함을 지를 뻔했다. 장하늘이 파르르 떨며 발끈하자, 주변의 시선이 일제히 이쪽으로 쏠렸다.
만약 유환이 이 소리를 들었다면 이 닭갈비 집은 순식간에 피바다가 되었을 것이 분명했다. 큰 사고라도 치게 되면 대회 출전 자체가 불가능해지는데,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아무리 귓속말이었다지만, 여긴 동료들이 즐비하고 사람들의 눈이 많은 공개적인 장소가 아닌가. 심지어 유환은 내용을 몰라도 포장된 볶음밥 꾸러미를 들고 서정우를 찢어 죽일 듯 노려보며 다가오고 있었다.
서정우가 내뱉은 ‘배터리’는 말은 명백히 선을 넘은 미친 소리였다. 장하늘은 어이가 없어 헛웃음만 흘렸다.
“싫어. 꿈도 꾸지 마.
이사를 오라니. 그것도 유환의 집으로?폭탄처럼 던져진 동거 제안은 장하늘의 모든 사고 회로를 단숨에 마비시켰다. 저돌적이다 못해 맹렬하게 들이치는 유환의 기세에 하늘은 숨을 쉬는 법조차 잊은 채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이 와중에 핸들을 잡은 유환의 단단한 팔 근육에서 뿜어져 나오는 위압적인 남성미와 그 너머로 번지는 여유로운 체취라니.부끄러움에 홧홧하게 달아오른 하늘의 뺨을 보며, 유환은 만족스러운 듯 낮은 웃음을 흘렸다.“대답은 천천히 해도 돼.”“농담도 무슨.”“전혀. 난 진담인데?”유환의 말속에는 소유욕 짙은 진심이 눅진하게 묻어 있었다. 그는 어안이 벙벙해진 장하늘을 내버려 둔 채, 휴대전화를 꺼내 운전석 시트에 몸을 깊숙이 기댔다. 입가에 걸린 호선이 어딘지 모르게 승리자의 그것처럼 오만한 채로 통화를 이어갔다.“선배님, 저 유환입니다. 오늘 저는 장하늘이랑 바로 잠실로 가겠습니다.”본래 전세버스로 집합해 이동하는 것이 철칙인 야구부의 규율 따위, 지금의 유환에겐 고려 대상조차 되지 않았다.장하늘이 경악 섞인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든 말든, 그는 의기양양하게 독단적인 통보를 끝내버렸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주장 최우현의 목소리는 거의 신도를 대하는 사제처럼 호탕했다.-허허, 우리 귀하신 보배 배터리께서 그러시겠다는데 감히 누가 말리겠냐? 그래, 어제 선발 뛰느라 진 빠졌을 텐데, 유환이 너 오늘 몸 상태는 진짜 괜찮은 거지?사실 오늘도 유환의 선발 등판이 예정되어 있었다. 마지막 경기를 패배할 수도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했을 때, 오늘 경기만큼은 반드시 유환의 어깨로 승리를 따내야 본선 진출에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유환은 곁에 앉아 놀란 장하늘
유경호는 짓이겨 헝클어진 머리를 거칠게 쓸어올렸다. 침대 모서리에 비스듬히 걸터앉아 정우를 내려다보는 그의 시선에는 숨 막히는 서늘함이 서려 있었다.절정의 문턱에서 가차 없이 결합을 풀어버릴 만큼, 유경호에게는 정우의 발언이 거대한 균열이었던 모양이었다.그 지독하리만치 냉정하고 건조한 반응은, 판을 짰다고 자부하던 서정우조차 예상치 못한 궤도 이탈이었다.한 조각의 미련도 없다는 듯 알몸으로 침대 머리에 팽개쳐져 있던 수건을 골반에 대충 걸친 유경호가 묵직한 걸음으로 냉장고를 향했다.서늘한 냉기 속에서 꺼내든 생수를 벌컥벌컥 들이켜는 목울대의 움직임이 지독하게 차가웠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정사(情事)의 열기를 단숨에 집어삼킨 그가 다시 침대 머리로 다가왔다.“조기범 선배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 다들 왜 장하늘에게 그렇게 목을 매는 거야?”서정우는 기어이 다가오는 유경호의 그림자 아래로 스며들었다.서정우의 매끄러운 손가락이 슬쩍, 유경호의 골반에 걸친 수건 틈새를 파고들었다. 은밀하고도 노골적인 자극이었다.“선배도 참.”손바닥 안에서 서서히 부풀어 오르는 유경호의 남성기를 부드럽게 감싸 쥐었다.애를 태우듯 자극하는 서정우의 손짓은 유경호가 가진 포식자로서의 본능과 소유욕을 정조준하고 있었다. 그러나 유경호는 흔들림 없는 눈으로 서정우를 내리누를 뿐이었다. 할 말이 있다면 지체 말고 뱉으라는 듯, 그의 얼굴은 한겨울의 얼음장처럼 굳어 있었다.“나 인내심 별로 없는 거 알 텐데, 후배님.”낮게 긁히는 목소리에 서정우는 순간 척추를 타고 흐르는 전율을 느꼈다. 움찔하면서도 그는 더욱 화사하게 웃으며 손놀림의 속도를 높였다.“훗날 장하늘은 메이저리그에서 앞다투어 모
미묘하게 일렁이는 공기의 흐름을 감지한 장하늘이 예민하게 어깨를 떨었다.그 찰나의 동요를 놓칠 리 없는 유환은 오만한 턱짓으로 하늘의 얼굴을 가리켰다. 집요하게 시선을 얽어매는 그의 눈빛은 침묵으로 답을 종용하고 있었다.“되게 궁금하게 만드네. 말해 봐, 어서.”달뜬 숨결이 귓가를 간지럽혔다. 역시나 지독하리만치 강압적인 사내였다.우회로나 적당한 타협점 따위는 태생적으로 배우지 못한 듯, 오로지 직진만을 고집하는 녀석다운 태도에 하늘은 속절없이 휩쓸렸다.“그냥, 어떻게 하면 너를 더 돋보이게 하고 대단한 존재로 만들 수 있을지, 뭐··· 그런 거···.”말끝이 채 맺어지기도 전이었다. 유환은 ‘난 또 뭐라고’라며 싱겁게 웃더니, 오히려 하늘의 얇은 허리를 안아 강하게 들어 올렸다. 무게 중심이 유환에게 속절없이 옮겨진 장하늘은 요염한 자세가 되어 버렸다.“읏···.” “예쁘기는.”그 고백이 퍽 만족스러웠는지, 유환은 어둠 속에서도 근사하게 입꼬리를 끌어올렸다.이내 가차 없는 완력이 가해지며, 유환은 다시금 하늘의 내부를 사정없이 파고들었다. *** 찌걱, 찌걱. 그 뒤로도 오랜 시간 점막과 점막이 마찰하며 내는 질척한 소음이 고요한 방 안을 잠식했다.뜨거운 살과 살이 맞물리며 내는 노골적인 소리는 어둠 속에서 리드미컬한 박자를 이루었고, 두 사람의 억눌린 신음이 그 위로 겹쳐지며 불협화음을 만들어냈다.낡고 보잘것없는 자취방의 공기가 유환의 체취와 비릿한 열기로 선명하게 얼룩지고 있었다. 이 비좁은 공간이 전보다 아늑하게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이 가학적인 다정함에 길들여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리라.“유환아! 으읏- 우리 진짜 잘하자! 내일 꼭 이기는 거야!”
12월 24일. 그 숫자가 의미하는 바는 이제 단순한 날짜가 아니었다.그것은 장하늘이 세상에 예고한 잔인한 작별의 신호이자, 유환에게는 절대로 인정하고 싶지 않은 불길한 카운트다운이었다.독일에서의 수술과 재활 치료, 갑작스러운 귀국, 그리고 마치 마지막 소원을 이행하듯 태우는 이 찬란한 불꽃.유환은 타들어 가는 갈증을 독한 술로라도 달래며 녀석의 여린 속내를 헤집고 싶었지만, 하늘의 창백한 안색과 내일의 경기 일정을 떠올리며 끓어오르는 욕망을 억지로 삼켰다.샤워를 마치고 나오자, 몽글몽글한 수증기 사이로 장하늘이 아이처럼 해맑게 웃으며 그를 반겼다.“와, 정말 맛있겠다! 유환아, 고마워. 네 덕분에 우리 집 식탁이 다 화사해졌네.”식탁 앞에 단정히 앉아 유환을 기다리는 하늘의 모습은 마치 세상의 온갖 시름을 잊은 듯 평온했다.유환은 녀석의 그 속없는 미소가 오히려 아릿했다. 고작 테이크아웃 음식 따위에 저토록 환하게 웃어주다니. 녀석에게라면 매일 밤 왕실의 성찬이라도 대령할 수 있는데.“내일은 더 근사한 곳에서 사줄게. 그러니까 오늘은 그거라도 많이 먹어 둬.”장하늘이 수저를 놓는 손길은 깃털처럼 가볍고 다정했다. 녀석의 가느다란 손목이 눈에 밟힐 때마다 유환의 가슴엔 시커먼 걱정이 켜켜이 쌓여갔다.그때, 정적을 깨뜨린 것은 날카로운 인터폰 소리였다.Rrr Rrr Rrr-.“내 손님은 없는데. 누구지?”“나한테 볼일 있는 사람. 기다려, 퀵 배달 시켰으니까.”유환이 현관에서 들고 온 거대한 봉투 안에는 세제와 휴지 같은 생필품, 그리고 노골적인 상표의 콘돔과 젤, 각종 영양제가 쏟아져 나왔다.
유환의 멋진 폭탄 발언에 장하늘은 역시 내 애인은 멋지네- 하는 생각이 절로 나왔다.어려운 형편에도 불구하고 부원들에게 베풀려던 최우현의 진심이 안쓰러워, 녀석은 제 방식대로 그 짐을 나누어 짊어진 것이었다.유환이 지닌 마음의 그릇이 얼마나 넓고 깊은지 실감한 순간, 장하늘은 다시 한번 녀석에게 속절없이 반하고 말았다. 멍하니 서 있던 장하늘의 손목을 유환이 낚아채듯 붙잡았다. 녀석의 손바닥에서 전해지는 온기가 평소보다 훨씬 뜨겁고 절박하게 느껴졌다.“너, 눈이 너무 충혈됐어. 빨리 가서 쉬어야겠다. 네가 자꾸 신경 쓰여서 제대로 밥도 못 먹겠으니까.”장하늘은 당황스러운 마음으로 서둘러 휴대전화의 카메라를 켜서 제 얼굴을 비추어 보았다. 화가 난 이유가 자신 때문이었나 싶어 가슴이 두근거렸다.‘아, 이런.’화면에 비친 모습은 실핏줄이 터져 엉망이 된 상태였다. 언제 이렇게 몸이 망가진 것인지 스스로도 놀라 잠시 굳어버렸다. 그사이 ‘마구마구’ 부원들은 최우현을 에워싸고 진심 어린 감사를 전하고 있었다. 몇몇은 유환에게 다가와 주장 선배의 미담을 알려주어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평소 무심해 보이던 김강무조차 깊은 한숨을 내쉬며 최우현의 어깨를 묵직하게 두드려주었다.“이런 줄도 모르고···. 고맙다, 우현아. 네가 야구에 이토록 미친놈인 줄은 정말 몰랐다.”부원 한 명 한 명이 최우현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진심을 전하는 광경은 뭉클하기까지 했다. 재벌도 아닌 평범한 학생인 최우현이 자신의 학업 시간까지 쪼개어 동아리를 위해 헌신했다는 사실은, 모두가 공유해야 할 숭고한 가치가 되었다.“유환아, 멋지다. 알려줘서 정말 고마워.”
“야! 너 취했냐?”하마터면 사람들 앞에서 ‘이 쓰레기 같은 놈아!’라고 고함을 지를 뻔했다. 장하늘이 파르르 떨며 발끈하자, 주변의 시선이 일제히 이쪽으로 쏠렸다.만약 유환이 이 소리를 들었다면 이 닭갈비 집은 순식간에 피바다가 되었을 것이 분명했다. 큰 사고라도 치게 되면 대회 출전 자체가 불가능해지는데,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아무리 귓속말이었다지만, 여긴 동료들이 즐비하고 사람들의 눈이 많은 공개적인 장소가 아닌가. 심지어 유환은 내용을 몰라도 포장된 볶음밥 꾸러미를 들고 서정우를 찢어 죽일 듯 노려보며 다가오고 있었다.서정우가 내뱉은 ‘배터리’는 말은 명백히 선을 넘은 미친 소리였다. 장하늘은 어이가 없어 헛웃음만 흘렸다.“싫어. 꿈도 꾸지 마.”이건 애초에 논의의 가치조차 없는 문제였다. 서정우 이 자식이 도대체 왜 자신에게 이런 황당한 요구를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서정우가 사이다 잔을 든 채 배를 잡고 껄껄 웃기 시작했다.“그럴 줄 알았다! 하하하! 사실 중요한 경기이고 너만 있으면 승리 투수는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았거든.”해맑게 웃음을 터뜨리는 서정우를 보며 장하늘의 뺨이 경련하듯 떨렸다.엄연히 그렇게 좋아하는 애인과 배터리를 짜 놓고 자신에게 다가와 그런 말을 하다니. 눈을 흘기던 찰나, 서정우가 웃음기를 지우고 낮게 읊조렸다.“미안, 하늘아. 그래도 덕분에 확실히 하나는 알게 됐네.”또 무슨 헛소리를 하려나 싶어 장하늘은 대꾸도 하지 않은 채, 다 볶아진 볶음밥을 앞접시에 담아 다가온 유환에게 건네주었다.그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