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밤이었다. 어머니의 거친 숨소리가 조금씩 잦아들고 고요한 수면으로 잦아들 때까지, 라리엘은 한숨도 자지 못한 채 침대 곁을 지켰다. 새벽녘의 푸른 기운이 방 안의 어둠을 밀어낼 즈음, 문이 조심스럽게 열렸다. “언니, 이제 좀 쉬어. 내가 교대할게.” 잠이 덜 깬 눈을 비비며 엘리시아가 들어왔다. 라리엘은 뻣뻣하게 굳은 목을 돌리며 겨우 미소지었다. “그래, 부탁할게. 어머니께서 새벽에 물을 조금 드셨어. 열은 이제 거의 내린 것 같아.” 엘리시아에게 자리를 넘겨주고 방을 나온 라리엘의 몸은 솜뭉치처럼 무거웠다. 계단을 내려가 식당으로 들어선 라리엘은 그대로 멈춰 섰다. 화려한 은식기도, 윤기가 흐르는 고기 요리도 없었다. 식탁 위에는 그저 김이 모락모락 나는 투박한 보리 빵 몇 조각과, 텃밭에서 갓 따온 듯한 거친 채소들이 담긴 샐러드, 그리고 묽게 끓여낸 감자 수프가 전부였다. 몰락해가는 가문이 내놓을 수 있는 최선의, 그러나 공작의 신분에는 한없이 초라한 아침 식사였다. 하지만 그 식탁의 중심에 앉은 아르덴은 전혀 이질감을 느끼지 않는 듯했다. “언니! 빨리 와서 앉아. 아르덴 오빠가 이 수프 정말 맛있대!” 막내 루시가 밝게 웃으며 라리엘을 끌어당겼다. 그는 투박한 나무 숟가락을 들고 묽은 감자 수프를 한 입 크게 머금고 있었다. 그는 여전히 완벽한 예복 차림이었지만, 어딘지 모르게 분위기가 풀려 있었다. “어머니는 어떠시지?” 그의 시선이 밤을 지새워 퀭해진 라리엘의 눈가에 잠시 머물렀다. “…많이 좋아지셨어. 덕분에.” 라리엘은 어색하게 자리에 앉았다. “오빠, 언니한테도 말해줘요. 내가 끓인 감자 수프가 얼마나 맛있는지.” 그는 빵 한 조각을 손으로 뜯어 수프에 적신 뒤 입에 넣으며 무심하게 대답했다. “조금 투박하긴 하지만 고소하고 따뜻해서 좋아.” 거짓말이 아니었다. 그의 눈에는 비웃음이나 결벽증적인 거부감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거친 보리 빵을 씹는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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