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리는 최원헌의 움직이는 입술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대충 눈치로 그의 말을 이해했다.그의 절절한 고백에 제대로 화답해 줄 수는 없었지만, 그의 진심만큼은 기억해 두었다. 변방의 전쟁터에서 대승을 거두고 돌아왔을 때보다도 지금이 훨씬 더 의기양양해 보였다.승전고를 울리며 귀환하여, 마침내 마음속에 품었던 미인을 품에 안고, 일생 가장 화려한 은애를 나누는 신혼 첫날밤을 맞이했으니 소년 장군 최원헌의 인생사 가장 정점을 찍은 순간이었다.강사리는 복잡한 생각을 털어내듯 먼저 술잔을 치켜들고는, 고개를 뒤로 꺾어 합환주를 단숨에 들이켰다.최원헌은 그녀의 거침없는 모습에 깜짝 놀라 다급히 만류했다.“천천히 마십시오. 사레가 들리겠소.”그녀가 잔을 깨끗이 비운 것을 확인한 후에야 그 역시 고개를 들어 제 잔을 단숨에 비워냈다.고개를 뒤로 젖혀 술을 삼키는 와중에도, 그의 두 눈은 단 한 순간도 강사리의 얼굴에서 떨어지지 않은 채 끈적하게 달라붙어 있었다.술기운이 돌기 시작하자, 강사리의 하얗고 뽀얀 피부 위로 붉은 홍조가 번져가며 마치 화사한 꽃들이 피어나는 듯했다.최원헌은 입꼬리를 슬쩍 올리며 하얀 치아를 드러내고 웃더니, 빈 술잔을 받아들며 고개를 가볍게 저었다.‘사리는 술을 전혀 못 하니 절대 먹이지 말라’던 형님의 유언 같은 당부가 진짜였음을 실감한 모양이었다.그가 강사리의 귓가로 바짝 다가왔다.그녀가 제 목소리를 듣지 못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세상에서 가장 다정하고 조심스러운 음성으로 속삭였다.“기다려 주시오.”서로의 숨결이 아찔하게 얽히려는 찰나, 최원헌이 고개를 살짝 돌려 그녀의 부드러운 뺨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는, 신속하게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갔다.그는 백자 잔을 탁자 위에 내려놓고는, 가솔을 불러 앞마당에 자신이 이미 술기운이 과하게 올라 더는 하객들을 맞이할 수 없다 전하라고 명했다. “장군님, 그건 아무래도 법도에 어긋날 것 같습니다.”그러자 어릴 때부터 최원헌을 그림자처럼 보좌해 온 부장 최지가 난감한 얼굴로 그를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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