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가지로는 안될텐데에?”마리가 테오가 주는 돈을 주머니에 꽂아넣으며 빙그레 웃고는 그가 낮에 한말을 따라했다. “따라하지 마라. 연습한 거지 너?”“아닌데, 아닌데.”얄미운 인물에게 방금 당직으로 번 야근 수당을 전부 내주고 베버는 신입과 함께 당직실로 향했다. 현금을 양손으로 주물거리는 소녀에게서 눈을 못떼고 그가 어떻게든 떨어뜨려놓으려는 신입, 헤게는 대체 저게 뭐냐는 듯 그를 바라보았다. 어깨를 으쓱한 베버가 입을 다물 것처럼 굴자 금세 불만을 토해냈다.“방어 시스템이 마비됐나요? 어떻게 운석이 병원 상공에 들어올 수 있죠?이건 엄연한 정의규정의 위반 아닙니까! 어서 연맹에 항의해야 합니다.”“아, 그쪽이 먼저? 거참, 어...그렇지 위반이지, 근데 그럴 수도 있죠. 뭐...”“선생님! 이렇게 가볍게 넘기실 일이 아닙니다. 방금은 요행입니다. 운석이 그냥 없어진 것이지 자칫하면 병원이 통째로 사라질 수도 있던 상황이에요.”베버는 그것보다야 똑같은 반응에 매번 똑같은 사실을 설명하는 그의 일이야말로 가볍게 넘기고 싶지 않았다.“보안서 조항 1번부터 3번 기억합니까, 헤게 선생.”“하나, 환자를 우선하여 지킬 것. 하나, 병원 내 일어나는 모든 일은 외부에 유출될 수 없는 기밀로 간주한다. 하나, 이를 유출할 시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함에 성실하게 임해야 합니다.””총명하군요. 오늘 다들 저녁을 먹고 일찍이 잠들었어요. 헤게 선생이랑 나는 같이 카드 게임을 하느라 바깥일은 몰랐어요.”“저에게도 설명을 해주셔야 합니다.”“차트, 받지 않았습니까. 여기는 능력자 폐기 병원, 최장수 환자는 제레미 렘. 최연소 환자는 마리타 렘. 끝. 여기서 뭐가 더 필요하죠?”기록은 편협하고 기억은 광활하다. 수치로 보는 것과 실제로 보는 것은 분명한 차이가 있어 믿어야 할 것은 오로지 제 직감일 것이다. 능력 상실과 잦은 사고라는 두 변명 안에는 얼마나 많은 사연이 함축되어 있나. 그제야 헤게는 이 곳이 바깥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이
Last Updated : 2026-06-1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