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희 씨, 생각하시는 그런 일이 아닙니다. 남우가... 그 악보를 맑음이한테 주려고 한 게 아니에요. 은희 씨가 쓴 악보라서 모아 두고 싶었던 겁니다.”효찬은 다급히 말을 이으며 은희를 진정시키려 했다.남우의 복잡한 속내는 효찬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처음 남우가 갈기갈기 찢어진 악보를 하나하나 주워 모으는 모습을 봤을 때, 효찬 역시 의아했다.이 정도면 사람을 대놓고 가지고 노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그래도 그때 남우가 했던 대답만큼은 효찬의 기억에 또렷이 남아 있었다. 남우는 은희의 악보를 단 한 장도 잃고 싶어 하지 않았고, 맑음에게 줄 생각은 더더욱 없었다고 답했다.정상적인 사고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는 행동인가?잃고 싶지 않다면서도 다른 편으로는 돈을 갚으라고 몰아붙이다니.효찬은 적어도 이해되지 않았다. 다만 남우와 오랫동안 친구로 지내 온 만큼, 곰곰이 생각해 보면 아주 이해가 안 되는 것도 아니었다. 남우는 인간적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데 누구보다 서툴렀다. 마음과는 정반대인 이상한 방향으로 행동할 때도 많았다.“잃지 않고 모아 두고 싶었다고요? 아, 그래서 이런 식으로 저를 괴롭힌 거예요? 제가 돈 때문에 밤낮으로 속을 태우고, 돈을 마련하려고 여기저기 뛰어다니게 한 게?”은희가 헛웃음을 흘렸다. 참 그럴듯한 핑계였다.‘그래, 진효찬은 의사이기도 하지만 하남우의 친구이기도 했지.’‘하남우 곁에 있는 사람을 믿은 것부터가 내 잘못이었다.’“남우가 은희 씨를 너무 신경 쓰면서도 잃을까 봐 겁이 나서, 그런 과한 방법을 쓴 겁니다. 두 분 사이에 오랫동안 오해도 많았고 갈등도 많았잖아요.”효찬은 계속 설명했지만 은희의 귀에는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았다.남우가 자신을 그렇게까지 신경 썼다니. 지난 6년 동안 남우가 자신을 어떻게 대해 왔는지는 누구보다 은희 자신이 잘 알았다.다른 이유라면 몰라도, 그 말만큼은 믿을 수 없었다.“그럼 진효찬 씨는요? 왜 하남우를 도운 거예요? 저는 진효찬 씨를 친구라고 생각했어요. 마음속 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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