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씨 집안 혼자서 정말 이런 일까지 벌일 수 있는 걸까?’은희는 이해할 수 없었다. 눈물이 제멋대로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남우는 아직 병실에 누워 있었고, 민영순 역시 몸이 성하지 않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이섭이 병원으로 달려왔다.숨을 몰아쉬던 이섭은 은희를 보자마자 양어깨를 붙잡고 다친 곳이 없는지 위아래로 살폈다.“괜찮으세요? 고 대표님의 외할머님 댁에 불이 났다면서요? 고 대표님이 습격당했다는 얘기도 들었어요.”이섭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소식을 듣고 적잖이 놀란 기색이었다.은희는 고개를 젓고 억지로 웃어 보였다.“전 괜찮아요. 하남우가 절 구하다 다쳐서... 아직 병실에 있어요...”이섭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지만 이내 미간을 깊게 찌푸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젠 저도 꼭 말씀드려야 할 게 있어요. 이번 일, 제 아버지가 저지른 걸 수도 있어요.”은희도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지만, 이섭의 입으로 직접 듣고 나니 마음이 묘하게 무거워졌다.이섭이 강씨 집안을 상대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했어도 결국 강씨 집안 사람이었다. 그래서 은희에게는 아직 작은 의심이 남아 있었다.또 이번 사건의 배후가 정말 강한철이라면, 그동안 자신에게 경고를 보내온 사람 역시 강한철일 가능성이 컸다.“왜 그렇게 생각하세요?”은희가 낮게 물었다. 이섭이 아무 근거도 없이 친아버지를 지목할 사람은 아니었다.이섭은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확인해 본 것이 있었기에 꺼낸 말이었다.“오늘 아침에 우연히 아버지가 서재에서 부하랑 얘기하는 걸 들었어요. ‘뒤처리 깔끔하게 해’라고 하는 말이 있었어요.”“그땐 저도 별생각 없었는데, 지금 돌이켜 보니 방화를 준비하면서 한 말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그렇다면 강한철이 직접 손을 썼을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다만 은희에게 한 가지 이해되지 않는 점이 있었다.외할머니의 옛집으로 갈 시간은 당일에 정한 것이었고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민영순뿐이었다. 남우조차 모르는 일이었다.남우 역시 민영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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