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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 에녹의 비밀 수사

Author: 비밀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9-19 17:00:00

칼리안이 세드릭에게 낮게 지시했다.

"저택 방어는, 자네가 총괄한다. 남은 협력자도, 계속 추적해."

"예, 반드시 찾아내겠습니다."

세드릭이 진지하게 답했다.

*

그날 밤, 엘로라는 짐을 꾸리는 에녹을 찾아가 조용히 말을 건넸다.

"에녹 님, 조심하세요."

"걱정해주는 거야?"

"당연하죠. 유일하게 저쪽 얼굴을 아는 사람이잖아요."

에녹이 낮게 웃으며, 짐 꾸러미를 마저 정리했다.

"걱정 마. 이런 일엔, 나름 이력이 있으니까."

"…에녹 님은, 왜 저희를 돕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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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군이 뻐꾸기 황녀에게 집착한다   140. 에녹의 비밀 수사

    칼리안이 세드릭에게 낮게 지시했다. "저택 방어는, 자네가 총괄한다. 남은 협력자도, 계속 추적해." "예, 반드시 찾아내겠습니다." 세드릭이 진지하게 답했다. * 그날 밤, 엘로라는 짐을 꾸리는 에녹을 찾아가 조용히 말을 건넸다. "에녹 님, 조심하세요." "걱정해주는 거야?" "당연하죠. 유일하게 저쪽 얼굴을 아는 사람이잖아요." 에녹이 낮게 웃으며, 짐 꾸러미를 마저 정리했다. "걱정 마. 이런 일엔, 나름 이력이 있으니까." "…에녹 님은, 왜 저희를 돕는 거예요?" 에녹의 손이 순간 멈췄다. "글쎄. 처음엔, 그냥 흥미로워서였는데." "지금은요?" 그는 잠시 침묵하다가, 옅게 웃으며 대답했다. "지금은, 조금 다른 이유가 생긴 것 같기도 하고." 엘로라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게 뭔데요?" "그건, 나도 아직 정하지 못했어." 익숙한 말이었다. 엘로라는 그 말 속에 담긴 무게를 어렴풋이 짐작하면서도, 더는 캐묻지 않았다. "…아무튼, 꼭 무사히 돌아오세요." "그럴 생각이야. 아직, 확인해야 할 게

  • 폭군이 뻐꾸기 황녀에게 집착한다   139. 급한 서신이 도착하다

    칼리안은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에녹은 내일 새벽 벨하른으로 출발한다.” 이어서 그는 지시를 계속했다. “세드릭은 저택 방어를 총괄하고, 아르멜은 계속해서 완성 의식에 대한 자료를 분석해." "그럼 저는요?" 엘로라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칼리안의 시선이 그녀를 향했다. "너는 당분간 이곳에서 안전하게 지내야 해." "…또 저만 빠지는 거예요?" "이번엔 다를 수도 있어. 상황에 따라, 네 힘이 반드시 필요한 순간이 올지도 몰라. 그때를 위해서라도, 지금은 몸을 아껴야 해." 엘로라는 입술을 살짝 깨물었지만, 결국 낮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대신, 정말로 필요할 땐 반드시 불러주세요." "약속할게." 회의가 끝나고 모두가 흩어질 무렵, 저택 정문에서 다급한 외침이 들려왔다. "폐하! 급한 서신이 도착했습니다!" 병사 하나가 헐떡이며 뛰어와, 봉인된 서신 한 장을 칼리안에게 내밀었다. 봉투 위에는, 뱀이 자기 꼬리를 문 문양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칼리안의 눈빛이 서늘하게 굳었다. 그는 조심스레 봉투를 뜯어, 안에 든 편지를 천천히 펼쳤다. 짧은 문장 하나가, 검붉은 잉크로 또렷하게 적혀 있었다. [보름 뒤, 벨하른에서 기다리겠다. 그레이스의 마지막 핏줄과 함께 오라. 그분께서 기다리신다.] 방 안의 모두가, 그 문장을 확인한 순간 얼어붙듯 침묵에 빠졌다. 엘로라의

  • 폭군이 뻐꾸기 황녀에게 집착한다   138. 말 없는 밤

    이틀 뒤, 아르멜이 데이먼의 수첩을 완전히 해독해 칼리안 앞에 내밀었다. "생각보다, 훨씬 심각한 내용이었습니다." 칼리안의 눈빛이 서늘해졌다. "숫자들은 날짜였고, 기호들은 좌표였습니다. 종합해보니, 완성 의식의 예정일과 장소가 담겨 있었습니다." "언제, 어디지." "보름 뒤, 벨하른 외곽의 옛 신전 유적입니다. 그리고." "그리고, 뭐." 아르멜의 얼굴이 무겁게 굳었다. "의식에 필요한 조건이, 함께 적혀 있었습니다. '그레이스의 피, 그리고 봉인이 완전히 풀린 상태'라고요." 칼리안의 얼굴에서 핏기가 가셨다. "봉인이 완전히 풀린 상태라니. 그럼 저들은, 처음부터 봉인을 풀 방법까지 알고 있었다는 뜻인가." "그럴 가능성이 큽니다. 헬레네 님이 죽기 전 남긴 편지에도, 완성 의식에 대한 경고가 있었으니까요." "그렇다면, 저들이 노리는 건 단순히 엘로라를 납치하는 게 아니야. 봉인을 강제로 풀어서, 완전한 힘을 끌어내려는 거야." 아르멜이 낮게 고개를 끄덕였다. "보름이라는 시간이, 결코 넉넉하지 않습니다. 대책을 서둘러야 합니다." 칼리안은 자리에서 일어나, 곧장 세드릭과 에녹을 불러 모았다. "보름 뒤, 벨하른에서 완성 의식이 열린다. 저들이 노리는 게 뭔지도, 이제 명확해졌다." 세드릭의 얼굴이 굳었다. "그럼, 저희가 먼저 벨하른으로 움직여야 하는 겁니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니면 저들을 이곳으로 끌어들여 정면으로 맞설 수도 있어. 아직

  • 폭군이 뻐꾸기 황녀에게 집착한다   137. 에녹 등장

    "철저한 세뇌거나, 아니면 정말로 두려운 존재이거나." 세드릭이 낮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 쪽이든,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뜻이겠지요." 칼리안은 창밖을 바라보며, 낮게 중얼거렸다. "어제 빠져나간 시종과, 이 데이먼이라는 자까지. 협력자가 최소 둘, 어쩌면 그 이상일지도 몰라." "로웰 유모님 얘기도, 계속 마음에 걸립니다." "그건, 이미 확인했어. 그녀는 협박의 피해자였을 뿐, 협력자는 아니야." 세드릭은 낮게 안도의 숨을 내쉬며,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그럼, 남은 협력자를 찾는 데 집중하겠습니다." "그래. 그리고 데이먼의 시신에서, 벨하른과 관련된 단서가 더 있는지 철저히 조사해." 궁정 저편, 아무도 모르는 어둠 속에서 또 다른 계획이 조용히 움직이기 시작하고 있었다. * 데이먼의 시신이 수습된 지 하루 뒤, 세드릭은 그의 방에서 낡은 수첩 하나를 찾아냈다. 암호처럼 보이는 숫자와 기호들이, 페이지마다 빼곡히 적혀 있었다. "아르멜, 이것 좀 봐줄 수 있겠나." 아르멜은 수첩을 받아 들고, 한참 동안 페이지를 넘겨보았다. "이건, 날짜와 좌표를 암호화한 것 같습니다. 시간을 좀 주시면, 해독해보겠습니다." "얼마나 걸리겠나." "길어야, 이틀이면 충분할 겁니다."

  • 폭군이 뻐꾸기 황녀에게 집착한다   136. 범인의 자결

    로웰이 방을 나선 뒤, 엘로라는 곧장 칼리안의 집무실을 찾았다. "폐하, 드릴 말씀이 있어요." 칼리안이 서류를 내려놓으며, 그녀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무슨 일이야." 엘로라는 방금 로웰에게 들은 이야기를, 조심스레 그에게 전했다. 칼리안의 표정이 점점 더 진지해졌다. "…협박이라. 그렇다면, 로웰이 협력자일 가능성은." "저는, 아니라고 믿고 싶어요. 유모가 저를 그렇게 오래 지켜온 게, 전부 거짓이었을 리 없어요." "나도, 같은 생각이야. 다만, 그 협박한 자가 누구인지는 반드시 밝혀내야 해." 엘로라가 낮게 고개를 끄덕였다. "세드릭에게, 이 얘기도 함께 전해줄까요." "그래. 시종들 조사와 함께, 그쪽도 병행해서 알아보라고 할게." 칼리안은 잠시 생각에 잠기다가, 낮게 덧붙였다. "협박이 사실이라면, 그자는 최소 십여 년 전부터 이 저택 주변을 감시해왔다는 뜻이야. 생각보다, 훨씬 오래된 그림자일지도 몰라." 엘로라는 그 말에, 등줄기가 서늘해지는 걸 느꼈다. '십여 년 전이라니. 대체, 언제부터 나를 지켜보고 있었던 걸까.' 칼리안이 그녀의 손을 가만히 잡으며, 낮게 말했다. "너무 걱정하지 마. 하나씩, 반드시 밝혀낼 테니까." 엘로라는 그 손을 마주 잡으며, 옅게 고개를 끄덕였다. 창밖으로, 저택을 지키는 병사들의 발걸음 소리가 밤새도록 낮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 * 이튿날, 세드릭은 데이먼이라는 시종

  • 폭군이 뻐꾸기 황녀에게 집착한다   135. 은밀한 작당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사이, 대전 안에서는 여전히 대신들의 축하 인사가 이어지고 있었다. “허허, 축하드립니다!” “참으로 경탄할 만 한 일이 틀림없습니다!” 엘로라는 그 인사들 속에서, 어쩐지 마음 한구석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꼈다. '분명 좋은 일인데, 왜 이렇게 불안할까.' 멀리서 그녀를 지켜보던 칼리안이, 다시 그녀의 곁으로 조용히 돌아왔다. "괜찮아, 엘로라?" "네, 그냥… 갑자기 조금 불안해서요." 칼리안은 그녀의 손을 가만히 잡으며, 낮게 속삭였다. "오늘 밤은, 경비를 평소보다 배로 늘릴 거야. 그러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엘로라는 그 말에 옅게 고개를 끄덕였지만, 마음속 불안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 궁정을 빠져나간 마차는, 이미 도심 외곽의 낡은 건물 앞에 멈춰 서 있었다. 시종은 마차에서 내려, 주위를 살피며 서둘러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어두운 방 안, 그림자 하나가 조용히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레이스의 핏줄이, 공식적으로 인정받았습니다." "예상했던 일이야. 그보다, 저쪽의 경계가 어느 정도로 강화됐지." "세드릭이라는 자가, 오늘 저를 미행한 것 같습니다. 얼굴을 정확히 보진 못했을 겁니다." 그림자의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았다. "…확실해?" "확실합니다. 다만, 앞으로는 좀 더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당연한 얘기지. 그보다, 완성 의식의 날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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