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의 공기는 유독 점성이 높았다. 밤새 내린 이슬 때문인지, 아니면 주말 내내 머릿속을 헤집어 놓은 강상수라는 잔상 때문인지 알 수 없었다. 혜연은 본가에서의 평화가 아닌, 폭풍 전야 같은 긴장감을 뒤로하고 도망치듯 구두를 신었다. 현관 거울 속의 자신은 평소보다 더 날이 서 있었고, 눈 밑의 다크서클은 컨실러로도 완전히 가려지지 않았다. “엄마, 나 가! 늦었어! 오늘 회의 대박 큰 거 있단 말이야!” 대문을 열고 나서려는 찰나, 주방에서 설거지를 하던 엄마 영순 씨가 고무장갑도 벗지 못한 채 현관까지 전력 질주해 나왔다. 거품이 몽글몽글 묻은 붉은 고무장갑이 혜연의 코끝에서 위협적으로 가로막혔다. 락스 냄새가 혜연의 신경을 긁었다. “야, 박혜연! 잠깐만 서 봐! 너 애미 말이 말 같지 않냐? 사람 말을 끝까지 들어야지!” “아, 왜! 진짜 늦었다니까? 월요일 아침 2호선이 얼마나 지옥인지 알면서 그래. 나 과장 달고 지각해서 후배들 보기 민망하게 만들 거야?” “체면이 문제냐, 지금 내 머릿속이 엉망진창인데! 아니, 내가 어제 잠자리에 누웠는데 말이야. 자꾸 그 총각 면상이 천장에 둥둥 떠다니는 거야. 눈만 감으면 그 훤칠한 콧날이 아른거려서 잠을 한숨도 못 잤어. 걔, 분명히 어디서 봤어.” 영순 씨가 거품 묻은 고무장갑 낀 손으로 턱을 괴며 미간을 깊게 찌푸렸다. 혜연은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서늘한 감각에 마른침을 삼켰다. 불길한 예감은
Last Updated : 2026-07-1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