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화 지빌라는 낯선 기분에 눈을 떴다. 포근한 이불과, 따뜻한 기운. 그러나 그것만이 아니었다. 잠깐, 아주 잠깐 — 마치 프레데리크의 품 안에서 깨어난 것만 같은 착각이 들었다. ‘설마, 그 사람이…?’ 요제파 곁에서 잠든 것이 분명한데, 침대 위였다. 부드럽게 눌린 손목 자국과 따뜻한 체온의 잔향이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그제야 깨달았다. 그녀가 누군가에 의해 옮겨졌다는 걸. 그 사람은 프레데리크였음을. “우연이었겠지.” 혼잣말처럼 내뱉었지만, 가슴 한구석이 서늘하게 저려왔다. 민낯을 들킨 기분이었다. 감추고 감춰왔던 감정, 기억, 그리고 눈물까지. 그 모든 것이 그에게 보였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가슴이 서걱거렸다. 어젯밤. 달이 유난히도 둥글고 밝았던 그 밤. 지빌라는 조용히 침실을 빠져나가 요제파가 머문 마구간을 찾았다. 그 밤하늘은 요제파가 유난히도 좋아했던 하늘이었다. 회귀 전, 출산을 앞둔 요제파를 정성스레 돌보던 날들이 떠올랐다. 새끼 말이 태어났을 때, 그녀는 진심으로 기뻐했고, 요제파는 그런 그녀 곁에 조용히 머물러 있었다. 조용히 마구간 문을 밀자, 먼발치에서 요제파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그녀의 발소리를 알아차리기라도 한 듯이. 안으로 들어서자 달빛이 마구간 천창을 통해 은빛처럼 쏟아져 내렸다. 지빌라는 낮게 읊조렸다.
Last Updated : 2026-08-30 Read more